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오랜만이죠.....
죄송해요 안오는 동안 나름 바빴고
약속도 안지키는 제모습보고 이게 뭐하는 짓인가 하기도 하고
했는데 자격증때문에 컴퓨터 하다가 연습할겸 하면서 올려요
약속을 안지킨건 죄송합니다
암호닉
강낭콩님, 만두님, 말벌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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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 모르겠지만 어느 센가 난 단순히 주말을 기다리는 게 아니라
태일쌤의 과외수업이 있는 주말을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막상 태일쌤이 오면 기다림이 무색해 질정도로
농담 같은 거도 전혀 안하고 그렇다고 수업을 열심히 듣지도 않았다
항상 수업이 끝나고 태일쌤이 챙겨온 것들을 다시 가방에 넣을 때
난 휴대폰을 만졌다 뭔가 모를 어색함을 무마시키기 위한 나만의 방법이랄까? 어디까지나 내 생각이지만..
딱히 하는 것은 없었지만 앱을 들어갔다 나왔다 게임을 켰다 껐다
카톡을 켰다 프로필들도 한번 둘러보고 카톡도 끄고
그러다보면 태일쌤이 '이제 쌤은 갈게'하곤 현관 앞까지 배웅해 드리면
'내일 봐~' 하거나 '다음 주에 보자' 하곤 가셨다
문제에 대한 질문 외에는 간다! 안녕히 가세요 하는 간단한 대화가 끝이었다
그럴수록 일주일 내내 태일쌤 생각 밖에 안 났다 그렇게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던 중 사건이 터졌다
그날은 딱히 특별 한 것도 없었다 평소처럼 태일쌤이 오고 인사하고 방으로 와서 수업하고 수업할 때 엄마가 과일 같은 거도 가져다주시고
그렇게 항상 그렇듯 평범하게 수업이 끝났다 난 평소처럼 고개를 푹 숙이고 휴대폰을 만졌고 태일쌤은 주섬주섬 책이나 필통을 정리했다
막 패턴을 풀려는 순간에 시야 안으로 지우개가 굴러 들어왔다
지금 상황에서 이 지우개는 가방을 싸는 태일쌤의 것이 분명하다
주워 줘야하는 상황인지 가만히 있어야 하는 상황인지 상황파악을 하기 위해 고개를 들었다
그 순간
"어르붸뷉"
"!!!!"
지우개를 주우려하던 태일쌤의 입술과 내 입술이 뽀뽀라기보다는 뭉개지듯 부딪혔다
갑자기 내 입술의 순결과 정신까지 앗아간 상황에 벙쪄 있을 때 태일쌤이 급하게 남은 것들을 챙기고는 '미..미안해 내일보자!'
하고는 급하게 참사의 현장을 벗어났다...
굳이 따지자면 내 첫 키슨데...
다른 사람이 아니어서 다행이다
*태일 시점
오늘따라 지훈이 얘가 더 얌전하고 고분고분한 거 같네 수업도 원활하고 좋구만 흐흐
항상 어색했지만 오늘따라 뭔가 더 어색한 느낌? 뭔가 촉이 안 좋아...
애써 안 좋은 촉을 무시하고 지훈이한테 설명을 해주고 문제를 풀어보라 하고 최대한 바쁜 척을 했다
바쁜 척을 하는 거도 참 어렵네 그렇다고 지훈이가 푸는 것만을 빤히 쳐다보기도 서로가 불편하니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쌤 다 풀었어요"
"어 매겨볼게"
항상 느끼지만 이 타이밍은 지훈이랑 내 마음이 바뀌는 것 같다 지훈이가 빤히 쳐다본다면 뻘쭘 할 것이다
그래서 나도 지훈이의 입장에서 지훈이가 문제를 풀 때 쳐다보지 않는다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지훈이도 내가 문제집을 매길 때는 휴대폰을 만지면서 바쁜 척을 한다
이제껏 수업하면서 지훈이가 휴대폰을 들고 급한 연락이나 중요한 연락, 바쁜 일은 없어보였다
이렇게 보면 멀대같은 지훈이도 귀여운 구석이 있는 것 같다
어색한 것이 싫어서 바쁜척하고 짜식
제자 자랑을 좀 하자면 지훈이의 수학 실력도 날이 갈수록 늘어가고 있었다
지훈이가 머리가 나빠서 수학을 못한 건 아닌 것 같았다는 걸 느끼고 있다 아마도 수학이 한두 번 막히니까 의욕이 없어졌겠지
가끔은 안재효한테 지훈이 칭찬하는 톡을 넣기도 한다 그때마다 자랑질 그만하라고 듣기 싫다고 구박하긴 하지만.. 나쁜놈ㅡㅡ
아맞다 매기고 있었지 빨리 매기고 오답체크하고서 집에 가야지 룰루
"지훈아 실력이 날로 느네 틀린 문제 다시 풀어보고 정 모르겠으면 알려줄게"
"네"
"그거만 풀고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자"
다시 푸니까 다 잘 풀리는지 묻지도 않고 슥슥 풀었다 물론 난 뿌듯해 했지!
집에 간다! 그렇게 평소처럼 지훈이는 또 바쁜 척을 하고 나는 주섬주섬 책이나 필통을 챙겼다
책 위에 지우개가 있었는 줄 모르고 책을 들어 올리다가 지우개가 떨어졌다
그것도 그냥 책상 위에 떨어진 게 아니라 굴러서 지훈이 옆까지 갔다 줍기 되게 애매했지만
지훈이 한태 주워달라 하기도 뭐하기 때문에 주우려고 상체를 숙였다
그 순간 하필이면 휴대폰을 만지던 지훈이가 고개를 들었다 내가 상황을 판단했을 때 때는 이미 늦었다
"어르붸뷉"
"!!!!"
"미...미안해! 내일보자!"
지훈이의 입술과 내입 술이 뭉개지듯 부딪혔다
너무 놀다고 당황한 나머지 책도 막 구겨 넣듯이 하고 최대한 빨리 짐을 챙겨서 나왔다 현관에서 신발을 신을 때
아주머니가 나오셔서 배웅을 해주셨지만 정신이 너무 없어서 제대로 인사도 못 드리고 나왔다
어쩌지...내일도 와야 되는데 아!!!어떡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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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량이 평소보다 적죠...
죄송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위에서 말했듯이 현타가좀 왔었어요...
이제는 자격증 연습할겸 조금이나마 자주올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