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내용은 실화를 두었습니다.
이중인격(二重人格, double personality): 개인이 두 가지 혹은 그 이상의 인격을 가지고 그것을 교대로 나타내는 상태.
나와 이 아이의 만남은 별로 특별한 건 없었다.
같은 반이고, 같은 나이, 같은 옆짝이였을 뿐. 사실, 원래 내 옆짝은 아이였다.
이 아이는 왕따를 당하고 있었다. 이유는 조금 다른 사람과 다른 정신 상태를 가지고 있었고, 그 아이는 아무와도 친해지고 싶지 않아 했다.
"선생님, 저 자리 좀 바꿔주시면 안 될까요?"
"응? 왜 그래.?"
"저 정신병자랑 앉고 싶지 않아서요."
누가 들어도 기분이 나쁘고, 화를 낼 법한 말이였지만. 그 아이는 그 소리를 다 듣고 있었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자신이 잘못한 듯 책상에 있는 칼집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아.."
선생님께서는 조금 난처해보인 눈을 하고 그 아이의 옆 짝을 향해 눈을 돌렸다.
'도경수.'
이 반에 모든 학생들이 알고 있는 이름이었고, 모두의 관심이 되는 아이였다.
이 아이는 부모님으로 인해 정신병원에 다니고 있던 아이였고, 정신적으로 장애도 가지고 있었다.
우울증, 괴로움, 이중인격.
"아, 알겠어. 그럼 경수랑 짝 할 사람 있어?"
선생님께서 경수와 짝 할 사람이 있는지 큰 소리로 말 했다.
그러나, 아무도 손을 들지 않았고, 반은 순식간에 조용해지고 말았다.
"설리야, 미안하지만 자리를 바꾸고 싶어하는 사람은 없는 거 같아. 딱 한달만 참을 수 있겠니?"
그 아이는 아무 말 없이 짜증을 내며 자리에 앉았고, 곧바로 책상에 머리를 박아 울고 있었다.
어째서 울고 있는 거지.
쉬는 시간이 되자, 모두들 울고있는 아이를 달래러 뛰어왔고, 경수에게는 심한 욕설과 비아냥 거림을 던져 주었다.
그러나 경수는 아무 말 하지 않고 고개를 숙이고 죄인인 마냥 눈을 꼭 감고 있었다.
나는 울고 있는 아이가 불쌍해서 그런 배려를 해줬는지, 욕을 먹고 있는 경수가 불쌍해서 한 건지 잘 모르겠다.
이 때부터였을까, 내 삶을 망쳐놓을 길을 내 스스로 택한 것이.
"설리야, 나랑 자리 바꾸자."
모두들 나를 쳐다보았고, 고개를 숙이고 있던 도경수도 마찬가지로 나를 쳐다보았다.
그 이후, 그 아이와 선생님께 말씀 드리지도 않은 채 자리를 바꾸었다. 하지만, 선생님은 아무렇지 않으신 듯 넘기셨고
우리 수업시간은 순조롭게 진행 되었다.
도경수와 자리를 같이 앉게 된지 3일 후, 수업이 끝나고 비가 오는 날, 우산을 피고 혹시라도 신발에 진흙이 묻을까 아래를 보면서 걷고 있을 때
내 앞을 막는 어두운 그림자가 지어졌다.
"....."
서로는 아무 말이 없었고, 우리 둘은 눈을 맞추고 있었다.
"왜."
정적을 먼저 깬 건 나였고, 무미건조하게 말을 꺼냈다.
앞에 아이는 아무 말도 없었고, 내가 한 번 더 같은 말을 반복하여 물어봤다.
"왜."
"너한테 잘 가라고 인사를 하고 싶은데."
"내가 생각한 뜻밖에 대답이였지만, 아무렇지 않게 대답했다."
"응, 그래. 잘 가."
도경수의 말을 조금 하찮게 여기듯 대답해준 후 도경수를 지나쳐 가려는 순간.
비를 피아기 위해 폈던 우산은 내 손에 힘이 풀어져 바닥에 떨어졌고, 나는 도경수가 잡은 내 손목 때문에 도경수 우산 안에 들어가게 됐다.
"이렇게 힘이 없어서."
"왜 이러는 거야."
"구지 이유는 없어."
생각한 것과 달리 도경수는 말을 어눌하게도, 미친소리도 하지 않았다.
"이유 없으면 이 손 좀 놔줄래."
"아, 그래. 미안해."
정말 미안하는 듯이 내 손목을 놓았고, 나는 자유롭게 손을 움직일 수 있게 되었다.
"인사 한다고 했잖아."
"응."
"인사 안 해?"
"..."
"안 하면 말고."
"..."
내가 생각한 것과 달리, 잘 가라는 인사는 하지 않았고. 가만히 내 얼굴을 응시하고 있었다.
"왜 쳐다봐. 나 집에 갈 거야."
"그래. 잘 가."
"이제야 인사하네."
"저기."
바닥에 떨어진 우산을 잡아 뒤를 돌아 집을 가려고 할 때, 도경수가 뒤에서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고, 그 소리에 반응해 나는 뒤를 돌아보았다.
"왜."
"난 도경수야."
"알아."
"고마워서. 너랑 친해지고 싶어."
친구를 하자는 소리였을까. 사실 이 아이와 잠깐 이야기 하면서 정신병자 같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 잠깐에 생각 때문이였는지도 모르겠다. 그 생각 때문에 나는 아무 생각 없이 대답하고 말았다.
"그래."
내 대답을 마지막으로 우린 등을 돌려 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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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 이게 무슨 내용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