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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집의 그 소녀는 이뻐요]





W. 꼬잉온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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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이스트/김종현] 꽃집의 그 소녀는 이뻐요 | 인스티즈


안녕하세여. 저는 올해 23살이된 김종현이라구해여.

저는 어렸을때부터 동물을 좋아해서 수의학과 공부를 하구있구여.

취미는 우리집 보물인 황소'부기2호' 돌보기이구,
특기는 부모님을 따라 능숙하게 감자밭매기에여.



뜬금없이 자기소개는 왜 하냐구요?

...........아, 사실 제가 할 말이 이써서.



때는 제가 1학기 종강을 맞고 여름방학을 보낸 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 였어여.

강원도 강릉에서 두 부모님을 모시고 감자밭을 일궈 학자금을 마련하고
그 돈으로 열심히 국립대를 다니는 저와는 달리
제 친구 최민기는 뭔......꽃바람?
하튼.... 자신이 꽃에 심취했다는 미친 소리와 함께 서울로 가더니...........



........지쨔 서울에서 꽃집을 하는거 아니게써여?!?!?!?!?!?!?


그래도 제일 친하다는 친구가 사업을 시작했다니깐 축하라도 해줘야하니깐,
민기가 그렇게 먹고 싶어하는 강원도 햇감자와 옥수수를 바리바리 싸들고
무작정 서울로 가는 고속버스에 몸을 실었어요.




**




으으.........역시 저는 바깥활동과는 안 맞아요.

고속버스를 탄지 얼마 지나지 않아 멀미가 심해졌고 내 옆자리의 아주머니께서
 "괜찮아 총각?" 하시면서 제게 검은색 구토봉지를 내미셨는데,

저는 제 검은 캡 모자 사이로 삐죽- 나온 검은머리와 다듬지 않은 턱수염이 부끄러워서


"ㅇ..아녜요..."


라고 소곤거렸어요.


하지만 시련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어요.


"강남구 청담동 프듀로101번지 부기빌라면....여기가 맞는데에."


아무리 찾아봐도 이 골목에 'Flower101' 이라는 꽃집이 없었어요.

아까부터 같은 자리를 맴도는 절 유심히 관찰하시던 회색빌딩관리인 아저씨께서


"학생, 어딜 그렇게 찾는데 같은 자리만 계속 돌고있어?"


라고 말씀하시는거 아니게써여?!?!?!?


속으로 감사함니다아....감사함니다아.....를 외치면서 민기의 명함을 보여드렸고

아저씨께서는 이 곳은 프듀로101번지가 아니라 프듀로100번지라고 알려주시고 친히 바른길까지 알려주셨어요.

세상은 아직 살만하구나......하고 감동어린 촉촉한 시선을 아저씨께 보내니,

아저씨는 부끄러우신지 "내, 내 뭐....하는 일이 이건데 뭐." 하고는 잘 가라는 듯
제게 손을 휘적휘적 흔들어주셨어요.

........그 모습이 꼭 아침부터 서울간다는 아들내미를 터미널까지 배웅하러 와주신
울 아부지를 생각나게 해서.


[뉴이스트/김종현] 꽃집의 그 소녀는 이뻐요 | 인스티즈


"아저씨, 이거 강릉햇감자인데 가져가셔서 사모님이랑 자녀분들이랑 구워드세여."




**




정말 말 그대로 산넘고 물건너서 민기의 'Flower101'에 도착했어요.

그냥 6평짜리 창문하나에 쥐구멍크기의 조촐한 꽃가게인줄 알았으나,

.......예상외로 엄청커서 들어가는 입구에서부터 입을 다물지 못하고 들어갔어요.


이층으로 된 꽃집은 일층에는 여러가지 색감을 자랑하는 이름모를 꽃들과 열대식물들,

그리고 그 식물들을 위한 가습기가 퐁퐁- 하고 습기를 뿜어내고 있었고

이층에는...............




[뉴이스트/김종현] 꽃집의 그 소녀는 이뻐요 | 인스티즈


“..........................”







........아, 네. 이층에는여..............



"어서오세요- 무슨 꽃 찾으세요?"



꽃들도 소녀의 모습에 샘이 나서 꽃잎으로 다치게 할 것 같은 이쁜 소녀가
제게 말을 건넸어요.



**



[뉴이스트/김종현] 꽃집의 그 소녀는 이뻐요 | 인스티즈


"으휴 멍청아, 핸드폰은 장식이냐."



저의 구구절절한 꽃집찾기 사연을 들은 민기는 혀를 끌끌차며 핀잔을 주었고

그 옆에서 "종현이 원래 허당이잖아." 라는 말과 함께 민현이도 푸스스- 웃고있어요.

사실, 제 두 귀는 온통 그 소녀에게로 쏠려서

그들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도 잘 모르겠어요.





"프리지아는 한 다발에 5만원이구, 냉이는 만원이에요."





[뉴이스트/김종현] 꽃집의 그 소녀는 이뻐요 | 인스티즈


......한마디 한마디를 어찌 저래 사근사근 얘기할까요.....

아까 절보고 생긋, 웃으며 인사해주던 그 모습을 머릿속 영상관에서 반복해서 재생하니

절로 입동굴이 만들어지면서 웃음이 만개하였고




"너 지금 니 욕하는데 웃음이 나오냐?"


"종현아, 괜찮아? 오면서 많이 힘들었어? 실성한거야?"




.............친구들의 이야기를 흘려들은 저는 그들에게 의심 아닌 의심을 사고 말았어요.


오랫만에 만났기에 민기는 제게 자신과 민현이의 자취방에서 몇 일 머물렀다 가라는
호의를 베풀었지만,

저는 그렇게 할 수는 없었어요.

집가서 부기2호의 밥을 챙겨줘야했구, 감자밭에 그새 자라난 잡초를 뽑아야했구....






"아- 오빠이시구나, 안녕하세요 종현오빠! 몇일 동안은 여기로 출근하시겠네요?"




..........................

어서 어머니께 전화해야게써여. 서울간 아들내미, 한 일주일은 외박할 것같다구.




**



"으으........ㅁ.무울...."


"미련하게 누가 주량 넘기래? 그렇게 꼴딱꼴딱 소주 드리 붓을 때부터 알아봤다."


머리는 까치집이 진 채로 스멀스멀 소파에서 기어나오니 핑크색 에이프런을 두른 민기가 꿀물을 타다주었고

저는 마치 생명수인듯 벌컥벌컥 드리켰어요.

최민기의 사업번창을 위하여- 하고는 소주를 들이켰고.

주량이 두모금인 민현이는 제 등을 침대삼아 기대어 잠들고.....



..........그 다음부터는 기억이.....안..안ㄴ나여.....



혹시나 말실수라든가 말실수라든가....하는 말실수를 했을까 덜컥 겁이나서

내 앞에 김이 모락모락 나는 맑은 콩나물국을 말없이 바라보았어요.



"뭐해, 제사지내냐?"


제 맞은편에서 밥을 오물거리는 민기가 오늘따라 왜이리 무서울까요.



[뉴이스트/김종현] 꽃집의 그 소녀는 이뻐요 | 인스티즈



"ㅎ.혹시 나 어제.....뭐, 이상한 ㅁ.말...해써?"


"음?.........아~~"


민기의 얼굴에 갑자기 능글능글한 미소가 피어나면서 절 보는 눈빛이 달라졌어요.

마치, 먹잇감을 구석에 몰아넣은 한 마리 호랑이의 여유로운 눈빛?



[뉴이스트/김종현] 꽃집의 그 소녀는 이뻐요 | 인스티즈


"그러엄, 했지. 이상하면서도 의미심장한 한마디."


"ㅁ.뭔데에."



저는 민기의 여유섞인 목소리에서 나오는 한마디에 경악을 하며 "안니야!!!!!!!!!" 라고 소리쳤고

민기는 "아니긴 뭘 아니야, 빨리 밥이나 먹어. 출근하게." 라는 한마디와 함께 다시 아침밥을 오물거렸어요.




"꽃집의 그 소녀는 이뻐요... 이랬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으으.........ㄴ.난 못해.........."


지나가다가 만약 절 보신다면 아마도 살짝은 모자른 청년으로 보일지도 몰라요.





「3시간 전」



**



그렇게 절망의 아침밥을 다 먹고 저는 민기의 주도하에 민현이의 옷장 앞에서 한 시간동안 옷과 씨름해야했어요.

일말의 기회가 제게도 있을지 모른다며 민기는 제게 옷을 골라주기 시작했고

'기회' 라는 두 글자에 금새 기분이 좋아진 저는 특유의 입꼬리를 옆으로 주-욱 당긴
부기미소를 보였어요.



[뉴이스트/김종현] 꽃집의 그 소녀는 이뻐요 | 인스티즈


"야, 너 그렇게 웃지마. 정 털려."



민기의 혐오한다는 표정과 단호한 한마디에 금새 얼굴을 굳혔지만요.

민기가 골라준 민현이의 새옷을 입은 제 모습을 보니.........와, 역시 옷이 날개에요.

그래도 봐줄만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웃음짓는 민기는



"야야, 황미녀니. 일어나."



소주 두모금에 뻗어서 기절한 민현이를 깨워 중앙꽃시장에 데려갔어요.

그렇게 저는 혼자서 꽃집에 출근도장을 찍어야했구...........



"으으.........ㄴ.난 못해.........."



아직까지도 들어가지 못하고 문앞에서 발만 동동 구르고 이써여...........




**




문을 열고 들어가는게 뭐 그리 힘드냐고 하실테지만.

제게는 살아온 23년을 통틀어서 가장 무섭고, 무서운, 아....무서운게 아닌가? 하튼 그런 일이에요.



큰 유리문에 기대어 쭈그리고 앉으니 9월 한낮의 태양이 저를 향해 내리쬐고 있어요.




[뉴이스트/김종현] 꽃집의 그 소녀는 이뻐요 | 인스티즈




가뜩이나 땀이 많은 저는 별명이 어니부기에요.

꼬북이와 싱크백을 자랑하는 이복구비로 한때는 '수의학과 꼬북선생' 이라는 별명이 있었지만,

땀이 많다는 이유로 물회오리? 물대포? 로 적을 공격하는 어니부기로 별명이 바뀌었어요.



......하, 지금 별명자랑할 때가 아닌데에..............



이미 땀은 머리카락 전부를 적셔 물에 젖은 어니부기의 모습을 한 제 모습이 절망스러워 고개를 숙이고 쪼그려 앉아있었는데.

노란색 유치원가방을 맨 남자아이가 제 곁에 와서 절 물끄러미 보는거에요.

그러더니,


"횽아, 남쟈는 이른걸로 자절하믄 안댄대써여."


제게 용기를 심어주는 한마디 위로와 함께 제게 밀크딸기맛 막대사탕을 손에 쥐어주곤 뽈뽈뽈........... 제 유치원 선생님한테로 가는거에요.

그래요, 전 좌절따윈 안 할거에요.



"그래, 큐브반 선호야, 형아 힘낼께!"



으쌰으쌰- 일어나서 손수건으로 이마와 손가락 사이사이에 맺힌 땀들을 꼼꼼히 닦아주고 심호흡을 한 뒤,

꽃집의 큰 문을 열자마자 제 귓전을 챱챱챱- 사정없이 때리는. 빠른 템포의.


".........랩.......?"





**



'어디서 이 빠른 템포의 랩이 나오는 걸까?' 일층을 구석구석 돌아다니면서 랩의 근원지를 찾고 있다가 얼마지나지않아,

 

", 여기구나."

 

가시돋힌 초록 알로에들 사이에 자리잡은 오디오에서 재생되고있는 CD를 발견할 수 있었어요.

일단은 오디오의 작동을 멈추고 CD를 꺼내보니.

 

"...........방탄청년단 싸이퍼 모음?"

 

민기가 언제부터 랩을 좋아했지? 하고는 머리를 갸웃거리다 제가 랩을 하면 같이 흥에 취해 타령을 하던 민기가 생각났어요. 

'드디어 민기가 랩의 세계에 입문했구나.' 라는 감격의 순간과 함께 또다시 제 귓전을 챱챱챱- 사정없이 때리는 랩이 들려와서.

 

저는 또다시 두번째 랩의 근원지를 찾아 발을 뗐어요.

 

약간은 미성인 목소리에 매끄러운 플로우와 여유로운 호흡이 갖춰진 찰지고 탄탄한 딕션..... 

.........랩을 정말 잘하는 사람이 꽃집에도 있구나.....라는 제 기준에서의 컬쳐쇼크에 발을 바삐 움직이기 시작했어요.

  

"대구에서부터 압구정까지 깔아 놓은 내 비트-"

 

, 드디어 랩의 근원지를 찾았어요!

근데. 혹시 내가 찾은 그 근원지에 어제 그 꽃소녀의 모습이 보이는건.......

  

하핫, 제가 만들어낸 허상이지요?

 

"나는 비트란 작두를 타는 애기무당, that's me that's me.“

 

제게 현실을 알려주려는 듯이 그 찰진 딕션은 제 귓전을 더욱더 확실히 박혀들어와서 꽂혔고.

 

"이 랩은 꼰대 귀때기에 쌔리는 폭풍 귀싸대기 chop chop chop-"

 

붉은 장미의 가시를 다듬으며 찰진 딕션을 치는 소녀의 모습에 저는 멍을 때리며 바라보았어요. 

장미의 가시를 다 다듬었는지 그녀는 자신의 귀를 덮고있던 푹신한 쿠션소재의 헤드셋을 벗었고.

 


".... 종현오빠...."

 


엄청난 랩실력에 ', 너 랩 지쨔 잘한다아-' 하고 부기미소를 보일뻔했지만, 

아침에 민기가 부기미소를 보고 정 털린다는 그 한마디가 떠올라 다시 입매를 굳혔어요. 

하지만, 칭찬은 꼭. 꼬옥 해주고싶었기에 아까 유선호 어린이가 준 밀크딸기맛 사탕을 꺼내들어 말을 어렵사리 했어요.

 

"랩 좀 하네."

 



**



 

"헤이, 꽃소녀님- 사장님 좀 도와주시지~"

 

일층에서 민기의 목소리가 울려 이층까지 전해지자, 저는 그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발만 동동 구르기 시작했어요. 

아까 제 한마디를 듣자마자 소녀는 얼굴을 붉히며 일층으로 내려가 문이 부서지게 여닫고는


그렇게 꽃집과 멀어졌어요.

 



...........그렇게 저와도 멀어진 것 같구여..........

 



민기를 도와 큰 열대 꽃나무를 옮기려는 소녀를 보자마자 이층에서 거의 뛰어내리다싶이 내려왔고,

소녀의 옆에 다가서자 소녀는 입을 오물거리며 저를 살짝 사납게 쳐다보다

 

"민현오빠, 저 좀 도와주시면 안될까요오-"

 

제주도 제철 감귤을 한입 크게 베어문듯한 상큼터지는 미소를 민현이에게 선사하는거에요.

어젯밤 일을 알리가 없는 민현이는 당연하다는 듯이 "그래그래" 하고는 소녀와 함께 나무를 옮겼고.

저는 고의가 아니겠지만 어딘가 고의같은 (실수이겠지만 어딘가 실수같지않은) 두 사람의 손끝스침을 바라보았어요.

 


 [뉴이스트/김종현] 꽃집의 그 소녀는 이뻐요 | 인스티즈



, 바라보았다구요.

 

그냥, 멍청하게 바라보기만 했다구요.

 

아침에 내게 힘을 준 프듀유치원 큐브반 유선호 어린이에게 이런 말을 해주고싶네요.


"선호야, 형은 글렀어. 선호는 형 대신 연애꽃길만 걷자."

 



절망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그 둘의 모습을 보니 민기는 이마를 짚으며 ", 밑밥을 다 깔아줬는데...." 라는 말을 해요. 

아침부터 연애전쟁...., 아직은 짝사랑 전쟁에 휘말리게된 중립국 민기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어

저도 모르게 부기미소를 보이자,


 [뉴이스트/김종현] 꽃집의 그 소녀는 이뻐요 | 인스티즈

"너 설마 정색하고 우리 알바생한테 말 걸었냐?"

 


민기의 뚜렷한 이목구비에 걸맞는 예리한 안목을 증명하는 한마디를 해요. 

또 다시 부기부기- 미소를 보이며 고개를 앞뒤로 끄덕거리자 "- 참나, 내가 기막혀서" 한 마디를 하고는

 

"!!!!! 황미녀니!!!!!! 너 때문에 꽃 잘못 사왔잖아!!!!!!!"

 

애꿎은 미녀니를 화난 음성으로 불러요.




  [뉴이스트/김종현] 꽃집의 그 소녀는 이뻐요 | 인스티즈



아마 이 짝사랑 전쟁의 중립국은 민기라면,

민기가 중립국임을 암시해서 두들기는 북은 우리 미녀니일거에요.

 

민기는 우리 꽃소녀에게 산더미같은 장미들을 다듬어놓으라 지시를 내리고는.

"이거 알맞게 샀는데 민기야?" 하고 어리둥절해하는 민현이를 데리고 꽃집을 나갔어요.

 

미아내 미녀나........나 때문에 민기한테 하루종일 끌려다니는구나..........

 

아침부터 여러가지 멘붕들에 정신이 팔려 그저 일층계단에 앉아 멍을 때리고 있는데

 

"아앍!!!!!!"

 

소녀의 사나운 외침에 벌떡 일어나 허둥지둥 이층으로 뛰어갔고, 이층에는 손이 베여 쩔쩔매는 소녀가 바닥에 주저앉아있어요.

 

일단 급한대로 제 곰도리 손수건을 소녀의 손가락에 감싸 지혈을 하고

민기가 어제 일러준 응급상자를 꺼내와 반창고와 소독약, 마데카솔을 챙겨 소녀에게 바짝 다가갔어요.

 

소독약의 마개를 열어 소녀의 손에 부으려고하자 소녀는 놀라면서 손을 뒤로 빼서 소독약을 피하려고해요.






사람이 아니라 동물을 더 많이 접해온 저한테는 사람을 대하기는 조금 어려웠어요.

 

특히나 그게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하지만, 지금은 치료가 먼저고 소녀에게 나에대한 믿음을 줘야했으니,

 

"괜찮아, 안 아프게 해줄께."

 

"...................."

 

"오빠 믿지?"

 


지금 생각해보면 오글거려서 머리를 땅에 묻고 죽어도 좋을듯한 저 한마디를 내뱉었어요. 

그것도 수능 마지막교시인 탐구영역의 20번 문제를 마킹하는 수험생의 진지하고 신중한 표정을 한 채로.

 

소독약을 살짝살짝 뿌리는 데 많이 쓰라린지 소녀의 미간이 좁혀졌는데.

 

.....................전 왜 그 모습도 이뻐보이는거죠..................

 

새 살이 솔솔- 마데카솔도 바르고 습관처럼 상처에 호오~ 하고는 입바람을 부는데

 

아차, 이거 미녀니나 민기의 상처가 아니라.........

 


"......종현오빠?"

  


소녀의 상처였지요.................

 


다신 되돌릴 수 없는 미친짓을 하였기에 제 머리끄댕이를 부여잡고 "김종혀여여연!!!!!이 미친너마!!!!!!!" 라고 소리를 지르고 싶었지만,

저는 제 손에 들려있는 소녀의 하얗고 작은 손을 살포시 내려놓고는

더더더더욱 바보같게도 말을 더듬으며 "...밴드가 어디가찌" 하며 제 주위를 허둥대며 짚어대자.

제 다른 손에 뽀로로 반창고를 쥐어주며 소녀는 제게

 

"저는 뽀로로 반창고 붙여주세요 종현오빠."

 


아까 민현이에게 해주었던 그 감귤미소보다


 

더더더더 싱그럽고

 

상큼하고

 

이쁜

 

상앗빛 라임미소를 지어주었어요.

 



**

 



손을 다친 소녀를 대신해서 나는 장미를 다듬기 시작했어요. 

한결 편하면서 부드러워진 소녀와 나의 분위기에 나도 모르게 입꼬리가 자연스레 올라갔고, 

내 뒤에서 다른 꽃들을 보고있던 소녀는 밝은 음성의 허밍(Humming)을 해요. 

소녀의 허밍에 장미를 다듬는 나도 고개를 좌우로 끄덕이며 리듬을 타다가 뇌리를 번뜩- 하고 스치는 찰진 딕션이 생각났어요.

 

', 아까 그 ..... 빨리 오해를 풀어야 하는.'

 

"오빠. 종현오빠."

  

".?"

  

"..아까 내가 한 랩은 잊어..줘요"

  

어느새 내 옆으로 와서 나의 눈을 맞추며 오물오물 말을 하는 그녀에 온몸은 긴장했지만 

머리속에서는 소녀가 귀여워 미쳐버릴 것같아서 경보음이 울리고 있어요.

 


........이게 바로 머리 따로 몸 따로 논다는건가요?

  


소녀의 말이 마치자마자 바로 "안니야!!!! 랩 지쨔 잘해써어!!!!!!!!" 라는 혀짧은 바보의 한마디가 튀어나왔어요.

소녀는 꺄르르- 웃으며 "지쨔 잘해써여?" 라고 말을 되물었고  

저는 고개를 앞뒤로 파닥이면서 소녀에게 입꼬리를 옆으로 주-욱 당긴 부기미소를 보였어요.

 


"웅웅, 지쨔 잘해써."



**



일층에 내려온 우리는 작은 다과상을 차려와 서로 마주보고 앉아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게 되었어요. 

, 선호 어린이가 준 밀크딸기맛 사탕도 먹었구요. 

이쯤에서 선호에게 다시 말을 전해주고 싶네여.

 

"선호야, 형아 먼저 연애꽃길열차 탈테니깐 넌 좀 더 크쿠 와^^"

 



저를 마주 보고있는 그녀에게 저는 넌지시 제 마음을 전했어요. 

전하지 못하면 영영 전해지지 못할 것같고..  

이젠 제 자신 스스로가 답답해졌거든요. (물론 미녀니가 조금은 불쌍해진것두 살짝은 이써여.)

 



"혹시... 리시안셔스의 꽃말이 뭔지 알아?"

 


똑똑한 그녀는 모를리가 없을거에요. 

제 말을 들은 그녀는 고개를 숙이고 살풋 웃더니 살짝 연분홍빛이 감도는 볼을 보이며 제게 대답해주어요.

 

"나두요, 오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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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시안셔스: 변치않는 사랑 [당신을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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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와 작ㄱㅏ님.... 너무 좋아요.. 심장 폭발 와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운 글이예요ㅠㅠㅠㅠㅠ 오늘 잠 못잘 것 같아요..ㅎㅎ 좋은 글 감사합니다❤❤
7년 전
꼬잉온북
♡재미께 봐듀셔서 제가 더 꼬마워여♡♡♡♡♡
7년 전
독자2
아,,,,종현ㅠㅠㅠㅠ❣️
너무재밋어요!!좋은갈감사해용

7년 전
꼬잉온북
헤헿ㅎㅎ 재밌게 바듀셔서 꼬마워여♡♡♡♡
7년 전
독자3
시상에....이렇게ㅡ귀엽고도 설레고도 간지러울수가....
라임빛이라니ㅠㅠㅠ 너무 사랑스럽다ㅠㅠㅠ

7년 전
꼬잉온북
이게 바로 부기효과ㅜㅠㅜㅠㅠ
재밌게 봐쥬셔서 감쟈해여♡♡

7년 전
삭제한 댓글
(본인이 직접 삭제한 댓글입니다)
7년 전
꼬잉온북
히히♡♡ 꼬마워여♡♡
7년 전
독자5
종현이 너무 귀여워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여주도ㅠ안 봐도 상큼하구 ...랩 ㅋㅋㅋㅋㅋㅋㅋ귀엽다ㅜ정말 둘 다 공통으로 랩에 관심을 ㅎㅎ 잘해써 여주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애쓰는 민기도 너무 웃겨요 ㅋㅋㅋㅋㅋㅋㅋㅋ민현이는 몬 죄야 ...
7년 전
꼬잉온북
영고미녀니........ㅎㅎ
오작교의 까마귀랑 까치같은 존재인 울 밍기..........
ㅎㅎ 재밌게 바듀셔서 꼬마워여♡♡♡♡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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