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별 거 아닌 일로 알림 띄워 죄송합니다 ㅠㅠ 내용 상 변경된 것 없습니다!! 세상 제 글에 오타가 너무 많네요... #7. 별 거 없는 하루 09월 그 어느 것도 내 귀에, 내 눈에 들어오지가 않는다. "... 오늘 최우주 왜 저래?" "몰라. 아까부터 계속 저 상태임." "야, 우주야, 최우주. 정신 좀 차려 봐." "...하아-." 머리를 쓸어넘기며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런 내 모습에 친구들은 정말로 무슨 일이 있는 거냐며 물었다. "몰라. 안 그래도 수시 때문에 머리 터지겠는데 신경쓰이는 일이 하나 더 생겨버렸어." '제가 누나 좋아하는 거, 이미 알고 있잖아요.' 미치겠다 진짜. 왜 자꾸 생각나지? 그날의 나는 너의 그 무덤덤한 듯 했지만 떨림을 무시할 수 없었던 목소리에 아무런 대답도 내어주지 못했다. 아니, 할 수 없었다.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지를 알지 못했으니까. 그렇게 너와 나는 3월의 밤처럼 가운데 정적을 끼고 걸어야 했다. 서로가 이 분위기를 건드릴 엄두를 내지 못한 채. 3월과 다른 점이 있다면, 그것은 아마도 너와 나의 관계겠지. 우리 사이가 엉킨 실타래라는 것을 몰랐던 것은 아니다. 아니 사실은, 네 말에 틀린 구석이라곤 없었다. 나는 잘 알고 있었다. 네가 그런 눈으로 나를 바라보고, 그런 목소리로 내게 다정함을 내뱉는데 내가 어떻게 모르겠어. 하지만 나는 알지 못했다. 이 꼬인 실을 어디서부터 풀어내야 하는지, 어떻게 풀어가야 하는지. 그래서 그냥 모르는 척 했다. 서투른 게 많은 사람이라, 푸는 방법을 몰라서, 그저 네가 풀어주기만을 가만히 기다렸다. 당연히 너는 해결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는. 모르는 건 모르는 거였다. 너 또한 이 관계를 푸는 방법을 알지 못했던 거였다. 네 입장에서 생각을 해 보면 너는 아마도 많이 답답했을 거다. 너 또한 마땅한 해결책을 지니고 있지 않았으니. 너는 참 많이 속상했을 거다. 내가 모른 척 방관만 하고 있는 게 네 눈에 다 보이니. 아마도 그래서 내게 말했던 거였을 거다. 답답함과 속상함이 쌓이고 쌓여서 펑 하고 터져서는, 수없이도 줬었던 여지와 다정함의 의미를 모르는 척 하지 말아달라고. 같이 풀어보자고. 그 말을 내게 하고 싶었을 거다. "먼저 잘게요. 일찍 주무세요." "...저기." 인사를 남기고는 자러 최민기의 방으로 향하는 네 발걸음을 붙잡은 건 내 목소리였다. 그냥, 그냥 뭔가 그래야 할 것만 같았다. 너를 돌려세워야 할 것만 같았다. "네?" 다만, 딱히 할 말은 없었다. 무슨 말을 해야 하지. 고민하고 있는데 네가 먼저 말을 걸었다. "안녕히 주무세요 말고 잘 자요 해 줄까요?" 뜬금없는 말이었지만 상관없었다. 고개를 끄덕였다. 네가 웃었다.
"잘 자요. 좋은 꿈 꿔요." 미안하지만 나는 그날 잠들지 못했다. 좋은 꿈 또한 꾸지 못했다. 그 다음날이 되고 네가 우리 집을 나서는 순간에도 나는 그저 침대에 누워 멍하니 천장만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그래서, 너는?" "어?" "너는 걔 좋아하냐고." ...그러게. 나는 걔를 좋아하는 건가? 친구들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했다.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는 질문이었다. 왜 나는 그 부분에는 아무런 생각이 없었지. 가장 먼저 생각했어야 했는데. "우주야, 너 진짜 답답하다. 모태솔로 티 내는 거야?" "...그 정도로 답답해?" "당연한 거 아니냐." "솔직히 저 질문 하나 해결하면 모든 게 다 풀리는 건데." "걔는 대체 이런 바보같은 애가 어디가 좋은 건지." 그렇다고 그렇게까지 극딜할 필요는 없잖아 얘들아... "아니 근데 나 진짜 모르겠어." "걔가 널 좋아하는 걸 미리 알고 있었는데도 아무 생각이 없었다는 거네." "...그렇지." 아, 네게 더 미안해진다. 나 정말 바보같아. "그럼 일단 니가 걜 좋아하는지부터 제대로 생각해 봐." 생각, 생각이라. 어디부터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 걸까. "걔가 너한테는 친구들이랑 피씨방 간다고 했는데 길에서 다른 여자애랑 손 잡고 웃고 있는 거 보면 네 기분은 어떨 것 같아?" "뭐?" 뜬금없이 훅 치고 들어오는 한 녀석의 질문에 무슨 말이냐며 되묻자 그냥 대답이나 하란다. 어, 만약에 네가 다른 여자애랑 있다면, 근데 그게 나한테 거짓말하고 그러는 거라면. "짜증나." 정말 기분 나쁘겠지, 나는. "그럼 걔한테 애인 생기면?" "......" 너에게 애인이 생긴다면...? 내 표정이 자연스레 굳어가는 게 느껴졌다. 아, 이 기분 뭐지. 네가 엄청 미워지고, 내가 막 초라해지고, 엄청 울고 그럴 것 같은데. "...싫어." 나 그런 상황 마음에 안 들어. 없었으면 좋겠어. "좋아하네." "좋아한다." "빼박 좋아함." 굳어진 표정으로 대답하는 날 보던 친구들이 더 들을 것도 없다는 듯 동시에 말한다. 그게 다 네 진심이라고. 그런 게 바로 질투라고. 너는 그 애를 좋아하고 있는 게 분명하다고. 뭘 더 망설이고 있냐고. "......" 나는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친구들의 모든 말과 나의 모든 너에 대한 감정들이 한꺼번에 밀려와, 차마 바삐 정리를 하기가 힘들다. "걔한테 네가 특별했으면 좋겠지?" 친구의 그 말에 순간 머리가 멍해진다. 정리되지 않은 것들이 알아서 자리를 찾아간다. 그제서야 나는 깨닫는다. 아, 내가 너를 좋아하고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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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일기 마지막 줄 |
'별 거'라고 하기엔 그 의미가 너무 크니까. PS. 항상 많이 감사드리고 있어요 사랑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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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약속이란 이름의 ㅡ(lock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