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 꼬부기 덕후
아직 태풍이 안지나갔는지, 새벽에도 천둥과 번개가 치긴 마찬가지였어. 여주가 천둥소리에 잠이 깨었고, 잠이 덜깨서 이리저리 둘러보다가, 코앞에 영민이 보이자 안심을 하고 안기려 하다가 영민의 손이 눈에 띄었어. 여주가 그걸 보곤 몰래 손깍지를 껴보는데 손에 반지가 잡히자, 눈이 장난스럽게 바뀌었어. 맨날 자신을 놀리는 영민에 이번에는 내가 놀려볼까 하고 말이야. 손에 있던 커플링을 조심스레 빼서 주머니에 넣은 여주가 흐흫 하고 웃으면서 다시 영민의 품에 파고들었어. 그러자 잠이 살짝 깼는지 눈을 뜬 영민이 왜 안자냐며 여주를 끌어당겨 안았지.
"영민아..."
"...안자나. 아직 밤인데"
"잘꺼야, 소리때문에 깼어"
그말에 이불을 제대로 덮어주며 영민이 여주를 더 가까이 끌어당경 안았지. 잠에 취해서 잠긴 목소리에 여주가 설렘에 얼굴이 살짝 발갛게 달아올랐어. 항상 함께 있어도 설레는거 보면 병이야 병. 그렇게 생각하며 말이야. 그렇게 아침이 되어 둘이 일어나서 나란히 양치를 하고 와서 거실로 나왔어. 좀 있으면 비가 그칠것같아서 영화를 보러가기로 했지. 여주가 소파에 앉아서 티비를 보는 영민의 옆으로 슬쩍 가서, 씩 웃더니 손을 잡았어. 그러자 티비를 보던 영민이 여주를 힐끔 쳐다봤지.
"왜"
"아니, 그냥. 손 크기 재볼려고"
"ㅋㅋㅋㅋ 크기는 재서 뭐할라고"
"그냥, 너 손 크잖아."
마음대로 하라는듯 티비를 다시 보는 영민에 여주가 왼쪽 손을 자신과 대보는척 하다가 갸웃거리며 영민에게 물었어.
"영민아, 반지 어디갔어?"
"무슨 반지"
"우리 커플링"
"끼고있는데"
"없는데...?"
그말에 영민이 자신의 왼쪽 손을 보다가 깜짝 놀란표정을 지었어. 어제 잘때까지만 해도 잘 끼고있었는데 하는 생각에 주머니를 뒤져봤지만 안나왔지. 당황한 영민의 모습을 보는 여주는 입꼬리가 올라가려는걸 꾹 참고 표정이 굳어서는 영민을 쳐다봤어.
"잃어버렸어?"
"아니, 잃어버린건 아닌데. 기다려봐"
"있어?"
'"...없는거같은데..."
결국 방에 들어가는 영민에 여주가 큭큭거리며 웃었지. 항상 저를 놀리고나서 반응이 재미있다는 말을 하는 영민을 아주 조금은 알것같아서 말이야. 그러다가 방에도 없는지 영민이 뒷목을 긁적이며, 방에서 나왔어. 그러자 여주는 표정을 굳히며 있어? 하고 물었지.
"안에 있다며"
"아니...아, 어제까지만 해도 있었는데"
"그럼 뭐해...지금 없는데...."
여주가 한껏 화난척을 하면서 그걸 왜 잃어버리냐며 화를 냈어. 여주가 이렇게까지 화를 내는건 거의 처음이라 그런지 영민도 좀 놀란 눈치였지. 그러면서 미안하다며 먼저 여주의 손을 잡아왔어. 그러자 여주가 먼저 손을 확 놓았지.
"그걸 잃어버리면 어떡해...커플링인데"
"미안...나도 언제 잃어버린지 모르겠어서..."
"진짜, 너무해 임영민....나 집에 갈래"
"야, 김여주!!!"
결국 여주가 울먹이며 집에서 나가려하자, 놀란 영민이 여주를 뒤에서 꼭 끌어안았지. 내심 좋았지만 여주는 놓으라며 살짝 버둥거렸고, 영민이 진짜 미안한지, 속상한 목소리로 말해.
"미안...잃어버려서..."
"몰라아....너 미워, 진짜 미워"
영민이 여주의 화를 풀어주려 볼에 입을 맞추며 살살 눈치를 봤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개를 홱 돌리자, 영민이 여주를 뒤에서 끌어안고는 어깨에 얼굴을 댔지.
"야 여주야...미안, 영민이가 미안, 어?"
"...방금 뭐라고 그랬어?"
"아 됐다, 잊어버려"
여주가 제 귀를 의심하며 뒤돌아보자, 영민이 부끄러운지 얼굴이 새빨개져서는 고개를 푹 숙였지. 살다살다 영민의 애교도 보고, 여주가 이정도면 성공이라고 생각하고 뒤돌아서 실실 웃으면서 영민을 쳐다봤지. 그러면서 주머니에서 반지를 몰래 슬쩍 꺼냈지. 그러면서 영민의 손에 반지를 끼워줬어. 그러자 멍하게 여주를 보다가 자신이 속았다는걸 알고 여주를 잡으러 뛰어갔어.
"영민아, 사실 내가 장난친거야....반지 여깄어"
"야!!!"
"ㅋㅋㅋㅋㅋ영민아 미안~귀여웠어~"
"야 잡히면 죽는다!!!이리 안와?"
맨날 영민이만 놀리는건 너무하잖아요~~~ ㅎㅎㅎㅎㅎ 여주도 한번 놀려야지 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