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이른시간에 집에서 나와 길을 걸어가니 오늘따라 해가 쨍쨍찌는탓에 눈이 자연스럽게 찡그려졌다.
해가 이렇게 내리쬐는 날씨보다는 비가내릴듯 약간은 우중충한 날씨를 좋아하는 나에게 이런 날씨는 인상을 찡그리게만들었다.
아..눈아프다.
"어? 거기 내앞에 걸어가는 쪼끄만애!"
그렇게 학교를 걸어가던중 익숙한 목소리에 불안한듯눈을 굴리니 뒤에서 뛰어오는 윤두준이 내 어깨에 팔을 기대온다.
뛰어온게 힘들지도 않은지 헥헥되는 기색없이 크게 웃음을 터뜨리는데 이자식 잘생기긴 진짜 잘생겼다..
괜히 부끄러워져 눈을 아래로 깔고 소리쳤다.
"아 떨어져!"
"어구구 혼자서 걸어가니깐 심심했지? 오빠가 같이 걸어가줄께"
그렇게 자연스럽게 내 머리에 손을 올려놓더니 말을 이어가는데.. 이자식이 또오빠타령이야
"아 진짜!! 내가 어린애 취급 그만하랬지! 너 내가 선배인데 계속 그렇게 반말 할꺼야?!대답해!!"
"...."
"....대답하라니깐!!"
내가 다시 고개를 들고 짜증스럽게 머리를 정리하니 윤두준이 멍하게 내 얼굴을 바라보고 있어서 고개를 다시 아래로 깔며 말을 이어갔다.
그렇게 한참을 조용히 있었을까 윤두준이 나를 갑자기 꼭 안으면서 조용히 말했다.
"와....미치겠다. 너 완ㅈ.."
"야!!윤두준!!!얼른 뛰어와!!어제 니가 급한일 있다고 도망가서 선생 화났어!!"
윤두준의 말을 듣기도 전에 창밖으로 소리치는 두준의 친구에 말을 끝까지 듣지 못했다.
윤두준네 선생님 완전 무서운데..
자기도 그걸아는지 작게 찡그리며 날 다급하게 바라보면서 얘기했다.
"..이따가 연락해라!"
그러고는 챙이넓은 모자를 내 머리에 올려주고 학교쪽으로 뛰어갔다.
아..쟤무슨말 하려던거지..
근데 어제 윤두준 나랑 놀러갔었는데..그게 급한일인가..? 아니면 급한일이 취소되서 나랑 놀자고 한거야?! 아오!! 이자식을 그냥!!
괜시리 뾰루퉁해져서 천천히 학교로 걸음을 옮기며 윤두준이 내 머리에 올려둔 모자를 집었다.
툭-
그러다 무언가 떨어지는 소리에 의아해서 땅을 바라보니 분홍색의 종이가 떨어져있었다.
눈을 천천히 깜빡이며 종이를 펴보니 윤두준 특유의 글씨체로 빽빽하게 무언가 씌여있었다.
[꼬맹아 햇빛싫다고 눈 찡그리면 못생겨지니깐 이거쓰고 눈예쁘게 뜨고 다녀라! 연락하는거 잊지말고 -두준오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