운명
w. 봄해
내가 다시 세상에 눈을 떴을 때 처음 본 건 아주 밝은 빛이었다. 그 빛이 햇빛인지 전등인지는 몰라도 내 눈에는 아주 밝은 빛이 쏟아져 들어왔다.
그리고 두 번째로 본 건 우현이었다.
‘우현아, 나 정말 괜찮아. 의사선생님이 많이 괜찮아졌대. 이 정도면 밖에 나갈 수 있데.’
‘하지만, 형. 아직 밥도 혼자서 먹지 못하고 형 오른손잡이라서 생활하는데 불편하잖아. 낮에는 나도 없는데. 불편해서 어떻게 다녀.’
우현이는 내가 사고를 당한 이후로 집에서 치료를 받게 했다. 물론 그동안은 몸이 불편해 나가지 못했지만 몇 개월이 지난 지금. 난 침대에서 일어나지도 못했을 때와는 달리 팔이 좀 불편할 뿐이지만 온종일 집안을 돌아다니며 바깥 풍경을 보았다.
‘나 왼손으로도 문도 열고 젓가락은 사용 못해도 숟가락으로 밥 먹을 수 있어! 그리고 밤에 너랑 나가면 되지!’
‘형 밤 무서... 생각은 해볼게.’
‘우와! 고마워 우현아!’
우현이는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과거를 알려주었다. 난 어렸을 때 부모님이 돌아가셔서 외할머니 곁에서 자라왔다고 한다. 하지만 내가 대학생이 되던 해에 외할머니 또한 돌아가셨다고 한다.
‘형, 아직 허락하지 않았어요. 내가 허락할려면 형이 빨리 나아야겠죠?’
‘응! 나 밥도 잘먹고.. 재활치료도 열심히 받을게..!’
‘응, 착하다.’
그리고 우현이는 학교 도서관에서 나를 처음 보고 반해서 고백을 했고 내가 여러번 거절을 하며 속을 썩였지만 결국 받아줘서 5년째 사귀는 사이라고 했다. 우현이를 만나기 이전의 과거는 우현이 또한 잘 모른다고 한다.
하지만 내가 유일하게 기억하는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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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규가 깨어났어.'
'알아. 난 주말 쯤에 가 볼 생각이었어. 김성규한테는 미리 내가 친한 동생이었다고 전해주고.'
김성규가 깨어났지만 이성종은 별로 놀라지도 않았다. 굉장히 기뻐 할 줄 알았지만 처음과 같이 아무 표정이 없었다.
'근데 문제가 있어. 김성규의 기억을 빼내지 못해.'
'... 알아. 그 이유는 김성규의 과거 기억이 아주 조금 남아 있기 때문이겠지. 그래서 내가 사랑이 필요하다고 얘기했던거야.'
이성종은 김성규가 일어나면 완전히 기억이 지워지지 않을 수도 있다고 했다. 가능성은 50%. 하늘이 김성규를 가엾이 여긴 탓일까 결국 김성규는 과거의 기억 중 아주 조금을 기억하고 있었다.
'네가 말했던 사랑. 그걸 이용하려고 해. 그치만 만약 김성규가 사랑에 빠지지 않는다면 어떻게 할거야?'
'억지로라도 빼낼거야.'
'김성규가 죽을 수도 있어.'
'아, 말해준다고 깜박했네. 사랑은 말이야. 책에 적혀있는 것만이 사랑이 아니야. 넌 해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지만. 사랑은 한 번 빠지면 그 깊이의 정도에 따라 다르게 사랑 할 수 있어. 깊이가 얕으면 사랑에서 금방 헤어 나올 수 있지만 그 깊이가 깊으면 다시는 헤어 나오지 못 할 수도 있어.'
내가 책에서 읽은 것은 늘 똑같은 패턴이었다. 정신적 사랑을 나누고 육체적 사랑을 나누면 완전한 사랑이 된다는 소리였다. 사랑하는 이에게 믿음을 주고 영원을 약속하면 상대와의 사랑은 지속적이고 강할 수가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이성종이 말하는 사랑은 달랐다.
'난 사랑에 빠지지 않아.'
'난 단지 충고하는 것일 뿐이야. 만약 깊게 빠진다면 네가 원하는 자유는 김성규에 비해서는 아무것도 아닐 수가 있어.'
이성종은 김성규의 기억을 원했다. 너무나도 간절히 ... 난 자유를 간절히 원했다. 그리고 우리의 계약은 성립이 되었다. 나 남우현이 김성규의 기억을 성공적으로 빼낼 시, 내게 사람이 될 수 있는 자유를 주겠다는 계약을 했다.
'난 너처럼 사랑에 빠지지 않아. 이성종.'
'그 말, 꼭 지키길 바랄게.'
어쩌면 이성종은 다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내가 김성규를 사랑하게 될거란걸 ... 그리고 내 자유가 김성규에 비해 아무것도 아닐 수 있다는걸 알았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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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우야. 나 요즘 들어 자꾸 이상한 꿈을 꿔.’
‘네? 무슨 꿈이요?’
‘어떤 사람 목소리가 들려. 그런데 얼굴도 안보이고 누군지도 모르겠는데. 막 후회하지마, 대신 네 행복을 가져갈게. 이런 말을 해.’
‘......’
성규형의 검사 결과를 보면 볼수록 놀라웠다. 현대 의학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성규 형의 기억 세포가 늘어났다. 마치 누군가가 조종하는 것처럼 몇 개월 동안 늘어나지 않던 기억 세포가 점차 늘어났다.
‘동우야?’
‘형, 다음 시간까지 숙제 하나 해와요.’
‘뭐? 무슨 숙제야. 내가 학생도 아니고.’
‘그 목소리. 누구 목소리인지 알아와요. 분명히 형 주위 사람의 목소리 일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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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원아, 참 이상하지. 이건 말도 안되잖아.'
'그거 설마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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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도 안돼.'
나의 사랑하는 독자님들은 ↓ 안녕하세요. 봄해입니다. 정말 오랜만이죠? 이런 글을 가져오게 되서 되게 죄송합니다... (사실 한 번 독방에서 점검하고 왔는데 ... 정말 별로였나봐요 흙흙.)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은 독자님들이 보고싶어서 이렇게 글을 가져오게 되었습니다. 약간의 스포를 하자면 미래에서 온 기억을 빼내는 에스퍼(초능력자라고 보시면 됩니다.) 우현과 기억을 빼앗기게 될까요? 인간 성규 그리고 기억을 주입하는 우현과 같은 에스퍼 성종의 이야기입니다. 그럼에도 현성인 이유는 성종이는 다른 분을 사랑합니다 ... 혹 이 글이 연재가 된다면! 그때 알려드릴 수 있지 않을까욤 ! 부분 부분을 따왔습니다. 어서 빨리 성악설도 이혼을 하는 이유도 연재 하고 싶네요 ... 그리고 우리 독자님들 보고 싶어 우럭 ㅠㅠ 얼른 와서 저랑 사담해요! 그럼 지금까지 봄해였습니다. 다들 돌아와 돌아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