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몇달이 지났을까. 너빚쟁은 이제 슬슬 이런 생활에 적응하기 시작했어.
가끔은 너빚쟁 스스로 이정도면 사생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어.
애들 음방은 꼬박꼬박 다 따라가지 대기실 안에서 애들 모습 구경도 하지
일주일 중에 많은 날은 애들 숙소로 같이 들어가서 애들이 뭐하나 구경도 하지
어떤 날은 빅스티비를 찍는데 물론 너빚쟁 모습은 안 보이겠지만 그 옆에 서서 구경을 한 적도 있었어
그러다 곤란한 상황이 생기면 항상 햇승사자가 도와줬어.
너빚쟁은 항상 몸이 부딪히지 않고 목소리를 감추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지만
그래도 20년 살면서 자연스럽게 나왔던거라 어쩔 수 없이 나오는 게 있어서 완벽하게 숨길 수는 없었어.
그럴 때면 햇승사자는 아무도 없는 공간으로 너빚쟁을 데려가거나 지난 번처럼
저절로 소리가 나오려는 너빚쟁의 입을 막아주거나 했어.
하루는 일본 엠넷에서 빅스를 인터뷰하러 왔어. 황토색 스튜디오, 붉은 슈트
모든 게 익숙한 장소에 너빚쟁은 서 있었어. 그래 맞아. 이 날은 상혁이가 택운이 성대모사를 한 짤로 유명한 그 날이야
자주 보던 그 영상 속 화면에 있는 것이 신기했는지 너빚쟁은 그 공간에서 방방거리면서 뛰었어.
스튜디오 앞 쪽은 카메라와 음향 등을 설치하고 있는 스태프들로 이미 어수선했어
그러다가 너빚쟁은 스튜디오 밖으로 나갈 타이밍을 놓쳤어.
앞으로 나가자니 설치된 카메라도 많고 서있는 스태프들도 많아서 잘못하다가는 부딪힐 것 같은거야
그래서 곤란한 표정으로 햇승사자를 바라봤더니 그저 어깨를 으쓱해
너빚쟁은 결국 인터뷰가 끝나고 정리가 다 될 때까지 조용히 스튜디오 구석에 있기로 해
대각선으로 마주보는 곳에 앉은 너빚쟁은 빅스가 하는 인터뷰를 쭉 지켜봤어.
중간 중간 아는 얘기가 나오니까 괜히 반갑기도 하면서 이렇게 실제로 보니까 재미있기도 하고
그래서 그 곳에 앉아서 다음에 애들이 할 말을 입모양으로만 따라하기도 하고
웃긴 부분에서는 차마 크게 웃지는 못하고 주먹으로 너빚쟁 무릎을 치면서 웃음을 참기도 했어.
그러다가 멤버들이 앞에 있는 카메라에 나와서 카메라를 바라보고 뒤에 있는 멤버들이
질문을 던지는 시간이 왔어. 드디어 상혁이가 성대모사하는게 나오는구나 하고 들떠있었는데
택운이가 카메라 앞에 섰을 때 생각보다 너빚쟁이 있는 곳이랑 그 곳이랑 가까운거야.
그래서 안 부딪히게 더 안쪽으로 들어가야겠다 생각한 너빚쟁은 차마 일어나지는 못하고
몸을 조금씩 끌면서 안쪽으로 자리를 조심히 옮겼어.
자기가 가장 시크하다고 생각하시는 거에요? 그쵸?
멤버 중에서?
자기가 가장 마음이 얼어붙은! 차가운, 차가운 그런 남자라고 생각하시는 거죠?
이 세상에서?
예 제가 제일 시크해요
오오오오오오오
오오오오옹오오!!!!
학연이의 말을 시작으로 중간중간 홍빈이의 양념이 첨가된 질문이 택운이에게 던져졌어
택운이는 처음에는 부끄러워 하면서 질문을 하고 있는 멤버들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가
막내인 상혁이가 택운이의 목소리를 따라하자 뒤를 돌아서 멤버들쪽으로 성큼성큼 다가갔어
멤버들은 오오오오 놀라면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고 이 장면의 키포인트는 묵묵히 자리에 서서
박수치는 재환이라는 걸 아는 너 빚쟁은 역시나 흐뭇하게 묵묵하게 박수를 치는 재환이를 바라봤어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모든 촬영이 마무리되고 스태프들은 하나하나 도구들을 정리하고 있었어.
빅스 멤버들은 스태프분들에게 일일이 인사를 하고 있었고 너빚쟁도 타이밍을 잘 맞춰서 나가기 위해서
엉거주춤한 자세로 자리에서 일어나 있었어. 햇승사자는 자기 일 하러 나갔는지 보이지 않아서
일단 밖에 있으면 햇승사자가 오지 않을까 막연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어
그러던 사이에 빅스 멤버들은 인사를 다 끝냈는지 매니저의 지시에 따라서
스튜디오를 하나 둘씩 나가기 시작했어. 뒤에서 잘만 따라가면 들키지 않고 나갈 수 있겠다고 생각한 순간
팔 하나가 나와서 너빚쟁을 잡아. 그리고 어 하는 소리를 낼 순간도 없이 끌려갔어.
너 누구야?
그 순간 공간이 바뀌면서 하얀 공간으로 바뀌었고 너빚쟁의 눈에 딱딱하게 굳은 표정을 하고 있는 햇승사자가 보였어
늦게 와서 죄송해여ㅠ3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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