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주소 복사
스파클링에 대한 필명 검색 결과
모바일 (밤모드 이용시)
댓글
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만화 단편/조각 고르기
방탄소년단 기타 변우석 더보이즈 허남준 김선호
스파클링 전체글ll조회 539l

[EXO/백도] 마리오네트

w. 스파클링 (아양)

 

 

 

 

 

 

 

 

처음엔 우리집에 온 그 아이를 보고 너무나도 낯선 나머지 ' 나의 집 ' 이면서도, 불편하게 소파와 벽사이의 틈새에 들어가 숨죽이고 너의 어머니와 나의 어머니가 하는 대화를 엿들었었지. 사실 무슨 대화를 나누는 것인지도 난 전혀 알지 못했어. 근데 …. 그런데 ….

 

" 어? 왜 여기 숨어있어. 숨바꼭질 하는거지? "

 

너는 내가 숨어있던 보람도 느끼지 못하게 한 눈에 찾아서는, 내 머릿속을 헤집어 놓았어. 난 둥그런 눈으로 멀뚱멀뚱 너를 위로 쳐다볼 뿐이었고, 너는 뭐가 그리도 좋은지 싱글벙글 웃고 있었지. 그 때, 너의 어머니가 너를 부르지 않았다면 나는 아마 한시간이고 두시간이고 너를 쳐다보는 것에 시간을 썼을거야. 매일 반복해서 하는 숙제보다는 너의 얼굴을 보는 게 차라리 더 나을 것 같으니까. 네가 밖으로 나갔는 지, 집안이 조용해졌을 때 난 몰래 소파 밖으로 조심스럽게 나왔어. 하지만 내 생각과는 달리 너는 바로 방문앞에서 나를 놀래키려는 듯이 숨어있었지. 너는 무안해했지만 나는 그저 너를 응시했어. 너를.

 

이도저도 아니게, 우리는 친한 친구도 아니고 그렇다고 아예 모르는 사이는 아니었어. 멀다면 멀고 가깝다면 먼 사이. 만약 여기서 아예 멀어졌다면, 아예 가까워졌다면. 하는 생각을 아직도 종종 하곤 해. 어느 날 넌 집 앞 놀이터에서 울고 있었지. 난 겉으로 티는 내지 않았지만 놀라서 한 달음에 너에게 뛰어갔어. 너는 무릎이 까진 건 전혀 아랑곳 하지 않고 병을 품고 있었지. 아마 그 때 ' 일단 이거 놓고 무릎 봐봐. ' 라고 했었지, 내가? 근데 넌 내 손을 뿌리치며 말했어.

 

" 괜찮아, 괜찮으니까 저리 가. "

 

평소에 날 밀어내지 않던 너라서 나는 약간 놀랐어. 아니, 사실은 약간이 아니고 많이. 난 그저 도와주려고 했을 뿐인데. 속상한 마음에 난 뒤도 돌아보지 않고 집으로 뛰어왔어. 그리고 나서 너를 기다리면서 현관을 몇번 기웃거렸는지 모르겠어. 그 때 마침 네가 들어왔고, 너는 평소와 다르게 기다렸던 나를 무시한 채 너의 방으로 쌩 들어가버렸어. 난 이제 서운한 마음보다는 걱정이 앞서서 너의 방문에 서서 연신 두들겼지. 평소 같았으면 내가 올 일도 없었겠지만, 한 번 ' 똑 ' 소리가 나면 빛보다 빠르게 문을 열어 줄 너인데. 어째서…. 나는 괜히 울컥해서는 너의 방문앞에 기대어 말했어.

 

" 바보, 바보야. 나도 속상하단 말이야. 너만 속상한 게 아니란 말이야…. "

 

오른팔에 얼굴을 묻고 고개를 숙이고 등을 기대고 있다가, 나는 갑자기 중심을 잃고 뒤로 털썩 넘어졌어. 네가 갑자기 방문을 연 덕분에 난 추하게 너에게 우는 얼굴을 누워서 정면으로 보이게 되었지. 얼마나 창피했던지, 그 때 난 내 몰골 생각은 하지도 못하고 벌떡 일어서선 너를 째려보았어. 너는 생글거리는 웃음이 아닌 무표정을 내게 보였어. 약간 흠칫하긴 했지만 난 정작 자존심빼고는 내세울게 없더라고. 너는 내 앞에 서서 나를 말없이 쳐다봤어. 그리고 곧 뒤를 돌아 너의 침대에 편하게 걸터 앉았지. 난 나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어. 그 때 네가 꺼낸 건, 내 예상 외의 물건이었지. 아까 네가 죽을 둥 살 둥하며 꼭 껴앉고 있었던 그 병. 아니, 통이라고 하는게 어쩌면 더 맞을지도 모르겠다. 너는 진지한 표정으로 내게 그 통을 내밀고선 ' 지켜줘, 부탁할게…. ' 라며 간절한 목소리로 말했어. 나는 너의 말에 사로잡혀 알 수 없는 의무감에 그 통을 꼭 껴안았어. 그제서야 너는 밝은 웃음을 나에게 보여줬지. 너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이상 나에게 그 미소는 보여줄 수 없는거니?

 

방에 돌아와 그 통을 유심히 관찰해봤는데, 안엔 개미 한마리가 들어있더라고. 그 외에는 딱히 별 것이 없었어. 노트 끝 부분을 찢은 듯한 종이가 여러 개 있었는데, 네가 절대로 열면 안된다고 신신당부했기에 나는 굳이 열고 싶지도 않았고 해서 그냥 넘어갔어. 그 다음날부터 너는 나에게 꼭 붙어 재잘재잘 떠들기도 하고, 장난도 가끔치고. 우린 둘도 없는 친한 친구가 되었지. 매일매일 똑같던 일상이 지나가던 중, 갑자기 네가 갑자기 슈퍼 앞에 멈춰서서는 날 불렀어.

 

" 왜? "

" 아, 아냐…. "

" 왜 그러는데 - . 궁금하게 하지 말고 말해줘. "

 

나의 말에 너는 사뭇 진지해지더니 말 없이 내 팔을 잡고는 집으로 빨리 뛰어갔지. 너는 너의 방으로 날 데려왔어. 오랜만에 들어오는 것 같아 이곳저곳 둘러보고 있었는데, 내 어깨에 너의 손이 얹어졌어. 내가 ' 왜? ' 라고 말하며 뒤를 돈 순간, 너는 내 입에 입을 맞췄어. 혀가 섞이지 않는, 그런 단순한 뽀뽀라고 해야하나. 나는 놀란 마음에 눈도 감지 못하고 있었는데, 넌 얼굴이 새빨개졌는데도 멈추지 않고 계속 부딪혔어. 그런데 정말 이상한 건, 내가 피하지 않았다는거야. 그리고나서 넌 갑자기 잠이 온다며 나른한 표정으로 침대에 누워버렸어. 나는 약간 당황스러웠지만 너의 곁에 머물고 싶어서 침대의 끝에 걸터앉아 누운 너의 머리카락을 넘겨주었어. 그 때 네가 지은 미소는 아직도 생생해서 가끔 꿈을 꾸곤 해. 네가 나를 향해 활짝 웃어주는, 그 정도는 바라지 않아. 그저 날 밀어내지만 않아주었으면. 그냥 따뜻하게 날 안아주었으면. 멍하니 너의 얼굴을 지켜보고 있을 찰나, 너는 말했어.

 

" 사실은 아까 슈퍼 앞에서. "

" 응. "

" 너에게 갑자기 키스하고 싶은 충동이 들었어. "

" …. "

" 충동이 아니야. 전부터 생각해왔어. 심지어 지금까지도. "

 

백현의 갑작스러운 말에 경수의 귀가 붉어졌다. 백현은 살짝 웃으며 앉아있던 경수의 허리를 앉아 제 쪽으로 끌어당긴다.

 

" 무겁잖아. "

" 안 무거워. 살 좀 쪄. "

 

그렇게 한참동안이나, 빛이 없으면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밖이 어두워졌을때가 되서야 일어날 수 있었다. 경수는 아쉬운 마음에 자고 있는 백현의 볼에 몰래 입을 맞추고 달아났다. 문을 황급히 닫고 발소리가 들릴 정도로 뛰어내려가는 경수에, 연신 미소를 띄고 있던 백현의 눈망울에 눈물이 고인다.

 

" 백현아, 아직 안일어났…. "

 

경수가 문을 열고 백현을 깨우러 왔을때에는, 이미 백현은 방안에 없었다. 경수는 고개를 갸웃하며 ' 먼저 학교에 간건가? ' 생각했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옷장 속의 교복이 그대로 있었고 오직 집에서 없어진 것은 백현의 신발뿐이었다. 경수는 학교에 가야하는 제 사정은 뒷전으로 한채, 백현을 찾아나섰다. 슈퍼 앞에도 가보고, 놀이터에도 가봤다. 갑자기 소리소문없이 사라진 백현이 원망스러웠고 속상했다. 그렇게 터덜터덜 집으로 돌아왔다. 다시 한번 백현의 방으로 들어가려는 찰나, 평소에 잘 가보지 않았던 옥상쪽 계단의 문이 약간 열린것인지 빛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경수는 천천히 계단을 밟았다.

 

옥상의 끝에는 백현이 위태롭게 서있었다. 사실 백현은 누구보다도 굳게 그 자리에 뿌리내리고 있었지만, 경수의 눈에는 그저 금방이라도 떨어져 버릴것만 같이 조마조마했다.

 

" 백현…. 백현아. 위험해. 내려와. "

 

경수는 떨리는 목소리를 감추려고 했지만 노력이 무색하게 부들부들 떨려오는 목소리에 백현이 살며시 고개를 돌린다. 무표정한 얼굴안엔 슬픔이 묻어져있다.

 

" 경수야. "

" …. 으응. "

" 난…. 어쩌면 좋을까. "

" 이, 일단은. 내려와서…. 내려와서 말해. "

" 너를 다 잊은 줄 알았는데. "

" …. "

" 네가, 네가 너무 좋아서 …. "

" 백현아. "

" 아직도 너를 좋아해서 …. "

" 백현…. 아. "

 

경수의 부름에도 불구하고 백현은 다시 하늘을 향하여 고개를 돌렸다.

 

" 안 돼. 안 돼…. "

" 잘 부탁할게. 사랑했어. "

 

경수는 백현에게로 뛰어갔다. 시간을 멈추고 싶었다. 사랑하는 이의 죽음의 순간은 영원히 멈추고 싶은 것이다. 아무리 발버둥쳐도 눈동자에 들어오는 것은 죽은이의 얼굴과 추억뿐이다. 이제 경수의 눈동자는 푸른 하늘만을 담고 있었다. 마지막 백현의 말은 너무나도 차분했다. 경수는 서둘러 계단을 날아오르듯이 내려왔다. 중간에 발을 헛디뎌 구르더라도, 상처가 나서 피가 나더라도. 마음이 너무 아파도. 경수는 멈추지 않았다. 제일 견디기 힘든 건, 사랑하는 이의 얼굴을 적시는 눈물. 경수는 누워 있는 백현의 몸을 자꾸만 흔들어댔다. 백현의 얼굴을 눈물로 적시고 싶지 않았는데, 참아도 참아도 자꾸만 눈물이 흘러나온다. 뜨듯한 눈물이 죽은이의 얼굴을 적신다. 그저 부질없이 흘러내리고 있을 뿐이다.

 

" 아, 안 돼…. "

 

경수는 쓰러진 백현의 입에 자신의 입을 맞춰보기도 하고, 백현의 손을 들어 자신의 얼굴을 어루만지게도 해보았다. 하지만 백현의 눈동자는 여전히 푸른 하늘만을 담고 있었다. 경수는 절망에 가득 차 백현의 몸을 으스러지게 껴안고는 한참을 눈물로 지샜다.

 

경수는 119를 부르지 않았다. 백현은 이제 더 이상 숨을 쉬지 않았다. 백현이 눈을 뜨지 않은 지 3일이 지났다. 경수는 여전히 침대위에 누운 백현의 손을 붙잡고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다. 창문 밖으로 달빛이 백현을 비추었다. 서글프게도 백현의 몸이 자꾸만 더 빛나서, 경수는 다시 한번 웃는 백현의 얼굴을 보고 싶었다. 눈물로 밤을 지새우다 지쳐 잠이들면, 여지 없이 백현의 꿈을 꾸었다. 백현이 떨어지던, 백현이 떨어지지 않았다면. 경수는 한참을 백현의 방에서 나오지 않았다. 그로부터 몇일이 지났는 지 모를 무렵, 경수는 문 밖으로 한 걸음씩 내딛었다. 화장실에 가서 세수를 하고, 옷을 단정히 입었다. 백현의 얼굴을 한번 어루만져주고, 전화기를 들었다.

 

" 119죠. 여기, 사람이…. 죽, 었…. "

 

통화를 하는 와중에도 울컥 눈물이 나와 제대로 말을 마무리짓지 못했다. 수화기 저 편에서는 다급한 여자의 목소리가 들린다. 주소를 묻는 데도, 경수는 대답할 수가 없었다. 경수는 전화기를 바닥에 떨어뜨리고선 벽에 기대어 울기 시작했다. 눈물을 흘리는 게 아닌, 금방이라도 숨이 넘어갈 것 같이 꺽꺽 소리를 내며 울었다. 얼마 있지않아 구급차가 용케도 백현과 경수의 집 앞에 찾아왔다. 문을 열 필요도 없이, 살짝 문이 열려져 있던터라 구급대원들은 기절한건지, 지쳐 잠이 든건지 모를 경수와 방 안에 누워있던 백현을 병원으로 이송했다.

 

경수가 눈을 뜨고 보니 이미 병원에 도착한 상태였다. 여러 경찰 조사를 받았고, 매일 밤을 눈물로 지새웠다. 집으로 돌아와 보니 백현이 누워있던 자리엔 그저 붉게 물들어버린 침대 시트 외에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았다. 백현의 옷장에선 더 이상 백현의 향기가 나지 않았다. 다리에 힘이 풀려 걸을 수도 없었지만, 한 걸음씩 힘겹게 자신의 방으로 들어와 백현이 어렸을 적 맡겼던, 그 어느것보다 소중히 여기던 통을 열어보았다. 개미는 이미 말라죽은 상태였다. 왠지 모르게 백현이 연상되어 눈물이 앞을 가려 시야가 잘 보이지 않았지만, 경수는 꿋꿋이 종이를 폈다.

 

' 아직도 '

 

' 사랑해 '

 

경수의 눈물에 잉크가 종이에 녹아들어갔다. 너를 닮은 봄향기가 나를 괴롭게 한다. 분명히 너는 없는데, 아직도 네가 옆에 있는것만 같은 착각을 하곤 한다.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어요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돼요!

독자1
허류ㅠㅠㅠㅠㅠㅠㅠㅠ 죽으면 어떡해... 아아아아 ㅠㅠㅠㅠㅠㅠㅠㅠ 완전 아련해요 진심으로 개취향저격 ㅠㅠㅠㅠㅠㅠ
10년 전
스파클링
어머 세상에나. 신선한 충격이네요! 제 글이 취향이신 분은 딱 3분있었는데 (감격) 감사합니다 'ㅅ'!
10년 전
독자2
세 명밖에 없으시다니... 아니 이런 금손에게... 누가 뺐어가기 전에 저랑 혼인신고서 지장 찍으러 갑시다.
10년 전
스파클링
예. 제 손은 이미 준비가 되어 있다고 하네요 'ㅁ'
10년 전
독자2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아련해요 정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작가님 글 정말 잘 쓰시네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
10년 전
스파클링
아잇, 궁금해라 'ㅅ'..
10년 전
스파클링
ㅠㅠㅠㅠㅠㅠㅠㅠ 아니에요 글을 잘쓰긴요. 응가 손이랍니다 :)
10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돼요!
 

혹시 지금 한국이 아니신가요!?
여행 l 외국어 l 해외거주 l 해외드라마
분류
  1 / 3   키보드
필명날짜
기타잘들 지내구 있지요 19 걍다좋아01.26 20:35
기타[실패의꼴] 신입이 나보고 꼰대 같대4 한도윤01.19 17:52
방탄소년단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十2 도비12.29 20:51
김선호 [김선호] 13살이면 뭐 괜찮지 않나? 001 콩딱01.09 16:25
      
엑소 [EXO/백도] 사랑제곱 , 02 스파클링 06.14 01:26
엑소 [EXO/백도] 사랑제곱 , 01 스파클링 06.04 21:11
엑소 [EXO/백도] 봄을 닮은 겨울4 스파클링 04.03 21:58
엑소 [EXO/백도] Trojan boy * 01 스파클링 04.01 22:34
엑소 [EXO/白道] 快漁理水 快漁理水6 스파클링 04.01 21:29
엑소 [EXO/백도] 마리오네트7 스파클링 03.28 22:20
엑소 [EXO/백도] spicy 스파클링 03.22 17:45
엑소 [EXO/백도] peach sunshine4 스파클링 03.06 20:13
전체 인기글
일상
연예
드영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