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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O/다각] 치즈인더트랩 04 | 인스티즈

 

 

 

 

 

 

 

치즈인더트랩 04

 

 

 

 

 

 

 

알싸한 느낌과 함께 몸을 움츠린 백희가 정신이 든 듯 눈을 게슴츠레 뜨며 일어났다. 이상하다, 아까까지 오세훈과 분명 자신은 화장실에서 격정적인 정사를 나누고 나서.. 그리고.... 기억이 없다. 뭐 집에 데려다 줬나보지. 어차피 자신은 혼자 살기때문에 집에서 재촉할 사람도 없었다. 자신을 야단 칠 사람도 없고. 기분 좋았는데.. 다시 한번 세훈과의 정사를 떠올리며 백희가 입맛을 다셨다. 먹은 것도 없는데 허기진 느낌도 안들고 나른한 것이 아주 푹신한 이불 속에 파묻힌 기분이였다. 기분좋게 웃으며 대충 가디건을 걸친 백희가 신발을 고쳐신고 학교로 나섰다. 시계를 보니 아침 7시, 종인이 학교에 올 시간이였다. 지금쯤 가면 또 다시 한번 맛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기분좋게 웃은 백희가 학교로 향했다. 

 

 

*

 

 

하늘은 아직 어두웠다. 겨울이라 그런지 해는 뜨지 않았고 마치 밤에 혼자 학교에 온 기분이였다.학교에 도착한 백희는 열리지 않은 학생회실에 잠시 고개를 갸웃거렸다. 왜 없지? 지금 이시간에 없을 리가 없는데. 이상하게 생각한 백희가 교무실로 향했다. 교무실을 가도 아무도 도착하지 않았다. 그때까지도 백희는 아무 생각을 하지 않았다. 아니, 이상하게도 자신은 자연스레 이 상황을 받아들였다. 왜? 머릿속에서 그 한글자가 사라진 것만 같았다. 아침 7시임에도 아무도 없는 학교. 조용한 복도에는 백희의 발소리가 천천히 퍼졌다. 그리고 그 소리가 점점 길어져서 백희에게 다가왔다. 나락으로 빠져드는 기분이였다. 을씨년스러운 학교의 분위기와 점점 자신을 조여드는 알 수 없는 위압감에 백희의 발걸음이 빨라졌다. 그리고 백희는 뛰었다. 무언가가, 잡힐 듯 잡히지 않을 듯 자신을 쫓아오고 있었다. 백희는 그렇게 도망쳤다. 빠르게 계단을 내려가니 자신이 올 때만 해도 멀쩡하게 열려있던 문들이 굳게 닫혀있었다. 황급히 두손으로 문을 두드리고 자물쇠를 양 손으로 당겼지만 문은 꼼짝없이 닫혀있었다. 서둘러야 했다, 무언가. 무언가 이상했다. 다급한 손길로 백희가 창문의 고리를 내려 힘겹게 잡아당겼다. 그러자 문이 오랫동안 기름칠을 하지 않아서였는지 끼익 소리를 내며 열렸다. 열리는 창문에 안도한 백희가 좁은 창문으로 몸을 통과했다. 아직도 하늘은 어두웠고 더이상 무언가가 쫓아오는 기분은 사라졌다. 그냥 오늘은 해가 뜰때까지, 아니 적어도 누군가가 길을 지나갈 때 까지만이라도 집에 있어야겠다. 그러고 보니 등교길에는 시간이라도 멈춘 듯 아무도 없었다. 길거리에서 흔히 찾을 수 있는 차들마저도. 시간이 멈춘 듯 모든것이 그렇게 멈춰 있었다. 다급한 마음에 점점 빨라지는 걸음을 느낄 새도 없이 백희가 운동장 한가운데에 서있는 한 인형을 발견했다. 뒤돌아 서있는 모습이 낯익었다. 반가운 마음에 백희가 풀릴 뻔한 다리를 빠르게 달리며 다가갔다.

 

 

" 경아야 ! "

 

 

천천히 다가가니 익숙한 단발머리와 체구가 경아였다. 다행이다. 작게 미소지은 백희가 그제서야 안심이라는 듯 경아를 품에 안았다. 하지만 자신이 불러도, 껴안아도 아무 반응이 없는 경아가 이상했다. 고개를 들지 않고 마네킹마냥 굳어있는 경아가, 심히 이상했다. 뭐지? 뭐야? 너 왜그래? 경아의 어깨를 잡고 흔들어 보지만 경아는 고개를 들 생각을 하지 않았다. 다시금 덮쳐오는 불안감에 백희가 두손으로 경아의 양 볼을 잡고 고개를 억지로 일으키려 할 때였다. 꽈악

 

 

" 아! "

 

 

경아가 자신의 손가락을 문 것이다. 아릿한 통증에 눈쌀을 찌푸린 백희가 손을 떨어뜨릴 틈 도 없이 경아가 백희의 손 위로 자신의 손을 겹치며 백희와 눈을 마주했다.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 평안한 눈동자가 불안했다. 도경아..? 멍하니 굳은 채 아무말도 못하고 백희는 경아가 하는 모양새를 지켜보았다. 이상해,정말 이상하다고!

 

 

 

" 백희야. "

 

 

 

내 백희, 불쌍한 내 백희. 자신의 이름을 읊조리며 끌어당기는 경아가 백희는 낯설었다. 조금 작은 경아의 어깨에 머리를 기울이고 안겨 가만히 굳어있는 자신 또한 이상했다. 몸이 어딘가 틀어진 것 마냥,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문득 머리를 쓸어넘기던 경아의 손길이 멈추고 그윽한 목소리가 귓가를 간질였다. 재밌었어?

뭐가? 물어보고 싶었다. 물어보고 싶은 것은 많았지만 이상하게 모든 의문이 먼지가 가라앉듯 머리 한편에서 가라앉아 움직이지 않았다.

 

 

 

" 오세훈말이야. "

 

 

 

 

김종인도 있고. 잤잖아 재미좋았어? 순식간이였다. 머리카락을 움켜쥔 경아가 백희와 눈을 마주하며 한쪽 뺨을 내리쳤다. 볼에서 느껴지는 화끈함보다 백희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니가 어떻게? 말없이 웃은 경아가 백희의 붉은 뺨을 쓸으며 입을 맞췄다. 아기의 솜털과도 같은 촉감이 일고 부드럽게 맞대고서 다시 가볍게 떼어낸 경아가 백희를 꼭 껴안았다.정신이 서서히 멀어져 가고 공간이 일그러지는 것만 같았다. 백희는 천천히 감기는 눈을 애써 힘을 줘 치켜떴다. 머리를 가만히 쓸어넘기는 경아의 손길을 느끼며 아득한 정신위로 백희는 학교의 중앙에 걸린 시계를 바라보았다. 하늘은 아직 어두웠고..

 

 

 

" 넌 못벗어나. "

 

 

 

 

시계는 7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

 

아 드디어.. ^^....  다음편이 끝이네요! 왜 치즈인더트랩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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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못벗어나
10년 전
독자2
작가님한테서
10년 전
만년필
못벗어나
10년 전
만년필
독자님한테서
10년 전
독자3
킹오브킹! 으잉 뭐죠...3편을 안 봐서 그런지 완벽하게 이해되지는 않네요 3편을 봤어야 하는데ㅠㅠㅜㅠ
분위기가 막 다크다크하고 치명적이고 괴기스러운...? 그런 게 있네요ㅎㅎ 혹시 이 장면은 꿈인가..? ㅇㅅㅇ 치즈인더트랩에서는 경아가 무서워요....너나사와는 또다른 경아 ㅋㅋㅋㅋ

10년 전
만년필
헉 ㅜㅜㅜ 킹오브킹님! 1편에서는 종인이랑 2편에서는 세훈이랑 열심히 방앗간을 .. 그것밖에 없어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암울한 분위기로 나가보고 싶었는데 다음편이면 모든게 나오네요! 다음편도 아마 불맠일텐데 ㅜㅜㅜ 댓글 감사합니다!
10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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