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IN OFF!
- 저승의 신 여주와 하루 아침에 제물이 된 인싸 순영-
그러니깐... 여주는 매사에 무관심했다 하지만 일만큼은 칼같이 했다 자신의 사람들에겐 다정하지만 제 바운더리 밖에 있는 인물들에겐 차가웠다 지인들 사이에선 평판이 좋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겐 영 좋지 못 했다 여주는 멋이랍시고 항상 목에 걸리적거리는 걸 차고 다녔다 그럴 때마다 주변에선 왜 그러냐고 물어봤다 여주는 귀찮지만 하나하나 다 대답해주었다. 신이 가오가 없음 살겠어요? 라고 말이다
여주는 제물 받는 걸 싫어했다 꼴에 인간들보다 조금 낫다고 해서 인간들을 막 제물로 받고 그런 거 참 이상한 풍습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다른 신들은 제물을 받으면 제 부하로 삼는데 여주는 그냥 제 지하 세계 사람으로 살라고 말했다 그렇게 지하 세계 거주인들이 많아질 무렵 직속 부하인 코브라인데 머리가 세개 달린 부하가 말했다
저... 이제 슬슬 신랑을 맞이하실 때가...
그럼 나 같은 신이랑 결혼해야 해?
꼭 그러실 필요는 없으신데 그렇게 하는 게 제일이긴 하죠...
나 인간이랑 결혼하구 싶은데.
여주 말에 부하 뜨헉하고 쳐다보는데 여주 힝구, 입 삐죽 나와있다... 부하 고개 절레절레 젓고선 문서 보는데 요번 제사 치루는 마을에서 한 남자 아이를 제물로 바친다는 글 봤다 저... 이번에 그 마을에서 제물을 남자 애로 바친대요, 여주님. 여주 그 말에 입꼬리 올라가면서 말한다. 아 그럼 당근 가야지! 오늘 저녁에 가는 거지? 기대 된다. 여주 자기 할말만 하고선 제 방으로 홀연히 들어가버린다... 부하 또 한숨 쉬면서 고개 저을 듯.
순영 인간관계 완벽, 학업 관리 완벽, 인물도 좋은 완벽한 사람이었다 분명 그랬는데... 지금 뜬금없이 제물로 바쳐졌다 두 손이 꽁꽁 묶인 채 뒷산에 덩그런히 버려졌다 울음도 안 나왔다 하루 아침에 일어난 일이라 너무 당황했다 솔직히 말해선 홀가분 했다 사실은 인간 관계를 유지한다는 게 무척이나 힘들어서 그냥 다 내려놓을까, 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었다 근데 막상 혼자 남겨지니 외롭다... 순영 눈만 꿈뻑거리며 뒷산에 홀로 있는데 바스락 거리는 소리 난다 놀라서 움찔, 몸을 잘게 떨었다
수풀 속을 헤엄쳐서 나온 건 꽤나 차가운 표정을 하고 있는 여주였다 여주 순영 보더니 웃으면서 말한다. 와, 네가 내 신랑될 애구나? 순영 얼굴 일그러진다 신랑...? 난 분명히 제물로 바쳐졌는데? 여주 일그러진 표정 보더니 푸하핫 웃는다 절 보고 덜덜 떠는 모습이 꼭 물에 잔뜩 젖은 햄스터 같다 여주 앉아있는 순영과 눈높이 맞추며 말한다
이름은 모르지만... 야, 내가 무서워?
- 그, 그럼 안 무서워요?
내가 뭐라고 이렇게 떨어. 가오가 없네.
- 에? 갑자기 무슨...
너 이름이 뭔데?
- 순영이요... 권순영
아 순영? 순영아 가자, 지하 세계로.
여주 웃으면서 손 뻗으면 순영을 묶었던 밧줄 풀어진다 여주 순영 손 잡고선 땅 바닥 두 번 치니 꽤나 빈티지하게 꾸며진 오토바이 빠르게 온다 여주 헬멧 순영이한테 씌우고 꽉 잡으라 한다 순영 지금 혼란스럽다 이게 뭐지? 로 머릿속 도배 되어있다... 여주 시동 걸더니 출발한다라며 엑셀 밟음 엄청 빠르게 이동해서 순영 눈 깜빡였는데 도착했을 듯 순영 놀라서 우와하는데 여주 어깨 올라가면서 지하 세계 소개해준다
여주 아까도 말했듯 제 바운더리 안에 있는 사람 아니면 사람 취급도 안 하는데 순영 보자마자 운명적으로 이끌렸다 그래서 첨 본 사이에도 친절히 말해주고 대해주는데 순영 입장에선 안 그렇다... 처음 본 사람이, 아니 신이, 그것도 저승의 신이 저한테 신랑이라고 하고 잘해주는데 솔직히 말하면 무섭다... 심지어 지하 세계는 온통 무섭게 생긴 사람들이 전부라 ((순영의 주관적인 관점)) 의지할 곳도 없는데 순영 괜히 여주랑 조금 떨어져서 걷는데 여주 그거 놓치지 않고 묻는다 너 내가 불편해? 순영 거기서 오만가지 생각 다 한다 만약 내가 불편하다고 하면 혹시 날 죽이려나? 아님 갑자기 때리거나 그러진 않겠지? 순영 기 죽어서 고개 젓는데 여주 웃던 얼굴 갑자기 정색하고 말한다
내가 너 죽여? 왜 그렇게 기가 죽었어?
- ...솔직히 말하면 무서운데요.
내가? 아... 처음 보면 무섭단 소리 꽤 들어. 나 근데 귀여운 편인데?
- 네?
귀여운 편이라구... 그리구 말 놓아도 되는데 넘 딱딱하잖아.
- 아, 응...
말 놓는다고 했지만 순영 여주 포스에 말 못 놓을 거 같다. 여주 다시 웃으면서 지하 세계 소개해줄 듯 그럼 순영 머릿속 더 어지럽다. 아니 귀여운 거 같기도 한데 아직은 무섭고 근데 저 사람한테 이제 난 신랑이니깐 적응해야할 거 같고... 순영 많이 복잡한데 여주는 아무 생각도 안 든다 지금 여주가 바라보는 순영은 햄스터 그 자체다 여주 걷다가 순영에게 배고프냐고 물어보면 때맞춰서 순영 배에서 꼬르륵 거린다 그럼 여주 푸하핫, 하고 웃으면서 밥 먹으려고 궁전으로 향할 듯
순영 여주랑 걷는데 꽤 사람 좋아보인다 저승의 신이면 차갑다는 편견있는데... 여주는 다정하다 순영 자꾸 제 옆에서 쫑알쫑알 거리는 여주에게 물어볼 듯
- 근데 왜 제가 신랑이에요?
응? 별 거 없는데? 나도 슬슬 결혼할 때 돼서 너로 결정한건데? 반말 하라니깐...
- 그, 그게 어려워서... 신들은 신들끼리 결혼 안 해?
재수없는 놈들보단 네가 더 좋아. 아, 근데 내 이름은 여주야, 여주. 말 놔.
- 응, 여주야... 이렇게 된 거 잘 부탁해.
하면서 순영 웃는데 여주 그런 순영 보고 눈 커진다 웃는 거 처음 봐서 이렇게 귀여운 줄 몰랐는데... 여주 두근거리는 심장 한 번 부여잡다가 다시 향할 듯.
몇 분 더 걸어서 도착한 곳은 아주 큰 공간이었고, 중간에 덩그러니 긴 식탁이 놓여져있었다. 그리고 굉장히 향긋한 방향제 냄새가 났다. 순영은 기웃거리다 여주가 앉은 자리 맞은 편에 앉고선 멀뚱히 여주를 쳐다보니 여주가 푸하핫, 웃고서는 말했다. 아, 음식이 없어서? 내가 하는 거 잘 봐, 순영아. 하더니 박수를 두어번쳤다. 그러면 식탁 위에 진수성찬 차려질 듯. 순영 놀라서 우와, 라는 감탄사만 남발하는데 여주 그정도는 별 거 아니라는 듯 으쓱 거린다.
나 이런 것도 가능해, 순영아.
-...와, 대박. 너 진짜 쩐다.
여주 손길 따라서 병이 움직이면서 순영 앞에 놓인 유리잔에 뭔가를 따른다. 순영 고맙다고 고개 주억이고선 마시는데 뭔가 맛이 오묘하다. 그러니깐... 술 같으면서도 음료수 같은... 순영 원샷하려는데 여주 목소리 들려온다.
그거 원샷하면 취할 걸. 도수 엄청 높아. 인간 술로 따지면 소주 10병 한 번에 마시는 거랬나...?
순영 마시다가 푸흡, 하고 마시던거 다 바닥에 뱉어버린다. 아니 그걸 왜 이제... 순영 그런 표정으로 여주 바라보니 여주 아무렇지도 않게 스테이크 썰고 있다. 그걸 왜 이제 말해줘... 순영 제 옆에 있던 수건으로 입 주위 닦으며 말하자 여주 난 너 술 좋아하는 줄 알았지. 알려줘도 난리야. 빨리 밥이나 먹어. 라고 하며 고고하게 음식을 먹었다. 순영 차가운 여주의 말투에 한 번 실감했다. 아, 쟤는 인간이 아니라 신이지... 그것도 지옥의 신. 순영 금새 기가 확 죽은 채로 제 앞에 놓인 스테이크를 썰었다.
- 그, 근데... 이것도 막 인육이고 그런 건...
그런 건 아냐. 그냥 여기 세계 고기.
- 다행이다...
다행이다. 순영 안심한 채 식사를 다시 시작했다. 둘은 아무 말 없이 밥만 먹었다. 여주 딱히 밥 먹을 때 얘기하는 거 안 좋아하긴 했고... 순영 아무런 말도 없이 밥 먹는 여주 눈치만 보느라 말이 없다.
둘은 식사를 마치고 방으로 향했다. 순영 길 가다가 여주 힐긋 쳐다보는데 여주 밥 먹어서 기분 좋은지 발걸음 가볍다. 여주 순영의 시선이 느껴져서 옆을 휙 돌아보는데 무표정인데도 서늘한 눈빛이다. 순영 놀라서 움찔거리는데 여주 해맑게 웃음서 묻는다. 왜, 무슨 일이야? 순영 여주 웃으니깐 그제서야 멋쩍게 웃으면서 물을 듯.
- 아, 아니 그러니깐... 그, 내가 하려고 했던 말이...
뭐?
- 그러니깐...
왜이렇게 더듬거려?
- 아니 네 눈빛이 무, 무서워서!
...내가 무서워, 순영아?
안 무섭다고하면 좀 가오 잡는 거 같고... 순영 허허, 웃으면서 고개 끄덕인다. 여주 파하, 웃으면서 순영 등 아프지 않게 두드린다. 순영 움찔거리면서 여주 바라보는데 여주 모습 꼭 제 나이대 여자애같다. 그 모습 왠지 귀여워 보여서 이상한 기분... 무서운데 귀엽다니... 순영 따끔거리는 가슴 부여잡고 아까하기로 한 말 떠올려선 묻는다.
- 아니, 그... 나는 이제 영영 인간 세계로 못 가?
응? 가고 싶어? 그럼 가자.
- 에, 에?
대신에 지금 가는 건 네 볼 일이 아니라 내 볼 일 때문이야.
- 그런 게 어디있,
순영 언성 높히려는데 여주 또 사늘한 눈빛 보낸다. 깨갱, 순영 기 또 죽어서 알겠다며 여주 뒤만 쫄쫄 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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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인간 세계로 나온 여주 인간 세계 내려다봄서 혼잣말 중얼거린다. 이야, 많이도 변했다. 순영 여주 옷만 꽉 쥔 채 언성 높히면서 말한다.
- 그, 여, 여주야아... 너무 무섭잖아. 오토바이 좀 움직이지 말아봐, 응?
그게 지금 말이야, 순영아? 너무 예쁘잖아.
여주랑 순영 여주 오토바이 타고 도시 한복판 위를 떠다니고 있다. 순영 덜덜 떨면서 여주 뒤에 꼬옥 달라붙었다. 여주 웃으면서 바람을 느끼다가 너무 떨고 있는 순영에 빌딩 옥상 한 가운데에 정차했다. 이게 뭐가 무섭다고... 여주 발로 땅바닥 두 번 치니 오토바이 사라진다. 순영 빌딩 내리자마자 다리에 힘 풀려서 풀썩 주저 앉았다. 진짜 죽는 줄 알았네... 순영 앉아서 바람 쐬다가 여주에게 묻는다.
- 그 여주야 볼 일이라는 게 뭐야?
사악한 놈 처치? 근데 여기선 안 보여. 찾으면 머리를 이렇게... 퍼펑.
- ...어?
여주 웃으면서 총 모양 손으로 허공 쏘면 검게 칠해진 밤하늘에 불꽃들이 퍼펑, 튄다. 순영 놀라서 움찔 떤다. 사악한 놈이란 게 범죄자들 말하는 건가...? 순영 일어서서 빌딩 난간에 서있는 여주에게 다가갈 듯. 여주 허공 쳐다보다가 갑자기 아래 내려보면서 순영에게 어느 한 사람 손가락질한다. 순영 여주 손 따라 시선 가는데 여주가 하나, 둘, 셋. 하니 여주가 가르킨 사람 털썩 쓰러질 듯. 순영 놀라서 여주 쳐다보면 여주 무표정으로 손가락 움직인다.
어차피 죽을 목숨이었어. 장부에 수명이 오늘까지였거든. 놀라지 마.
- 사람이 죽은데 어떻게 안 놀라...
내가 하는 일이야, 죽는 사람 지켜보는 거. 너는 모르겠지만...
-...무서워.
무서워 말어. 순영 덜덜 떠는데 삐용삐용 사이렌 소리 들린다. 아... 진짜로... 죽었어. 순영 난간 쥔 손에 힘 꽉 준다. 그래, 저승의 신이... 죽은 사람을 관리하는 건데. 순영 이해하려고 애썼다. 그래, 착한 사람이 아니라 범죄자 처리한다는 건데... 뭐가 그리 나쁘다고 그래. 여주 옆에서 떠는 순영 느껴진다. 만약 내가 순영이었어도 그랬을 것이다. 여주 순영 어깨 토닥이면서 말한다.
네가 살던 곳으로 가볼까?
순영 고개 젓는다. 여주 퍼펑, 저만치에서 불꽃놀이하는 것을 바라본다. 순영 아직까지 진정이 안 된다. 갑자기 어떤 사람이 죽는 것을 보았으니... 여주 결국은 덜덜 떠는 순영 안는다. 안았다...보다는 안긴 거 같다. 여주 순영이 등 토닥일 듯, 토닥이면서 여주 생각한다. 겁도 많네, 애기 같어.
둘은 그렇게 서로 안고 있었다. 순영 절 안은 여주 덜덜 떠는 손으로 꽉 안을 듯. 제가 사는 세계에서 이제 순영은 죽은 사람이었다. 제물로 바쳐진... 그러니깐 이제 기댈 수 있는 건 여주 밖에 없었다. 여주 절 꽉 안는 순영에 발이 들렸다. 까치발을 하고선 겨우 서있을 수 있었다. 정말 애기 같네. 여주 웃고선 물었다.
돌아갈래?
-......응.
그래, 가자. 순영아.
여주 순영에게 안긴 채로 바닥을 두어번 쳤다. 여주 오토바이 나타나고서야 여주 순영 품에서 벗어났다. 여주 순영에게 헬멧 씌워주면서 나지막히 말했다.
많이 보고 싶을 거야, 네 주위 사람들. 그럴 때마다 내게 말해도 좋아. 내가 보내줄게. 실컷 놀고 와. 무서우면 무섭다고 말하고. 이제 우리 부부야, 순영아. 마음 정도는 열어도 돼.
-......
다 됐다, 얼른 가서 씻고 자자.
여주 헬멧 씌운 순영 머리 톡톡 두드리고선 자기도 헬멧을 썼다. 오늘은 한 명만 데리고 가도 되겠지. 여주 위에도 말했듯 일적으로는 많이 칼 같았다. 장부에 오늘 네 명의 수명이 다 됐으면 그 수 딱 맞춰서 데려왔다. 근데... 처음으로 이를 어겼다. 계속 했으면 순영이 많이 불안해했을 거 같았다. 그래서 그냥 접었을 듯. 처음으로 일탈을 한 거였다. 마음 한 켠이 찌릿한 느낌.
순영 여주 꼭 잡은 채 바닥만 봤다. 후끈후끈거린다. 온 몸이 찌르르하다. 또, 또... 순영 방금 전 제게 말했던 여주의 말 떠올리는데 얼굴 붉어진다. 그래 이제 나도 부부지... 부부... 순영 얼굴 홧홧 붉어질 듯. 정말로 내가 여주 좋아하게 된 건가? 근데 그럴 수 밖에 없는게 여주는 너무나도 다정했다, 그 다정함이 순영의 마음을 콕콕 찔러왔다. 순영 붉어진 얼굴이 헬멧에 가려져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도착해서 다 씻고 순영은 침대에 여주는 탁자에 앉아있다.순영 밀린 업무 처리 중인 여주 바라보다가 흘리듯 말한다.
- 좋아해.
응? 순영아 미안, 못 들었어.
-...그, 그...내가 너 좋아한다고.
순영 말을 들은 여주 탁자에서 우탕탕 내려오고선 침대에 앉아있는 순영에게 다가갔다. 순영에게 얼굴을 들이밀고선 되물었다. 혹시 제가 잘못 들은 건 아니인가 싶어서.
뭐라고?
- 부끄럽게 진짜... 좋아하게 됐다고. 이제 되묻지 마.
진짜?
- ...응.
순영 부끄러워서 자려는데 여주 입맞춰온다. 놀란 순영이 눈만 꿈뻑이자 여주 순영 볼 잡고선 무드 없게, 눈 감아야지. 하는데 순영 먼저 여주에게 입 맞춰온다. 여주 놀라지만 금세 눈 감을 듯. 둘이 이 날을 기점으로 정말로 사랑하는 사이가 될 듯...
2. 그 날을 뒤로 순영이 좀 더 능글 맞아졌음 좋겠다 ㅜㅜ... 사실 둘이 꽁냥 거리는 거 많이 보고 싶은... 둘은 스킨십이 잦았고 서로 놀리기 바빴다. 방금 전에 너 뽀뽀하려 했지? 아니 너도 그랬잖아! 그런 놀림들. 가끔씩 여주가 피곤한 날, 일이 잔뜩이나 쌓여서 다크써클이 잔뜩이나 늘어졌을 때, 순영은 눈치껏 얌전해지고 눈치껏 행동했다. 물론 여주도 순영이 인간 세계를 그리워할 때면 눈치껏 인간 세계로 가서 순영을 졸졸 따라다녔다. 영화라는 것을 봤고, 쇼핑 같은 것도 했다. 물론 돈들은 전부 만들어진다. 손만 까딱하면 말이다.
하루는 여주는 늘상 그렇듯 장부에 수명이 다한 사람들을 데리고 오는 일을 하러 가고 순영은 여주 직속부하랑 대화하면서 시간 보냈다. 여주 일 다 하고 돌아와선 순영에게 안기면서 힘들었다고 말하는데 순영 낮게 웃으면서 안긴 여주 등 토닥여주며 말한다.
공주 힘들었어?
- 에, 엑? 공주?
수고 많았어, 공주야.
갑자기 절 공주라고 부르는 순영에 치를 떨던 여주 흘기면서 순영 올려다보면 순영 여주 볼에 입술 갖다대고선 웃으면서 말한다. 왜 째려봐, 공주. 여주 계속 절 보고 공주라 칭하는 순영에 순영 볼 찹, 잡고선 이리 저리 살핀다. 술 취한 건 같지 않는데... 갑자기 왜 공주라는 거야? 여주 표정 보던 순영 웃으면서 말할 듯.
- 공주라는 소리 좋아한다며.
누가 그래?
- 네 직속 부하가.
......
- 공주라는 소리 실컷해주려고 했지.
안 그래줘도 되는데. 여주 입술 삐죽 튀어나온 채 순영 바라보면 순영 여주 입술 제 입술로 꾹 누르며 그대로 나지막히 말한다. 숨이 닿는 거리, 순영 여주 둘 다 심장 쿵쾅거린다.
- 공주 소리 싫어?
......
- 응? 싫으면 안 할게.
내가 공주면 순영이 넌 왕자님이야?
-그렇지요, 공주님. 난 여주 공주님만의 왕자님. 공주님 어떠세요?
나쁘지는 않아요, 왕자님.
여주 웃으면서 그대로 입 맞추면 순영 한 손은 여주 볼, 한 손은 여주 허리 잡고선 그대로 입 맞춘다. 그러다가 입 떼고선 여주가 말할 듯.
왕자님 덕에 피로가 싹 달아나네요.
- 뭘요, 공주님. 씻고 나와요.
그럴려던 참이었어요. 기다려요.
- 저는 천년이라도 기다려줄 수 있어요, 공주님.
여주 다 씻고 나서 머리에 물기 젖은 채로 침대에 앉은 순영 옆에 앉는다. 여주 어깨에 걸친 수건으로 물 뚝뚝 떨어지는 머리 닦으면서 묻는다. 공주라는 말 좋아하는 거 어떻게 알았어? 순영 아, 하고 탄식하더니 옆 선반에 놓인 책을 잡고선 그 사이 낑겨진 사진 하나 빼낸다. 아버지한테 안긴, 예쁜 드레스를 입고 활짝 웃고 있는 어릴 적 여주 모습. 우와... 이런 사진도 있었어? 여주 사진 잡고선 빤히 바라보면 옆에서 순영 말할 듯.
- 공주님 소리 듣고 웃은 거라며.
...그랬나?
- 그랬대.
아, 그래? 그렇구나. 아 맞다, 왕자님.
- 응. 왜, 우리 공주.
그냥 불러봤어.
여주 웃으면서 이불 속으로 쏙 들어가면 순영 그런 여주 얼굴에, 이불 위로 쪽쪽 소리나게 뽀뽀할 듯. 여주 꺄르르 웃고선 이불 안에서 눈만 빼꼼내미면 순영 머리 쓰다듬으면서 공주야. 라고 말한다. 그럼 여주 눈 땡그랗게 뜨고 왜? 라 물으면 순영 환하게 웃음 짓고선 사랑해. 라고 말할 듯. 여주 그 말 듣고 얼굴 빨개졌다가 벌떡 상체 세워서 말한다.
나도... 나도.
- 공주, 뭐가 나도인지 말해야지.
......나도 사랑한다구.
여주 말이 끝나기도 무섭게 순영 다시끔 입 맞춰올 듯. 여주 놀라서 입 다물고 있다가 괜히 장난끼 발동해서 순영이 아무리 제 아랫입술 물고 늘어져도 안 열어주는데 순영 그런 여주에 입 살짝 떼고선 낮게 그르렁거리는 듯 말한다. 까불지. 그럼 여주 처음으로 저한테 그런 말한 순영에 기 죽어서 움찔될 듯. 순영 여주 양볼 잡고 다시 입 맞추면 그제서야 입 열어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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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세용 오랜만이에영~!!~! ((아닌 거 같은데...
제가 스핀 오프에 등장하는 여주 같은 여성상? 을 좋아해서 써질 때 얼마나 잘 써지던지요...ㅜㅜㅜ
스핀오프 재미있게 보셨음 좋겠어용... 스핀 오프 주제는 사실 프리스틴 V - 네멋대로 듣고 감명 받았거든여 ㅜㅜ
>>> 눈 앞에서 황홀히 터지는 밤 어둠보다 솔직히 빛나는 eyes <<<<
가사 너무 좋지 않나요ㅜㅜ 빌런이래요 빌런 ㅜㅜ
언제 한 번 들어보시는 것도 나쁘진 않을 거 같아뇨!!! ㅜㅜㅜ 항상 댓글 너무너무 감사드려요 ㅜㅜ 댓글 보는 재미란 걸 느끼고 있어요...!!!
암호닉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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