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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나의 10년 - 지민 시점
W.망개둥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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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살,
나는 한국을 떠나 미국으로 유학을 갔다.
미국으로 온 뒤 몇 년동안은 죽기살기로 공부만 했다.
왜 그랬을까 생각해보면
내가 생각해도 웃기지만 김여주 때문에.
그리고 그 이유를 실현하려고
굳이 너가 있는 회사에 그것도 굳이 너가 있는 부서로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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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너를 만났다.
10년만에 만난 너는 여전했다. 여전히 당황한 티를 못 감추고,
여전히 예쁘네.
그나저나 나는 너를 만날 날만 기다려 왔는데 너는 그게 아니였나,
너가 나를 불편해하는 것 같아보인다.
그에 괜히 불안해져,
"남자친구는 있나?"
다짜고짜 저런 질문을 한 나도 내가 웃기지만
궁금한 것은 못 참는지라,
"아니요, 없어"
아, 귀여운것도 여전하고
-10년 전-
나는 김여주와 2년내내 같은반에 짝꿍이었다.
그래서인지 김여주와 어느새 친해져 있었고
가끔은 김여주와 친해진 내가 신기했다.
내 성격자체가 원래 정을 잘안주는 성격이라
여자인 친구는 김여주가 처음이었으니까.
그게 시발점이였나,
너의 모든게 내 처음이고 싶다는 생각을 한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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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야자끝나고 도서관 갈 거냐"
"당연하지, 너도 가게?"
"어, 나도 가보게. 니가 뭐 얼마나 열심히 하나 좀 볼겸"
사실 도서관은 별로였다.
집에서 하면 되지, 굳이 사람많은 도서관을 왜 가는건지 이해가 안됐으니까.
그런데도 왜 가냐?
음, 김여주가 가니까?
아, 그리고 쟤가 늦은시간에 혼자 다니는거에 겁이 없거든.
나 아니면 누가 쟤 데려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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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많은 곳을 별로 안 좋아하는 나를 위해
김여주는 먼저 구석쪽으로 가서 자리를 잡는다.
아, 예쁜짓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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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는 손을 물어뜯는 안 좋은 버릇이 있다.
그 버릇이 나올때는 긴장할때, 불안할때, 집중할때?
지금까지 관찰한 결과는 이 정도다.
내가 집중을 한새 김여주는 손을 또 물어뜯었는지
김여주의 손에서 피가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는 아무 생각 없이 김여주의 손가락을
내 입에 가져가 김여주의 피를 핥았다.
아, 비려.
근데 왜 빼기가 싫지.
기분이 묘했다.
그에 김여주는 당황을 했는지
"ㅇ..야, 이제 괜찮아"
말까지 더듬는다.
귀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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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의 입에서 유학얘기가 나왔다.
아, 유학가게 생겼네.
제일 먼저 생각난건 김여주.
쟤 두고 어떻게 가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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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들은 그대로, 갑자기 유학을 가라네"
"....그렇구나"
"그게 끝이냐"
"그럼 내가 뭔 말을 더해"
"뭐, 가지 말라던가 울던가 그런 건 없냐. 실망인데"
생각보다 김여주의 반응이 덤덤해서 오히려 내가 더 당황했다.
아, 할말이 없었다.
"안 그럴 거면서, 기대하게 하지 마"
그리고 기대하게 하지 말라는 너의 말에 잠시
너도 나와 같은 마음일까 기대했지만,
이제 곧 떠나는 내가 기대하는게 이기적이라고 생각하며 기대를 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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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나 가기 전에 소원하나만 들어줘라"
소원은 괜찮잖아.
김여주가 툴툴대는 걸 무시하고 말하기 시작했다.
"첫 번째, 집중할 때 손 물어뜯지 마.
여러 의미로 위험한 짓이야. 그거"
정말이다.
도서관에서 너의 손을 물었던 날,
자기 직전까지 너 생각으로 가득 차서 잠은 커녕 눈도 감지 못했다.
아파서 신음소리를 내던 네가 왜 그렇게 야해보이던지
너의 손가락을 물던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는 너의 표정까지,
내가 잠을 잘수 없는 이유에 충분했다.
그리고,
"두 번째,"
"나 떠나도 아무렇지 않게 지내"
"그니까, 그냥 나 떠났다고 안 어울리게 우울해하지 말라고."
내가 떠나서 힘들어 하는 너를 보고싶지 않았다.
내가 떠나도 아무렇지 않게 지냈으면 했다.
"너는 그럴 수 있냐."
그게 말이 돼냐,
나는 아마 몇년동안은 사람아닌것처럼 살고있을걸.
너의 말에 힘들게 삭힌 욕심들이 새어나온다.
그럼 나 조금만 욕심낼래.
조금은 괜찮잖아.
"세번째"
"우리 10년 뒤쯤에 만날까."
왜 10년이냐?
어림잡아 대학졸업하고 취직하고 안정적으로 자리잡았을쯤?
내가 너한테 떳떳하게 다시 나타날수있을 때
10년 정도면 되지 않을까.
"뭐야, 만나겠지 당연히"
나의 '만나자'는 의미는 그런 의미가 아닐 텐데.
"그럼 좋고,
너도 나도 혼자면 만나는 거야."
너는 나의 말을 이해 못하는지 고개를 갸웃거렸다.
여기서 더 욕심을 내면 안될 것 같아 말을 돌렸다.
"알겠지, 소원 다 들어줘야 돼 너"
"아, 몰라. 뭔 소원이 그래,
너도 내 소원 하나 들어. 너무 불공평해"
"연락 끊지 말기.
많이 안 바랄거야, 일 년에 한 번이라도 괜찮아"
아,
이건 좀 힘들다.
나는 벌써부터 네가 그리운데 너와 연락까지 하게 되면 더 힘들 것 같았다.
그게 나 하나면 몰라도
강한 척해도 속으로는 끙끙 앓는 너까지 힘들걸 알기에,
그리고,
나는 너와 연락을 하다 못 버티고 당장이라도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어 안달 날 애니까,
그러면 나 진짜 멋없잖아. 그 생각을 하며 괜히 씁쓸하게 웃었다.
그런데 너의 표정이 너무나도 간절해 보여서
떠나는 주인에게 낑낑대는 강아지와 네가 겹쳐 보여서
나는 거절을 할 수가 없었다.
그게 너에게 더 상처가 될 줄 알았으면
백 번이라도 거절했을 텐데.
*
드디어 너가 있는 부서에 왔다.
이제 너를 맨날 본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아져 괜히 너를 향해 웃어보인 것 같다.
아, 벌써부터 이러면 곤란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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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에 들어가 유리창너머로 너를 보고있었다.
10년동안 못 본 얼굴인데 실컷 봐야지.
그렇게 일하는 너를 뚫어져라 보는데 팀장이 들어와 방해를 한다.
"본부장님 오늘 새로 오셨는데 환영회 겸 회식이라도 할까요?"
그렇게 말하는 팀장의 목소리가 들떠있었다.
원래 회식같은 건 싫어하는 나였지만 지금은 달랐다.
뭐, 김여주 얼굴 더 보고 좋지.
그에 알겠다는 대답을 하고 퇴근시간만을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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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시간이 다 되길래 하던 업무를 마무리하고
회식장소로 가려 나서는데 유리창 너머로 너의 모습이 보인다.
근데 옆에 쟤 누구야,
뭔데 김여주머리에 손까지 올리고 저러고 있어.
그에 당연하게 기분이 안 좋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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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식자리에 도착하고 표정관리하기에 바빴다.
이건 뭐 재미도 없고.
이럴거면 김여주랑 둘이서만 밥 먹는건데.
사원들이 건네는 질문에 최대한 웃어보이며 대답하고 있는데,
"뭐야, 너 어디 아파? 왜 이렇게 기운이 없냐"
너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들린다.
아까 확인해보니 김태형이라는 사원이었다.
그에 너를 뚫어져라 쳐다보는데 너는 그런 나를 본건지 나를 보다 눈을 피한다.
왜 피해,
나는 너랑 눈을 하루종일 마주치고 있어도 부족한데.
"야, 김여주 가자"
2차를 가자는 팀장에 정중히 거절하고 너를 바라보니
역시나 김태형사원과 함께 나서려는 너에게 다가갔다.
"아, 김여주 사원은 내가 데려다줄 거라서"
얘는 항상 내가 데려다줬거든.
근데 의외로 쉽게 놓아주는 김태형에 조금 의아했지만,
그도 잠시 너와 둘이 있는 시간이 생긴다는 생각에 입꼬리가 올라갔다.
"ㅈ..저, 혼자 가도 되는데요"
"지금 11시가 훨씬 넘었는데,
나 없을 때도 이 늦은 시간에 혼자 다녔나봐"
"아, 아니면 쟤랑 같이 다녔나"
나도 모르게 애처럼 심술 아닌 심술을 부렸다.
아, 자제해야 되는데.
"뭐, 상관없지. 이제는 나랑 다니면 되니까"
-
"... 저, 여기서부턴 걸어가겠습니다.
차 들어가기도 애매하고"
"아,"
"데려다주셔서 감사합니다, 조심히 들어가ㅅ"
"왜 자꾸 존댓말 써, 너가 존댓말 할 때마다 불편한데"
"상사한테 존댓말 쓰는 건 당연한 거니까요"
"지금 회사도 아닌데,
우리가 겨우 그런 사이인가"
솔직히 말하자면 너의 말에 허탈했다.
너한테 나는 겨우 상사인건가,
이건 좀 서운하네.
잠시 정적이 지고 너의 입이 떨어졌다.
"그래, 그럼 솔직히 말할게.
나는 네가 10년 만에 이렇게 나타난 게 당황스러워. 되게 많이."
알아, 너 당황하는거 다 보였거든.
"너는 10년 동안 연락 한번 없다가 이렇게 나타나면
내가 좋아할 줄 알았는지는 몰라도,
나는 네가 그렇게 유학 가고 나서 조금 힘들었거든.
그래도 너 연락 매년 기다렸는데 한번 없더라 너."
역시 너는 힘들어했구나.
예상했던 거였는데도 막상 너한테 들으니까 마음이 안좋다.
하긴 강한척해도 끙끙대는 너가 안 힘든게 더 이상한건데.
내 연락 기다렸구나, 근데 차마 할수가 없었어.
너가 너무 보고싶어도 힘들게 꾹꾹 참았는데 연락한번하면
그동안 참았던거 다 버리고 약속도 못 지킬 것같으니까.
그리고 무엇보다
너가 더 힘들까봐.
나도 못 참을앤데 마음 여린 너는 표현도 못하고 힘들어할걸 아니까.
그래서 너가 잘 지내길 바라면서 연락도 안 했는데 너는 더 힘들었구나.
이렇게 보니 결국 나는 나만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너에게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그래서 열심히 너 잊고 살았어.
네가 전에 말했던 약속이란 것도 잊어버린지 오래야.
그렇게 살고 있었는데 네가 본부장님으로 나타난 거고"
다 잊었다는 너의 말에 왜 이렇게 아프지.
"김여주"
너의 이름을 불렀다.
너의 표정에 그동안 너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다 보여 안쓰러웠다.
"나는 앞으로도 너 본부장님으로 대할 거야. 네가 우리 사이 얘기해서 하는 말이었어"
"할 말 끝났으니까 가볼게. 조심히 들어가."
그렇게 나가는 너를 붙잡지 못했다.
*
독자님들 오랜만이에요!
쓰차에 치이고 노트북이 고장 나버리는 바람에
이제야 돌아왔네요 ㅠㅠ..
이제 노트북도 새로 샀으니 부지런히 써야겠어요.
기다려 주신 독자님들 감사합니다!
암호닉 |
망개떡부인 망개한 지민 난나누우 두유망개 에떼뽀 양솜이 소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