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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 blossom : 숨은 마음 찾기 上  

W. Shelter  

   

   

   

   

   

   

   

   

   

   

   

   

   

   

   

   

   

   

   

   

- 김민석 나 2층 학과 계단에 있다
- 응 지금 내려갈게
- 늦게 오면 음료수 사기
- 왜 또? 어제 내가 샀잖아!
- 또 사. 아니면 빨리 오면 되지
- 불공평 해..
- 문자 치고 있을 시간에 벌써 내려왔겠다
- 김루한 짜증나 나 지금 짐도 많은데!  

   

   

   

   

늘 그렇듯 수업이 끝나는 시간에 민석과 문자를 주고받던 루한이 액정을 내려다보고는 한쪽 입꼬리를 올리며 웃었다. 자신이 불공평해지는 그러한 상황에도 굳이 움직이는 스티커까지 같이 붙여서 문자를 보내는 민석의 화려한 문자들을 보고서는 입술을 감쳐물며 줄곧 깨물었다. 어차피 곧 볼 테니 더 이상의 답장은 하지 않고 그대로 옷 주머니에 핸드폰을 넣으려던 순간 또 다른 문자가 왔다.   

   

   

   

   

"..오랜만에 좋지."  

   

   

   

   

짧고 간결한 어떤 문자의 내용을 본 뒤로 조용히 바람처럼 밀려오는 소소한 기대감에 또 다시 작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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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날과 다름없이 늘 똑같이 보내오던 시간중 오늘의 마지막 강의가 끝난 뒤였다.
방금 전 루한은 그들의 또 다른 오래된 친구인 경수에게 오늘 저녁 민석과 함께 셋이서 오랜만에 다같이 보자는 문자를 받았다. 요즘 서로가 바빠 잘 만나지 못했기 때문에 마침 오늘 아무 할 일이 없어 민석과 저녁이나 할까 했던 그가 승낙하는 의미로 웃으며 답장을 했다. 그러자 경수는 루한에게 민석을 꼭 부탁한다며 말했고, 과마다 소문이 날 정도로 언제든 쌍둥이처럼 늘 붙어있는 그들이라서 괜히 하는 말인지 싶던 루한의 머릿속에 빠르게 무언가가 스쳐지나가며 순간적으로 눈을 가늘게 떴다. 단순히 하는 말이 아니면 무슨 특별한 의미가 있어서 그러는건지 몰라 아무렇지 않은척은 했지만서도 궁금해져 그게 무슨 뜻이냐고 물어보니, 저가 따로 민석에게 말하지 않았으니 그냥 알아서 장소로 데려오라는 그냥 뻔한 이야기였다. 순간적으로 루한의 마음이 내려 앉을 뻔 했지만 그는 다시 무관심한척 하고는 알겠다며 괜히 지나가는 사람들의 눈치를 보며 답했다.
  

   

   

   

"빨리 내려와."
"이거 무거워!"
"얼른."
"들어주지도 않을거면서 보자마자 잔소리부터 해."
"발 조심."
  

   

   

   


그리고 지금. 제 몸보다 더 무거워 보이는 책들을 두 팔에 가득 안고 뒤뚱거리며 계단을 내려오는 민석의 모습이 보였다. 루한은 다 알면서도 핸드폰만 만지며 안그래도 빠르게 내려오는 민석을 닥달하자 그의 입에서는 잔소리 대마왕이니, 짜증난다느니 하는 종알거리는 말소리가 들려왔다.   

   

   

그럴때면 민석이 조금 귀엽다고 생각하는 루한이였다.  

   

   

   

두 사람은 3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동안 대학생활을 함께 한 단짝이였다. 태어난 지역과 학교가 달라도 너무나 달랐지만 미술을 좋아했고, 각자의 어린 삶에서 미술과 예술이라는 공통분모를 배우고는 똑같은 미대에 진학을 했다. 생판 남이였던 그들은 처음으로 같은 반, 같은 과가 되어 첫 수업을 받던 5년 전 그 때 처음 만나게 되었다. 교내 단합대회와 축제 등등, 이런 저런 일로 우연히 많이 부딪히다보니 자연스레 친해진 두 사람은 심지어 군 입,제대 시기까지 교묘하게 비슷하게 맞아 떨어져 대학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재밌는 일을 겪기도 했다. 그 외에도 두 사람은 알듯 말듯 어긋날듯 하면서도 아슬아슬하게 잘 맞았다. 미적 취향이라던지, 좋아하는 물건과 음식이라던지. 또 그만큼 자주 다투긴 하지만 늘 한쪽이 먼저 애교를 부리고 팔을 잡고 흔들면 아주 쉽게 풀리는 가볍지만서도 깊은 사이였다. 현재는 민석이 전과를 하는 바람에 다른 과가 되버렸지만, 대부분 수업을 듣는 시간까지 대강 비슷하게 맞춘 그들은 해가 뜨고 질때까지 늘 붙어다녔다.   

   

   

   

   

"팔 아파, 루한아."
"가방은 괜히 있어?"
"다 안들어가. 그리고 나 이 책들 전부 반납하고 가야돼."
"하고 와."
"나 혼자?"
"그럼?"
"그래. 너한테 뭘 바라겠냐.. 됐다 나 혼자 갈거야."
"그래."
"눈치도 참 없네. 그러려면 나는 왜 기다렸는데?"
"내가? 글쎄. 딱히 기다린건 아닌데.."
"아이고- 말을 말지. 그럼 이제는 딱 기다려라, 나 이거 다 반납하고 온다."
  

   

   

   

   

루한이 웃음기를 띄며 장난 좀 치자 또 금새 저렇게 삐치는 민석이였다. 그를 위 아래로 훑으며 노려보는 그 시선이 어쩔때는 정말 귀엽고 또 어쩔때는 어떻게 해버리고 싶을 정도로 예쁘다고, 루한은 그의 뒷모습을 가만히 보며 생각했다. 그러다 표정을 굳혔다. 내가 얘를 어떻게 하긴 뭘 어떻게 해. 그냥..그냥 가만히 놔둬야지. 
가끔 이렇게 자신도 모르게 드는 위험한 생각에 릴렉스를 외치며 마음을 다스리곤 했다. 우린 그냥 친한 친구 사이일 뿐인데, 가끔은 그런 생각으로도 위안이라던지 안정이 되지 않을때가 있다. 인정하고 싶지 않았지만 이미 마음 깊은 곳에서는 진작에 인정을 하고 난 뒤 혼자서 이런 저런 생각들을 펼치곤 했다.
  

   

   

   

   

"김민석."
"왜!"
"이리와봐."
"네가 와라. 나 무겁다."
"그럼 거기서 내 말 들어."
"재수없어.."
  

   

   

   

   

욕이란 욕은 다 하면서도 낑낑거리며, 또 삐걱거리는 걸음으로 몸을 홱 돌려 루한에게 걸음을 돌렸다. 그의 이마에 벌써 투명한 땀이 맺혀있었다. 루한의 얼굴에는 자신도 모르게 웃음이 비실비실 새어나와서, 고개를 푹 숙이고서야 민석을 향해 오른쪽 팔을 뻗고는 멈추라는듯 움직였다.   

   

   

   

   

"거기 있어 내가 갈게."  

   

   

   

   

빠르게 민석에게 다가간 후에 그가 들고 있던 책을 반절 넘도록 채가듯이 가져가며 말했다. 들려있던 무거운 무게가 완전히 덜어지자 팔이 급히 저린 민석이 '아오-' 하며 얼굴을 찡그렸다.   

   

   

   

   

"진작 들어주지..아! 편하다."  

   

   

   

   

루한이 그를 힐끔 쳐다보다, 여리여리한 작은 어깨에 아슬하게 들쳐메여 있던 크로스백까지 들어 자신의 어깨에 걸쳤다. 말없이 자기를 도와주는 루한을 보며 피식 웃고는 '도서관 이쪽이거든.' 하고 방향을 틀었다. 알겠다며 입을 동그랗게 모아 그를 쳐다보면 루한이 조용히 입을 열었다.  

   

   

   

   

"김민석."
"왜. 왜 자꾸 부르는데. 내 이름 닳아."
"너 오늘 뭐하는데."
"오늘? 응. 나 오늘 뭐 해."
"뭐..? 그러니까 뭐."
"갑자기 그건 왜?"
"아니. 경수가.."
"경수? 도경수?"
"어.. 저기, 오랜만에 너랑 나랑 경수랑 다같이 치킨에 맥주 한 잔 하자고 그러길래."
"오늘?!"
"어."
"아- 나한테는 아무 말 없었는데!"
"그러니까 나한테 너 데려오라고 한거 아니야, 바보야."
"어떡하지? 나 오늘은 안될것 같은데. 약속이 있어."
"..네가 약속도 있냐?"
  

   

   

   

   

약속이 있다는 말에 어딘가 급격히 표정이 안좋아지는 루한의 입에서 민석을 놀리는듯한 말이 나오자 민석이 또 미간을 찌푸리며 그의 어깨를 어깨로 밀쳤다. 얘는 나만 보면 맨날 말을 이렇게 밖에 안한다. 그런데 진심으로 궁금해하는것 같은 표정을 보니 기분이 이상해진 민석이 코를 한 번 훌쩍이며 시선을 정면으로 돌렸다. 아닌가, 그냥 기분이 나쁜건가.  

   

   

   


"어."
"..어디 가는데."
"내가 뭐 평일에 특별한데 놀러가겠어? 그냥 교수님 도와줄 겸 과제 하러 간다."
"그거 아직도 안끝났어?"
"다 했는데, 추가로 더 생겼어. 같은 조 여자애가 교수님한테 말을 좀 실수해가지고."
"귀찮게 됐네."
"그러게 말이다. 그러니까 오늘은 너랑 경수랑 맛있게 먹고 들어가. 밤에 일찍 일찍 좀 다니고, 친구야."
"너나 일찍 다녀. 덩치도 도경수보다 작은게.."
  

   

   

   

   

민석이 눈썹을 찌푸리고 고개를 홱 돌려 루한을 쳐다봤다. 루한 역시 좋지 않은 표정으로 앞만 보며 걸었다. 약속도 약속이지만, 내 앞에서 친구라는 말은 이제 그만 강조했으면 좋겠는데.
민석도 괜히 기분이 나빠져 멀찍이 떨어져 걷기 시작했다. 넌 왜 그런 표정을 짓고 있는데? 당장이라도 물어보고 싶었지만 민석은 괜히 오늘따라 더 잔소리에 놀림을 해대는 루한을 보고는 고개만 절레절레 저었다.
루한은 민석이 책을 들고 있어서 자신을 때리지 못할것을 알기에, 가장 민감해 하는 키와 덩치 이야기로 괜히 심술을 부렸다. 심술을 부렸다라.. 나도 모르겠다. 왜 심술이 나는지는. 그냥, 그냥 그랬다.
  


두 사람은 말 없이 도서관 입구에 다다르고 들고 있던 책을 반납기에 올려놓았다. 두 손을 마주한 채로 털털 털고는 민석의 가방까지 민석에게 전달한 루한이 괜히 신발 앞코로 땅을 툭툭 쳤다. 코 끝을 긁적이며 다 기어가는 목소리로 이제는 헤어져야 할 시간이기에 인사를 했다.
  

   

   

   

   

"나, 그럼 간다."
"응."
"너 과제 끝나고 집에 가면 연락해."
"왜?"
"...어?"
"연락하라며. 왜?"
"...아, 아니. 아니야. 내일 또 볼건데 굳이 연락 하지마. 말이 헛나왔어."
  

   

   

   

   

루한이 제 말에 더 당황하며 자신의 머리를 헝클고는 무표정으로 쳐다보고 있는 민석의 어깨를 어설프게 툭 치고서 빠르게 도서관을 빠져나왔다. 나, 조금이라도 이상한 말 하면 안된다. 오해에 의심 더해질 말도 절대 하면 안된다고, 김루한. 너 정신차려.
민석은 그런 루한의 빠르게 사라지는 뒷모습을 보며, 책 반납기에 두 손을 올려짚고서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진짜 그냥 가냐..과제 끝날때까지 기다린다고 해주면 뭐 어디 덧나나."  

   

   

   

   

뻐근한 목을 들어 천장을 보니 보수 공사를 하지 않은 낡은 천장의 하얀 얼룩들 뿐이였다. 그리고 또, 방금전 까지 함께 있던 하얗고 작은 얼굴이 둥둥 떠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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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로에서 만나 치킨과 맥주대신에 간단한 한식으로 저녁을 먹은 루한과 경수가 시끄럽지 않은 조용한 카페를 찾아 들어왔다. 카페와 커피를 좋아하는 민석 덕분에 두 사람도 단골로 찾는 곳이였다. 이 곳은 10대 학생들보다 대부분 20-30대가 오는 곳이라 다른 곳보다 훨씬 더 분위기 좋고 조용한 곳이였다. 두 사람은 평소에 잘 앉았던 창가쪽 자리에 앉아 가방을 내려놓고 메뉴판을 세워 보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아쉽다. 민석이도 보고싶었는데.. 걔가 여기 진짜 좋아하잖아. 그치?"
"그렇지. 과제하느라 좀 바쁜가 봐."
"내가 그렇게 애 챙겨서 데려오라고 했건만, 쯧."
"다음에는 꼭 데려올게. 조만간 다시 보자."
  

   

   

   

   

루한이 서글하게 웃으며 경수에게 말하자 그가 고개를 대충 끄덕이며 '뭐 마실래?' 하고 물었다.  

   

   

   

   

"난 메뉴 고르는게 그렇게 어렵더라."
"어려울게 뭐가 있어."
"방금 저녁 먹었으니까 난 그냥 레몬 에이드."
"너 커피 안마셔?"
"그건 김민석이..."
  

   

   

   

   

경수가 꺼낸 커피 이야기에 루한의 입에서는 무의식적으로 민석의 이름이 튀어나왔다. 괜히 목을 흠, 하고 가다듬은 루한이 경수의 눈치를 보며 고개를 내리깔고 손톱을 만지작거리며 관심 없다는 듯 말했다.   

   

   

   

   

"아, 커..커피..그건 별로..뭐, 써서 맛도 없잖아."
"너 민석이랑 올때는 늘 커피만 마셨잖아."
"...어?"
"취향이 그새 바꼈나. 그래, 상큼하니 좋지. 에이드 마셔. 그럼 나는..음.."
  

   

   

   

   

루한이 조금 당황한 표정으로 멍하니 메뉴판을 쳐다봤다. 내가..그랬나. 내가 김민석이랑 왔을때는 커피만 마셨나. 사실 뭘 먹었는지 확실히 기억이 나지 않았다. 그와 같이 있을때는 시간이 늘 빨리 갔기 때문이였다. 음료를 마시는 둥, 마는 둥. 민석이 옷에 음식을 워낙 잘 흘려서 이번에도 흘리는지 또 뭘 묻히고 먹는지 그것만 보느라 루한은 대부분 음료를 입에 대지도 않았던 이유도 있다. 대충 마실건 민석의 것 아니면 아무거나 시키는게 루한의 특정 스타일이였다.  

   

   

   

   

"그건..걔가 좋아하니까 같이 마신거겠지. 나는 기억이 잘 안난다."  

   

   

   

   

경수가 그의 말을 듣고 무심히 고개를 끄덕이며 '그래그래-' 하고 답했다. 루한이 한숨을 쉬고는 턱을 괴며 창 밖을 바라보았다. 두 쌍을 이뤄 팔짱을 끼고 돌아다니는 커플들이 많았다. 그러다 슬그머니, 턱을 괴던 손의 손가락을 들어 올려 왼쪽 귓볼을 만졌다. 차가운 금속의 반짝이는 작은 귀걸이가 만져졌다.
1년 전, 민석과 시내에 나가서 산 후로 하나 하나씩 나눠 낀 귀걸이다. 경수가 주문을 마친 뒤 멍하니 귀를 만지고 있는 루한을 보며 피식 웃었다.
  

   

   

   

   

"너 그거 아직 끼고 있네? 야, 다 큰 남자들이 커플도 아니고."
"아..뭐. 그냥. 빼기 귀찮아서."
"빼는건 5초면 다 끝나는데 뭐 귀찮다고.."
"........"
"그러고보니까, 마지막으로 민석이 봤을때도 있지. 걔도 그거 차고 있더라."
"........"
  

   

   

   

   

루한이 피식 웃으며 '알아.' 하고 답했다. 민석이 매일매일 그 귀걸이 차. 오늘도..찼더라. 그러니까 내일도 끼고 오겠지. 나랑.  

   

   

   

   

"너네 그러니까 진짜 커플같은거 알아?"
"커플은 무슨."
"귀걸이도 맨날 같은거 끼지,"
"........"
"신발도 매일 같은거 사서 신지."
"........"
"너네 속옷도 같은거 입냐?"
"야."
"그렇잖아. 내가 본것만 해도 몇 개인지 모르겠어. 둘이 그렇게 취향이 같아도 그렇게 같아? 신기해."
"음료 주문은 다 했어?"
"응. 곧 나올겁니다."
  

   

   

   

   

루한이 계속 만지작거린 탓에 전해진 체온때문에 따뜻해진 귀걸이를 만지며 말을 돌렸다. 그저 취향이 같은걸로 생각해주면 나야 고맙지. 더 이상 오해하면, 나도 어떻게 될지 모른다. 사실 나도 요즘 뭐가 뭔지 하나도 몰라서 혼란스러운 중이니까-. 
경수에게 내뱉지 않은 마음의 소리를 한참이나 새기던 중에, 그의 핸드폰에 미세한 진동이 울렸다. 화면에는 '민석' 단 두 글자가 떴다. 루한이 무의식적으로 핸드폰을 보다 깜짝 놀라 상체를 일으켜 액정을 향해 몸을 기울였다.
  

   

   

   

   

- 김루한. 나 집에 왔어. 너 아직 밖이야? 경수는 만났고?
- 다 놀았으면 빨리 들어가. 벌써 10시야
  

   

   

   

   

"아.."
"뭐야? 뭐 왔어?"
"..아니. 아니야..아무것도."
  

   

   

   

   

- 그리고 오늘 같이 못가서 미안. 대신에 우리 내일 맛있는거 먹으러 가자. 네가 좋아하는데로 갈까?  

   

   

   

   

"...경수야."
"응."
"...아니다."
  

   

   

   

   

루한이 입을 가리며 웃었다. 경수는 실성한듯 웃는 루한을 보며 '미쳤어?' 하며 묻다가도, 진동벨이 울리자 다녀오겠다며 카운터로 빠르게 걸어갔다. 혼자 남은 루한이 가만히 그 액정을 들여다보며 입을 가리던 손을 떼어내고 소리내어 웃기 시작했다.   

   

   

   

   

"진짜..귀여워. 김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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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다섯시부터 눈이 뜨이는 바람에 아침밥도 스킵하고 가볍게 동네 한 바퀴를 뛰고 온 루한이 새 옷과 속옷을 들고 욕실로 향했다.   

   

   

   

   

"토스트..토스트."  

   

   

   

   

   

토스트기에 식빵을 넣고 루한이 빠르게 뛰듯 욕실로 걸어 들어갔다.
어제 저녁, 민석과 문자를 한 끝에 결국 오늘 두 사람은 간만에 바깥 나들이를 하기로 했다. 놀러갈 코스도 많진 않지만 미리 정해뒀다. 어제 민석을 빼고 갔던 그가 좋아하는 카페와, 영화관이 아직까지는 전부였지만 오랜만에 약속을 잡은 후 괜히 기분이 좋았던 루한은 깊은 잠에 들다가도 일찍 깨었다.
  

   

   

   

   

느긋하게 샤워를 마치고 그간 대충 구워 둔 토스트를 입에 물었다. 벌써 학교 갈 시간이 다 되어 어제 미리 개어둔 그가 좋아하는 하늘색 셔츠를 입고서 한 손으로는 가방을 챙겼다. 마지막으로 핸드폰 밧데리를 갈고 방을 나가려는 찰나, 오늘따라 거울에 비치는 책상 위에 가지런히 놓여있는 민석에게 선물받은 향수가 눈에 띄었다. 그것을 힐끔 쳐다본 루한이 어색하게 뒤로 걸어가 책상 앞에 섰다. 호기심 반, 향이 어땠는지 하는 궁금함 반. 남자 향수 치고는 귀여운 네모난 뚜껑을 열고 코를 대어 향을 맡았는데, 전에 한 번 뿌렸을때보다 조금은 더 상쾌해진것 같은 달콤한 향에 루한은 잠시 고개를 갸웃하며 고민하다가 손목에 살짝씩 뿌리고는 다시 제 자리에 올려두었다. 신발끈을 꽉 묶은 루한이 문 밖을 나섰다.
민석이는, 향수 세게 뿌리는 사람 싫어하니까. 이 정도는 괜찮겠지..
  

   

   

   

   

   

"김루한! 너 늦게 나왔으니까 음료수."
"누구 맘대로?"
"그러니까 누가 늦게 나오랬나~"
"어제 너도 늦었으니까 쌤쌤으로 해."
"그런게 어딨냐."
"여기. 내 맘이지."
  

   

   

   

   

   

둘은 비슷한 동네에 살았기 때문에 강의 시간이 비슷한 날이면, 두 집 밖을 나서면 보이는 공원의 돌계단에서 함께 만났다.
한 번을 민석에게 져주지 않는 루한이 그의 곁을 스쳐 지나가며 푸스스- 웃었다. 민석이 씩씩대는것만 같은 한숨이 들리자, 빨리 오라며 닥달을 하려다가 무언가 번뜩 생각난 듯 다시 내려온 계단을 거꾸로 걸어 올라가며 민석의 코 바로 앞에 섰다. 갑자기 훅 다가오는 바람에 조금은 놀란 민석이 뒷걸음질을 치려 하자 루한이 두 손으로 그의 작은 어깨를 잡았다.
  

   

   

   

   

   

"민석아. 나, 뭐 달라진거 없어?"
"...달라진거?"
"......."
"음, 너 앞머리 잘랐나? 아님 눈썹 다듬었어?"
"......."
"잘 모르겠는데."
  

   

   

   

   

   

민석이 눈을 작게 뜨며 모르겠다고 답했다.
향수 뿌렸잖아. 그것도 네가 사준 향수. 민석이 한 번에 알아채지 못하자 루한이 고개를 끄덕이며 조금 더 그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일부러 떨리는 손으로 향이 더 잘 전달되라고 안하던 어깨까지 잡았건만, 민석은 정말로 잘 모르는 눈치였다. 오히려 이렇게 다가오는 루한이 조금 어색해서 적응이 안될 뿐이였다.
  

   

   

   

   

   

"왜, 왜그러는데."
"진짜 모르겠어?"
"알면 단번에 말 했겠지."
"왜 모르는데."
"어어? 너 이상하다 진짜로."
  

   

   

   

   

   

민석이 입술을 삐죽이며 이상하다며 표정을 찌푸리자, 루한도 인상을 쓰며 그제서야 그의 어깨를 탁- 하고 놓았다. 그리고 맘에 안든다는 표정으로 그를 뒤로한채로 다시 돌계단을 내려왔다.   

   

   

   

   

   

"왜 그러는데 김루한! 뭐가 바꼈어?"
"빨리 와. 됐어."
"네가 무슨 여자애도 아니고. 나를 시험해?"
"아 됐으니까 빨리 오라고."
"짜증나!"
"음료수 사 네가!"
"..이씨.."
  

   

   

   

   

   

결국 말 한마디도 하지 않고 그들은 서로 입술을 삐죽이며 학교까지 나란히 걸어갔다.   

   

   

   

   

   

   

   

   

   

   

   

   

   

   

   

   

   

   

   

   

   

   

   

   

   

   

   

   

   

   

   

   

   

   

   

   

   

   

   

   

   

   

수업이 시작하기 5분 전, 민석의 교실 앞에서 루한과 민석이 말다툼을 하고 있었다. 결국 루한이 제 발이 저려 '향수 뿌렸다고.' 라며 자백 아닌 자백을 했지만 민석은 그래도 모르겠다는듯 그의 옷에 얼굴을 박고 향을 맡았다. 당황한 루한이 결국 민석의 손목을 잡고 강의실 앞까지 데려와 됐으니 그냥 곱게 들어가라며 넓은 강의실 안으로 밀어 넣었다. 강의실 안에는 두 사람을 알아보고 인사하는 학생들도 보였다. 루한이 대충 고갯짓으로 인사하는 와중에도 민석은 그의 손을 잡고 킁킁거리며 냄새를 맡았다.  

   

   

   

   

   

"이미 늦었고. 실망이야 아무튼."
"야..내가 향수를 좋아하는 사람이였으면 당연히 알았겠지. 알잖아, 나 안그래도 향 잘 못 맡는거."
"그래도 그렇지. 네가 사준건데 그걸 모르냐? 너 그냥 아무거나 산거지. 직원이 막 추천한거. 그냥 요즘 잘 나가는거."
"아니야, 아니라고."
"그럼 나도 앞으로 네 생일 선물 살때마다 그냥 추천해주는거 아무거나 막 사야겠다."
"미쳤냐?!"
"너도 그랬잖아."
"아니라니까! 그러는 너야말로 몇 개월 전에 준 향수 지금 뿌려서 나한테 왜 그러는건데!"
"귀 아파. 쨍알대지말고, 끝나고 일찍 나오기나 해."
"너야말로!"
"가라."
"..그래, 잘 가라..!"
  

   

   

   

   

   

이러다 약속이 깨질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오늘은 다툼이 꽤 긴 것 같아서 말이다. 루한은 아까부터 정말 아무것도 모른다는 눈으로 자신을 올려보는 민석이 귀엽다가도 무던히 화가 나기를 반복했다. 저 둔한 녀석은 내가 뭘 하든 뭘 뿌리든 뭘 먹든 관심이 없는거 같다. 휙 돌아서 강의실 안으로 들어가는 뒷모습을 보며 그가 한참이나 노려보다가 끝내 표정을 풀고 뒤를 돌았다.
그런데, 그때 누군가 뒤에서 다다다 빠르게 달려와 루한의 팔을 퍽- 쳤다. 뒤를 돌아보니 눈이 조금 빨개진 민석이 씩씩거리며 서있었다. 루한이 제 팔을 잡으며 뭐하냐고 화를 내려 했지만, 쏘아붙이는 말에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
  

   

   

   

   

   

"그때 아무거나 산거 아니야!"
"..뭐?"
"이것저것 보다가 너가 좋아할거 같은 것만 다섯개씩 골라놓고! 그것만 막, 막, 아주 막 몇 번이나 맡았다가 힘들게 고른거라고!"
"..김민석."
"머리 아파 죽는 줄 알았는데..씨....괜히..괜히 맘에 안드는거 사줬다가 욕이나 먹을까봐 엄청..내가 엄청.."
"민석아.."
"결국에는 어떻게 됐는줄 알아?! 그 냄새가 그 냄새 같아서 나중에는 그냥 직원한테 이것들중에 제일 나은것 좀 골라주세요- 해서 산거야!! 그래. 네 말대로 직원이 골라준거 샀네, 샀어..!"
"야.."
"앞으로 너랑 안가...아무데도!"
  

   

   

   

   

   

대학생 답지 않은, 유치한 고등학생이 싸우는듯이 쩌렁쩌렁하게 울리는 민석의 목소리에 지나가는 여학생들과 남학생들이 그들을 이상하게 쳐다보았다. 외관상으로는 유치해보이는게 맞았지만 현실적으로 보면 참으로 민석에게 억울한 광경이였다. 씩씩 거리고 화는 전부 낼대로 낸 민석이 결국 눈에 물기가 차오르려고 하자 머리를 쓸어넘기며 뒤를 돌았다. 루한의 머릿속이 어지러워졌다. 안 그러던 애가 왜 이러는거지.  

   

   

   

   

   

"김민석."
"...수업시간 얼마 안남아서 이쯤 하는거야. 나 들어갈거니까 너도 빨리 가."
"......."
"...등신..내가 코감기 걸려서 냄새 못 맡는다고 어제 저녁에도 분명히 말했는데.."
  

   

   

   

   

   

그의 화살같이 빠른 말에 루한의 마음이 일순간에 철렁 내려앉았다.
아..그랬구나. 빠르게 어제 했던 이야기들이 스쳐 지나가면서 민석이 아무래도 오늘 갑자기 감기에 걸린것 같다며 투정을 부리던게 이제서야 떠올랐다. 뒤늦게 루한이 민석에게 달려가려 했지만 민석은 누구보다 빠른 발걸음으로 강의실 안으로 쏙 들어가 자취를 숨겼다.
  

   

   

   

   

   

   

   

   

   

   

   

   

   

   

   

   

   

   

   

   

   

   

   

   

   

   

   

   

   

   

   

   

민석과 만나기로 한 시간, 오후 3시. 오늘 하루종일 민석에게서 연락이 없었다. 점심 시간에도 같이 만나서 자판기 커피나 한 잔 하는게 습관이였는데, 정말 단단히 화가 난건지 연락은 커녕 그림자조차 보여주지 않았다. 아, 그게 그렇게 막 삐질 일인가..내가 설마 네 생일 선물을 막 고를까. 아침에는, 루한도 그냥 되는대로 내뱉은 말이였다. 곁에서 지켜본 민석은 경수의 생일선물로 낙찰된 양말 하나를 살때도 이것 저것 색감이며 경수에게 어울리네 안어울리네를 따지며 고민에 고민을 더하던 신중한 남자였다. 루한의 그 말을 곧이 곧대로 받아들일 아이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그도 심히 당황하여 하루종일 화가 났을 민석 생각 뿐이였다. 오늘 내내 무슨 수업을 들었는지 아무것도 기억이 나지 않았다.
이대로 민석이 나오지 않는다면 이것이야말로 정말 답이 없는 게임이 될게 뻔했다.
  

   

   

   

   

   

"..김민석!"  

   

   

   

   

   

하지만 다행히도 민석은 끝내 루한을 버리지 않았는지 약속했던 장소로 기웃거리며 민석이 걸어오는게 보였다. 20분 전부터 미리 나와 기다리던 루한이 아직도 안좋아보이는 표정을 달고서 입을 댓발 내놓은 민석을 보고서 빠르게 달려갔다.  

   

   

   

   

   

"야!"  

   

   

   

   

   

하지만 좋은 말부터 나가지 않은 루한이, 자신도 모르게 야. 하고 불러버렸다. 민석이 눈을 뜨고 루한을 노려보자 루한이 혀로 입술을 축이며 말했다. 하루종일 생각했던 작고 고운 그 얼굴이 시무룩한 얼굴로 눈 앞에 띄이자 오만 생각이 다 빠져나왔다. 화를 내고도 싶고, 달래주고도 싶고. 미안하다고 다독여주고도 싶은데.   

   

   

   

   

"네가 그러고 들어가서 내가 얼마나 걱정했는줄 알아?"
"...걱정을 왜하냐."
"너 같으면 안해?"
"......"
"내가 정말 진심으로 너한테 그런 말 한거라고 생각해? 넌 그걸 정말 백프로 진심으로 받아들인거야?"
"......"
"내 말에 담긴 뜻 같은거, 구분 못하는 애 아니잖아 너."
"......"
"..나이가 몇인데 우리가 그런걸로 아직도.."
"......"
  

   

   

   

   

루한이 이마와 얼굴을 한 손으로 문지르며 가만히 서서 듣고만 있는 민석을 주시했다. 왜 한 마디도 안하냐, 화라도 내보지. 지금 너한테 미안해야 하는건 사실 나인데.  

   

   

   


"민석아. 듣고 있어?"
"...어."
"그래. 그럼 더 잘 들어봐."
"......."
"감기..걸렸다고 나한테 말해줬는데. 바보같이. 하루만에 잊어먹은거 미안."
"......."
"그래놓고 향 기억 못한다고, 말도 안되는걸로 구박한것도 미안."
"......."
"강의실 앞에서..사람들 다 쳐다보는데, 그 사이에서 화내게 한 것도 미안. 너 주목 받는거 싫어하는거 아는데. 괜히 그랬어."
"......."
"점심 시간에 연락 안한것도 미안. 그리고 나 그 향수..아껴서 그런거야. 절대, 절대로 싫어서 안 뿌린거 아니다. 닳을까봐 그랬어. 솔직히 향 좋아."
"......."
"그리고 지금도..너한테 화낸거 미안하다."
"......."
"...미안해 내가. 어? 미안해."  

   

   

   

   

미안 폭탄을 여러번 받은 민석이 루한을 미친듯이 노려보다가도 이내 고개를 숙여버리고는 끝내 니트의 소맷자락을 들어 눈을 가렸다. 작은 정수리가 눈 앞에 정면으로 보이게 되자 더 미안해져 막 미칠것만 같았던 루한이 그의 작은 머리통을 한 손으로 안고서 넓지 않은 작은 등을 반복적으로 토닥였다. 아, 미치겠다. 이럴때는 내가 정말 죄인 된것만 같아서 더 미치겠다.   

   

   

   

   

   

"내가 미안하다..울지마."
"안 울어.."
"이게 안 우는거냐, 바보야."
"...안 운다고..."
"고개 들어봐."  

   

   

   

   

   

루한의 악력으로 그의 머리를 들어올리려 했지만 힘으로 고개를 들지 않으려 애쓰는 민석을 또 가만히 보던 루한이, 고개를 저으며 허리와 다리를 숙여 그의 앞에 한쪽 무릎을 꿇고 앉았다. 
안 운다면서. 울고 있잖아, 지금..  

   

   

   

   

   

"바보야..흰 바지 입었잖아, 먼지 묻으면 또 내 탓이라고 할라고.."
"빨면 되지."
"....김루한 너 진짜 미워."
"..그래. 내가 미안해. 다 미안하다. 울지마, 어? 울면 내가 뭐가 되냐.."
"너 나쁜놈 되라고 그러는거다..."
"김민석..뚝."  

   

   

   

   

   

아래에서 바라본 루한의 얼굴은, 더 잘생겼다. 민석은 그 와중에도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굳이 이렇게까지 해서 자신을 바라보는 루한때문에 민망했는지 아주 조금 보인 눈물을 스윽 닦으며 코를 들이마셨다. 조금 괜찮아진듯한 얼굴을 보고 루한이 다시 자리에서 일어나 그의 어깨를 가볍게 껴안았다.   

   

   

   

   

   

"세상에 이런걸로 싸우는건 우리 밖에 없을거야. 응?"
"네가 먼저 그런거야."
"안그런다. 안그런다고.."
"..나 안지마. 감기 옮아."
"바보야. 네 감기가 내 감기고 내 감기가 네 감기지."
"바보냐.."
"..원래, 옮겨야 빨리 낫는거라고 했어."  

   

   

   

   

   

그럴수록 루한은 민석을 더 안았다. 아무도 지나가지 않는 곳이라, 루한은 더 민석을 놔주지 않았다. 울음기 있는 민석이 정신 차리지 못하고 그대로 안겨있다가도 아차 싶어 루한의 품에서 빠져나오려 했다. 내가 울기만 하면 얘는 꼭 나를 이렇게 껴안는다. 민망하게.  

   

   

   

   

   

"가자. 영화보러.."
"어."  

   

   

   

   

   

루한이 피식 웃으며 민석의 머리를 헝클었다. 민석의 입술이 빨개진채로 툭 튀어나와있자, 루한이 손가락으로 아랫입술을 건들었다.  

   

   

   

   

   

"집어넣고."
"잔소리 쟁이."
"..잠깐만."  

   

   

   

   

   

민석의 왼쪽 귀에, 오늘도 귀걸이가 반짝였다. 잠시 걸음을 멈춘 루한이 다시 한 번 두 손으로 민석의 얼굴을 잡아 자신을 보게 했다. 대낮부터 이러기는 좀 웃기고, 또 민망하지만. 그래도 할 말은 해야지.  

   

   

   

   

   

"우리 귀걸이. 다른걸로 바꿀래?"
"..잘 차고 다니던 귀걸이는 왜? 난 이거 좋은데."
"더 예쁜것도 많이 나왔더라. 오늘 그것도 보러 가자."
"꼭 새로 껴야해..?"
"그럼 어떻게 할까."
"....새로 또 뚫지 뭐. 이번엔 귓볼 위에 뚫자."  

   

   

   

   

   

민석의 엉뚱하면서도 그럴듯한 말에 루한이 입술을 일자로 만들고 곰곰히 생각하는 척 하다가 민석의 귓볼을 만졌다. 차가운게 손에 닿고, 민석도 루한의 손이 제 귀에 닿자 조금 움찔하면서도 시선을 피하며 입술을 깨물었다.
귀걸이를 한 곳의 바로 위를 만지며 민석의 눈을 주시했다. 왠지 얼굴이 빨개지는것 같아, 민석은 두 손가락으 마주잡고 꼼지락거렸다.  

   

   

   

   

   

"..여기?"
"...응."
"그래. 안 울 자신 있으면 또 뚫고."
"안울어. 나 옛날에 군대에서 사격왕이였거든? 너도 잘못하면 내가 저격할거야.."
"그래, 내가 미안해. 그러니까 가자."  

   

   

   

   

   

결국 피식 웃은 민석이 그의 팔을 도도도 치며 가방을 고쳐메었다.
오늘, 또 하나의 약속이 두 사람의 몸 한 곳에 가지런히 자리를 잡을 것 같다.  

   

   

   

   

   

   

   

   

   

   

   

   

   

   

   

   

   

   

   

   

   

   

   

   

   

   

  

   

   

   

   

   

   

   

   

   

   

   

   

   

   

   

   

   

   

   

   

   

   

   

   

   

   

   

   

   

   

   

   

   

   

   

   

   

   

   

   

   

   

   

   

   

   

   

   

   

   

   

   

   

   

   

   

   

   

   

   

 

  

   

아, 군대도 다녀온 남정네들이 왜 이렇게 귀여운지는 나도 모르쇠..................  

본격...루민 대학에서 썸타는 썰...  

...을 오랜만에 살포시 올려놓지만 지금까지 휴재한 글들만 몇개인지^_ㅠ!!! 지금 있을지 없을지도 모른 독자분들..유령 글잡이가 되어 죄송하고 또 죄송합니다..ㅠㅠ  

저는 아무래도 단편만 미친듯이 써야할 모양인가 봅니다.ㅠㅠ 장편도 계속해서 쓰고 싶은데...장편은 제 체력이 안 받쳐주나봐요ㅜㅜ또 이런 몹쓸 핑계를..!  

ㅠㅠ사죄의 의미로 달달(?)한지 아닌지 모를 루민 올려놓고 가요ㅜ_ㅜ  

   

우리 츤츤대는 루하니와 ㅋㅋㅋㅋㅋ 알듯말듯 모르는척 하는 민서기...귀여워..*- -* 므흣 (ㅎㅏ트.)  

다음에는 루민이들이 마음을 알아챌까요???? 아직도 모를까요?????  

그건...........저도 몰라요..! (도망)  

ㅎㅎㅎㅎ모두 좋은 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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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하 작가님ㅠㅠㅠㅠㅠ
읽는내내 제가 연애하고있는줄; 설레죽겠어요ㅜㅜ진짜 군대다녀온 남정네 둘이 어쩜 저리 올망졸망 귀엽고 예쁘게 행동하고 썸타는건지ㅠ!!신알신 꾹꾹 누르고 갑니다 다음화에서 뵈요♥♥

10년 전
독자2
완!!!던!!!!청춘게희!!!!!왜안사귀냐고!!!!!!빨리행쇼해라ㅠㅠㅠㅠㅠㅠㅠ
10년 전
독자3
작가니뮤ㅠㅠㅠㅠㅠㅠㅠㅠㅠ저에요치즈스틱이에요아니지금인티가아픈건지제컴퓨터가아픈건지잘모르겠지만띄어쓰기고뭐고하나도안되네요정말하나도나화날라그랰ㅋㅋㅋㅋㅋㅋㅋ아니그나저나우리작가님우리언니이렇게오랜만에찾아와서안그래도봄이라내옆구리살살시려오는데이렇게달달하고그런글쓰면제가너무좋아할거라고생각하시는데그럼정말크나큰오예에요좋아요아주좋아내가연애하는기분들고정말너무너무좋네요역시우리작가님최고ㅋㅋㅋ아니막너무보고싶고그랬어요ㅠㅠㅠ우리작가님너무너무보고싶고작가님글도너무너무읽고싶고ㅠㅠㅠㅠ그래도이렇게와주셔서감사해요작가님글다시또읽어서너무좋곸ㅋㅋㅋㅋㅋㅋ저는이미작가님의노예인축축한치즈스틱이니까요하행복행복힐링힐링오늘읽어ㅆ으니까내일부터또학교생활즐겁게할수있겠네요좋다신난다지금띄어쓰기가안되고지우지도못하고그래서너무너무너무화가나지만그래도할말이너무많아서뭘어떻게해야될지를모르겠네요ㅠㅠ그냥작가님은단편이여도좋고장편이여도좋으니까글이라도많이많이써주세요그냥작가님글볼때마다저처럼이렇게힐링되는사람이있으니까요라뷰라뷰원래제가맨낧날하는하트도지금못하고진짜인티화날라햏ㅎㅎㅎㅎㅎㅎ아맞다작가님오늘도좋은글써주시느라수고했구요앞으로도더좋은글써주세요사랑해요알라뷰워아이니쥬뗌므
10년 전
독자4
멈춰라! 요새 바빠서 이제서야 글을 봣네요 죄송해요ㅠㅠㅠ 저 잊지 않으셨죠?...ㅎ 캠퍼스 루민이라니 저도 조만간 대학들어가는데 ㅎㅎ 루민처럼 행쇼(아직은모르는)할수 있겠죠?ㅜㅜ 이제는 귓볼에도 자리잡힌 둘의 관계과 너무 좋아요!!!
10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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