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양식 호그와트를 만들고 싶어서 만든 작품(해리포터와 유사성 있을지도 모름...!)
* 비중이 좀 더 많아서 카테고리 뉴이스트.
*노래 있습니다.
음양학당(陰陽學黨)
"재이가 왜? 왜, 너를?"
"...."
"너를 배신한 거야? 아니면 무슨 다른 이유라도 있는 거야? 왜 봉인을...."
순영의 말을 듣자마자 예원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어조로 순영에게 따지듯이 물어보았다. 예원뿐만 아니라 규원도, 여주도 그 이유가 궁금해 예원의 말에 동조하듯 순영을 쳐다보았다. 순영은 입안에 있던 다과를 다 삼키고 여주 앞으로 내온 차까지 후루룩 마시며 뜸을 들였다. 웬만해서는 순영의 행동이 다 끝날 때까지 기다렸었지만 예원은 도저히 안 되겠는지 능력으로 순영이 들고 있던 차를 저 멀리 날려버렸다. 덕분에 찻잔은 와장창 소리를 내며 부서졌다. 예원치고 격한 행동이었다.
"빨리 말해. 왜 재이가 널 봉인했냐고"
항상 예쁘게 웃던 예원이었지만 지금은 사뭇 진지해져 있었다. 자신의 손을 떠나 깨져버린 찻잔을 보며 순영은 쩝 소리를 내며 입맛을 다셨다. 맛있는데.... 그리고 예원을 향해 느긋하게 목을 돌려 쳐다보았다. 예원의 표정을 보고 순영은 픽하고 웃었다. 순영은 두 다리 모두 소파 위로 올려 양반다리 자세로 고쳐 앉았다.
"왜 이렇게 분위기 심각해?"
"뭐?"
"지켜주려고 그런 거야. 지켜주려고. 나를"
순영은 등받이에 등을 기대며 눈을 감았다. 그리고 입을 뗐다. '지켜주려고 그런 거야.' 의외의 말에 예원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순영을 쳐다보았다. 눈을 감은 순영은 그때를 회상하는 듯했다. 그는 입을 다문 채 한숨을 내쉬었다. 옆에서 이야기를 듣던 여주는 이해하기를 포기한 듯이 순영처럼 등받이에 등을 기대어 허공을 응시했다. 여주의 기척이 느껴져 순영은 한쪽 눈만 슬쩍 뜬 채로 여주를 바라보니 멍 때리는 여주의 얼굴에 피식하고 웃었다. 예원은 순영에게 다시 물었다.
"지켜주다니? 무슨 소리야? 마군전쟁 때, 너 무슨 일 당했었어?"
"글쎄"
"그 말은 너도 모른다는 뜻이야?"
"굳이 말하고 싶지 않아. 신이 인간한테 보호받았다는 이야기를 꼭 자세히 풀어야 하냐. 쪽팔리게"
순영의 말에 예원은 조용해졌다. 예원이 조용해지니 이번에는 규원이 순영을 향해 입을 열었다. 여전히 순영은 눈을 감고 있었다.
"순영님, 순영님께서 신수 대결 끝난 직후 불여우 차별 문제에 관해 언급하신 영상이 인터넷에 이리저리 떠돌아다니고 있습니다."
"...."
"덕분에 '일신의 부활'이라면서 오늘 뉴스도, 신문도 난리가 났었습니다. 물론 지금도 여전히 방송중입니다"
"...."
"제가 봤을 때는 월요일부터 학교 앞에 기자들이 진을 치고 난리가 날 것 같습니다. 그럴 일은 잘 없겠지만 몰래 들어오는 것도 생각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흐음, 귀찮겠네?"
규원의 말을 들으며 순영은 아까 예원이 날려버린 찻잔을 손짓 한 번으로 본모습으로 만들었고, 다시, 손짓 한 번으로 차를 따랐다. 그리고 자신의 앞으로 가져와 한 입, 한 입 음미하면서 마셨다. 아, 당연히 규원의 말은 듣고 있긴 하다. 대답까지 해주었다. 좀 성의 없어 보이긴 하지만.
"그리고 제일 문제 되는 것은 이것입니다"
규원 또한, 순영과 예원처럼 손짓 한 번에 신문 기사 스크랩을 허공에 띄웠다. 여주는 그 모습을 보며 감탄했다. 순영과 예원은 '신'이라서 자신의 능력으로 한 것이지만 규원은 오직 주술일 텐데 주술을 외치지도 않고, 부적도 쓰지 않고 오직 손짓으로 이루어내는 모습이 놀라웠다. 자신도 규원의 나이쯤 되면 이렇게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슬쩍 해보는 여주다. 순영은 감았던 눈을 떠 규원이 허공에 띄운 신문을 가로채 안의 내용을 확인했다.
'19년만에 모습을 보인 일신, 새로운 주인은 과연 누구?'
'19년 동안 모습을 보이지 않아, 온갖 설에 휘말렸던 일신은 금일 오후 6시경, 모습을 드러냈다. 오랜만에 등장한 일신의 모습은 빨간 머리, 매서운 눈초리 그대로였다. 하지만 그의 주인은 달랐다. 윤재이가 세상을 떠난 지 18년, 일신은 새로운 주인을 맞이했다. 새로운 주인은 현재 음양 고등 학당 1학년, 김여주 학생. 얼굴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녀에게는 특이점이 있다. 바로, 음양 학당의 편입생이라는 것. 그녀는 음양 학당의 초등 학당, 중등 학당을 나오지 않았다. 그런데 어떻게 현재 고등 학당에 들어와 있는 것인지 아무도 모른다. 과연 그녀는 어떻게 음양 고등 학당에 들어오게 되었을까. 제일 유력한 추측으로는 그녀는 이제껏 무영 세계에서 살아왔던 무영인....'
크고 진한 글씨로 적혀있는 제목을 본 순영은 한 번 비웃어준 후, 내용을 읽어나갔다. 내용은 명색에 신문기사임에도 불구하고 '사실'이 아닌 '추측'으로만 가득 차 있었다.-여주의 학년도 틀렸다. 여주는 2학년인데.- 이 기사를 낸 언론사 이름을 확인해보니 유명한 언론사가 아닌, 연예인 사생활 도촬 정도 수준의 기사를 작성하던 언론사였다. 다른 기사들은 '순영의 등장'에 초점을 맞춘 기사들이 많았지만, 이 기사만 순영이 아닌 '여주'에 초점을 두었다. 내용을 다 읽지도 않고 순영은 신문을 구겨버렸다.
"학생들을 보니, 최면 주술은 잘 걸려있던데. 어떻게 고작 이딴 곳에서 마치 학생들끼리 했던 말 같은 이야기들이 실릴 수 있지?"
순영의 눈초리는 매서워졌다. 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여주는 어리둥절했다. 전에 종현이 알려주기는 했었지만 자신에 관한 내용이 알려지면 안 되는 지 정확히 이해가 가지 않았다. 눈치를 이리저리 살피는 여주의 모습을 보고 예원은 눈치챈 것인지 설명해주었다. 여주의 존재는 아직 외부에 새어 나와서는 안된다. 왜냐하면 여주에 관해서는 여주 자신은 물론이고 규원, 예원, 순영도 파악하지 못했다. 어떻게 영력을 가진 음양인이 18년 동안 무영 세계에서 살 수 있었나. 누가 영력에 결계를 걸어 놓은 것인가. 왜, 영력에 결계를 걸어 놓은 것인가. 이 세 가지 질문이 해결되지 않았다. 이 세상의 그 누구도 여주의 존재를 설명하기 힘들다는 말이다. 이것을 설명해줄 사람은 아마, 죽은 여주의 부모가 아닐까. 그러니 여주의 존재를 세상에 알리면 여주에 관한 온갖 추측들과 오해들이 만들어질 것이 분명했다. 추측과 오해. 무서운 것들이다. '추측' 말이 좋아 여러 가능성을 열어 놓게 하는 생각들이지, 사람들에게는 말만 조금 된다면 잠재적 결론이다. '결론'. 확정 짓는다는 말이다. 아무런 근거 없는 확정은 아주 무서운 결과들을 불러일으킨다. 그걸 아는 순영과 규원이었기에 이리 심각한 것이다. 오해와 추측, 이것들이 여주를 질식하게 할 수 있으니까.
그렇기에 규원은 아무도 모르게 여주를 음양 세계에 데려온 것이고, 학생들에게 여주에 관한 이야기를 외부에 발설을 금하는 최면 주술을 걸어 놓은 것이다.(최면 주술은 영력이 아주 강해야 사용할 수 있는 주술로, 아무리 강해도 최대 5년, 1000명만 가능하다) 이제야 이해 가는 여주는 순영, 규원, 예원처럼 심각해졌다. 정말 순영 말대로 최면 주술이 제대로 걸려있다면 과연 누가 자신에 대해서 외부에 이야기를 한 것이지. 여주의 미간도 깊어졌다. 순영은 어느새 양반 다리를 했던 두 다리를 소파 밑으로 내렸다.
"지금 이 기사가 하필 제일 화제가 되는 기사입니다. 이렇게 된다면 순영님의 봉인은 물론이고 여주 학생에 대해서 온 세상에 알려야 됩니다"
"그렇게는 안 되지"
"무슨 방법이라도 있으신가요"
순영의 단호한 목소리에 규원은 표정이 살짝 밝아졌다. 예원도 기대된다는 표정으로 순영을 쳐다보았고 여주 또한 무슨 말이 나올지 궁금해 순영을 쳐다보았다. 순영은 언제 심각했냐는 듯이 시원한 미소를 지었다. 마치 박하사탕 같은 미소였다. 곧 정색하더니 입을 열었다.
"없는데?"
".... 네?"
"그냥 규원, 네가 알아서 잘 막아. 대충 얼버무리라고. 보니까 여주에 관한 정보도 제대로 된 게 거의 없던데. 어차피 기자들은 여주 얼굴도 모르잖아? 학교에 외부인도 들어오기 힘들거고"
순영의 가벼운 대답에 분위기는 얼어붙었다. 순영은 개의치 않은 듯 앉은 자리에서 일어서 기지개를 크게 폈다. 거기다가 하품까지. 신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규원과 예원의 표정은 당황스러움 그 자체이지만 여주의 표정은 똥씹었다는 표정이었다.
"피곤해. 이제 가자, 주인"
"야, 이렇게 간다고?"
"그럼 여기서 뭘 더 해. 좋은 방법 있어?"
"...."
"없잖아? 아무리 생각해도 답 안 나오는 문제는 시간의 흐름에 맡기는 거야. 그럼 규원, 예원 잘 있어라. 우린 간다"
순영은 여주의 뒤에 서, 어깨를 잡고 교장실 밖으로 이끌었다. 벌써 해가 어둑하게 져 있었다.
-
"안녕하세요! 반가워용"
"저희가 취재 나왔는데요. 혹시 인터뷰 좀 해주실 수 있나요? 저희가 이번에 학..."
".... 권순영, 죽일까"
"네?"
"....아무것도"
하필 은우도 주번이고, 민현도 규원이 시킨 일이 있고, 종현도 학생회 덕분에 여주는 홀로 등교했다. 물론, 그런 거가지고 외로워한다거나, 쓸쓸해한다거나 그런 성격은 절대 아닌 여주기 때문에 아무 생각 없이 학교로 등교하는 여주였다. 아, 그리고 순영은 도대체 무슨 일 때문인지 사라지지 않고 창문 밖을 나서 어디론가 날아갔다. 등교 중 자신들이 기자라고 말하는 듯한 두 명의 남자들을 맞닥뜨렸다. 어제 아무 생각 없던 순영의 모습이 떠올라 여주는 조용히 순영을 욕하는 소리를 중얼거렸지만 여주 앞에선 남자 둘은 다 들은 듯했다. 금요일 날, 자신의 존재가 외부에 알려지면 안 된다고 한 규원이 떠오른 여주는 침착해졌다. 기자들은 자신의 얼굴을 모른다고 했다. 그러니 자신이 김여주가 아니라고만 하면 되는 것이다. 이 정도의 연기는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여주였다.
"아, 참. 김여주 학생 맞죠?"
연기 해보기도 전에 망했다. 무슨 아침 드라마에 회사 팀장 역할을 할 것 같이 생긴 남자의 말을 듣고 여주는 좌절했다. 자신이 김여주인걸 알고 있었다. 여주는 빠르게 머리를 굴려 이 상황을 어떻게 헤쳐나가야 하는지 생각했다. 그리고 생각한 지 30초도 되지 않아 결론이 났다.
".... 뭐야, 어디가는..."
"야, 쫓아!"
그것은 전속력으로 달리는 것이었다. 여주가 갑자기 달리기 시작하니 드라마 팀장 얼굴의 남자는 당황했고, 옆에 있던 예쁘게 생긴 남자는 눈에 불을 켜 쫓으려 하였다. 여주는 이래 봬도 무영 세계에서 여러 가지 아르바이트를 했던 몸이었다. 근육도 다른 여학생들보다 꽤 많은 편에 속하는 여주였기 때문에 근력은 물론이고, 타고난 달리기 실력, 등교하는 많은 학생 사이에 섞여 남자 둘을 쉽게 따돌릴 수 있었다. 달리기 실력이 좋은 건 좋은 거고, 귀찮은 건 귀찮은 거다. 여주는 아침부터 달렸다는 생각에 짜증이 났다. 덕분에 평소보다 일찍 홈베이스에 도착한 여주였다. 여주는 헉헉거리며 생각을 정리했다. 아니, 생각해보니까 어떻게 외부인이 학교 안으로 들어와 있었.... 어라.
"여주 학생, 진짜 잠시만 시간 내주면 되는데...."
"몇 가지 질문만 할게요! 진짜!"
남자 둘은 어떻게 쫓아온 것인지 여주의 시야에 남자 두 명이 담겼고, 여주는 도망치지 않고 그 둘을 자세히 봤다. 그리고 여주는 깨달았다. 저 둘은 외부인이 아니라 음양 학당의 학생이라는 것을. 왜냐하면 그들은 여주와 똑같은 모양의 교복을 입고 있었다. 그저 '취재'라는 말 때문에 과잉반응을 한 여주였던 것이었다. 괜히 민망해진 여주는 볼을 긁적거렸다.
"아, 왜 도망가요....!"
"아니, 취재한다고 하길래.... 외부 기자인 줄 알고...."
"여주 학생이 연예인이야? 무슨 외부 기자가 온거 가지고 도망쳐? 하아, 힘들어"
예쁘게 생긴 남학생이 까칠한 말투로 여주에게 말을 내뱉었고 그에 멋쩍게 웃어 보이는 여주였다. 그러다 불현듯 걱정이 다시 물 밀려오듯이 떠올랐다. 아무리 학생 기자라도, 취재한다면 분명 그 기사와 관련된 것을 물어볼 테고, 또 누군가가 외부에 퍼트리겠다는 생각이 든 여주였다. 여주는 빠르게 사물함에서 1교시 책을 꺼냈다. 그리고 두 명이 숨을 고르는 틈을 타서 다시 전력 질주하였다. 아무리 생각해도 도망치는 것밖에 답이 떠오르지 않는 여주였다. 그리고 여주의 뜀박질과 동시에 멘붕이 온 것은 여주를 취재하러 온 남학생 두 명이었다.
".... 아니, 뭐야. 또 왜 뛰어!"
"인터뷰 좀 하자! 더럽게 비싸게 구네!"
뒤에서 들려오는 남학생 두 명의 외침은 여주는 상큼하게 무시하고 빠른 속도로 1교시 수업실로 뛰었다. 분명 책상의 엎어져 있으면 모르리라. 여주는 그렇게 생각하고 열심히 뛰었다.
-
"저희가 여주 학생 시간표는 다 꿰고 있어서"
홈베이스에서 꽤 멀리 떨어진 1교시 수업실을 향해 열심히 뛰었건만 미리 와 있는 두 남학생이었다. 굉장히 예쁜 남학생이 아닌 다른 남학생은 아주 기분 나쁘게 웃음을 짓었다.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남학생의 모습에 당황한 여주는 고장이라도 난 듯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었다. 남학생 둘은 천천히 여주에게 다가갔다.
"아직 1교시 시작하기에는 좀 남았으니까 몇 가지만 저희 부실에서 인터뷰.... 아! 또 뛰어?! 넌 체력이 남아도냐!"
"뒤를 안 막았어.... 아, 바보. 둘 다 안에 들어와 있으면 어떡해!"
"그건 네 잘못이지! 내 잘못이냐!"
여주는 뒤도 보지 않고 달렸다. 아침부터 이게 무슨 난리일까 하며 여주는 심한 욕도 사용했다. 꽤 멀리 떨어졌다고 생각한 여주는 속도를 줄여 뒤를 바라봤다. .... 도대체 둘은 육상선수인 것인지 어느새 가까이 여주 곁에 와 있었다. 여주는 다시 한번 험한 욕을 하며 달렸다.
".... 어, 여주야!"
"비켜!"
"받아 줄게, 여주야!"
"개소리하지 말고, 비켜!"
결국 여주는 학교 건물을 벗어났고 그 와중에 민규를 만났다. 민규를 만나자마자 비키라고 소리치는 여주였지만 민규는 잠시 본 상황에 상황파악이 되는 건지, 안 되는 건지 모르겠지만 달려오는 여주 앞으로 뛰어왔다. 여주의 입에서는 '비키라고, 미친놈아!'라는 소리가 튀어나왔지만 민규는 해맑게 웃은 채로 여주를 향해 전력질주를 했다. 그냥 자신이 방향을 트는 게 낫다 생각한 여주는 민규를 피해 방향을 틀려 했지만 이미 민규는 가까이 다가온 상태였다. 여주는 직감적으로 부딪힌다고 생각하여 눈을 질끈 감았다. 아, 험한 욕도 잊지 않고 뱉은 채로.
"밍밍아! 뛰어!"
하지만 여주의 생각외로 부딪히는 아픔을 느끼지 않았고 민규의 품속으로 안전하게 안착했다. 여주가 뛰어온 속력으로 인해 여주를 한 품에 안은 민규는 뒤로 넘어질 뻔했지만 빠르게 자신의 신수를 불러낸 민규는 넘어짐과 동시에 그대로 신수 등에 누웠다. 여주를 품에 안은 채로. 그리고 빠르게 벗어났다.
"인터뷰 하나 하겠다는데 꼭 그렇게 해야겠냐! 치사해!"
예쁘게 생긴 남학생의 목소리가 여주의 귀속을 찔렀지만 철저히 여주는 무시했다. 한숨 돌린 여주는 민규의 품속을 살며시 벗어났고 확인해보니 늑대 등위에 올라타 있었다. 두 번째 올라타는 늑대 등이었지만 조금이라도 움직였다간 떨어질 것 같은 느낌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여주였다. 누워있던 민규는 자신의 위에서 안절부절못하는 여주의 모습에 한 번 피식 웃더니 신수를 멈추었다.
"쫓기고 있었던 거 맞지? 이정도면 못 쫓아올 거야"
"...."
"밍밍아, 멈춰"
멈추자마자 빠르게 늑대 등 위에서 폴짝 뛰어 내려오는 여주였고 민규도 따라 내렸다. 긴 다리 덕분인지 여주처럼 폴짝 뛰어내리지는 않았지만. 주위를 둘러보니 입학식 날, 헤매던 숲과 같은 숲 같았다. 학교 안에 있는 숲은 이곳, '음의 숲'밖에 없는 것 같으니까. 처음 왔을 때와 다른 느낌을 받는 여주였다. 뭔가가 불편하고, 기분이 묘하게 나빴다.
"음의 숲은 언제와도 기분 나쁘네"
"여기가 음의 숲이야?"
"응. 아주, 음기가 넘쳐나는 곳이지. 우리처럼 양기와 음기가 조화롭게 섞인 생명체는 음의 숲에 있으면 뭔가 힘들기 때문에 빨리 나가는 게 좋을 거야"
민규의 말을 듣고 여주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분명 처음 왔을 때는 그냥 숲인 줄 알았는데 지금은 확실히 이 숲의 기운이 여주의 기분을 나쁘게 했지만 음양인으로서 각성이 된 것 같은 느낌에 여주는 한편으로는 신기했다. 슬슬 1교시도 시작할 때가 다 되었고, 도저히 여기 있기에는 무리라고 생각한 여주와 민규는 다시 밍밍이의 등에 타 벗어나려 했다. 그때, 어디선가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 소리에 소스라치게 놀란 민규는 심장을 부 잡은 채 이리저리 쳐다보았고, 여주는 별 감흥 없는지 알아서 척척 밍밍이의 등에 탔다. 여주의 모습에 민규는 헛기침하며 여주 뒤쪽에 올라탔다. 그리고 빠르게 음의 숲을 빠져나왔다.
"뭐야, 김여주였잖아. 너무 빨리 나가는 거 아닌가. 아쉽네"
민규와 여주가 떠난 숲에는 낮은 음성이 작게 울려 퍼졌다.
- 다음 편에 계속
+ 민규 신수(민규는 귀하게 자란 도련님 느낌의 늑대...?)
+ 신수가 같은 원우의 늑대는 조금 더 거친 느낌
읽어주시고 댓글 달아주시는 분들 너무너무 감사드립니다♥ 여러분의 포인트가 아깝지 않는 더 좋은, 더 나은 글을 쓰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암호닉 받을게요!!!!! 열심히 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