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조팝나무입니다!
3편이 지나서야 모든 공커가 다 등장하네요. ㅎㅎ
이 편에는 안나온 성종이는 가끔씩 분위기메이커로 나올 예정입니다.
일단 이 소설의 가장 주된 커플링은 제목에서 딱 티가 나겠지만 현성!입니다.
하지만 수열과 야동 커플도 성실히 나올거구요 ㅎ.ㅎ 으헝
그나저나.... 야동! 맞구요. 리버스 된거 절대 아닙니닼ㅋㅋㅋㅋㅋ
앞으로 동우 앞에서 호야가 얼마나 박력 있어지는지 기대해주세요 ㅁ7ㅁ8
신알신 해주시거나 리플 달아주신 이기니 분들 모두 감사드려요 ㅜ.ㅜ
이 고자손에서 태어난 소설을 읽어주셔서 엉엉엉엉
오늘 bgm은 f(x)의 좋아해도 될까요입니다.
소설과 음악 둘다 즐감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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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우현, 반팅 하는데 올래? 울림여고 여신 유지애도 올건데." "유지애? 걔는 또 누구야?"
우현도 일단 남자인지라 여고의 소문난 여신 소리에 귀가 솔깃하는건 어쩔 수 없었다.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무한남고 교실 안은 수컷들의 포효로 가득찼다. 유지애라면 그 초여신 말하는거 아님? 걔 망원동 한지민이라던데. 한지민 공식 팬카페 정회원 남우현(18살. 망원동 거주)은 지민 누님의 이름이 들림과 동시에 묵혀있던 귀지까지 정화되는 기분을 느꼈다. 평소처럼 무관심할 줄 알았던 우현의 관심과 사내자식들의 끝없는 찬양에 우쭐해진 거남은 더욱 신이 나 크게 떠들었기 시작했다.
"내가 걔 실물 봤는데 사진보다 약 10배 정도 예쁨. 구라 안치고. 그리고 시내 나갈 때 마다 번호 따이는건 물론이고 캐스팅 제의까지 받는대." "그래? 한번 나가볼까?"
이름도 예쁜데. 상큼발랄하고 예쁜 여고생들과 화기애애한 대화를 나눌 생각에 벌써부터 설레고 있던 우현의 귀에 낯익은 목소리가 들렸다.
"류거남. 사람 안비어? 나도 껴줘." "어, 김성규 너 안간다며." "가고 싶어졌어. 나도 울림여고 여신 실물 영접 좀 하자." "김성규 왠일이야. 여튼 오키. 니가 가면 나야 좋지. 나중에 딴 소리 하기 없기다?"
거남은 만인의 훈남 남우현을 이어서 시크한 매력으로 여고생들을 양치기 소년마냥 몰고 다니는 성규까지 합세하자 귀가 입에 걸려 찢어질 기세였다. 이게 왠일이래? 가장 섭외하기 어렵다는 둘을 한꺼번에 잡다니. 역시 류거남. 속으로 자화자찬을 하며 성규를 흐뭇한 미소를 지으면서 쳐다보는 거남을 쌩 무시한 성규는 우현의 눈치를 흘깃 살폈다. 의아하다는 듯이 고개를 갸우뚱 하는 모양새가 로우킥을 날리고 싶을 정도로 얄미웠지만 성규는 대의를 위해 참았다. 뭐, 반팅이라면 항상 no no 해왔던 내가 적극적으로 나간다니까 저런 반응을 예상치 못한건 아니다. 사실 반팅 따위 이호원 인중에 난 털만큼도 관심이 없지만 녀석이 낀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쟤는 왜 저렇게 적극적이야? 희한하네." "하.하.하, 그러게나 말이야, 친구."
거남에게 진취적인 자세로 소개팅에 나오는 여자애들의 신상정보를 캐묻고 있는 성규를 바라보던 우현이 옆에 있던 호원에게 말을 걸었다. 어울리지 않게 성규를 관찰하듯 바라보는 우현의 예리한 눈매에 호원은 솔직히 많이 당황했다. 얼굴에 '나 굉장히 놀랐어요.'라고 크게 써있는 그가 발연기를 펼치기 시작해 성열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지만 국민 둔탱이 우현은 전혀 이상함을 느끼지 못했다. 여자에 대해서 묻는 주제에 굉장히 투지에 불타고 있는 성규의 모습은 신선하다 못해 신기했다. 저런 반응은 마치... 뭔가... 아! 그래, 역시.
"호원아, 성규는 역시....." "으..응?"
뭔가 알았다는 듯이 눈을 빛내는 우현을 보며 호원과 성열은 동시에 흠칫했다. 설마 남우현이! 성규가 자신 때문에 반팅을 나가는 걸 알고! 그래, 호원아! 그런 남우현이 환생해도 일어날리가 없는 일이 일어날 것 같아! 이상해! 호원과 성열은 자신들도 모르게 서로의 손을 겹쳐 잡았다. 흐음 소리를 내며 고개를 내리깔다가 번쩍 드는 우현의 모습이 명탐정 코난이 범인을 추리할 때의 모습과 오버랩되어 보였다. 호원아, 누가 이 근처에서 누가 마취총을 쏜건 아닐까? 병신아, 그건 니 하느님 드립을 이은 무리수2구나. 아잌, 호원이 개새끼. 아니 그걸 말한 남우현부터 죽일꺼야. 절친의 특권으로 빠른 시간 내에 눈으로 말하는 대화를 마친 호원과 성열이 긴박감이 감도는 얼굴로 거의 동시에 우현을 바라보았다.
"하, 김성규는 역시." "마,말을 하렴. 친구야."
아잌, 그 거지 같은 국어책 말투 쓰지 말라고! 라고 성열이 입모양은 전혀 움직이지 않은 채로 거친 목소리를 내는 복화술을 사용하며 호원의 발을 꾹 밟았고 불쌍한 호원은 악! 소리를 내며 주저 앉았다. 그 모습에 반 아이들이 이 찌랭이들 1,2를 정신병자 보듯이 쳐다봤다. 그런 개그프로 만담 같은 상황에도 전혀 평소와 차이를 느끼지 못하는 답답이 우현은 특유의 남멍뭉 미소를 지으며 자신있게 말했다.
"성규도 한지민 닮은 꼴에 마음이 흔들린거야! 혹시 알아? 나 몰래 공식 카페에 가입했을지!" "에라이......... 저 병신..." "하하하하, 우현아 넌 가끔 보면 뇌를 장식으로 달고 다니는 것 같아!"
전자는 평소의 모습으로 컴백한 호원이었고 후자는 해맑은 저격수 성열이었다. 야 이 똘추야! 김성규는 널 감시하러 가는거잖아! 아, 그렇구나. 저 한지민 빠순이 새끼한테 큰 기대를 걸은 우리가 더 병신이었구나. 그래, 우리가 무슨 기대를 하겠니. 긴장감이 확 풀린 호원과 성열은 해탈한 보살 표정을 지으며 손을 휙휙 저어보였다. 지하방 왕세자 세트장을 가끔은 뒤집어엎고 싶다고 말하던 성규가 이해되는 순간이었다. 왜 갑자기 욕질을 하냐며 노발대발하는 우현을 말없이 바라보던 성열과 호원은 앞으로 성규의 사랑에 고생길이 열릴거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리고 그 고생길을 친히 열어줄 사람은 바로 저 남우현 장본인이라는 것 또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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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자를 빼고 반팅을 간다는 성규와 우현을 배웅하며 괜히 측은한 마음이 들어 성규의 등을 두드려준 호원이 위로의 미소를 건냈다. 짜식, 고생이 많구나. 그런 호원의 깊은 뜻 따위는 알지도 못하는 성규는 별 이상한 놈팽이를 다 보겠다는 표정으로 등에 붙어있는 호원의 손을 뿌리치고 가버렸다. 내팽겨쳐진 오른손이 굉장히 무안해진 모 음료수 매니아 호원은 허한 마음을 이프X로 충전하기로 하고 훤칠한 기럭지로 무리 속에서도 눈에 띄는 성열에게 매점에 가자고 제안했지만 거절 당했다. 올블랙남을 다시 마주칠 수 없다나 뭐라나. 원피스 빵을 사주겠다고 딜을 걸었지만 다시 한번 보기 좋게 거절 당했다. 지 쪽팔린건 아나보다.
결국은 혼자서 매점에서 음료수를 집어들고 오는 호원의 발걸음은 그 어느 때 보다 가벼웠다. 성열의 너갱이를 쏙 빼놓은 매점 뉴페이스는 온데 간데 없고 이제는 이목구비를 눈 감고도 그려낼 수 있는 매점 아줌마를 마주쳐 느낀 실망감도 다 잊었다. 하, 역시 불완전한 나를 채워주는건 이프X 복숭아맛 너 밖에 없다. 2% 부족할 때. 목에 넘어가는 익숙한 느낌이 아주 산뜻했다. 행복감에 흐흐흐 웃음을 흘리던 호원이 걸음을 갑자기 멈추고 굳었다. 아 쉣! 교실에 빨리 가려고 소각장을 통해 가려다가 새우젓 된 상황이었다. 여닐곱 명의 일진들이 담배를 피는 현장과 딱 마주친 것이었다. 아, 난 신의 한수라고 생각했는데 이것이 바로 신의 장난이었구나. 헐, 게다가 학교에서 제일 활발하게 일진놀이 하는 새끼들 밖에 없잖아? 속으로 시벌세벌네벌 거리던 호원은 최대한 자연스럽게 그 앞을 지나가려 노력했다. 는 fail이었고 호원은 오른팔과 오른발, 왼팔과 왼발이 걸을 때 마다 같이 움직이는 세상에서 가장 어색한 걸음을 시전해보였다.
"야, 너 이리 와봐."
X됐다. 담배로 열심히 구름 과자 공장을 가동시키던 일진들 중 지금 호원을 부른 일진 1은 이목구비가 뚜렷한 얼굴과 뛰어난 싸움 실력으로 이 근방에서 이름을 모르면 시체라고 불리는 장동우였다. 왜 하필 장동우야.. 나는 오늘 저 개동우에게 걸려서 운명을 다하겠구나. 호원은 느린 걸음으로 동우의 앞에 섰다. 속으로는 불 위에 구워지는 오징어 마냥 쫄아붙은 호원이었지만 강인한 인상 때문에 무서워서 굳은 표정이 깡이 센 것 처럼 보이는 효과를 주었다. 그런 호원의 모습에 다른 일진들이 이런 see bird? 라며 나서려 했지만 동우가 한 손을 들어 막았다. 헐 무서워. 저 카리스마.
"뭐"
뭐 때문에 불렀냐고 말하고 싶었지만 극도로 자신을 몰아세우는 긴장감에 호흡이 딸림을 느꼈던 호원은 그 한마디만 내뱉고 이어서 말하려고 했지만 자신을 기이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동우 때문에 다시 숨이 덜컥 막히고 말았다. 역시 말만 지역구 일진이 아닌가 보다. 저 포스는 뭐야. 진짜 무서워. 동우가 픽 바람 빠지는 소리를 내며 웃더니 피던 담배를 발로 지져 껐다. 굉장히 개그스러운 걸음으로 걷고 있길래 얼굴 좀 보자 싶어서 불렀더니 가까이서 보니 굉장히 세보이는 인상의 녀석이었다. 게다가 저 패기있는 단답까지? 모르는 얼굴인걸 보면 주먹 좀 쓰는 놈은 아닌 것 같은데... 음. 호원의 명찰을 뚫어져라 쳐다보다가 전신을 쭈욱 스캔하는 동우를 바라보던 호원이 그대로 경직되었다. 머릿 속에서는 이미 동우가 자신을 미친듯이 패고 있었다. 동우의 시야에 호원이 꽉 쥐고 있던 이프X 음료수 캔이 보였다. 어? 내가 좋아하는 음료수다.
"야, 나 저거 한입만."
헐, 미친. 나의 이프X를 넘보다니. 호원의 눈 앞에 동우는 천하의 샹놈으로 보였다. 성열이라던가 우현이나 성규에게도 다른건 나눠도 이 음료수만은 한 입이라도 준 적이 없는데. 나는 이 캔에 딱 담겨있는 240mL에만 익숙해져있기 때문에 이보다 덜 마시면 마음이 불편할거란 말야! 라고 속으로 열두번도 넘게 말했지만 입 밖으로는 절대 말하지 못했다. 호원의 머릿 속에서 쇠파이프를 들고 날뛰는 동우의 모습은 공포영화보다도 무서웠기 때문이었다. (사실 이런 모습을 본 적 조차 없지만)
아무 대답 없이 음료수를 넘기면서도 전혀 주고 싶지 않다는 표정을 짓고 있는 호원을 계속 쳐다보던 동우는 이프X를 홀짝였다. 왠지 반응을 보고 싶어서 한 모금 더 마셨더니 호원의 미간이 꿈틀거린다. 이 새끼 봐라? 존나 흥미 도는데? 아주 오랜만에 즐거워진 동우가 한 쪽 입꼬리를 올리며 바닥에 있는거까지 털어마시자 호원은 차마 안면근육을 통제하지 못하고 개일진 동우를 죽일듯이 노려봤다. 이런 제길! 정색왕 김성규랑 어울려다녔더니. 이게 다 김성규 그 개새끼 때문이다! 괜히 죄없는 성규를 신랄하게 까다가 호원은 뒤늦게 얼굴을 쫙쫙 피고 미소를 지어보았지만 이미 버스는 떠난 뒤였고 동우는 그 표정을 본 다음이었다.
"잘 마셨다. 너 근데 지금 표정으로 나 협박하는거야?"
호원의 미소를 협박하는 맹수의 미소로 착각한 동우가 호원의 어깨를 툭툭치며 물었다. 아니요, 동우님. 그것이 아니오라. 이러다 먼지날 정도로 뒤지게 쳐맞을 것 같아서 변명을 하고 싶었지만 자신의 입은 호원을 배반하고 열리지 않았다. 하지만 동우의 머릿 속에는 이미 패기남으로 저장된 호원이 자신의 말을 씹는 것 정도는 애교로 봐준 우리의 무한남고 일진 우두머리 동우님은 이 일대를 주먹으로 평정한 자신에게 유일하게 쫄지 않는 그가 상당히 맘에 들었다. 필요치 않은 말은 아예 하지도 않을 정도로 말을 아끼다니. 이 시대의 차도남이네. 친구로 삼아야지! 사실 소문과는 다르게 좀 순진한 맛이 있고 상남자를 로망으로 삼고 있는 동우는 매우 신난 상태였다.
"야, 매일 이 시간마다 이프X 내 것까지 사서 이 쪽으로 와. 같이 마시게." "어..어.."
난 너랑 친해지고 싶으니까 우리 친목을 존나 도모를 하는거지. 라는 뒷말을 생략한 동우는 오랜만에 맘에 드는 놈이 생긴 기쁨에 호원의 오른손을 강제로 잡아올려 악수를 했다. 자신보다 키가 작은 동우의 악력에 놀라 '헐 미친, 누구 맘대로!' 라는 말을 자신의 심장 우심실 한켠에 숨겨둔 호원은 알겠다고 대답을 할 수 밖에 없었고 자신이 결국 개일진느님 장동우의 새로운 음료수 셔틀이 되었다는 것에 대해 하늘이 무너짐을 느꼈다. 내, 내가 셔틀이라니! 내가 음료수 셔틀로 임명이 되다니!
"앞으로 잘 부탁해."
정말 순수하게 친해지자는 마음으로 말한 동우였지만 셔틀남 호원의 귀에는 앞으로 음료수를 꼬박꼬박 상납하지 않으면 뼈를 부셔주어 온몸의 뼈 갯수를 늘려줄거라고 들려왔다. 아, 그렇구나. 그 앞에 지나가던 내가 병신이었구나. 하필 소각장 쪽으로 걸어간 내 자신을 존나 패주는게 좋겠어. 멘탈 붕괴를 시작한 호원을 미처 눈치 채지 못한 소녀감성 개일진 장동우는 결심했다. 새 친구 사겼다고 오늘 일기에 써야지. 괜시리 밀려오는 쑥스러움에 살짝 머리를 긁적인건 동우만 아는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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