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픽하이 - 우산
평행선 (Paraller lines) Part2.
"오빠"
"와"
"내 눈 좀 잘 봐봐"
"갑자기 와 이라나"
"뭘 왜 그래- 오랜만에 봤는데 오빠가 내 얼굴 안보니까 그렇지"
"자- 봤다. 와?"
"썬블록 또 한 동안 안발랐구나- 얼굴 진짜 많이 탔네-"
그가 머쓱한듯 뺨이며 목 언저리를 만지작 대며 실 없이 웃었다. 이러면 안되는거 알지만.. 아직 까지도 그가 내 애인인것 같다. 이 시간이 행복해.
평행선 (Paraller lines) Part2. 02편 中
주문한 식사가 나오고 내가 싫어하는 야채 샐러드 부터 나오길래 멀뚱히 바라보고 있으니 그가 포크를 건낸다. 야채 싫어하는거 뻔히 알면서.
"아직도 이런거 안먹나?"
말 없이 포크를 내려놓자 또 한바탕 잔소리를 해댄다. 애도 아니고 야채를 안먹냐는 둥, 여자들은 진녹색 채소를 많이 먹어야 어쩌구 저쩌구.
그의 끝 없는 잔소리에 입을 삐죽이며 심드렁하게 듣고 있자니 미간 사이에 주름을 잡고 열심히 내게 설교하는 그를 빤히 바라봤다.
스페인에 와서 이 사람을 마주하고 있는 지금 이 순간이 혹시 꿈은 아닌지, 이 사람이 정말 그가 맞는지, 내가 못 잊는 그 사람.. 정말 맞는지.
한참 동안 포크로 이것 저것 가르키며 이건 뭐고, 저건 뭔데 이건 어디에 좋고 저건 어디에 좋고를 논하며 진지하게 말하는 그를 가만히 오목조목 뜯어봤다.
"알았나? ...내 말 들은기가? 뭘 그래 쳐다보고 있노"
"오빤 진짜 하나도 안 변한것 같아서"
"변할게 뭐있나"
쑥스러운듯 웃으며 포크를 들고 샐러드를 뒤적이는 그. 해물이 잔뜩 들어간 해물스파게티에 포크를 가져다대고 먹으려니 문득 성용이가 생각난다.
"성용이 말이야"
그는 아무렇지 않게 포크를 내려놓고 물을 한 모금 마신 뒤 가만히 날 응시했다. 이 말을 해야할지 말아야 할지...
"뭔데 그라나"
"아 그게.. 어.. 그러니까.. 성용이.. 잘 지내냐고"
"뉴스 안보나? 잘 뛰어댕기드만. 지성이형 보다 낫네 어쩌네 말 많다"
어렵게 꺼낸 말에 그는 별거 아니라는듯 쉽게 대답했다. 그런 그를 보자니 미안함이 물 밀려오듯 밀려왔다. 조금 씁쓸한 표정으로 음식을 뒤적이는 그.
스페인에 와서 그를 보자마자 매몰차게 한게 생각나 더욱이 미안해졌다. 한적한 레스토랑. 그나마 옆에 있던 일가족도 식사를 마치고 나가버렸다.
휑한 식당에 간간히 직원들의 발소리와 움직임 소리만 들릴 뿐 우리는 어떤 대화도 하지 않았다. 미안한 마음에 그의 눈치만 살폈다.
진작 성용이 얘기를 하면 안되는거 였는데 괜한 소리를 해서 분위만 나빠졌다. 짧은 한 숨을 내쉬며 창 밖을 내다본다.
석양이 짙게 지는 하늘. 노랗고 빨갛고.. 예쁜 색을 내비추며 태양이 지고 있다. 노을이 그대로 창문을 통해 들어와 그에게도 나에게도 얼룩진다.
"우리.. 마지막 날 기억 나나? 주차장에서"
"으응..."
그는 노을 보다가 문득 그 날 생각이 난건지 머뭇거리다가 조심스레 내게 물었다. 말꼬리를 조금 늘이며 대답했다. 여전히 그는 창 밖을 바라본다.
무슨 생각을 하는걸까. 내가 성용이 얘기를 해서 마음이 안좋은걸까? 그 얘기를 꺼낸 나를 원망할까? 알 수 없는 그의 표정에 나지막히 숨을 내쉈다.
조금 오래된듯한 나무 바닥은 내가 움직일 때 마다 삐걱거리는 듣기 좋은 소음을 만들어 냈다. 음식이 식어서 더 이상 먹을 수 없게 됐다.
여전히 턱을 괴고 멍하니 창 밖을 바라보는 그를 가만히 응시했다. 우리 관계가 어쩌다 이렇게 불편한 정도로 꼬여버린걸까. 어디서 부터 잘못된걸까.
* * *
"자 열쇠"
낯선 주택가에 서서히 정차한 차. 그를 따라 내렸다. 그리고 내게 열쇠를 건낸다. 손을 내밀자 톡- 하니 장난스레 열쇠를 손바닥에 떨어뜨린다.
"문 단속 잘하고, 내일 1시에 데리러 올테니까 그 전에 어데 갈데 있으면 전화해라"
가만히 그의 말을 듣고만 있자 내 두 뺨을 잡고 고개를 들어 조금 웃어준다. 주광색 가로등 빛이 그의 웃는 얼굴을 환하게 비춘다.
말 없이 뒤를 돌아 운전석에 타는 그. 창문을 열고 어서 들어가라며 날 재촉한다. 먼저 가래도 끝까지 들어가라고 성화를 내는 바람에 대문을 살짝 밀었다.
삐걱이는 소리를 내며 나무 대문이 열리자 그가 문을 잠구라고 했다. 그의 말대로 문을 잠구고 어서 가라고 하자 그제야 천천히 엑셀을 밟는 그.
떠나가는 그의 차를 보며 보이지도 않겠지만 손을 두어번 흔들었다. 왠지 모르게 아쉬운 마음이 드는건 뭘까. 앞으로 지겹게 얼굴 봐야할텐데.
그래도 나만 그를 잊지 못한게 아니라 그 역시 나를 잊지 못했다는것에 위안을 삼는다. 나 혼자 힘든게 아니라 그와 함께 힘들다는것에 조금은.. 위안을 삼는다.
조그마한 마당에 환하게 켜져 있는 램프 몇 개. 덕분에 아담한 2층 집의 구조가 훤히 보였다. 마당 구석에 자리한 낡은 벤치에 앉았다.
나만을 생각한다면 그와 불편할게 하나도 없다. 아직 내 마음 한 켠에 그가 자리하고 있으니까. 하지만 성용이를 생각하면 아니다.
성용이를 생각하면 난 평생 그와 불편하게 지내야한다. 그래야 내 마음이 조금이라도 편할테니까. 성용이에게 준 상처, 낫게하지는 못해도 덧나지 않게 할 수 있으니까.
내가 그의 팀의 팀닥터라는걸 성용이가 알게되면 또 마음 아파할까? 잘 지내는 애한테 장애물이 될까? 아니, 성용이는 아직 나를 마음에 두고 있을까?
미안하다는 말로 정리될 감정이 아니라는 성용이의 1년 전 말잉 귓가에 맴돈다. 모질게 성용이를 내쳤던 그 기억이 내 머리에 가득찬다.
가슴을 죄여오는 죄책감. 아무 감정 없이 바라보던 성용이의 표정이 또렷하게 생각난다. 숨이 턱턱 막혀오는 기분에 찬 공기를 크게 들어숴본다.
차디 찬 바람에 두 뺨이 얼얼해질 때 까지 멍하니 앉아 있다가 이내 집으로 들어간다. 꽁꽁 언 몸 보다 가슴이 꽁꽁 얼어붙는것만 같다.
아고아고... 역시 항상 브금 고르는게 가장 힘드네요ㅠㅠㅠ 아는 노래도 없는 참.. 브금 땜에 지금 얼마나 시간을 낭비했는지ㅠㅠㅠㅠ
독자님들 좋은 노래 추천 좀 해주셔요ㅠㅠㅠ 많이 다운 되지 않는 발라드로요.. 부탁드릴게요!
이제 곧 방학인데 숙제들은 다들 하셨나요? 저는 밀린 숙제 하느라 요즘 정신이 없답니다ㅋㅋㅋ 혹시라도! 숙제 밀리신 분들 계시다면 지금이라도 합시다!!
저는.. 화요일에 개학이라서 죽어라 해야해요... 저는 그럼 다시 숙제하러 뿅!!
Thanks to.
기식빵님
지몽님
에코님
워더님
느리님
koogle님
활력소님
구얌님
다현이님
아몬드님
콩콩이님 (저번에 빼먹어서 죄송해요ㅠㅠㅠ 정신이..ㅠㅠ)
포프리님
똥코렛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