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대에서 썸타는 중인 권순영과 이지훈
둘 다 체대에 재학 중. 거의 모든 운동에 관심도 많고 운동 신경도 탁월한 편이라 곧 잘 해내는 순영이와 달리 지훈이는 그냥 성적도 생각해보고 공무원은 하고 싶은데 교과목은 자신없고..고민하다가 그냥 달리기가 괜찮아서 들어온 케이스. 처음에 개강총회할 때 꼬물꼬물 일어나서 뜸 들여가며 자기 소개하는 지훈이.
어, 이번에 입학한 이지훈..입니다.
96년생이고, 잘 부탁드릴게요.
그리고 그 쪼꼬미가 하는 인사에 이미 반쯤 홀린 순영이. 자기 차례 왔을 때는 건성으로 새내기 권순영, 입니돠! 분위기, 그거 제가! 잘 띄웁니돠아-! 이런식으로 소개해놓고 지훈이 힐끔힐끔 쳐다보기 바쁨. 낯 가리는 지훈이는 선배들이 주는 술 거절 못하고 한 잔 두 잔 있는대로 들이키는 중. 저거 요령 되게 없네.. 속으로 생각하던 순영이가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서는 지훈이의 옆자리에 앉음. 넉살좋게 웃으며 여기 있는 선배님들한테는 아직 한 잔도 못 받은 거 같습니다, 하는 순영이에 신이 난 선배들의 관심이 분산되니까 둔하지는 않은 지훈이도 그거 눈치채서 꾸벅 인사하면 온 세상 가진 거 같이 화사하게 웃어 보이는 순영이. 덕분에 가슴이 간질거리는 지훈이는 그냥 고개 푹, 숙이고. 순영이의 이러한 행동들은 계속 됨. 신입생들이라 뭐 나르라고 부르는 잔심부름질이 심한데 그 때마다 지훈이꺼까지 들고 가는 순영이. 바라보면 되려 당당하게 왜? 라고 물어봐서 지훈이가 우물 쭈물 그거, 내 짐인데..하면 아, 나 무거운 거 드는 거 좋아해. 이런 실없는 소리나 해대고. 근데 나 땀이 많이 나서..좀 닦아주라. 하는 순영이 말에 또 거절 못하고 담담한 척 땀 닦아주는 지훈이. 그러다가 눈이라도 마주치면 안 피하고 빤히 바라보는 순영이라 지훈이는 괜히 자기가 다시 땀이 남. 심지어 지훈이 잘못도 서슴없이 제가 잘못한 거라고 말하는 권순영. 선배들한테 문자를 꼭 돌려야했던 중요한 일을 까먹은 지훈이 때문에 분위기 삭막해져 있는데 순영이가 모르고 들어왔다가 바로 눈치 채고는 변명함.
아, 그 날 제가 장난친답시고 지훈이 핸드폰 가져갔다가 까먹어서 오늘이에야 돌려줬는데..
진짜 죄송해요, 지훈이가 특히 안절부절했는데 제가 별 생각 없이 넘겨서.
너는 그걸 왜 말 안하고 있어, 죄송해요, 형 진짜.
진짜 제 잘못인 듯 사과하는 순영이에 지훈이는 제가 정말 순영이한테 핸드폰 뺏겼나 싶기까지 함. 평소에 친화력이 좋아서 여기저기 친분을 쌓아놓은 순영이라 덕분에 유하게 넘어감. 둘만 남아서 지훈이가 손 꼼지락대다가 왜 그랬어, 하고 물어보면
...너한테 잘보여야 하니까.
하고 씩 웃는 권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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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방에서 쓰던거라 아마 구독료는 계속 없을거에요!
*워낙 이것저것 다 먹어서 여러컾이 올라올 예정입니다.
*원하시는 커플링과 설정 댓글로 남겨주시면 다음에 데려올게요, 절반이 이미 그런 글이라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