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
"쟤, 밤새 울어요."
"신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요정은 소멸당해 마땅한 건데, 뭐가 잘못된건가?"
"진짜 너무하네..."
"요정이 소멸되지 않으려면, 방법이 하나 있지"
"....뭔데"
"너가 나를 사랑하는 것."
"뭐????"
"내 목적은 너가 나를 사랑하는 것이고, 너는 요정이 한 말 때문에 그걸 거부했지.
그러나 만약 너가 승낙을 한다면 요정이 내 목적을 방해한 것이 없으니 소멸될 필요가 없고."
"사랑이라는 걸 어떻게 수단화를 시킬 수 있는거야? 신들은 원래 그러니? 감정이 무슨 돈이야?"
"싫으면 말아."
후...
"언제까지 결정해야 되니"
"당장"
"뭐?"
"협상은 단발성이야. 생각이 많아지면 결정은 더 어려워지지."
"그럼, 내 조건도 하나 추가해줘."
"일단 말해 봐"
"진심을 원하지는 마."
"...."
다니엘은 티내진 않았지만 당황했다.
비본님의 명령은 분명 진심을 담아 자신을 사랑해야 하는 여인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었는데.
"대답해."
"..알겠다. 앞으로 요정에게 소멸에 대한 얘기는 하지 않겠다"
"오케이. 당장 요정이에게 말해."
협상은 끝났다.
이제는 저 보기만해도 진저리쳐지는 신을 사랑하는 척을 해야한다니.
머리가 더 아파오는 것 같다.
**
"요정아 나랑 오늘 회사 좀 같이 가자!"
"혼자는 못 가요.."
"잠시만."
나는 다니엘 방으로 들어갔다.
"노크."
"똑똑"
"왜"
"회사가자"
"회사를 갑자기 왜. 주말인데"
"요정이가 필요해"
"...가자"
요정이 소멸사건 이후로 다니엘과 요정이의 관계가 예전만큼 가까워보이진 않았다.
엄청 어색해보이는데..
"요정아. 버블티먹을래? 누나가 맛집을 아는데"
"맛있겠다!"
**
"뭐 먹을래?"
"음~ 나는 타로!"
"초코 하나, 타로 하나 주세요!"
"음..? 여주님.. 다니엘님꺼는요?"
"쟤? 지가 알아서 사먹어야지"
크크크 나는 우리 요정이만 챙겨야지~
"타로 버블티, 초코 버블티 나왔습니다~"
"네!"
요정이가 버블티 두 잔을 가지고 와서 하나는 나를 주고 하나는, 다니엘을 주었다.
"왜 쟤를 줘?"
"수량이 부족하면 제 것은 다니엘님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아우 진짜!!야 너 먹어 이거"
"아녜요! 이거 여주님 드세요!"
"나는 우리 회사에서 더 맛있는거 먹을거야"
**
"이거를 한장씩 모아서 총 200장을 만들어야 해. 스테이플러도 잘 찍어야되고, 테이핑도 깔끔하게!"
"네!"
브리핑 자료를 프린팅해서 모아놓고 요정이와 함께 모아서 자료를 만들었다.
다니엘은 버블티만 쪽쪽 빨면서 컴퓨터로 축구나 보고 있었다.
"어유 재수없어 진짜"
"뭐?"
"아무것도 아니다~"
**
여주와 지훈이 팔짱을 끼고 앞에서 신나게 걸어가고 있다.
누가 보면 둘이 사귀는 줄 알겠다.
요정, 저 놈은 참 착하고 나한테 잘 하는 애인데 눈치가 너무 없어서 그게 탈이다.
"둘이 사귀냐. 요정을 사랑하는 걸로 보이네."
"우리 요정이 내가 엄청 사랑하죠~! 그러니까 우리 사이에 끼지 말지?"
"너 이거 계약과 다르다"
"우리 계약 조건에 그 쪽만 사랑해야 한다는 건 없었잖아"
".."
"두 분. 티격태격하시다 정드시는 것 아닙니까?"
"윽 뭐래..."
"....?"
"는 아니고! 내가 다니엘 사랑하지 그럼!"
나는 다니엘의 팔짱을 끼고 신나게 앞으로 걸어나갔다.
지훈은 둘을 보고 흐뭇하게 웃었다.
귀여운 분들이야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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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닉>
[셸], [레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