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은 글의 마지막에 투표가 있으니 한 표씩 꼭 부탁드립니다 ↓
제게는 두 명의 남사친이 있는데요, 04
세운의 말에 반박도 못하고, 실천도 못하고. 그렇게 어물쩍 방학하고 한 달이 지났다.
더는 피하기도 어렵고 세운이 말대로 티도 나는 것 같아 나는 혼자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무남독녀 외동딸 행여 걱정이라도 하실까 행선지는 비밀로 하고 짐을 챙겨왔었다. 그랬다.
"어?"
일본에 도착해 호텔에 짐을 두고 나와 버스를 탔는데 내리고 보니 핸드폰과 지갑을 넣어뒀던 가방이, 어깨에 메고 있어야 할 가방이 없었다.
엄마야.. 나 어떻게 해..
한참을 제자리에서 방황하다가 무작정 호텔로 걷기 시작했다. 해가 저물고 한참이나 지나 도착했지만 당장 몸이 아픈 것보다는 앞으로 앞날이 너무 걱정돼서 계속 눈물이 차올랐다.
진짜. 이 바보야.
핸드폰도 없고 돈도 없으니 당장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그렇다고 말이 통하는 것도 아니라 로비에서 떠들어봐야 알아듣지 못했다. 망할.
나 진짜 국제 미아 되는 거 아냐?...
끼니는 조식과 룸서비스로 채우고,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가 올 때마다 bag, bag 거리기를 3일.
문득, 번역으로 가끔 사용하던 호텔 안 노트북을 바라보았다.
가게 홈페이지가 있잖아.
'누가 보기나 할까?'
에이 밑져야 본전이지ㅠㅠ
나는 다행히도 캐리어에 넣어두어서 잃어버리지 않은 카메라로 호텔 명함을 찍었다. 그리고 함께 받아온 펜으로 뒷면에...
.
.
.
이틀이 지났지만, 나를 찾아오는 사람은 없었다.
글을 올린지 3일째 되는 날, 유일하게 배를 가득 채울 수 있는 조식을 먹기 위해 방에서 나와 로비를 지나쳐 가는데
"....다니엘?"
저기 구석에 앉아있는 사람, 대형견 같은 저 사람.
내가 아는 사람이잖아요ㅠㅠㅠㅠㅠㅠ
"야,ㅇㅇㅇ!"
"강다니엘!!!!!!"
다니엘을 알아보자마자 덜컥 눈물부터 났다.
나는 로비에서부터 달려가 그를 세게 껴안았다.
"올 줄 알았어, 그래 믿고 있었어"
"야 이 바보야! 뭐 도와주세요? 도와주세요?"
[도와주세요, 저 ㅇㅇ가예요. 일본 여행을 왔다가 핸드폰과 지갑을 모두 잃어버렸어요. 이걸 보시면 이 호텔로 연락 부탁드려요, 제발 누구라도 보세요.]
내 간절한 기도가 다니엘에게 닿았구나.
진짜 국제 미아 되는 건 아닐까 했는데, 이렇게 찾아와주다니
눈물이 멈추지를 않았다.
다니엘의 품에 안겨 엉엉 울고 있으니, 그가 내 머리를 세게 쥐어박았다.
"죽고 싶냐, 진짜????????????"
그리고 울고 있는 내게 잔소리를 퍼붓기 시작했다.
차라리 세운이가 보았으면, 얼마나 좋ㅇ… 누구라도 봐서 와준 게 어디야ㅠㅠㅠ엉엉ㅠㅠㅠㅠㅠ
"어딜 갈 거면 간다고 말을 하고 가던가, 글을 올릴 거면 몇 호에 묵고 있는지를 적던가! 글을 올려놨으면 누가 날 찾아오지는 않았나 좀 내려와 보던가, 어?"
엉엉엉 시끄러워 엉엉어엉어어엉엉
사투리로 잔소리를 와다다다 내뱉었지만, 잘 들어오지 않았다.
뭔들 어때, 왔잖아, 왔으면 됐다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어휴, 이 화상아!!!"
제 앞에 서서 히끅거리는 날보고는 로비가 추워서 입고 있었는지 제 강아지색 가디건 소매로 내 얼굴을 벅벅 닦아주었다.
"네가 올 줄 알았어, 대형견은 원래 충성심이 강해야지."
다니엘은 눈물을 벅벅 닦아주던 소매로 내 뒷목을 내리쳤다.
"근데 언제 왔어?"
"어제!!! 어제 아침에!!!!!! 내가 여기서 얼마나 기다렸는 줄 알아? 어? 잠자는 시간만 빼고 이 좋은 곳에 와서 여기에만 콕 박혀서 널 얼마나 기다렸는 줄 아냐고!!!!"
화내는 다니엘의 뒤로 나는 흐뭇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역시 충성심 하나는 기가 막혀, 주인이 올 떄까지 기다렸다잖아? 그것도 한 자리에서...
물론 나는 개한테 휘둘리는 주인이지만....
"고마워..."
"됐다, 밥이나 먹으러 가자."
다니엘은 먼저 앞장서 가기 시작했다.
나는 그에 비해 한참이나 짧은 다리로 그를 쫓아가며
"엄마한테 말했어?...."
"미쳤냐, 그냥 나도 놀러 간다고 했지."
"근데 넌 홈페이지에 왜 들어갔어?"
"방학 동안 홈페이지 관리하면 아빠가 돈준댔거든."
"오, 내가 머리가 좋았네?"
"머리가 좋은 애가 여기까지 와서 가방을 잃어버려?"
.
.
.
다니엘과의 어색함은 그렇게 끝이 났다.
그날에 대해서 서로 언급하지 않았고 비 오는 날 한 침대에서 부둥켜안고 자도 어색하지 않던 그런 사이로 돌아왔다.
물론 내가 국제 미아가 될 뻔한 건 어른들에겐 비밀.
그리고 한국에 돌아와 장마가 시작되었다.
제일 싫어요ㅠㅠ
엄마랑 아빠는 어제 출장 가셔서 내일 오신다고 했고...
몰아치는 비와 번개에 다니엘은 뭐하나 싶어 가보려는데,
띠띠띠띠-
번호 키가 눌리더니 누군가가 들어왔다.
"야, 안 그래도 나 지금…"
들어온 건 다니엘이 아니라 세운이었다.
"정세운?"
아 맞다, 다니엘 오늘 친구들이랑 펜션 놀러 간다고 했었지.
그게 이제 생각나네.
"근데 넌 어쩐 일이야?"
"다니엘이 방금 너 혼자 있을 테니까 가보라고 전화해서."
정세운이 강다니엘 말을 그렇게 잘 듣는다고?
의심쩍은 눈빛으로 슬쩍 바라보니
"그냥 갈까?"
"....아..아니!!!!"
세게 나오는데-
"나 막 자려던 참인데... 잠들면 가줄래?"
"왜?"
...왜는 왜야.. 무서우니까 그렇지..
"같이 자자."
그러면서 방금 씻고 왔는지 젖은 머리를 찰랑이며 내 침대에 누워 옆자리를 팡팡 쳤다.
"너 왜 그래?"
"?"
쟤 이상해요. 뭐 살갑게 챙겨주는 애는 맞았지만...
비 오는 날을 무서워하는 나랑 다니엘을 무척이나 한심해하던 놈이었는데.
내가 계속 찌푸린 표정으로 세운을 바라보자
"왜? 이거 아냐? 다니엘이 맨날 이렇게 해주던데."
그 멍멍이는 내가 안아줄 때가 더 많았지..
"그래."
다니엘이랑 비 오는 날이면 늘 껴안고 잤으니까 이상할 건 아니지.
나는 침대로 가 세운의 옆에 누웠다.
잠을 자지 않고 나를 빤히 바라보길래, 나도 질 수 없어서 빤히 쳐다보니
"아, 그만 좀 보고 빨리 자."
이불을 내 머리끝까지 덮어버렸다.
"야!!! 죽을래!!!"
거기에 나를 움직이지 못하게 꽉 껴안기까지 했다.
뭐..뭐야..
비가 와서 그런가, 뭔가 적막한 게 분위기가 왜 이래...
그리고 곧 세운이가 새근거리는 소리가 들려서 나도 잠이 들어버렸다.
.
.
.
안녕하세요, 본인입니다ლ(╹◡╹ლ)
너무 오랜만에 왔어요!!!
다음 편 기대해주시고 재밌게 읽으셨다면 신알신과 댓글! 부탁드립니다♥ ♥ ♥ ♥ ♥
사랑이 이루어질 남사친을 직접 선택해주세요♥
투표 결과에 따라 글이 연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