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2년 5월 6일
“ 설마… ”
설마. 하는 생각에서........ ‘아무것도 필요없고 반드시 열어줘야해!’
라는 생각이 진행될 동안 먼저 반응한 본능이 빠른 속도로 현관문을 열었다.
문이 열립니다.
기계 목소리가 단정하게 문이 열림을 알려주고,
천천히 오픈된 현관문 앞에는 나와 비슷한 또래로 보이는 중년의 여성 세명이 서있는것이보였다.
먼저 나의 집을 방문했으면서도 나를 낯설어하는 분위기. 아직 망설이고, 주춤하는 여성들.
우리는 그렇게 아무런 말도 반응도 없이 몇초동안이나 가만가만 서로를 쳐다보고 있었던것같다.
“ 저… ”
결국 나에 의해 고요한 침묵은 깨어졌고, 내 목소리에 흠칫 놀란 여성들의 모습에 작게 웃으며 집 안으로 들어올것을 청했다.
난생 처음보지만 어색하기보다는 뭔가 친근한 느낌.
나의 말에 그녀들은 서로 눈치를 살피더니 조심스럽게 나를 뒤따라 우리 집 안으로 들어왔고,
곧 아직 종료되지 않은채로 작동중인 컴퓨터 화면을 보더니 가장 먼저 거실로 들어온 여성의 표정이 매우 환해지는것이보였다.
“ 저것좀 봐요!!! ”
중년이라는 나이에 답지않게 천진난만한 표정과 목소리를 지닌 여성이 손가락으로 인스티즈 창을 가르키며 소리를 쳤고
그에 뒤따라 느긋하게 들어오던 다른 여성들또한 급하게 확인을 하더니 모두들 눈에띄게 표정이 밝아지며 감격스러워하는것이 보였다.
“ 당신들… 내 익명의 과거 친구들이죠? ”
예상했던반응에
흐뭇한 미소를 입가에 가득 머금은채 물으니 어느새 눈치를 보던 세명의 여성들은 기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 저는 김진희, 익인 1이예요 ”
“ 저는 정은혜, 익인 18이예요 ”
“ 마지막으로 저는 박수연, 익인 11이예요 ”
그쪽은… 미래의 방문자?
장난스레 말을 건네고는 개구장이들처럼 하하 웃는 여성들을 보며 나또한 크게 웃었다.
“ 혹시 저기에 대화를 나누고 있는 익인들… 과거의 우리인건가요? ”
아참, 잊고있었다.
미래 익인들의 방문에 과거익인들은 잠시 까먹고있었다.
내가 갑자기 말이 없어서 매우 당황하고 놀랐을 익인들에게 나는 급히 내가 나가지 않았다는것을 알리고는
기쁜 소식을 전했다.
익인12: 글쓴이님!!ㅠㅠㅠㅠㅠㅠㅠ왜 말을 안해요 무섭게ㅠㅠㅠㅠ
익인11: 혹시 우리때문에 잡혀가신거아니예요? 과거랑 접촉해서ㅠㅠㅠㅠㅠㅠ
익인2: 어떡해!!!글쓴이님 대답좀하세요 정말...ㅠㅠㅠㅠ
글쓴이: 저 아직 멀쩡해요!!!!
익인14: 아 글쓴이님이다!!!
익인2: 아 글쓴이님 놀랐잖아요ㅠㅠㅠㅠㅠㅠㅠㅠ심장멎는주류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익인1: 왜 뭐했어요 ㅠㅠㅠ놀랐ㅠㅠㅠ
글쓴이: 미안해요 ..대신 매우 기쁜 소식 하나를 가져왔어요!!!!
내가 등장하기 전까지 그 짧은 순간에 얼마나 걱정을 했던건지
내가 등장하자마자 놀랐던 그 감정까지 더해서 원망을 하는 익인들에게 사과를 하고는 바로 소식을 전했다.
글쓴이: 믿기지 않을꺼예요. 아까 제가 말이없었던 그 순간 누가 방문을 했는지 알아요?
익인12: 네?
익인18: 방문이요?
익인3: 뭐지…
글쓴이: 정말 놀라실꺼예요!!
익인11: 이미 충분히 놀라고 걱정해서 더 놀랄것도없네요
익인18: ㅋㅋㅋ미래인과 대화를 나누는것만큼 놀라운일이 또있는건가요?
익인1: ㅋㅋㅋㅋㅋㅋ그건 그래요ㅋㅋㅋㅋ
글쓴이: 지금 제 곁에 미래의 익인 1,11,18님이 실제로 와계세요!!!
내 말에 역시 놀란듯 짧은 정적이 흐른뒤 순간적으로 엄청난 반응이 밀려왔다.
거짓말 하지말라는 말에서부터 정말이냐고 수십번 되묻는 익인들.
과거의 자신들이 이렇게 살아숨쉬고 있는데 미래의 자신이 방문을 했다니.
정말 믿기 어렵겠지만 이렇게 눈앞에 마치 영화처럼 펼쳐지고있었다.
당장이라도 하고싶은 말이 많았겠지만 일단은 나또한 이 상황이 너무나도 놀아웠기때문에 잠시 대화창을 내려놓고
현재의 이 여성들과 이야기를 나누기로 했다.
-“ 아아… 아직까지 현실이 믿기지가 않네요… 모두들 익인…들…입니까? ”
“ 맞아요. 만나서 반가워요 글쓴이 ”
익인, 글쓴이 실제로 발음하는 이 단어는 감동적이기 보다는 어색하고 우스운 느낌이였지만 그래도 아무 상관없었다.
우린 그저 계속 비슬비슬 삐져나오는 웃음을 흘리며 바라보기만해도 기분이 좋았다.
-“ 잠시, 이렇게 진짜 저를 찾아왔는데…그럼 과거의 기억에 저와 만난 기억이 있는 상태인가요? ”
나의 질문에 다들 소리없이 웃고는 대답했다.
“ 그럼요, 우리 모두 똑같은 기억을 가지고 있죠 ”
“ 잘 대화하다가 글쓴이님이 갑자기 말이없고…우린 당황스러움에 몸둘바를 모를때 또 다시돌아와 미래의 우리와 함께있다는
사실을 알려준것까지 모두 우리 기억속에 있는 상황이예요 ”
-“ 아 … 하하 그러면… 이 이후의 기억은… ”
“ 없…어요. 글쓴이님이… 또 어느순간 말을 안하더니… 로그아웃상태로 바뀌고 더이상 우리와 만나지 않았어요 ”
“ 맞아, 그래서 우리 엄청 걱정했어요. 하지만 글쓴이님이 사라지기 전에 우리와 함께 있다고해서… 그래서 반드시 30년뒤에
우리가 찾아가서 사실을 알아야겠구나 그렇게 다짐했어요 ”
음? 내가 로그아웃을 한다고?
이상함에 급하게 인터넷창을 확인해보니
놀랍게도 아까까지 잘 되던 모든 인터넷창은 종료가 된 상태였다.
이게 뭔가 싶어서 바로 다시 인스티즈를 검색해보았지만 아까의 그 엄청난 정보는 어디로간건지
단 한개의 주소도 뜨지 않았고, 인스티즈로 향하는 경로는 단 하나도 남아있지 않은 상태였다.
“ 역시 글쓴이님이 의도한게아니였군요… 또다른 기이현상이네요. ”
“ 뭐, 이제 별로 놀랍지도 않습니다~ ”
“ 글쓴이님 덕분에 30년 전부터 저한테 겁따위는 없었어요 ”
그렇게 말하고는 씨익웃으며 내 손을 잡아오는 여성에게 난 또다시 기분좋게 마주 웃어주었다.
-“ 자 그럼 이제, 흥미로운 ‘미래 대화’를 해볼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