촬영은 계속 됐어.
여전히 너빚쟁은 재환이와 카톡을 하고 같이 밥을 먹었고
촬영장에서는 홍빈이와 장난을 치면서 놀기도 했어.
한번은 상혁이에게 연락이 와서 맛있는 밥을 사주기도 했어.
특별하지만 특별하지 않은 날이 계속 됐어.
그래도 너빚쟁은 자꾸 마음 속에 걸리는 게 있었어.
재환이가 항상 웃으면서 하는 책 이야기에 너빚쟁은 웃어주면서
대답하지 못하고 거기에 비밀을 만드는 것도 신경이 쓰이지만
재환이는 그 작가님을 만나고 싶은데 매번 까무잡잡한 남자가 대리인으로 오느라
작가님 얼굴도 못 보고 의견 조율도 잘 안된다고 칭얼거릴 때 마다 마음 한 켠이 불편한거야
그건 학연이도 마찬가지였어.
출판 관련 미팅에 항상 학연이가 대신 나가느라 애가 착해서 내색은 안해도
힘들고 불편해 하는게 눈에 보였거든. 그런 두 사람을 계속 보고 있자니
너빚쟁은 차라리 사실대로 재환이에게 이야기 하고 학연이도 편하게 해주자는
생각이 점점 커졌어. 그래도 너빚쟁은 재환이에게 있어서 재환이가 너빚쟁을
인기있는 여배우나 좋아하는 작가가 아닌 그냥 있는 그대로의 너를 받아주었으면 했어서
재환이가 그렇게 좋아하는 소설가가 자기라고 말하기가 어려운거야.
그래서 생각을 조금 정리하느라 촬영이 없었던 며칠 내내 너빚쟁은
그냥 집에 혼자 있었어. 재환이에게 연락이 오면 촬영 때문에 집에 못 들어간다고 하면서
바쁘다고 둘러대고 혼자 집에서 열심히 생각을 한거지.
그러던 어느 날에 너빚쟁은 갑자기 용기가 난거야.
얼른 재환이에게 이 사실을 말해주고 학연이도 편하게 해주자는 마음의 준비가 다 된거지.
그래서 심호흡을 한 번 하고 집을 나와서 재환이 집을 바라봤는데 현관문이 열려있는거야.
너빚쟁 집과 재환이 집 사이에는 엘리베이터가 있는데
그 앞에 캔버스랑 박스 등등 이것저것이 나와 있었어.
그걸 본 너빚쟁은 재환이가 집 청소를 한다고 생각했어.
그리고 예전에 너빚쟁이 재환이에게 집에 놀러가고 싶다고 했더니
평소에는 작업실로 써서 곤란해했던 재환이가 떠올랐어.
그리고 그때 재환이는 청소할 때라도 한번 가보고 싶다는 너빚쟁의 말에 그러라고 했었지.
그래서 재환이를 도와주면서 책 이야기를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조심스럽게 재환이 집의 현관문을 열었어.
그동안 한번도 가보지 못했던 집이라 그런지
괜히 더 궁금하고 설레는 마음이 들었어.
재환이 집은 어떻게 생겼는지. 재환이는 어떻게 사는지. 모든게 다 궁금했어.
문을 조심스럽게 열고 재환아-. 하고 불렀는데 답이 없었어.
그래서 잠시 나갔나 하고 생각을 한 너빚쟁은 신발을 벗고 거실로 들어갔어.
그리고 들뜬 마음으로 고개를 돌린 순간
거실 벽면에 가득 찬 너빚쟁의 사진을 볼 수 있었어.
그리고 어수선한 소리에 황급히 고개를 뒤로 돌리니
한 손으로 문을 열다가 너빚쟁을 발견하고 캔버스를 떨어뜨린 재환이가 보여.
너무 허접하니까 저를 매우 치십셔!!!ㅠㄴㅠ
아마 다음편은 재환이 번외 정도...?!
완결까지 몇편 + 등장인물들 번외
이렇게 조금만 더 쓰면 끝이네요... 흡....
오늘도 고마운
[암호닉]
뎨뎨아기님
레오눈두덩님
로션님
까까님
코쟈니님
치즈볶이님
오파리님
설렘님
홀리폴님
아영님
하얀콩님
찌꾸님
땡땡이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