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아 나 왔.. 아 깜짝이야!"
알바를 끝내고 집에 들어오자마자 보이는 백현이의 모습에 찬열은 살짝 놀라 멈칫하고는 이내 현관옆에 쪼그리고 앉아 웃으면서 저를 올려다 보는 백현이를 들어 안아 올렸다.
"읏차. 우리 현이 이제 무거워서 안지도 못하겠다~ 뭐하고 있었어?"
"그냥.. 앉아서 너 기다렸어!"
"하루종일 그러고 있었어?"
방에 들어와 고개를 끄덕이는 백현이를 침대 위에 내려놓고 그새 뻐근해진 어깨를 몇번 돌리며 옷을 갈아입는 찬열이다.
백현이가 찬열의 집에 들어와서 같이 살게 된지도 벌써 일주일 째. 처음만났을 때까지만 해도 찬열의 허리까지밖에 안 왔던 백현이는 그새 찬열의 가슴 정도까지로 자랐고 초등학교 저학년처럼 보이던 얼굴도 이제 제법 중학생에서 고등학생 정도의 티가 났다.
처음엔 당황해서 어쩔줄 몰라하던 찬열도 뱀파이어에 관한 영화를 보거나 책을 빌려 온다거나 인터넷 검색을 통해 여러가지의 정도를 얻어 백현을 어느정도 파악하게 되었고 백현이가 밥을 먹지 않는다는 것, 잠을 자지 않는다는 것, 무서운 속도로 성장한다는 것 등등을 알아냈다.
"밥은.. 아 맞다, 밥 안 먹지.. 눈 더 빨게 졌네?"
"아,아니야.. 처음이랑 똑같에."
"똑같긴 무슨..."
그런데 요즘들어 백현의 상태가 이상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짙은 갈색의 멀쩡했던 눈의 색깔이 점점 붉게 변해가는데 이제는 멀리서 봐도 붉은색이 보일 정도의 적갈색이 된것이다.
옷을 다 갈아입고 저의 옆에 앉아 얼굴을 들이대며 자신의 눈을 살펴보는 찬열을 밀어내자 어깨를 으쓱이고는 일어나는 찬열을 보며 백현은 다리를 끌어안고 몸을 웅크려 다리에 얼굴을 묻었다.
사실 백현이는 피가 필요했다. 피를 먹지 않고도 버틸 수 있기는 하지만 한참 성장기인 어린 백현이에게는 하루에 수십명의 피를 마셔도 부족한 정도였고 거기에 더해 자꾸만 자신의 가까이에 붙어대는 찬열때문에 이성을 잡기 힘든 백현이었다.
"티비라도 보고있으라니까 왜 아무것도 안하고 있었어-"
"너 없으면 할게 없어. 밖에 나가기에는 위험할거같고 해서.."
"게임기라고 하나 사줄까? 요새 재밌어 보이는거 많던데."
"게임기? 그게 뭐하는건데? 이거 하지말고 나랑 놀자~"
노트북을 들고와 침대에 엎드려 손을 바쁘게 움직이는 찬열을 빤히 보던 백현이 찬열의 팔을 흔들며 칭얼대자 찬열은 노트북을 백현이 앞에 놔주면 이것저것 보여주기 바빴다.
"우리 현이 나 없을때 재밌게 해주는거. 이게 닌텐도 라는건데 어때?"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니터를 보던 백현은 이내 흥미가 떨어졌는지 다시 놀아달라며 찬열을 보채기 바빴고 찬열을 어쩔 수 없다는 듯 작게 한숨을 쉬며 노트북을 닫았다.
"배 안 고파?"
"좀.. 근데 참을만해-"
백현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던 찬열은 문득 언젠가 티비에 나온 생간을 먹는 사람이 생각나 몸을 벌떡 일으켰다.
"현아, 노루 생간 먹으러갈래?"
"노루? 그.. 사슴 친척?"
"응. 거기에 피 있어!"
피라는 단어에 반응하며 찬열을 쳐다보던 백현은 이내 축쳐져서 침대에 아무렇게나 누워 찬열을 올려다 봤다.
"그러면 노루 죽는거잖아.. 싫어.."
"지금 니가 죽게 생겼는데 아직도 그런말이 나와?"
찬열이 백현과 살고 얼마지나지 않아 백현에게 그 때 왜 거기에 그러고 있었냐고 물어보니 백현은 생명을 죽이는게 싫어 피를 안 먹는다고 했더니 그들이 자신을 버렸다고 했다. 언젠가 데리러 온다는 말만 남긴 채.
뱀파이어라고 하기엔 너무나도 착한 백현이가 안쓰러워 눈을 살짝씩 가리는 앞머리를 넘겨주고 머리를 쓰다듬어 주는데 문득 찬열의 머리에 소고기가 스쳐 지나갔다.
"현아 소고기 먹으러 갈래?"
"소고기? 그건 소 죽이는거잖아.."
"그렇긴 하지만... 이미 죽어있는건데? 소고기는 사람들도 먹는거고 피도 있어!"
찬열은 저의 말에 살짝 흔들려하는 백현을 보고는 재빨리 일어나 백현이에게 얼마전에 혹시나해서 사온 패딩을 입히고 목도리를 둘러준뒤 코트를 입고 백현이의 손을 잡아 끌었다.
"근데... 그거 맛있어?"
자신의 손을 잡고 입맛을 다시며 조심스럽게 물어보는 백현에 키득거리며 고개를 끄덕이니 씨익 웃고는 빨리 가자며 오히려 앞서가는 백현의 모습에 올라가는 입꼬리를 주체할 수 없는 찬열이다.
"와... 사람들 되게 많다.."
"괜찮아? 막 먹고 싶고 안 그래?"
"아직까지는 괜찮은데.. 니 냄새가 잘 안 맡아져."
번화가로 나오자 거리를 가득 매운 사람들을 신기하게 쳐다보는 백현을 보며 걱정스럽게 물어보자 살짝 투털대는 백현에게 입고있건 코트를 벗어서 걸쳐주자 자신을 코트로 얼굴을 감싸고는 숨을 크게 내쉬며 웃는 백현이다. 백현이를 따라 웃으며 소고기 집으로 들어가 자리를 잡고 고기를 주문하자 바로 나오는 고기에를 붉은 피가 묻어있었다.
"왜?.. 별로야?"
좋아서 바로 집어먹을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백현이가 눈치만 보고있는 것을 보고 찬열이 질문을 던지자 백현은 고개를 작게 끄덕이며 미안한 표정을 지어보이며 말했다.
"신선하지도 않고.. 이정도로는 배도 안 차.."
"아.."
자기보다 더 축 늘어져 실망한 표정을 지어보이는 찬열 때문에 백현은 미안해서 어쩔줄을 몰랐다. 그냥 맛있게 먹는척 할껄..
"일어나. 가자."
벗어서 걸쳐 놓았던 코트를 다시 챙겨입으며 자리에서 일어나 계산을 하고 나가는 찬열을 졸졸 쫓아가 손을 잡자 찬열이 백현의 손을 더 힘주어 잡고 코트 주머니 안으로 넣었다.
"내 손 놓지마. 길 잃어버리면 큰일나."
왜이러는지 한번에 글이 다 안 써져서 계속 컴을 잡고 있는데도 여기까지밖에 못썼네요 ㅠㅠ 나가서 저녁에나 들어오게 되어 일단 올리고 새벽에 마저 쓸 예정입니다! 총 상 중상 중하 하 로 나뉠꺼에요! 맨날 단편만 쓰다가 이렇게 길게 쓰는건 처음이라 힘든가봐요 ㅠㅠ 그리고 이 글의 주제는 제가 톡을 하다가 얻은 내용입니다! 암호닉 ㅅㅊㅎ ㅂㅎㅇ씨 혹시 보시고 불쾌하시다면 말씀해주세요 ㅠㅠ 제 글을 읽어주시는 모든분들 감사합니다~~~ 하트.작가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