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이라 좋지만 마냥 좋지도 않은 일요일 아침이왔다. 항상 일어나던 시간 때문인지 평소 주말보다 일찍 일어난 지금 시간은 8시. 수연이는 아직까지 퍼잔다. 별명을 지어줘야겠다 잠수연이라고. 잠수래 프히. 정신나간 사람처럼 마구웃다가 수연이가 깰까봐 소리를 낮췄다. 오늘 1일이네. 1분 1초가 아까운 날에 잠수연은 잠만 잘잔다. 괜히 얄미워 발로 톡톡 건들여 볼까 했지만 그냥 뒀다. 저렇게 자다 강도가 업어가면 어떡하지. 이젠 별 걱정이 다 든다. 배가 출출하다. 화장실로 가서 간단히 세수를 하고 거울을 보니 아주 탱탱 불어터졌다. 꼭 어제먹은 삼양라면처럼. 내가 봐도 내피부는 참 좋은것같다. 화장품 씨에프를 찍는 사람처럼 싱긋 웃으며 예쁜척을 하다가 내 모습에 내가 토할것같아서 화장실을 빠져나왔다. 냉장고를 열어보니 반찬이 몇개 없었다. 얘 혹시 맨날 인스턴트 먹는거 아니야?. 그래도 학교에선 급식을 맛나게 먹었던것 같기도. 특히 국수나 짜장면이 나올때면 좋아 죽으려고 한다. 볶음밥이나 해먹을까. 근데 수연이 집인데 막써도 되려나. 내가 수연이 애인이니까 괜찮겠지 하고 합리화를 시킨후 평소에 먹던것처럼 계란 햄 김치를 넣어 완성했다. 간을보니 조금 짠것 같지만 싱거운 것보단 낫지 하며 식탁위에 수연이밥그릇 내그릇을 두고 수연이를 깨우러갔다. 시계를 보니 벌써 9시가 다 되간다."수연아 일어나 밥먹어"수연이는 미동도 없다. 새근새근 수연이의 숨소리가 들린다. 괜히 저 혼자 얼굴이 빨개져 손으로 부채질을 하고 이번엔 수연이를 흔들어 깨웠다."수연아 일어나 밥먹어야지""깨우지마 엄마 조금만 더 잘게 "나보고 엄마랜다. 얘가 잠결이라 그런가 아주 정신이나갔네. "수연아 나 태연이야 일어나"하니까 정신이 들었는지 이불로 얼굴을 반쯤가려서 빼꼼 나온 눈으로 날 쳐다본다. 자기도 민망한가보다. 나보고 엄마라 잠꼬대를 했으니. "빨리 씻고 식탁으로와 볶음밥 만들었어 괜찮지?""미안 빨리 씻고올게"하고 얼굴을 가린채 후다닥 화장실로 들어간다. 우리 사귀는건 안잊었나 모르겠네. 식탁에 앉아 내 밥그릇에 덜어진 볶음밥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수연이 언제 나올까 안떨던 다리까지 덜덜 떨어가며 기다렸다. 덜컥 하고 화장실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수연이가 나왔다. 쌩얼도 저리 이쁠까. 수연이는 안꾸민 자신의 모습이 민망한지 괜히 말을 돌린다."이거 너가 다 만들었어?""응 나 잘했찌"끝에 찌 를 강조하여 애교를 부렸더니 엄마미소를 짓는다. 수연아 나 그만쳐다보고 밥먹자 했더니 얼굴이 빨개진다. 이 맛에 정수연을 놀리지. 수연이를 들었다 놨다 하며 자신이 뭔가 수연이를 조련하는 조련사가 된것같아 기분이 좋아졌다. "맛있어?"아침인데도 잘먹는걸 보니 꽤 맛있나보다. 맛있다고 말을 해준 수연이 덕분에 아침 일찍 일어난게 뿌듯해진다. 벌써 밥 한그릇 비운 수연이와 나는 같이 화장실에 들어가 양치질을 하고 쇼파에 앉았다."우리 오늘 1일이야"수연이 혹시 까먹었을까 대뜸 알려주었다. 부끄러운지 고개를 숙이는데 뭔들 안귀여울까. 오늘 따라 더 귀여운것같다. 혹시 겸디겸디 열매를 먹는걸까. 별명을 하나더 추가해야할것같다. 정겸디라고. "수연아 흐히""왜 김탱구"아 달달해 죽을것같다. 수연이 목소리에 쇼파에 기대 누워있는 몸이 녹아 흘러내려버릴것같다. 빤히 쳐다보는 수연을 더 빤히 쳐다보았다. 오늘은 뭐가 자꾸 쑥스러운지 고개를 숙인다."우리 애칭 정하자!"수연이도 솔깃 하는지 뭐로 정할건데? 물어온다. 나는 음..하고 고민하다가 말했다."정겸디 할래""그게 뭐야 겸디? 귀엽다고?""응 너 귀여워""수연이 귀여워요?"하고 뿌잉뿌잉 하는데 하이킥 시트콤에 나오는 그 여자애 보다 더 귀엽다. 너무 귀여워 동영상으로 담고싶었다. "너는 뭐할꺼야?""김겸둥?""푸하하 뭐야 그게 김겸둥이래"수연이는 그게 뭐~ 하면서 찡찡댄다. 그래 그거 해 하고 대답해주니 금방 신나서 싱글벙글 한다. 남들이 들으면 손발이 말릴정도로 오글거리지만 우리만 좋으면 된거다. "아 맞다 정겸디 우리 1일 기념 어디 놀러갈래?""응? 어디?""밖에 나가서 생각하고 일단 챙기자""구랭"먼저 챙긴 나는 거실 쇼파에 앉아 수연이 방을 쳐다보고 있었고 수연이는 다 챙겼는지 거실로 나왔다."나 이뻐?""응 이쁘다 우리 겸디 얼른 나가자"수연이의 손을 잡고 집을 나왔다.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ㅋㅋ암호닉 우주인 제빠님 감사합니다
이런 글은 어떠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