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쥔 리볼버를 더욱 단단히 고쳐잡았다.
'훈련받은 걸 떠올리면 돼...'
안전핀은 이미 풀린지 오래였다.
등에서 식은 땀이 흐르는게 느껴졌다.
'...! 발소리가 멈췄다.'
오른쪽을 슬쩍 보니 발이 조금 튀어나와 있었다.
'탕-'
"아악!!"
여자의 날카로운 비명이 들렸다.
바로 코너를 돌아 방아쇠를 당겼다.
가슴에 총을 맞고 쓰러진 여자에게 다시 한 번 총을 쏴 죽었는지 확인했다.
'... 세발 남았다.'
조금 전 총에 맞은 왼쪽 팔뚝이 저려왔다.
바닥에 떨어진 여자의 총을 주워들었다.
여자의 권총에는 16개의 총알이 들어있었다.
여자의 총을 챙기고 리볼버는 뒷주머니에 넣은 뒤 다른 한 명을 찾아 조심스레 걸음을 옮겼다.
컨테이너를 돌아도 다른 일행은 보이지 않았다.
다른 컨테이너로 이동하는데 뒤에서 인기척이 들렸다.
고개를 돌리는 순간 날카로운 칼을 휘두르는 여자의 모습이 보였다.
급하게 몸을 틀었지만 어깨부분에 칼이 스쳤다.
"아!!..."
-어디있어!-
무전기로 대장의 목소리가 들렸지만 신경쓸 여유는 없었다.
-들어간다!-
대장의 목소리가 들리고 곧이서 어디선가 총소리가 들렸다.
'누가 또 있나?'
멈칫한 사이 여자가 다가왔다.
급히 팔을 올렸지만 여자의 발에 차여 총을 놓쳤다.
'안돼..!'
"저격수라 그런가 몸이 느리네."
도망쳐야하나 고민할 시간도 없이 다시 여자가 칼을 휘둘렀다.
'총부터 잡아야해...'
"총 잡을 생각은 버리는 게 좋을 걸. 절대 저 총 못 잡게 할거니까."
팀원의 총인걸 알아챈 여자가 칼을 고쳐잡았다.
하필 양쪽 팔 모두 상처를 입어 움직일 때마다 통증이 느껴졌다.
'일단 먼저 칼을 치워야겠어.'
뒤주머니에서 리볼버를 꺼내 쏘는 순간 또 다시 여자의 발차기에 맞아 천장으로 총을 쐈다.
탕-하고 건물 전체에 소리가 울렸다.
"커억...'
여자의 팔꿈치에 얻어 맞아 머리가 울렸다.
'정신차려. 칼은 칼 뒷부분에 닿지 않게 잡아야 네 손 안베여.'
'근접전에서 마주치면 자세는 낮게, 일단 어디든 찔러서 상대방의 집중력을 흐린 다음에 도망쳐.'
앞에 붙어있는 나이프를 꺼내들었다.
내 위에 올라타려는 여자를 피했지만 그새 내 목을 졸랐다.
나이프로 여자의 팔을 그었다.
여자는 급히 팔을 빼며 나에게서 떨어졌다.
여자가 떨어지는 순간 다른 팔을 잡아당겼다.
무릎을 세워 옆구리를 가격한 뒤 나이프로 목 옆쪽을 그었다.
여자가 피가 솟구치는 목을 부여잡고 일어났다.
'몸을 틀어 피하고 그대로 찌른다.'
순식간이었다.
나도 모르게 달려오는 여자를 몸을 비틀어 피하고 그대로 여자의 몸을 내리찍은 뒤 나이프로 여자의 목을 찔렀다.
몸에 힘을 주며 일어나려는 여자에게 꼿힌 칼을 비틀었다.
여자는 가쁜숨을 내쉬며 피를 토하며 죽었다.
떨어트린 권총을 주워 여자의 머리를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
-어떻게 되가는지 말 좀 해!-
-기다려. 일단 저 저격수부터 잡고 들어가야해. 안그러면 우리 다 죽어.-
요섭이 흥분한 대장을 말리는 소리가 이어폰을 타고 들려왔다.
'...저격수..'
시선을 돌려 저격수가 숨은 곳을 찾았다.
그리 멀지않은 2층에 엎드린 저격수를 찾았다.
아직 내가 자신을 발견했다는 걸 눈치채지 못한 모양이었다.
팔을 뻗어 저격수를 향해 가늠쇠를 맞췄다.
'탕-'
빗맞았는지 컨테이너 위에서 떨어졌다.
저격수가 떨어진 위치로 빠른 걸음으로 다가갔다.
내 걸음소리가 들리게 다다갔지만 저격수로 보이는 한 여자는 머리에 피를 흘린채 등을 보이고 있었다.
등으로 흐르는 피를 보니 빗맞았지만 부상은 심각해 보였다.
여자가 고개를 돌렸다.
여자는 자신의 뱃지를 뜯으려고 손을 내렸다.
'탕-'
여자의 뱃지가 뜯기기도 전에 여자는 머리에 구멍이 뚫린채 뒤로 고꾸라졌다.
내 뒤에는 동운이 서있었다.
"...죽이지 않았어도 됐어요."
"... 죽이지 않았으면 죽었을거에요."
"저 사람은 그저 실격하려고..!"
"..모르죠. 그 사이에 총을 뽑을지."
...동운은 빙긋 웃고는 나를 찾았다며 소리쳤다.
앞서가는 동운을따라 걷다 처음 내가 있었던 컨테이너를 발견했다.
그리고 그 안으로 들어가는 순간 바닥에 놓인 검은색 유리병을 발견했다.
"여기 우리가 처음 배정받았던 컨테이너로 와. 검은색 유리병 찾았어."
-다른 참가자들이 몰려오고 있어.-
밖에는 요섭이 있었는지 요섭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렸다.
급하게 뛰어온 대장과 요섭이 가쁜 숨을 내쉬었다.
유리병을 던져 발로 대충 유리조각을 치운 뒤 종이를 집었다.
그리고 종이를 펼치는 순간 대장은 나를 자신의 뒤로 잡아 당겼고 동운은 나를 향해 총구를 들이밀었다.
[F24-1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