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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오세요, 정신과 의사 3년차 김 너탄입니다.
w.psychiatrist
이 환자를 받게 된 계기는 아주 특별해. 여러 유명 정신병원에서 서로 떠밀고 떠미는 환자라 너탄이에게도 제의가 들어왔었는데 일년전 너탄이는 김남준 하나만으로도 벅차고 벅찼기에 완곡히 거절했거든. 일년 후 김태형을 만난 너탄이는 이미 초점이 나간 정신적으로 피폐해진, 아무말 없는 김태형을 안고 펑펑 울고는 나랑 가자며 이미 들리지도 않을 김태형에게 말을 건넸어. 그렇게 그 병원 원장은 환호를 부르며 당장 데려가라 했지, 너탄이는 꼭 조심히 데려와달라고, 부탁드린다고까지 하며 제 차를 몰고 병원으로 향했어. 그렇게 맞이한 김태형은 검정 안대에 붕대에 꽁꽁 묶여 맨발로 차에서 내려 흙길에 서있었거든. 손은 얼마나 꽉 쥐었는지, 얼마나 꽉 물었는지 붕대 이리저리 피가 고여있거든. 너탄이는 무례한 태도에 화가 날대로 나버렸거든. 한 성질하는 너탄이 김태형을 데려온 차 백미러 부시고 원장한테 전화해서 청구하라고 했을때 좀 멋있었어. 병원에서부터 맨발로 왔겠거니 하고 발을 보면 온통 피투성이여서 얼른 태형이의 방으로 데려왔어.
"…."
"나는 김너탄이야. 의사보단 네 친구가 되고싶어서 너를 불렀어."
꽉 묶여있던 붕대와 안대를 풀고는 조곤조곤 말을 건네기 시작했어. 김태형은 말을 들을 생각도, 관심도 없었어. 쇠창살이 가득한 방이 아닌, 묶여있는 방이 아닌, 햇살도 가득하고 큰 창문들이 가득한 방이였거든. 너탄이 발에 박힌 가시들과 손에 난 상처들을 치료하려 손을 대자 너를 세게 밀었어. 너는 나자빠져 뒹굴었고, 김태형은 크게 웃더니 이내 말했어.
"난 친구 안해, 병신아."
네가 나뒹굴어 다시 몸을 일으킬때 붕대를 자른 가위로 상처 투성이인 제 팔을 막 긁어대는 김태형이였어, 피가 뚝뚝흐르는데 너는 아랑곳 않고 뛰어와 네 손으로 가위를 막아냈어. 병원에서 놓아버리던 수면제도, 진정제도 아닌 손으로. 그 덕에 꽤 깊게 베인 너탄이의 손이였지만 김태형이나 너탄이나 아무도 신경쓰지 않았어. 가위를 꾹 잡고있는 너를 빤히 쳐다보며 실실 웃다가도 이내 무표정으로 바뀐 김태형은 너도 밀고 가위도 창문으로 던져버렸어. 그리곤 악에 바쳐 소리지르기 시작했어,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으로 너를 쳐다보는데. 그게 너에겐 살려달라는것 같았어.
"우리집, 우리집, 우리집, 우리집 아닌데. 여기."
그리곤 이내 불안한듯 손톱을 마구 물어뜯어 손에선 피가 줄줄 흘렀어. 같은 말을 반복하며 눈물을 뚝뚝 흘렸지. 어떨때는 정말 무섭다시피 냉담하다가도 다시 어린아이처럼 발을 동동 구르기도 했어. 너는 놀라거나, 도망가지도 않은채 옆에서 천천히 다가가며 팔, 손, 발을 쓰다듬으며 치료하기 시작했어. 그리고는 담담하고 또 잔잔하게 말을 건냈어.
"너희집 아니고, 별장같은 건데. 언제든 올 수 있어. 여기선 아플때 항상 내가 옆에 있어줄거야."
울음을 뚝 그친 태형이는 언제 그랬냐는듯 다시 냉담하고 차갑게 너에게 다가가 눈을 진득하게 맞추며 입에서 험한 말을 내뱉어댔어.
"야, 나 안아파, 병신같은 소리 지껄이는거에 장단 맞출 생각 없거든. 씨발."
그럼 네가 다시 덤덤하게 태형이 눈을 끝까지 맞추면서 말하거든.
"내가 아파서 너 부른거야, 내 친구 해줄래?"
그럼 네 눈을 끝까지 쳐다보던 김태형은 그대로 등을 돌려 앉았어. 그럼 뒤에서 남준이는 새로온 친구가 궁금해 덤덤히 치료하는 너탄 뒤에서 몰래 지켜볼거야. 그리고 태형이가 쉴 수 있고 나갈때 너탄이는 남준이 몰래 제 상처를 혼자 치료할거야.
psychiatrist
안녕하세요. psychaitrist 입니다. 우리 두번째 환자 태형이는 어떠셨나요?
태형이는 속도 여리고 마음이 참 예쁜 아이에요.
정식으로 에피소드가 진행된다기 보단 이건 프롤로그에 가까워요.
우리 환자들을 모두 만나신다면 그때에 우리는 비로소 새로운 이야기를 풀어나가게 되겠지요.
독방에 올렸던 이야기들은 포인트를 걸지 않으니까요, 조금더 세세한 설정들이 기다리고 있으니 봐주시면 제 기분이가 좋다네요!
그럼 전 이만 가볼게요, 태형이가 남준이랑 아직 친해지는데 적응중이거든요. 도와줘야겠어요, 아직 못만난 몬이랑 RM씨도 소개시켜줘야 하구요.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