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NxwM9DaDLtQ 가지 않으면 안되겠니. 내가 그 애에게 처음 내뱉은 말이었다. 1. 안녕. 내 이름은 운이야. 그 아이는 구름 운雲자를 써서 이름이 운이랬다. 운은 파랬고 노랬고 빨갰다. 2. 운은 친구가 없었다. 너는 왜 혼자야? 한참의 정적을 깨고 말을 건건 이제노였다. 으응. 그게 말이지. 반년의 정적을 깬 그가 낯설었다. 3. 제노는 나중에 말해도 괜찮다며 다독였다. 딱히 비밀은 아닌데.. 운은 아직 사람이 어려웠다. 그런 운에게 제노는 친구를 소개시켜줬다. 4. 말을건건 제노였지만 말을 틔운건 동혁이었다. 갖은 노력과 재롱으로 옆을 우직하게 지킨 탓이었다. 운이 처음 웃음을 보인날 동혁은 놀랐고 재민은 얼이 빠졌고 제노는 심사가 뒤틀렸다. 그들은 친구였다. 5. 친구에 나이가 무슨 소용이겠니. 호칭은 형 누나 였지만 그들은 친구였다. 그렇지. 지성아. 6. 캐나다인 이민형. 99년생. 학생회장 이제노. 문과 끼돌이 이동혁. 이과 소찢남 나재민. 중국인 유학생 황인준. 00년생. 그냥 중국인 중천러. 01년생. 마지막으로 막내온탑 박지성. 02년생. 거기에 운까지. 그들은 나이는 제각각이었지만 어쨌든 친구였다. 7. 형은 왜 꿇었어요. 동혁의 질문에 민형이 라면먹던 젓가락도 집어던진채 흥분했다. 동혁아! 내가 꿇은거 아니라고 했지. 내가 캐나다 유학을 다녀온걸 어쩌니. 내가 원 속상해서 웅얼웅얼웅앵웅앵. 본인피셜 캐나다 유학파 이민형은 스쿠터를 몰줄 알고 늦으면 가끔 오토바이를 타고 등교했으며 여권은 초록색에 영어 4등급을 맞았다. I think you're a complete freak. 그래도 발음 하나는 죽여줬다. 퍽 유. 동혁은 영어 7등급에 말하기 수행평가 마이너스의 실력으로 대꾸했다. 옆에서 가나다를 쓰던 중천러가 비웃었다. 천러가 비웃는데? 재민의 말에 천러는 눈을 동그랗게 뜨곤 말했다. 나 몰라요. 나 공부하고있어. 옆에서 지성이 뿌듯하게 웃었다. 이유는 비밀이었다. 8. 이동혁은 학교에 있는 12시간 중 9시간을 남들과 아웅다웅 하는데 썼다. 나머지 세시간은 점심먹고 낮잠자는데 썼다. 그 중 나재민과 가장 우정담은 사랑을 많이 나눴는데 그건 백이면 백 나재민이 이동혁에게 말빨로 안져줘서이다. 이동혁이 장난치면 이민형은 오웅,,하면서 어쩔줄 몰라했고 황인준은 왜저래 하며 무시했고 이제노는 동혁아 죽을래 하며 웃었으며 중천러와 박지성은 자기들끼리 똘똘뭉쳐 안놀아줬다. 그런데 나재민만 유일하게 이동혁을 안봐줬다. 그건 반대로 나재민이 유일하게 박했던 상대가 이동혁이라는 말이기도 했다. 이동혁은 그걸 내심 서운해하며 너는 나한테만 빡세더라 라고-표정으로-말했지만 나재민은 그 시그널을 못들은건지 못들은척하는건지 했다. 가끔가다 진귀한 영상이 나오고는 했는데 그건 그 둘의 호칭을 설명해줘야 진정한 빛을 발한다. 이동혁은 문과 끼돌이로, 나재민은 이과 소찢남으로 유명했는데 그 이유를 묻자면 이동혁은 특유의 뻔뻔한 재치와 빛이나는 센스로 수학여행 진실게임에서 나 사실 이동혁 좋아해 어 너도 어 나도 야나두의 일화를 개척했다는 전설의 레전드와 공부는 못하지만 깜끔찍한 애교와 앙탈로 선생님들의 사랑을 독차지함으로써 이와같은 별명이 생겼다 하고, 나재민은 독보적인 다정함과 미쳐버린 멜로눈(깔)로 각종 기념일마다 수금하듯 초콜릿사탕빼빼로편지등등을 몇십박스째로 나른다 해서 이름하여 로맨스소설을 찢고나온 남자라는 호칭을 얻게 된것이다. 둘은 그 별명을 은근 쪽팔려하면서 대놓고 자랑스러워 했는데(둘은 그 반대라고 했지만 남들이 봤을때엔 분명 그 반대의 반대였다.)서로가 별명으로 놀리면 길길이 날뛰며 주먹이 우네 먼지가 날리네 하며 싸워댔다. 그래서 한동안은 그들 사이에서 끼돌이의 쌍기억과 소찢남의 시읏자도 입 밖으로 꺼낼수가 없었다. 한때 소떡소떡이 유행했을때엔 소떡소떡의 소자만 꺼내도 나재민이 큰 눈으로 팽이를 칠듯 노려보았으며 일전엔 황인준이 가죽잠바를 까죽잠바라고 잘못말했을땐 이동혁의 다정한 스킨쉽과 흑역사 10년치 형을 선고받은 전적이 있다. 9. 이제노는 학생회장이었다. 그냥 학생회장 말고 잘생기고 전교 다섯손가락 안에 드는 학생회장. 우리가 방과후마다 모여있는 동아리실도 이제노재량으로 얻은거였고, CA시간마다 우리의 아지트로 빠져 놀수 있는것도 전부 이제노 덕이었다. 이제노는 허허 웃다가도 버럭 화낼때가 있었는데, 그중 한번이 음악틀어놓고 몇명씩 모이는 게임(이름이 기억 안난다)을 하는 도중 탈락 위기에 놓인 이민형이 저까지 떼어놓았을때였다. 손에는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쥐어잡느라 너덜너덜해진 중천러의 넥타이를 쥐곤 ‘죽을거면 혼자죽지 왜 날 떼요!’라고 외쳤던건 유명해지다 못해 우리의 아지트 명언집 3장에 수록되어있는 멘트였다.-참고로 우리가 모이는 동아리실을 아지트라고 한다- 하여튼 이제노는 참 알다가도 모르는 친구인데, 그건- “운 데려온건 너면서 왜 말을 못거냐.” “이러다 졸업할때까지 안친해지겠어.” 이런 이유에 있다. 이제노는 이런 주제가 화두에 오를때마다 허허 웃으며 아닌척 눈치를 슬쩍 봤는데 그럴거면 눈치를 보질 말던가 친해질 노력을 하던가 둘 중 하나를 하지 둘 다 하지도 못하고 우물쭈물댔다. 결국은 답답해서 속이 터지기 직전에 말을 붙인건 운쪽이었다. 너 나한테 왜그러니. 뭐, 뭐.. ... ..요. 이건 미래에 아지트 명언집 5장에 적힐 멘트가 된다. 10. 중천러는 중국인이다. 박지성은 한국인이다. 둘은 어렸을때 만난적이 있다. 어디서? 바로 이 학교에서. 중국인 중천러는 당시 이 지역에서 열렸던 한•중 합동 음악회(래봤자 개미가 오줌싸고 지나갔을법한 규모였으리라고 확신한다.)에 음악부분으로 참여한 대학 부속 초등학교의 어린이 악단이었고 박지성은 이름만 대면 모두가 알만한 옛 가수의 팝핀크루로 댄스부분에 참여했었다. 그리고 모든 일정이 끝난 저녁 둘은 이 학교 운동장 스탠드에서 만났댔다. 대회를 개죽쑤듯 말아먹은 중천러. 그리고 그날따라 몸이 무리했던 박지성. 둘은 이 학교 스탠드에 앉아 말도 안통하는 주제에 몸짓 발짓 써가며 부둥켜안고 울었댔다. 그리고 한 약속이, 우리 나중에 꼭 이 학교에서 만나자. 말도 안통했다며. 어떻게 이야기했어? 우리는 그냥 통하는게 있었어. 맞아. 모르면 조용히 해. 아 그렇구나. 질문한 이제노는 되로주고 말로받아 입을 조용히 다물었다. 나중에 안 이야기이지만 그 날 이후로 부상을 입은 지성은 전문 댄서의 꿈을 포기해야했고, 악기를 연주하는데 흥미를 느끼지못했던 천러는 솔직하게 부모님께 말씀드리고 다른 음악을 공부한다는 조건으로 한국에 오게되었다고 했다. 슬픈 이야기구나. 그렇게 대답했더니 둘은 어깨를 으쓱하며, “글쎄. 천러는 노래 부르는거에 흥미가 생겼고 나는 재활 다해서 춤도 추는데요? 그리고 우리가 만났잖아.”라고 했다. 옆에서 황인준이 해피엔딩이네. 라고 말하자 그제서야 밝게 웃는 얼굴이 참 닮기도 닮아서, 바닷가 소금기로 씻어낸 조약돌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었다. 11. 마지막 황인준. 황인준은 한국인이었다. 중국인인데 한국인이었다. 중국에서 자란 황인준의 부모님은 한국인이랬다. 너는 왜 한국에 온거야? 부모님 찾으러. 황인준의 부모는 한국에서 돈벌어올게. 하고 연락이 끊겼댔다. 남은건 본인 명의로 꼬박꼬박 들어오는 돈. 그리고 통장. 무슨일을 하는건진 몰라도 돈은 넉넉해. 사실 한달에 한번씩 메일도 보낸댔다. 그런데 찾으러왔다고? 아 글쎄 어디있는지 말을 안해주잖아. 그렇구나. 그런 황인준은 무작정 한국으로 왔다. 그리고 로밍된 휴대폰에 띡 하나 남겼다. 마마. 파파. 나 한국이야. 부모는 놀라서 인천공항으로 마중을 나갔다. 감격적인 이산 가족의 상봉이었다고 황인준은 면대면 첫날에 이야기했다. 운은 졸지에 얼굴보자마자 들은 이야기가 이런거라 상당히 당황스러웠다. 당황스럽지? 당황하지마. 나 지금 부모님이랑 같이 살아. 진심 완전 어쩌라고. 얘 개그맨인가 싶었다. 알고보니 정말 개그맨이었다. 황인준 대박 웃겨. 내 기준 이동혁보다 웃겼다. 이동혁은 꼴에 자존심을 상해했다. 그게 더 개그같았다. 이민형은 속편히도 웃었다. 오우, 마이 갓. 자존심 상한대. 깔 깔 깔 깔 깔. 여전히 론리 깔깔맨이었다. 12. 나 집 좀 보내줘. 힘빠진 목소리가 아지트를 웅웅 울렸다. 밖은 하늘이 무너졌는지 구멍이 뚫렸는지 앞도 안보일만큼 가는 장대비가 쏟아지는 중이었고 나머지는 등교때만해도 멀쩡했던 하늘에 속아 우산을 가져오지 않은 죄로 학교에 갇혀있는 중이었다. 어떻게 단 한명도 우산을 안가져올수가 있냐. 동혁의 말에 제노가 덧붙혔다. 동혁아 너희 어머님 아직이시래? 엉. 비와서 차도가 막히나봐. 재민아. 너희 어머니는, 우리엄마 야근이래. 이럴수가. 근데근데 얘들아 있잖아. 응? 마크의 말이었다. 나 다시 캐나다 가. 까맣게 점멸했다. 13. 그날부로 아지트는 아지트가 아닌게 돼버렸다. 일방적인 분노였다. 속상함 억울함 곧내엔 눈물 눈물 눈물 그리고 침묵. 가장 큰 불꽃은 동혁이었고 가장 푸른 불꽃은 재민이었다. 다른 아이들도 가슴에 불꽃을 심는 일을 피할순 없었다. 파랬고 노랬고 빨갰다. 불꽃 색깔이. 빨갰고 노랬고 파랬다. 운 또한. 운은 곧 감내했다. 얘들아. 마크도 슬플거야. 누군가 왜 영어 이름으로 부르냐고 의문했다. 하지만 마크는 마크인걸. 교복 상의 명찰에 달린 이름도 마크리였고 출석부에 적힌 이름도 마크리였다. 마크를 민형으로 부르는건 우리 뿐이었다. 14. 안녕은 영원한 헤어짐은 아니겠지요. 누군가가 그랬다. 여기저기서 봇물터지듯 방언이 쏟아져나왔다. 우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이마크 캐나다 가서도 잘 살고. 우리 잊지 말고. 아니다 영영 잊어라. 혼자 외국가서 잘먹고 잘살아라. 이마크. 마크야. 마크- 우리막내. 대부분이 애정담은 시비였다. 이민형은 좋다고 웃었다.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담은 영상은 그대로 유에스비에 고이 담아뒀다. U-S-B. 외국 본토의 것으로 말하니 캐나다 간다고 유난이라고 이동혁이 오바이트하는 시늉을 했다. 모두가 웃었다. 마지막은 조용하고 깔끔했다. 다같이 공항 근처 롯데리아에 들려서 새우버거세트 하나씩 물고 취향대로 음료를 골라마셨다. 나는 스트라이프. 아 요즘 누가 햄버거에 스트라이프 마셔요. 그럼 요즘 누가 롯데리아를 먹니. 그냥 콜라로 통일했다. 공항은 조용했다. 평일 오전의 공항은 이렇게 조용하구나. 낯선 세상에 온것처럼 사람이 없었다. 종국엔 약간 어색하고 조금 뻘쭘한 웃음. 형. 잘가구요. 우리 연락 안하는거 아니니까. 응. 그렇지. 너네 연락안하면 죽는다아- 형이나 해요. 카카오톡도 잘 안보는주제에. 아웅 또 왜그르냐.. 그렇게 싸구려 햄버거 봉투를 남기고 이민형은 더 넓은 세상을 향해갔다. 우리도 가자. 몇시 비행기랬지. 점점이 멀어지는 비행기중 어느것에 이민형이 타고있을까 점쳐보다 관뒀다. 이민형은 자주자주 한국에 들어온댔다. 이제 겨우 보낸지 삼십분이 됐는데 또 보고싶었다. 이제노는 조금만 참으라했다. 형 캐나다 도착하면 바로 우리한테 연락할거야. 그 형 피곤하다고 뻗지나 않으면 다행이다. 초치는 이동혁의 머리통을 누군가가 후려쳤다. 아, 왜! 익숙한 데시벨이 들려오자 그제서야 웃음이 조금 났다. 우리는 어쨌건 여기에 있어. 그걸 모두가 알았으면 좋겠다했다. 그랬으면 좋겠다했다. 누군가 중얼거렸다. 날씨 좋네. 구름이 가득했다. 운이 많네. 누군가는 킥킥댔다. 내가 많은 날에 떠났으니, 너에겐 그 누구보다 내가 가득해야한다. 눈물나는 이별은 아니었다. 그래도 아쉬움은 가득했다. 우리가 있잖아. 이제노가 이동혁이 나재민이 팔을 벌렸다. 뒤를 돌아보면 황인준과 중천러 박지성도 있었다. 왜 끝인것처럼 말해? 끝은 없다. 그 말이 작은 위로를 더했다. 사랑합니다. 사랑해요. 목적어와 주어가 없는 고백은 비행기 꼬리를 따라 하늘로 하늘로 하늘로 범람했다. 빨간 풍선이 올라간다. 구름이 개고 찬란한 무지개가 보였다. 안녕. 사랑했어.
파랗고 노랗고 빨갰던 우리의 운이. 파랑 노랑 빨강은 우리의 시작부터 함께했어요. 엔시티의 기원부터 함께했던 세가지 색을 운이가 가지고 있네요. 본인을 구름이라 말하는 운이. 구름 운이라는 의미의 이름이죠. 저는 글 속에 의미를 담기를 참 좋아해요. 요즘은 제가 나름 숨겨놓은 이야기에서 독자님들이 새로 풀어내주시는 이야기를 보는 재미가 쏠쏠해요. 티저를 보고 손가는대로 적어본거라 분위기가 이리갔다 저리갔다 할수도 있어요. 어쩌면 불친절한 글이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생각할 요소는 많이 심어뒀으면서 정작 해석은 안해주는 모양새라 할말은..없어요..(쥐구멍) 뭐가됐단 정답은 없다는 말씀 드리고싶어요 나름의 방법이 있을 뿐이지! 그러면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드린다는 말씀 드리면서^^ 지금 저희 지역에는 비가 하늘을 뚫을듯 오고있는데 독자님들의 밤은 평안하기를 바래요❣️ 오늘도 사랑합니다!😍 ♥ 암호닉 ♥ [기억조작남] [나정] [난아] [달다리] [도라엠엉아] [돌하르방] [딸랑이] [또잉] [또라에몽] [러블] [리디] [마꿀잉] [뮨모] [베리] [비회원] [뾰로롱] [살구] [아디오스] [야다] [영] [유달] [윱] [울보] [ㅇㅇㅈ] [죽살이] [쟂니눈누] [참새쨍] [토끼또잉이] [하라하라] [호앙] [햇쨘하루] [DEL] +) 초록글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