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대한테 떠밀려서 나갔는데 김성규가 없는 거야
비상구처럼 보이는 곳 있길래 혹시 몰라서 가봤는데 거기도 없었음
"뭐여..."
다시 나가려는데 바로 코앞에 김성규가 어깨가 보였음
귀신인 줄...
비상구 문 닫고 벽에 기대있는 내 앞에 가만히 서 있길래
나도 그냥 고개 숙이고 구두 끝으로 바닥만 쿡쿡 찌르고 있었음
김성규랑 어색하니까 겁나 불편한 거야 빨리 나가고 싶고 ㅠㅠ
김성규가 아무 말 안 하길래 내가 너무 답답해서 올려다보는데
계속 나 내려다보고 있었는지 눈 마주침.
놀래서 다시 고개 숙이고 물어봤지
"왜 불렀는데."
"화내지 말고 들어"
"...?"
"일이 있어서 어제 부산에 내려갔다 왔어"
"......"
"휴대폰 깜빡하고 안 들고 내려가서 너한테 연락 못 했던 거고
일부러 너한테 연락 안 한 거 아니야"
"..그걸 왜 나한테 말하는 건데"
"화났잖아 지금."
"(아닌 척하다 들킴)"
"그러니까"
"..."
"내 앞에서 짜증 나는 듯이 있지 마 안 그래도 미안하니까"
내가 뭐 때문에 화난 줄 잘 알고 바로 사과하는 김성규 때문에 화도 못 냄
표정은 늘 짓는 무표정이라도 나한테 미안하다고 했던 말이 진심이라는 거 알기에
기분 나빴던 거 다 풀어짐
그래 일이 있을 수도 있었는데 나레기가 존나 소심했어...
이런 미안함 마음도 들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싸우지도 않았지만 결국엔 잘 품!
"근데 부산에는 왜 갔다 왔어?"
올려다보면서 물어보니까 아무 말 없이 내 머리 헝큼
내가 제일 싫어하는 거.... 부들부들
"아 씨 이거 하지 말랬잖아!! 응얽 내 머리"
"많이 서운했냐"
"..너 같으면 화 안 나겠냐고 얘는 어제부터 연락도 없지
근데 다른 애들은 니랑 연락했다고 하지
근데 오자마자 나한테 아는 척도 안 하지.. 사람 걱정했더만 이러기.. 아, 아니"
"걱정했어?"
"딱히 걱정한 건 아니고"
"ㅋ"
"ㅎ... 들어가자 춥다"
창피해서 비상구 나가려는데 내 어깨에 팔 걸치면서 물어봄
"걱정했어 울 액히?"
"..."
"오빠 너무 감동인 걸? 뽑뽀라도 할까?"
"아ㅡㅡ"
"넝~담~"
"작작해라 화낸다"
"어"
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깐이라도 걱정했었던 내가 병신이었음
기분 풀어주려는 건지 더 화나게 하려는 건지
계속 연서복 따라 하는 김성규 무시하고 다시 가게 안으로 들어오니까
김종대가 나보고 빨리 오라고 손 흔들고 있었음
"아아아아 ㅡㅡ!!"
"왜 그래ㅋㅋㅋㅋㅋㅋㅋ성규랑 잘 풀었어?"
"더 화나게 한다"
종대한테 있었던 일 말해주니까 빵 터져서 한참 웃다가 미쳤네~ 하고 맞장구쳐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김성규도 진짜 나이 먹어서 변했네"
"뭐가? 아 성격이 더 더러워졌지!"
"아니지 더 부드러워진 거지"
"뭬?"
"야 고등학교 때는 오늘처럼 너 혼자 삐쳐있으면 더 건들고 싸웠잖아 때리고 욕하고"
"그랬었지 갑자기 화난다"
"싸워도 일주일은 기본이었는데 이젠 먼저 풀어줄줄도 알고 안 본 사이 많이 변했네"
그런가? 하고 멀뚱히 쳐다보니까 좋은 거야~ 하면서 술 따라줌
헿ㅎ헤 그래 좋은 거겠지!
.
.
.
"야 우리 반만 따로 노래방 갈 건데 갈 사람?"
"당연히 다 가야지!!"
ㅅㅂ.. 망할 반장
거의 동창회가 마무리 돼가는 분위기였음 막차 끊기기 전에는 가봐야 하니까 ㅇㅇ..
갑자기 우리 반에서 제일 비글스러웠던 애가 갑자기 노래방을 가자는 개소리를 하는 거야
근데 못 뺀다는 반장 말 듣고 바로 연기를 시작함
술 취한 연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노래방 가면 첫 차 타고 집 가야 하는 걸 알기 때문에 바로 테이블에 엎드림
김종대가 놀란 톤으로 내 어깨 흔들면 ㅇㅇ아? 하는데 혼자 찔리는 거임 들킬 거 같고
즈블 근들즈 믈르그...
몇 번 깨우다가 아무 미동도 없으니까 김종대가 안 되겠다면서
"야 김뚜기! ㅇㅇ 취해서 가봐야겠다 우린 빼 줘!"
"아 그런 게 어딨어! 너 처음 왔으니까 가야지!!"
"ㅇㅇ이는 어떡하라고!!"
"그냥 데리고 와!!"
자연스럽게 머리카락 내려서 얼굴 가리고 눈 떠서 상황 보는데
종대가 우린 빼달라고 찡찡거려도 김뚜기는 계속 안된다 하고
저 김뚜기년....!!!!!
"얘 내일 아침 일찍 볼 일 있다 해서 가봐야 해. 나도 그렇고"
"......"
"김종대 너도 내일 여기 교순가 만나러 간다면서"
"어? 어 맞아"
"그러니까 너희끼리 가"
김성규가 단호박 돋게 말하니까 김뚜기가 알겠어 하고 대답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꼬시다 낄낄 하고 속으로 웃다가 한 10분 좀 지나니까 사람들 나가는 소리 들리면서
김종대가 가자고 일으킴 안 들키게 고개 푹 숙이고 자연스럽게 기대서 나감
신난다!! 안 가도 된다!!
"김종대 술 마셨지"
"조금?"
"대리 부른다"
"운전해도 될 거 같은데? 많이 안 먹었어!"
"미쳤네 얘 데리고 차 안에 앉아있어"
그러더니 비상구로 먼저 내려가고 나는 종대랑 엘리베이터에 끼여서 내려가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주차장에서 김종대가 뒷 좌석에 나 태우고 한 5분 있었나 대리운전 해주시는 분이 오심!
종대가 예의 바르게 인사하는 모습이 흐뭇해서 엄마 미소로 쳐다보고 있는데
갑자기 뒷좌석 문이 열리더니만 김성규가 차 안에 있는 나 보더만
"...술 좀 적당히 마시라니까"
혀 차면서 나 끝으로 밀어내고 지가 탐
ㅅㅂ..
집으로 가는 길에 종대는
"기사님 피곤하시죠? 커피라도 좀 드릴까요?"
"요즘 조류독감 때문에 난린데 뭐 치킨이랑은 상관없는 얘기겠죠?"
심심하지 말라고 기사님한테 말 붙이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성규는 구석에 널브러져 있는 나 일으켜서 지 어깨에 기대게 해줌
진작에 이러면 좋을 거 아냐 개성규야...
종대랑 기사님 이야기하는 거 듣다 보니까 어느새 잠이 듦
.
.
"ㅇㅇ아!!"
....?
"일어나!! 집 다 왔어!!"
부스스 하게 일어나니까 둘 다 나를 빤히 쳐다보는데
왜 그렇게 봐...... 부끄럽쟈나
"진짜 못생겼다"
"..그러게"
ㅅㅂ
민망해서 머리 정리하고 있는데 갑자기 배가 아픈 거야
아.. 이거 이대로 놔두다간 차에서 볼일 볼 거 같은 기분이 들길래
김성규랑 같이 올라가야 한다는 생각도 버리고 먼저 차에 내려서 인사하고 아파트 안으로 뛰어들어감
때마침 엘리베이터도 1층에 있어서 타고 바로 올라가는데
쌀 거 같은거야 식은땀 나고 다리 후들거리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집 도착하자마자 구두 던져 버리고 바로 화장실 가서 바로 볼일 봄
살..거같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세상 다 산 표정으로 변기에 앉아있는데 카톡이 옴
보니까 김성규였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바로 김종대한테 카톡했거든
김성규 ...후
카톡 창 닫고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나갈 준비를 했음
피곤하긴 무슨. 오랜만에 셋이서 만나는 건데 어떻게 안 나갈 수가 있음!
바로 포장마차로 달려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포장마차 모한테 반갑게 인사하면서 들어가니까 구석 자리에 앉아있더라고
둘이 앉아있는 테이블로 걸어가는데 김성규랑 눈 마주치자마자
답 없는 년.. 이런 표정으로 쳐다 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중에 보자는 게 이거였어?"
"응ㅋㅋㅋㅋ"
"술 깼어?"
대충 고개 끄덕이면서 답해주니까 소주 잔이랑 젓가랑 내 앞에 놔둬 주는 종대였음
누구랑은 다르게 너무 착한 우리 종대
찔리라는 듯이 말하니까 김성규가 뭐. 하고 쳐다봄
망할 놈
"야 우리 졸업하고 처음으로 셋이서 모이는 거네?"
"그렇지"
"자 ㅇㅇㅇ 술 받고"
건배! 하고 서로 잔 부딪히는데 기분이 이상했음
학교 앞에 있던 짜장면집에서 장난으로 사이다로 건배했던 기억도 나고
씩 웃으면서 술 마시는 김성규 보니까 지도 기분이 좋은가 봄
고등학교 3년 내내 같이 붙어 다니던 셋이랑 같이 모여있으니까 지금이 진짜 동창회 같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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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년지기 김성규 4편 초록글 감사합니다! 늘 감사해요 정말로!!
카톡이 너무 헷갈리죠.. 저도 편집하다 2번을 엎었어요 ㅋ..ㅋㅋㅋ
동창회 편이 꽤 길어져서 당황..
그래서 5편을 상,하로 한 번 더 나눴어요 나중에 하편에서 봬요~
5편 상,하로 나누지 않고 바로 6편으로 넘어갑니다! 죄송해요T.T
또 종대랑 성규가 삼각관계냐고 물으시는데 절대로 아니에요! 걱정 마세요!!!
셋은 친구예요! 종대가 뭐 ㅇㅇㅇ를 좋아한다거나 좋아한다는 그런 이야기는 없을 테니 걱정 노노해요!
그리고 브금 너무 좋긔..... 요즘 이것만 들어요 ......
암호닉 신청해주신 말럽들 !!!!!!
꿀님, 잔도뉴님, 루루님, (우현)님, 굴비님
꼬불님, 요거트스무디님, 바밤바님, 모카민트님
항상 읽어주시고 댓글 남겨주셔서 감사고 사랑합니다 ♥
+성규가 화난 게 아니였어요! 걱정하시길래 조만간 싸우는 거 하나 써보려구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