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숭아 시즌 2
W. Bohemian Heal
너 없을 때도 나 충분히 잘했는데
네가 자꾸 길을 잃어버리게 하잖아.
매일 하루도 내 생각도 내 마음도
건들지마, 우리가 친구지
뭐가 더 있었어? 가족도 아니고.
자꾸 그런 눈으로 보는 거 짜증나,
너 무슨 말 하려 안하고 그렇게 보고 있으면
내가 뭘 어떻게 알아. 내가 뭘 어떡해
08: 우리, 여름
***
비를 꽤 맞아 추웠다. 이렇게 더운 날에.
조금 더 언성이 오르기 전에 법정을 빠져 나오니 너는 곧 따라 왔다. 정말 정말 이야기를 듣지 않으면 내가 지구 한 바퀴를 돌 때 따라 올 권순영이었다, 그래서 또 한 바탕 싸우고 직장에서 고성방가하며 다툽니다 비켜가세요 하기 싫어 어쩌다 보니 앉아 있는 곳은 근처 포차였다.
이야기를 하자고 온 걸까, 아니면 둘이 각 잔에 다른 술을 퍼 마시려고 온 걸까. 나는 끝내 입을 열지 않았고, 권순영은 노려보다 한숨을 내뱉다 가혹한 공백이 우리 기류에만 혹독하게 잔류하고 있었다.
"나 담배 좀,"
독하게 한 시간이 흘렀을쯤 너는 자켓만 가지고 나가버렸다. 차라리 돌아오지 않았음 했다, 맥주도 떨어졌다. 앞에 놓은 소주를 맥주잔에 조심히 부었다. 그와중에 술 흘리는 건 싫었나보다. 마시고 집까지만 갈 수 있을 정도로만 취하자, 네가 묻는 말을 듣기도 전에 튕겨버릴 정도로만 먹으려 했다. 회식에 단련된 주량은 금요일에만 받지 않았다, 권순영은 좀 더 늦었고 어느새 소맥을 말아먹으니 골이 아팠다.
"진짜 간 거 아냐? ..씨"
그래 가라 그냥.
의도치 않는 다이아몬드 스탭을 밟으며 계산서를 꼭 쥔 채 일어섰다, 혼자 앉는 시간이 길어지니 고새 취해 시야가 흐려지니 술맛도 나지 않아 품에 있던 계산서를 가지런히 내려놓고 카드도 내려놓고 나왔다. 카드는 대체 왜 두고 나왔더라.
긴 머리가 좀처럼 마르지 않고 자꾸 얼굴에 미역줄거리처럼 치덕거렸다, 에이씨 좀. 그에 얹혀 비는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다행히 도로는 알록달록 했다. 저기 어딘가 나를 데려다 줄 택시가 한 대쯤은 있겠지. 왼쪽으로 가려하면 오른쪽으로 가고 오른쪽으로 가면 왼쪽으로 걸어 도보의 끄트머리에 왔을 때 택시는 족족 나를 지나쳐 달렸다. 너도 나한테 화가 났냐, 세상이 반대로 돌았다. 비구름 틈새에 투영된 달도 반대로 돌았고, 방금 빠져나온 포차도 돌고 나를 빼곤 모든 게 비정상이다.
아니 나도 비정상인가, 내가 비정상인가. 금새 졸렸다, 나도 모르게 눈은 감겼다 뜨길 반복했다. 여기서 잠들면 경찰이 데려다 주진 않을까, 스탭이 자꾸 꼬였다. 그리고 다시 눈을 떴을 땐 별 볼일 없는 내 침대 위였다. 근데 대체 난 우산을 언제 샀을까, 생각보다 취하지 않았던 밤이었나 보다. 멍자국도 밴드를 예쁘게 오려 붙인 나의 정신승리라. 그러나 속이 된통 뒤집혀 쓰린 아침이었다.
(작가 시점)
"야!"
순영이 돌아왔을땐 이미 ㅇㅇ는 없었다. 그 어떤 사람도 쓸데 없이 갑갑하고 무거운 분위기에 도망가지 않을 사람은 없으니 가버렸겠다 하였으나, 손에 쥔 우산이 마음에 걸렸다. 왜 하필 예보 없는 비가 내려서, 가는 곳마다 우산이 없었다. 시간도 생각보다 늦어 연 약국도 찾기가 힘들었으나 겨우 찾아 다녀오니 이미 ㅇㅇ는 없었다. 안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 물어 라이터를 찾았다. 아, 진짜. 뒷주머니를 만지작거리며 의도치 않게 돌아본 빈 병 가득한 테이블이 눈에 들어왔다.
"너 진ㅉ, 미쳤어?"
"너가 미쳤거등"
"야, 야 ㅇㅇㅇ, 너 얼마나 마신.. 일어나봐, 아니다. 야"
없어질 거면 단단히 없어지지 나쁜 기집애.
도보 끝에서 펄럭거리는 인영을 달려와 잡으니 아니나 다들까, ㅇㅇ였다. 그것도 단단히 취한, 너. 순영은 그녀의 팔을 붙잡고 살폈다, 아. 폭우 속에서 급하게 순영은 ㅇㅇ를 업었다. 급하게 우산을 편 채 우선 걸었다. 얼마나 맞고 있었던 거야, 그의 어깨를 타고 툭 떨어지는 ㅇㅇ의 손을 잡아 확인하니 너무 찼다. 뭘 어떻게 해야할까, 너무 돌아서 만난 그녀가 순영은 가끔 익숙하지 않았고 어려웠다.
"ㅇㅇㅇ"
"느에.."
속이 타 아예 사라져버렸다. 택시는 잡히지도 않고 척척한 발걸음으로 동네를 걷다 보니 근처 놀이터 앞에서 비는 멎었다. 잠에서 깬 건지, 술에서 깬 건지. 순영이 생각없이 뱉은 이름에 모기소리로 대답이 들려오자 그는 벤치에 그녀를 내려 앉혔다. 멋대로 앞 뒤 흔들거리는 그녀에 닿지 않게 등 쪽에 팔을 펴곤 한 손으론 얼굴을 쓸었다.
"너 집 안 가?"
"뭐야"
"좀 깨봐, 얼마나 마신 거야. 진짜"
"권순영이야?"
ㅇㅇ는 가감없이 권순영의 볼때기를 쥐었다. 나쁜 시키, 지쨔, 너는 응? 지쨔 어후.
급작스레 제 볼을 쥐어 뜯을 기세로 늘리며 주정하는 그녀에 순영은 팔을 떼어 내고 볼을 쓸었다, 아 진짜 이걸. 반쯤은 내려간 눈꺼풀로 ㅇㅇ는 순영을 올려보며 화가 났다는 신호를 무자비하게 쏘았다. 그는 어이없게 머리를 쓸어올리곤 그녀를 내려다 보았다. 취객이랑은 싸우는 거 아니다, 언제까지 그러나 보잔 심산으로 같이 눈을 마주하니 먼저 입술을 떼어 이야기를 늘어놓은 것은 그녀였다.
"..9년전에 나는 진짜 너 좋아했거든?"
너무 짧은 마디였다, 사실 비가 그치고 불어온 바람에 함께 급하게 휩쓸려 사라진 한 마디였으나 그는 그렇게 굳었다.
"그 고백은 진심이었어, 네가 재고 내빼도 나는 네가 좋았어. 근데 너가 내 앞에서, 또 이러니까 좋더라, 너무 아팠어서 미워야 하는데 그와중에 나는 너를 좋아하고 있더라. 이제 너한테 좋아한다고 안해, 힘들어. 진짜야, 순영아."
술에 취했다, 얼굴도 말투도 아주 많이. 그러나 아주 또박또박 순영을 올려다 보고 털어낸 ㅇㅇ는 바로 그의 앞으로 고꾸라졌다. 다시 더운 바람이 흘러내렸다, 깊은 한숨이 그의 가슴팍에 불었고 다시 또 불어졌다. 순영은 그때까지도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못했을까.
"그래서 나는 네가 너무 미워..."
그 더운 바람을 덮고 그녀는 잠들었다. 정말 정신을 까마득한 졸음에 넘기고 쓰러지는 그녀를 붙잡아 순영은 어색하게 품에 안았다. 조용히 별이 보인다, 하늘이 개이고 있었다. 좀 더 선명한 형체로 별이 보이기 시작했다, 골목의 가로등은 두세번 눈을 감았다 흐릿하게 켜졌다. 푸른 밤이 덮개가 되어 고요하게 그들을 덮어버렸다.
***
"아 그래서 까였어, 이젠 대타도 안 나갈거야. 아 그래도 잘생겼었는데, 내 얼굴이 뭐 별로였나봐. 화장도 안뜨고 잘됐었는데"
"너 예뻐"
"뭐?"
"예쁘다고"
재판을 끝내고 스타벅스에 앉아 모카나 쪽쪽 빨며 소개팅 대타썰을 장황하게 풀어 내다 나온 답변은 빨아 들어가던 커피가 그대로 흘렸다, 아니 뱉어 버렸다. 정작 본인은 태평하다 못해 뭐가 문제냔 얼굴이었다. 그래 못생겼다는 말보다는 백번 나으니깐.
"온 세상 사람들이 그렇게 봐주면 좋으련만"
"굳이 온 세상 사람들이여야 돼?"
"그럼 좋잖아. 사랑 받겠지, 예쁘다고"
"너 충분히 사랑받고 있어"
그런가.
***
공휴일에 이사라니. 아침부터 들락날락, 실컷 늦잠이나 자려 했건만 분명 앞집이다. 비어있는 게 차라리 마음 편했는데, 뚱땅거리는 소리에 도저히 잠이 오질 않았다. 블라인드를 모두 치고 이참에 암막커튼도 하나 달고, 잘 잠기지 않는 잠금장치도 새로 하고. 결국 침대에서 일어나 밍기적대며 천천히 밖으로 나갈 준비를 했다. 하지만 도저히 짐을 나르는지 코끼리를 나르는지 알 수가 없어 칫솔을 물고 문을 덜컥 열어버렸다.
"..."
"...뭐야?"
네가 왜 거기서 나와?
박스를 들고 선 권순영이었다. 우리가 얼굴은 본 게, 그러니까 된탕 술을 마시고 뻗은 날 이후론 없었다. 언젠 뭐 연락하고 살았냐 싶지만 앞집은 뭐지. 근데 왜 나보다 네가 왜 더 놀랐는데? 우선 할 말이 없었다. 그리고 이 꼴을 하고 물을 수도 없었으므로 결국 문을 닫고 거품을 뱉었다. 잘못 본 건 절대 아닌데, 우선 안경을 집어 쓰고 다시 문을 열었다. 들여 놓을 가구도 별로 없어보였는데 무슨 이사가 이렇게 오래 걸려, 문을 열고 삐딱하게 자리 잡아 서니 그제야 권순영은 나를 제대로 내려다 보았다.
"너 뭐해?"
"이사"
"내 집 앞으로?"
"어쩌다 보니까"
사실 더 할 말은 없었다. 가까운 곳에 살았으니까, 기억이 나지 않았을 수도 있고, 단순한 우연일 수도. 결론은 불편했다, 이제는 얼굴 맞대는 것이야 뭐, 사실 가까운 거리도 불편했다. 불편함을 줄이려 할 수록 불편한 존재. 더 할 말 없어? 고개만 끄덕였다. 그럴 수도 있겠다 싶어, 나온 김에 권순영을 지나쳐 지갑만 들고 나와 버렸다.
그리고 그가 들었던 짐만큼 꽤 큰 묵직한 짐들을 들고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결국 쉬는 날도 일이구나.
"좀 비키지"
"뭐야"
"보면 몰라? 커튼이랑 이거"
말을 아껴야 했다. 너무 무거웠으므로, 겨우 들고와 부들부들 거리며 답을 해주려니 이마깨로 땀이 구슬로 흘렀다.
"줘봐"
"됐어"
"주고 문 열어. 그럼 돼잖아"
상자는 권순영이 쉽게 들고 턱짓 했다. 뭐해, 열고 들어가. 얼빠진 얼굴을 급하게 바꾸고 빠르게 비밀번호를 친 뒤 상자를 건네 받았다. 상황은 끝났다. 복도에 열린 창문 덕에 문은 거세게 닫혔고, 나는 짐을 거실로 던졌다. 벌써부터 기운 빠졌다.
그리고 나는 괜한 돈지랄을 했음을 빠르게 깨달았다. 의자를 끌어와 발끄트머리로 균형감각 있게 서도 한참이었다. 하도 고개를 올려다 보아 어지러웠다, 왜 키가 작은 사람들을 위한 커튼봉은 없을까. 이래 저래 한 시간동안 씨름을 해봐도 헛되어 결국 커튼을 소파에 내던져 버렸다. 이불 속에 들어가 자지 뭐. 더 답이 나오지 않는 상황은 잠금 장치였다. 잠금 장치만 있음 뭐할까, 공구가 없는데. 공구가 있음 뭐할까, 벌써 네번째 손톱에 망치질을 하는데. 29년 살면서 뭐했냐고 타박하면 공부밖에 더한 게 없는 능력치 제로의 어른이라 머리만 긁적일 뿐이었다.
초인종이 울렸다, 흐린 인터폰 화면은 대충 너의 얼굴이 비추었고 바로 문을 열었다.
"공구 있냐"
"가져가"
"...뭐해?"
"쌩쇼. 빨리 필요한 것만 가져가"
"너 이사 가?"
그래, 누가봐도 이사하는 집 같아 보이긴 했다. 말할 기운도 없어 손사레를 대충 치고 커튼과 잠금 장치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스트레스 받게 진짜. 권순영은 대충 훑어본 뒤 나 대신 문을 닫아주었다. 문을 사이에 두고 희미하게 들리는 소리론 나와 비슷한 행동을 하고 있음이 보였다. 쟤네 집도 안 잠기나.
정리를 뒷전으로 하고 침대에 파고들었다. 온 신경을 오전에 쏟아 부으니 두 시 밖에 돼지 않았으나 뻗었다. 아 태양이 너무 뜨겁다, 이불을 덮으면 덮고 걷으면 춥고 기분이 좋은 건지 나쁜 건지. 잠은 지독하게 나를 찾지 않았다.
***
"집으로 가?"
"아니, 법원에 내려줘. 너 진짜 영화 안 볼거야?"
"재판이나 이겨. 그리고 보자"
사실 권순영의 어이없는 이사가 끝나고 이상하리만큼 마주치지 않았다. 퇴근은 둘 다 일정하지 않으니까 그렇다 쳐도 출근 한 번 겹친 적 없이 이주가 흘렀다. 멍을 진작에 가라앉았고 새로운 사건이 들어왔고 어느 검사가 그렇듯 사건에 목을 메느라 자진 야근의 길로 가고 있었다. 그리고 여전히 약속이 어긋났다, 정말 깊게 잠든 날이 미안해 약속을 잡았지만 그도 일이 있는지라 매번 시간을 맞추기가 쉽지 않아 미뤄 미루다 보니 그렇게 동일한 이주가 흘렀다.
"...ㅇㅇ야"
그리고 또 잠들었다. 최승철만 보면 꼭 피곤한데 아늑해 자주 잠들었고 그는 매번 익숙하게 나를 깨웠다. 열 한시를 넘어가고 있었다, 졸려. 잠이 깰 때까지 등을 토닥토닥 두드려주느라 다시 십오분이 흘렀을때야 차문을 열 수 있었다. 들어가면 전화해, 사무실 창 밖으로 손으로 전화하라는 메시지를 보내는 그에게 손을 흔들었다. 집에 들어갈 수 있을까, 저녁을 먹기 전까지 일을 하였으나 다시 읽어야 할 자료가 자리에 간당간당하게 올려져 있었다.
장마가 올 줄 알았다. 그렇게 쏟아졌으니까.
장마는 미뤄졌다, 그리고 언제 더웠는지 모르게 선선한 바람과 함께 걸었다. 버스가 이미 끊겼고 택시를 타기엔 아까운 거리임으로 걸었다. 한적한 벤치에 연인이 키스를 한다, 데이트 하기 딱 좋은 시간이긴 하지. 오는 길에 입이 심심해 맥주캔을 몇개 골라 마시며 봉지를 흔들었다. 세시 반, 오늘따라 별이 눈에 선했다. 이주동안 이런 밤을 만난 적이 없는 거 같은데. 사실 별인지 인공위성인지도 모르는 것에 시선을 두고 전화를 걸었다. 혼자 보기엔 꽤 예쁜 스케치북.
"안 보인다고? 창문 열어보라니까?"
문이 잠기지 않았다, 삐그덕 거리는 소리가 전부였다. 전구는 생명을 다했는지 거실까지의 가시거리가 짧았는지 길었는지 혼동만 주었다. 문이 살짝 열렸다 다시 거세게 닫혔다. 복도 창문을 또 누가 열어 놓은 걸까.
"문이 안 잠겨, 이거 다시 열리는데 어떻게 해야.."
뺨이 아린다, 그 다음엔 뭘 했더라. 무작정 엘레베이터 닫힘을 눌렀다, 그리고 무작정 오피스텔을 뛰어 나온 것. 그게 다였나, 휴대폰이 손에 없었다. 과민반응일 수도 있었다, 여직 차가 빠르게 지나는 도로 뛰쳐나오자 마자 울었다. 소란의 신고가 들어와도 좀처럼 진정이 돼질 않아 오랜만에 애처럼 울었다.
"ㅇㅇㅇ"
눈을 반쯤 가리고 있던 터 앞에 함께 쭈그려 앉는 인영에 더 놀라 울음이 더 커졌다. 깜짝이야, 근데 누구세요. 묻을 새 없이 울었다. 사실 그때 울었어야 했다 나는. 골목에서 뛰쳐 나와 권순영과 마주쳤을 때, 날아온 신발에 멍이 든 채 권순영과 마주쳤을 때,
"괜찮아? ㅇㅇㅇ, ㅇㅇ야. 나 봐"
나는 권순영과 마주친 걸까. 누군가 나를 꽉 안았는데 더 서러워 울었다. 그게 너였는지 다른 누구였는지 알 턱 없이 무서웠다, 가끔은 무서웠는데 울면 질 거 같았다. 숨도 못쉬고 울었다, 더 깊이 안아주었다. 들고 있던 봉지를 놓치고 맥주캔이 데굴데굴 굴러갔다. 나만큼 헐떡이는 숨이 들렸고 한숨을 삼키는 숨이 교차해 들렸다. 조용히 밤이 내리고 있다, 분명 아프고 무서웠는데 하늘이 너무 맑았다. 연기가 흘러 올라간다, 시야를 닫고 주저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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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아니었던 글을 기다려주시고 다시 찾아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힘이 닿는 데까지 열심히 쓰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