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전국에서 알 수 없는 병명인 환자들이 열 명을 넘어가고 있습니다. 환자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잠에 들 듯 쓰러졌다가 심장박동을 멈추고, 그 이후 다시 눈을 뜨는. 마치 좀비를 연상시키는 듯한... ]
[ 여러분! 지금 ‘좀비 바이러스’ 비슷한 게 퍼지고 있대요! 아직 사람을 뜯거나 죽인 사례는 없지만 거의 좀비와 비슷한 사람들이 열 명 가까이 있다고 하네요! 다행히 창고 같은 곳 에 갇혀있으니 걱정 마세요! 예방법이 없으니 손도 깨끗이 씻고 일단 조심하세요! ]
언론을 떠들썩하게 만든 ‘좀비 바이러스’ 물론 이것도 잠깐의 해프닝이겠거니 했다. 저렇게 온갖 난리를 쳐도 바이러스에 감염됐다던 사람들은 창고 같은 곳에서 갇혀 죽임을 당해 썩어갈테니. 설마 그것들이 밖으로 나와 사람을 죽이고 어쩌고 할 만한 일은 없을거라고 생각했다. 아니나 다를까 그 사건은 몇 일이 지나자 없던 일 인 것처럼 잠잠해져갔다, 홍빈의 기억속에도 사라져갔고 불안에 떨던 사람들은 또 정부가 무슨 사고를 쳐서 막으려고 손을 쓴거네, 뭐네, 하고 말도 안되는 말들만 익명으로 가득 달아놓을 뿐 이었다. 그리고 여느 날 과 다름없이 사람이 없는 편의점에 앉아 평화롭게 인터넷을 돌아다니며 좀비바이러스에 관한 사람들의 반응을 한껏 비웃어가며 이리저리 돌아다녔을 뿐인데 무슨 일인지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좀비바이러스가 뜨기 시작했다. 이게 무슨일이래, 하고 클릭함과 동시에 여러 기사와 댓글들이 뜨기 시작했다.
[ 좀비 바이러스, 전국에 확산… ]
[ 한반도 전국에 좀비바이러스 확산… 비상경보 발령. ]
[ 사상 최초 좀비 바이러스… ]
[ 여러분들 얼른 문 단속 하시고 물같은거 식량같은거 다 준비하세요! 라디오나 인터넷, TV켜두시고 생존신고 하시길! ]
[ 가둬놨던 좀비들 나가서 사람 물고 지랄하다가 다른사람들도 좀비로 변한거래 씨발 좆같네 진짜.. ]
하늘이 무너질듯한 기분이 이런건가, 눈 앞이 노랗게 변하고 정신이 아득하게 멀어졌다. 그리고선 하나하나 스쳐가는 생각들. 손이 바들바들 떨렸다. 이렇게 갑작스럽게 퍼질줄이야. 바들바들 떨며 문을 바라보자 여느때와같이 평화로운 것 같은데. 훤칠하게 양복을 입은 남자와 짧은 치마를 입은 여고생 두명이 겁에 잔뜩 질린 표정으로 편의점으로 달려왔고 그 뒤를 이어 어딘가 이상한, 피부가 창백하고 피에 젖어있고 반쯤 뜯어져버린 하관, 뼈가 보이는 입을 잔뜩 벌려서 비틀비틀 달려오는 이상한 누군가가 그들을 쫓았다. 다리에 힘이 풀려 자리에 주저앉았다. 빠르게 달려오던 그들은 이내 편의점 안으로 들어왔고 세게 문을 쥐어잡고선 좀비가 들어오지 못하게 손이 붉게 변하고 핏줄이 올라올 정도로 세게 붙잡았다. 그것은 무섭게 달려와 문에 자신의 몸을 쾅,쾅 부딪혔고 썩은 동태 눈 같은 그 눈에는 몸에 부딪혀 상처가 나는 고통보다 눈앞에 있는 살아 움직이는 고깃덩어리들, 그 들을 향한 욕망밖에 보이지 않았다. 지능이 없어 일단 자신의 욕망, 본능이 우선인걸까. 생각보다 힘이 셌다. 편의점의 문은 점점 세게 흔들렸고 짤랑짤랑 거리며 손님을 반길때만 울리는 종이 시끄럽게 울렸다. 점점 그들도 힘이 빠지는 듯 문을 잡은 손이 바들바들 떨려왔고 여고생 한명이 눈물에 젖은 얼굴로 홍빈을 돌아보며 도와달라며 소리쳤다. 그제서야 그 좀비가 그를 발견했다. 그 더러운 눈동자가 홍빈을 바라봤고 이내 몸이 부딪히는 힘은 더욱 세져만갔다. 이윽고 뒤쪽에는 흉측한 꼴을 한 또 다른 좀비들이 몰려왔다.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않아 일어서지 못하고 벌벌 떨며 뒤로만 물러섰다. 탁, 하고 차가운 문에 닿았고 들어가지 않는 힘을 꾸역꾸역 넣고 무작정 창고로 들어가 문을 잠갔다. 그 와 동시에 짤랑거리는 종소리가 크게 울렸고 듣기 싫은 좀비의 울음소리와 동시에 여러명의 사람들의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귀를 틀어막고 눈을 질끈 감아도 까드득 거리며 부서지는 뼈의 소리와 크게 울리던 비명 소리가 잦아지고 고통을 느끼는 듯 한 신음소리.
인간의 본능이란 잔인하고도 이기적이었다. 자연스럽게 뒷걸음질 치고 혼자서만 창고로 들어와 아무도 들어오지 못 하게 문을 잠갔다. 그게 홍빈의 본능이었고, 인간의 본능이었다. 어쩔 수 없었잖아, 하고 스스로 위로하기엔 너무 잔인했다. 세명의 사람이 고통스럽게 죽어갔고 그 세명이 다른 세명을 죽일것이다. 그런 잔인한 짓을 자신은 인간의 본능이었다며 덮으려고만 했다.
“ 흐으…, 흑… 엄마아… ”
새아빠와 함께 멀리 떠나버린 동생, 홍빈을 버리고 하늘나라로 떠나버린 엄마, 어디서 살아가는 지 모르는 아빠까지. 심지어 미워하던 친구들과 평생 함께 가자며 웃던 친구들, 그들과 함께하던 추억들이 머릿속에 스쳐지나갔다. 주머니에 잡히는 휴대전화를 들었다. 무작정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들려오는건 지겨운 수화음 소리와 전화를 받지않아, 하는 녹음된 소리. 울컥 눈물이 나왔다. 정말 혼자남아버렸다, 그래도 혼자라고는 생각해본적 없었는데 이렇게 혼자 남아버렸다. 젖은 얼굴을 세게 벅벅 문대 닦아버리고 뺨을 세게 쳤다. 정말 혼자가 되버린 지금,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했다. 후들거리는 다리를 붙잡고 창고의 문을 살짝 열자 좀비들은 모두 빠져 나갔는지 정적만이 맴돌뿐이었다. 그리곤 코를 찌르는 피 비린내와 썩은내. 질끈 감았던 눈을 뜨자 덩그러니 놓여있는 붉은 살덩어리들. 그리고 잔뜩 바닥을 적신 피들까지. 울컥 구역질이 올라왔다. 그리고 아차,싶어 얼른 달려가 문을 잠궈버렸다. 더 이상 사람들도 좀비들도 들어오지 않도록.
편의점이라면 식량도 충분했다. 창고에도 먹을 것들은 가득했고. 씻거나 마실 물도 가득 쌓여있었다. 여기서 버티는게 제일 좋을 것 같았다. 아무도, 들어오지 않고, 나 혼자서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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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독방에서 많이 가져오기도 한 첫부분이라서 포인트를 걸까 말까 고민 많이했었어요
거기다 제가 엄청난 금손도 아니라서 이런 작품에 포인트를 걸어야할까 고민도 많이 했고
댓글 걱정도 많이 했어요ㅠㅠ 글 쓰고나서 올리면 댓글 보는게 유일한 낙이니까..
그러다 그냥 설정 안하려고 마음먹고 올려영.. 나중에 중요한 장면때쯤엔 10정도만 설정해놓으려구요
괜찮을까영..(소금소금) 아, 그리고 첫짤에 움짤이나 사진을 올리는건 컨셉이에요 ㅇㅅㅇ*
사실 그냥 별 의미없이 올리는건데 그 편에 중심적 내용과 비슷한 사진이나 움짤이 생기면 올리는거에요
사진있을때는 매번 (사진주의) 써놓을테니까 혹시라도 저런 짤 못 보시는 분들 있다면 눈 꼭 감고 클릭해주세요!
어 근데 말투가 왜이렇게 딱딱하죠 지금 보니까.. 그냥 첫편이라 주절주절 말이 많아영 원래 말도 많지만ㅋㅋㅋㅋㅋㅋ..
아 맞다 그리고 암호닉은 언제나 받아요! 언제나 환영..(수줍)
맞춤법이나 오타지적, 피드백할 문제들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보는 즉시 수정하겠습니다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