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er.종인
" 아, 그냥 운동 나왔어요."
혹시 만날 수 있을까 하고 나왔어요.
" 아..ㅎㅎ 저번에 음식 맛있게 드셨어요?"
" 아.. 그게.."
" 맛 없던가요?? "
"아뇨, 그게 아니라. 운동다녀왔더니 다른 멤버들이 다 먹었더라구요..ㅎㅎ."
"아.. 그렇구나.. 원하시면 해 드릴까요?"
그러면 진짜 좋을것 같은데
" 정말요??"
"ㅎㅎ 네."
" 언제요??"
" 에?? 지금 해 드릴까요..?"
" 네 !! "
나도 모르게 지금 해달라는 식으로 징징거렸다.
" 저희 집 갈래요? 뭐 해드릴게요!"
하고 밝게 웃으며 내 팔을 잡아 이끄는 순간
심장이 두근 거리는 소리가 밖까지 들릴까 조마 조마 했다.
나에게 음식을 해 주겠다며 앞치마를 둘러 매는 모습이 아름다웠다.
빈 냉장고를 보며 당황한 기색을 내 비치는데도 그저 아름다웠다.
"어.. 저기...저희.. 장 보러갈래요?"
" 장이요?"
" 네!! 시간 없으시면 어쩔 수.."
" 좋아요ㅎ."
없는 시간도 만들어 내서 가야한다 무조건.
"저기.. 장은 그냥 슈퍼에서 간단히 봐요! 사람 많으데 가면 안 되잖아요."
" 아니에요. 아직 신인이라 모르시는 분 많을껄요. 처음에 ㅇㅇ씨도 모르셨잖아요."
난 그저 더 멀리 다녀 오고 싶었는데
오해 될 말을 해 버렸다.
그런 의도로 한 말이 아니였는데 살짝 표정이 굳어졌다,
" 그래도.. 슈퍼에서도 재료 다 살 수 있어요! 슈퍼로 가요."
" 뭐 드실래요? "
" 전 아무거나 좋아요."
" 음.. 파스타 어때요?"
" 괜찮아요."
면 음식은 그닥 좋아하지 않으나 그냥 괜찮다고 하였다.
" 얼마에요? "
" 2만 8천원이요."
"여기요."
내가 대신 계산을 하자
" 아니에요 !! 제가 계산 할게요. 제가 만들어 드리는 거잖아요."
하고 달려든다.
엎드려 절 받기 식으로 받는 음식인데 당연히 내가 내야지.
그녀가 재료가 가득 든 봉투를 들고 가는데 무거워 보인다.
"이리 주세요. 제가 들게요."
그 순간 살짝 손이 스쳤다.
심장이 두근 거림을 넘어서 터져 벌릴 것만 같았다.
쿵쾅거리는 심장을 진정 시키려 애쓰고 엘레베이터를 타려는데
경수형이 나온다.
아.. 단 둘이서 먹고 싶었는데..
ㅇㅇ씨는 경수형도 초대한다.
" 근데, 형 어디 가려던거 아니야?"
라고 해봤지만 소용이 없다.
"아, 운동가려던 참인데 괜찮아."
" 잘 됐네요. 다 같이 먹어요ㅎㅎ"
" 티비보고 계세요! 금방 만들어 드릴게요."
" 네."
" 아니에요. 같이 만들어요,"
" ㄱ..그래요 같이 만들어요. "
" 그럼 같이 만들까요?ㅎㅎ"
눈치없이 쉬라고 하자 바로 쉰다고 한 내가 밉다.
얼른 같이 만들자고 했는데 혹시 들었으려나..
평소 요리를 잘 하는 경수 형 답게 척척 해내고 있었다.
그에 반해 서투른 난 힘겹게 해내고 있었다.
"저기.. 종인씨.. 눈 매우시면 제가 할까요?"
" 아니요. 괜찮아요."
사나이 체면에 말이 아니다..
ver.징어
" 다 됐다!! "
" 여기 접시요"
" 고맙습니다ㅎㅎ"
하.. 경수씨 한번 와봤다고 벌써 우리 집 살림살이를 막 만지면
나랑 결혼해야 하는데?ㅋ
" 죄송해요. 제가 만들어 드린다고 해 놓고서 막 시키고.."
" 아니에요. 잘 먹을게요ㅎ"
여러분.. 종인이 웃음이 진정한 사람 좋은 웃음이 아닐까 싶습니다.
" 잘먹겠습니다."
"잘먹겠습니다."
"잘먹겠습니다."
올ㅋ 뭐지? 카디 버프 받아서 나도 귀여워 보이는 듯
마치 급식먹기 전의 노란 병아리돋는 유치원생들 같군ㅋ
" 아.. 배불러.."
" 잘 먹었어요."
" 매번 고마워요."
" 아니에요ㅎ."
" ㅇㅇ씨 방은 어디에요?"
" 제 방이요? 제 방 바로 여기요."
" 구경해도 돼요?"
" ㅎㅎ 별거없는데.. 그러세요."
나참.. 남자에게 내 방을 보이다니 하핳.. 처음인걸
문 열어봐요. 이게 바로 여자 방이구나.. 할껄?ㅋ
"..."
"..."
"..."
그 자리에서 우리 셋은 굳었다.
그러하다. 난 징어였고
내 방은 짠내나는 방 이였다.
_
ㅡ
깨알 번외
" 경수 형 왜 안와...?"
" 그러게.. 오이만 사온다면서 어디 간거야..."
" 라면 먹을래..?"
" 그러자."
그러하다. 경수는 밥 짓다가 남의 집 가서 밥을 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