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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부분을 제가 하고 이 부분은 박쌤이 하는걸로 하죠"
"네, 그럴게요"
어느정도 틀이 짜여진 세미나 준비에 여주와 지훈의 마음이 가벼워졌다.
밤을 새긴 했지만 워낙 말이 잘 통하는 두사람이었기에 힘들지않고 재미있다는 생각으로 임할수 있었다.
"흉부외과와 신경외과의 조합이라, 아무도 생각 못하고 있을거같아요"
"그러게 나도 항상 혼자했는데 같이하니까 뭔가 더 많이 배우는 느낌이야"
빨개진 눈으로 하품을 하던 지훈은 잠깐 눈을 붙히겠다며 자신의 진료실로 향했고 여주는 복도에서 뽑은 커피를 마시며 어느새 어둠이 가시는 중인 창 밖을 보았다.
해가 떠오르는 장면을 멍하니 쳐다보던 여주는 얼마지나지않아 눈부시게 밝은 햇살을 마주했다.
얼마남지 않은 퇴근시간에 여주의 마음이 설레기도 무겁기도 했다.
"일찍오셨네요"
뇌암환자의 상태확인을 위해 병실로 들어간 여주는 머리맡에서 환자의 자는 모습을 지켜보는 강경위에게 인사를 건네었고 강경위 또한 일어서 인사했다.
이번주에 있을 수술에 마음이 무거웠는지 강경위는 애써 웃지만 얼굴에는 걱정이 가득했다.
숱한 환자들을 만나본터라 강경위의 심정을 짐작하는 여주는 저릿한 마음에 상태를 확인한 후 진료실에서 차를 타 다시 병실로 향했다.
"캐모마일이에요, 심신안정에 좋다더라구요"
여주가 건넨 캐모마일에 강경위는 예상치못했다는 듯 웃으며 차를 받았다.
여주는 강경위의 옆에 앉아 들고있던 차를 한모금 마시며 말했다.
"아버지와 각별하신가봐요"
"아 예, 아무래도 혼자 저를 기르셨어서..."
"아,그러셨구나. 정말 훌륭한 아버지시네요"
"혼자서 일하시고 저랑 제 동생 대학까지 다 보내주셨는데 어떻게...."
강경위의 목소리가 미세하게 떨리며 코끝이 붉어지기 시작했다.
여주는 강경위의 등을 토닥이며 덩달아 울컥하는 자신의 마음도 가라앉히려 노력했다.
"선생님,꼭 저희 아버지 좀 살려주세요"
강경위는 끝내 눈물을 쏟아내며 여주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그러겠다고 반드시 그러겠노라고 말하고싶었지만 차마 섵불리 말할수 없는 환자의 상태에 여주는 고통스러웠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것이 여주가 할수있는 최선의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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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시간이 되자 민현은 강경위와 윤경위와 함께 경찰청앞 식당으로 향했다.
언제나 가던 , 가끔 여주와 그 무리를 볼수있었던 그 식당이었다.
문을 열고 들어간 민현은 항상 같은 자리에 앉아있던 여주의 모습이 떠올라 본능적으로 눈을 돌렸지만 여주는 보이지 않았다.
늘 앉던 자리에 앉아 같은 메뉴를 시킨 민현은 어젯밤 들어오지않은 여주가 떠올라 다시 한번 그자리를 쳐다보았다.
"저번에 저기 앉던 그 여자 의사 선생님 기억하세요?"
머릿속으로 여주를 그리고있던 민현은 강경위의 입에서 여주가 나오자 생각을 들키기라도 한듯 화들짝 놀라며 고개를 돌렸다.
민현의 뜻밖의 반응에 어리둥절하던 강경위는 말을 이어나갔다.
"되게 좋으신 분 같더라구요. 성격도 좋으시고, 실력도 좋으시고"
"아...그래?"
"아~그 예쁘게 생긴 갈색머리 여자분? 맞아요, 그 병원에서도 엄청 내세우는 의사라고 들었어요, 집안도 엄청 좋다던데"
"근데 강경위는 어떻게 알았어...? 좋은사람인거?"
민현은 조심스러운 눈치로 관심없단 표정을 애써 지으며 강경위에게 물었다.
단무지를 우물거리며 먹던 강경위는 젓가락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아~저희 아버지가 잠깐 입원하셨거든요. 뇌신경쪽에 문제가 생기셔서"
"어머,강경위님 왜 그런 얘길 안하셨어요 진작 말씀을 하시지"
강경위와 윤경위의 입에서 나오는 여주의 이름에 민현은 신경이 쓰이면서도 여주의 명성에 내심 기분이 좋았다.
자신의 보는 눈이 틀리지 않았구나 생각하며 나름대로 흐뭇할 무렵이었다.
"근데 그런분은 어떤사람 만날지 진짜 궁금하지않아요? 잘난사람들끼리 만나겠죠?"
"그러게요. 근데 반지 안낀걸 봐서 남자친구는 없는것 같던데?"
"에이 그 얼굴에 그 능력에 없는게 말이 안되죠~우리 경찰청 사람들이 그사람 얘기하는 것도 들어봤는데?"
윤경위와 강경위의 오고가는 대화에 민현은 속이 바짝바짝 타기시작했다.
속민현은 앞에 있는 물컵을 들고 물을 마시다 들려오는 윤경위의 마지막 말에 사레에 들려 켁켁댔다.
윤경위와 강경위의 말에 묘한 질투심 뿐만 아니라 위기감까지 느끼는 민현이었다.
"왜그러세요,황반장님"
"얼굴 지금 엄청 빨개요 반장님"
윤경위와 강경위의 말에 민현은 손사레를 치며 고개를 저었고 두사람은 이상하다는 듯 눈을 맞추며 어깨를 으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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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전 차트를 정리하던 여주는 재빨리 움직이던 손을 멈추곤 자신의 앞에 놓여진 차트를 집어들었다.
'황민현'
차트를 펼쳐 내역을 확안하던 여주는 한곳에 시선이 꽂혔다.
민현의 차트에 적힌 생년월일이었다.
8월 9일, 8월 9일? 9일이면 어젠데.
한대 얻어맞은듯한 기분에 여주는 차트를 멍하니 쳐다보고있었다.
싸우고 집에 들어가지 않은 어제, 여주가 당직이어서 밤을 샌 어제가 민현의 생일이었던 것이었다.
어떡하지, 그래도 생일인데 괜히 나땜에 기분 잡쳤겠네.
밀려오는 미안함에 여주는 머리를 헝클었다.
미역국은 먹었으려나, 어제 휑한 집에 혼자 앉아있었겠지.
여주의 머릿속은 민현의 걱정으로 가득 자리잡았다.
남은 차트를 정리하고 가방을 멨을 때 여주의 진료실 문이 열리며 입을 삐죽거리며 서연이 들어왔다.
"퇴근해?"
"응, 아 맞다. 서연쌤 미역국에 뭐들어가는지 알아?"
"미역국? 자른미역이랑 소고기 참기름 국간장 소금 이렇게 있으면 돼"
"아 그래?"
서연의 말에 메모장에 재료를 하나하나 적어나가며 여주는 울상이 된 서연에게 자신은 퇴근을 한다며 놀리곤 문을 나섰다.
집으로 가는 내내 붕 떠있는 마음에 여주는 혼란스러웠다.
집에 가까워질수록 커지는 심장소리가 두려움인지 설레임인지 알수없었다.
집에 도착했을때 여주는 가방을 내려놓은 후 부엌으로 향했다.
단한번도 요리를 해본적이 없는터라 부엌에 있는 자신이 어색하다 느끼며 사온 자른 미역의 껍질을 뜯어 물에 넣으며 생각했다.
그렇게 대판 싸우고 나간 마당에 미역국의 자신의 행동이 너무나도 우습지 않은지, 민현이 이 상황을 싫어하면 어떻게 해야할지.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여주는 계속해 재료를 준비하며 불을 올렸다.
인터넷으로 찾아본 조리법대로 국을 끓인 후 즉석밥을 전자레인지에 넣어둔 여주는 휴대폰을 들어 시간을 확인했다.
4시 27분, 퇴근시간을 잘은 몰랐지만 민현이 퇴근하기까지는 시간이 좀 남았다는 것을 짐작하고 여주는 대충 반찬을 꺼내둔 후 식탁에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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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저문 후 집앞에 도착한 민현은 도어락을 풀고 문을 열었다.
온통 어두운 가운데 코로 느껴지는 음식 냄새에 민현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집안으로 들어섰다.
어두운 집안에 빛이 들고 민현은 냄새의 행방을 찾으려 부엌으로 고개를 돌리자 엎드린 여주의 모습이 시야에 들어왔다.
뜻밖의 광경에 민현은 동공이 커졌다.
한참을 그 모습을 쳐다보던 민현은 고민하다 부엌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다툼후 처음으로 마주하는 여주의 모습에 민현의 심장이 크게 요동쳤다.
민현의 손이 여주의 어깨위에서 머뭇거리다 내려앉았다.
"여주씨"
민현은 나지막히 여주의 이름을 부르며 부드럽게 여주의 어깨를 흔들기 시작했다.
자신을 흔들어 깨우는 느낌에 눈을 뜬 여주는 갑자기 밝아진 시야에 눈살을 찌푸렸다.
그리고 자신의 앞에 서있는 민현의 모습에 깜짝 놀라 자리에서 일어섰다.
오랜만에 마주하는 얼굴에 두사람 모두 만감이 교차하는 오묘한 표정으로 서로를 보고있었다.
"잠시만요"
얼마후 정신을 차려 상황을 파악한 여주는 발걸음을 옮겨 즉석밥을 그릇에 담고 미역국 또한 그릇에 담아 민현과 자신의 앞에 놓았다.
어리둥절해하던 민현은 여주가 들고온 미역국의 모습을 보고 그제서야 푸스스 웃었다.
며칠만에 마주앉은 두사람이었다.
무슨말을 꺼내야할지 몰라 서로 시선을 맞추지 못하던 두사람 사이의 정적을 깬 것은 민현이였다.
"여주씨가 끓인거에요?"
"아,네 차트보다가 어제가 생일이셨어서....."
말끝을 흐리는 여주의 대답에 민현은 입꼬리를 올리며 싱긋 웃었다.
그리곤 작게 잘먹겠다 말하며 숟가락을 들어 미역국 한 숟가락을 떠 입으로 가져가는 민현이었다.
처음으로 해보는 요리에 여주는 숨죽여 민현의 반응을 살폈다.
얼마 후 민현은 고개를 들고 여주와 눈을 맞추며 말했다.
"맛있어요"
민현의 말에 여주는 그제서야 살풋 미소를 지어보이며 자신도 숟가락을 들어 미역국을 입으로 가져갔다.
미역국이 목으로 넘어가는 순간 여주는 살짝 인상을 찌푸렸다.
아무래도 소금의 양이 조금 과한 듯한 짠맛이 강한 미역국이었다.
예상치못한 짠맛에 여주는 입술을 깨물며 민현을 보았다.
그러나 민현은 표정하나 구기지않고 정말 맛있다는 듯 국물을 마시고 있었다.
미안한 표정으로 민현을 보던 여주는 얕게 웃곤 식사에 집중했다.
식사가 끝난 후, 자신이 설거지를 하겠다며 거실에 있으라는 민현의 말에 여주는 거실 소파에 어정쩡히 앉아있었다.
어느덧 시간은 10시 30분을 향해가고 있었다.
이전 둘이서 영화를 볼때 켰던 무드등을 다시켜곤 애꿎은 쿠션을 만지작거리고있을때였다.
잠시후 옆에서 들려오는 인기척에 여주는 고개를 돌렸다.
이전 영화를 볼때와 같은 모습으로 와인과 글라스를 들고 서있는 민현의 모습에 여주는 우습다는듯 픽 웃었다.
그런 여주의 웃음을 의미를 아는 듯 민현은 여주의 옆자리에 앉으며 말했다.
"도수가 낮아서 괜찮아요, 걱정안해도 돼"
한뼘조차 되지않게 가까히 앉은 민현에 여주는 온몸에 바짝 힘이 들어갔다.
이전 영화를 볼때보다 훨씬 가까운 두사람의 거리였다.
어색함에 몸을 일으켜 글라스에 와인을 채운후 한잔을 들어 여주는 한모금을 마시곤 다시 소파에 몸을 기대었다.
"친구가 곧 결혼을 해요"
여주는 담담한 목소리로 어제부터 생각해왔던 이야기를 꺼냈다.
여주의 목소리에 민현은 흠칫하며 고개를 돌렸다.
여주는 책상에 놓인 조화가 담긴 꽃병을 보며 말을 이어나갔다.
"인턴때 처음만난 친군데 너무 잘맞아서 많이 친했고 또 많이 의지했고"
"......"
"공통점이 많더라구요. 부모님한테 손벌리기 싫어서 예과 본과 내내 죽어라 공부해서 6년동안 장학금 받고 다닌거나 여태 놀아온 방식이나"
"절대 남자를 목적으로 간건 아니었어요, 그냥 둘다 대학때부터 지금까지 클럽은 꿈도 못꿀만큼 치열하게 살았으니까, 결혼전에 못가면 그냥 ,그냥 억울할거같았어요. 남자들이 그런 목적을 가지고 클럽에 온다는거 역시 우리는 깊게 생각하지 못한 부분이었고 그래서 ,그날 처음 가보고 많이 놀랐어요.우린 그냥 춤추고 노래 듣는 곳인줄 알았거든 정말"
"가기 전부터 그곳에 있었던 시간까지 내내 민현씨 생각이 났어요. 그렇게 죄책감 느꼈을때 가지말았어야했는데 내가 판단을 잘못했네요"
"미안해요"
말을 끝낸 여주는 맞닿은 팔에서 전해지는 민현의 온기에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여주의 말을 들은 민현은 여주의 상황을 이해한다는 듯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한참 말이 없던 민현은 자신의 앞에 놓여진 와인을 집어들며 말문을 열었다.
"6년동안 만났어요"
와인잔을 기울이던 여주는 옆에서 담담한 목소리로 말문을 여는 민현에 멈칫하며 와인을 기울이던 손을 잠시 멈추었다.
민현은 여주가 따라놓은 와인잔을 가져오며 말을 이어나갔다.
"대학입학때부터 한달전까지"
"관계속에서 벗어나니까 알겠더라고요. 서로 끝난관계를 사랑이라고 애써 포장하고 있었다고"
"못잊어서 그런게 아니라 6년이라는 시간의 익숙함에서 무의식까지 빠져나오는게 조금 걸리나봐요"
"미안해요, 나도 모르게 상처를 줘버렸네"
민현의 말을 듣던 여주 역시 와인을 한모금 마시며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채연과의 관계에 대해 알게된 여주는 그제서야 불안하던 마음이 가라앉았다.
어두운 거실을 밝히고 있는 따뜻한 색의 무드등이 나른하다고 느끼며 여주는 비워진 글라스를 꼭 말아쥐었다.
술기운인지 두근거리던 심장이 더욱 빠르게 뛰었다.
민현의 말에 해야할 대답을 찾던 여주는 민현 쪽으로 고개를 돌렸고 민현 역시 여주와 동시에 고개를 돌렸다.
나른한 분위기의 허공에 두사람의 시선이 엉켰다.
이전에 서연에게 전해들은 성우와의 이야기가 떠올랐다
'그냥,언제랄거 없이 그런게 갑자기 찾아왔어. 내가 이남자를 사랑하구나 확신하는 순간'
웃으면서 넘겼던 그 말이 여주의 머릿속에 빠르게 스쳐지나갔다.
그리고 지금이 그 순간인건가 하고 의심할때쯤 뜨겁게 마주치던 시선이 점점 가까워져왔다.
여주의 시선이 천천히 감겨갈때쯤 민현의 입술이 여주의 입술에 살며시 내려앉았다.
입술로 전해져오는 온기가 다시 사라져갈때쯤 여주는 눈을 떠 민현의 눈을 바라보았다.
'사랑해요'
숨죽여 보았던 영화의 한 장면이 떠올랐다.
엇갈리기만 하던 남자주인공과 여자주인공이 헷갈리던 자신의 감정을 확신하고 입을 맞추던 그 장면이었다.
민현은 글라스를 말아쥔 여주의 손에서 글라스를 받아 탁자위에 두었다.
그리곤 앞선 입맞춤과는 다르게 여주의 입술로 깊게 파고드는 민현이었다.
민현의 힘에 밀려 여주의 몸이 서서히 뒤로 밀려나기 시작했다.
소파에 몸을 지탱하며 여주는 자신을 안아오는 민현의 목을 끌어안았다.
드디어 애매하던 두사람의 관계가 정의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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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제닝뀨입니다
어구 화해 드디어 시켰네요
늦어서 죄송합니다. 여행다니느라 바빴어요 ㅎㅅㅎ
흑 여러분 댓글 덕분에 항상 너무 쓸맛나고 행복하고 그러네요.
사랑합니다 ♥ 내 비타민들이얌
아 그리고 6화에 암호닉은 잠시 후 받는다고 했는데 많은 분들이 신청해주셨더라구요.
정리하기가 너무 힘들어서 10화에 받으면서 정리해서 넣어둘게요~
글이 마음에 드실지 안드실지 걱정되고 기대됩니당
노력하는 제닝뀨가 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