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조팝나무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이번편ㅋㅋㅋㅋㅋㅋㅋ
네.. 이번편은 현성편의 아주 본!격!적!인 전개입니다.
드디어 남멍뭉이.. 남멍뭉이 !!
독자님들, 이번 편도 부디 재밌게 봐 주시고 흡.. 망글이지만.
bgm은 박혜경 - 그녀를 믿지 마세요 입니다.
스릉흠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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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림여고 얼짱들이 여기 다 모였네. 너네 다 진짜 예쁘다." "어머, 지금 우리한테 립서비스 하는거야?"
거남의 느끼한 멘트가 싫지는 않은 듯 네 명의 꽃 같은 여고생들이 꺄르륵 거리는 소리가 술집 안에 가득 울려퍼졌다. 류거남의 아는 형이 한다는 이 호프집에서는 급하게 위조된 민증을 제시할 필요 조차 없었고 일곱명의 청춘남녀는 학생이라는 이름 아래 하는 일탈이라는 행위에 다들 묘하게 들뜬 모습이었다. (들뜨지 않은 나머지 한명은 누구나 알다시피 성규.) 저 발랑 까진 계집애들 시커먼 남자들이랑 술마신다는데 좋다고 따라나온거 봐. 남멍뭉이 미소를 지을 때 마다 수줍게 힐끔 거리는 저 것들을 보려니 성규는 매우 배알이 꼴렸다. 왁자지껄한 분위기와는 매우 동떨어진 모습으로 무표정만을 고수하는 성규에게 간간히 시선을 보내는 여학생들도 있었지만 그 마저 그의 진심이 담긴 눈 부라리기 스킬에 모두 떨어져나갔다. 잘난건 알아가지고. 바랄걸 바래야지. 꿈 깨라 이 지지배들아.
"올, 김성규. 차도남 컨셉?" "같은 소리 하고 앉아있네. 미친놈."
보기만 해도 흐뭇해지는 어여쁜 여학생들을 보고 있던 우현은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괜히 성규에게 말을 걸었다가 디스를 먹었다. 이 새끼는 오기 전에는 제일 열성적이더니 왜 이렇게 무섭게 굴어? 또 까칠성규 가동했네. 자신과 눈도 맞추지 않고 떨떠름한 표정을 짓고 있는 성규에게 우현은 뻐끔거리며 대꾸를 하려다가 입을 꾹 다물었다. 괜히 무안해진 우현은 도로록도로록 눈알을 굴리다가 자신의 대각선 쪽에 앉은 지애와 눈이 마주쳤다. 그녀는 망원동 한지민이라는 별명에 부끄럽지 않는 예쁜 눈웃음을 우현에게 지어보였고 그에 우리의 남멍뭉은 어색한 미소로 화답해주었다. 꿈에 그리던 한지민 닮은꼴과 아까부터 계속 아이컨택을 하고 있는 희망적인 상황에도 불구하고 우현은 계속 웃을 수 없었다. 자꾸 머릿 속에서 뾰루퉁한 성규가 둥둥 떠다니고 주인 졸졸 쫒는 개 마냥 아까부터 자신도 모르게 성규의 눈치를 살폈기 때문이었다. 아, 미치겠네! 얘가 자꾸 요즘 이상하게 구니까 여기서까지 이러는거 아니냐고!
저 샹년놈들을 보았나! 선남선녀가 눈을 맞추고 수줍게 웃는 현장을 그대로 목격한 성규는 졸도할 지경이었다. 저 지지배는 얌전한 상판대기와는 달리 상당히 당돌한 타입이었다. 니가 남우현이랑 계속 아이컨택 시도하려고 힐끔거린거 내가 다 봤어! 다 봤다고! 언뜻 본 둔탱이 새끼도 별로 싫지 않은 눈치였는데... 둘이 제발 파토 나라고 신한테 열심히 빌었는데 신은 나를 내동댕이 치셨나 보다. 그런 성규를 더욱 비참하게 만드는 사실은 둘이 정말 잘 어울리는 한 쌍이라는 사실이었다. 아, 정말 울고 싶다.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해 거남이 술게임을 주도했고 여태까지 전혀 반팅에 협조적이지 못했던 성규는 연거푸 쓴 액체를 들이킬 수 밖에 없었다. 분위기 메이커 거남이 혹시 성규가 술이 들어가면 주위를 빙하기 시대로 되돌리는 짓거리를 그만할까 싶어 계속 벌칙으로 몰아갔기 때문이었다. 근데 더 웃긴건 내빼는거 없이 주는 족족 다 마시고 죽자는 식으로 받아마시는 성규였다. 그런데 그게 한 병이 되고 두 병이 되자 성규가 눈에 힘을 빼고 딸꾹 거리기 시작했다. 그 모습에 여학생들이 해빙된 얼음 왕자라며 귀엽다며 술을 마셔주겠다고 제안했지만 성규는 금방이라도 탁자에 툭 떨어질 것 같은 오른손을 들어올려 휙휙 저어댔다. 그렇게 엮이기도 싫으니 꿈깨라. 그런 주인의 마음을 배반한 힘이 쫙 풀린 육체는 아방한 움직임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그런 성규를 힐끔거리던 우현은 한숨을 푹 쉬며 금방이라도 고꾸러질 것 같은 자신의 불알친구의 목을 자신의 어깨에 대주었다.
"우현아." "너 괜찮아?" "우현아." "왜." "우현아."
바로 귓가에 울려퍼지는 좀 쉰 듯한 성규의 목소리에 우현의 팔뚝에 닭살이 오도도 돋았다. 얘는 알콜 냄새를 잔뜩 풍기는 주제에 발음이 왜 이렇게 정확해? 자신의 말에 대답은 하지 않고 이름을 중얼거리는 성규에게 아 왜 부르냐니까? 라고 말하다가 성규의 얼굴을 마주한 우현은 그대로 굳을 수 밖에 없었다. 어둑어둑한 호프집 조명 덕분인지 그늘진 속눈썹은 더 길어보였고 또래 사내 자식들보다 유난히 하얀 성규의 얼굴이 술기운 때문에 발갛게 익어있었다. 꿀꺽. 평소와는 다르게 묘하게 색기 있는 성규의 모습에 우현은 자신도 모르게 침을 삼켰다. 우현은 그 소리에 깜짝 놀라 다시 고개를 정면으로 돌렸지만 왠지 느껴지는 아쉬움에 짭짭 입맛을 다셨다. 뭐지, 계속 보고 싶긴 한데 보면 안될 것 같은.. 그런 기분은? 왠지 학교에서 pmp로 야동을 보는 것 같은 그런.... 굉장히 외설적이고 은밀한...은 개뿔이! 이런 시발! 내가 내 불알친구를 반찬으로 추잡스럽게 입맛을 다시고 야동을 연상시키다니! 게다가 성규는 남자인데! 내가 바로 천하의 개썅놈이구나! 우현아... 죄책감에 멘탈이 붕괴되기 일보 직전인 그를 다시 현실로 소환시킨건 바로 그 천하의 개썅놈의 반찬거리로 전락되었던 성규였다.
"우현아... 너 그거 알아?" "뭐,뭐?"
소리가 날 정도로 고개를 훽 돌리고 다시 성규를 봤다가 아이라인을 하지 않았는데도 진하고 가늘은 눈매와 마주친 우현은 당황한 채로 어버버거렸다. 벙어리 삼룡이 마냥 말을 더듬는 자신의 비운의 짝사랑 상대를 멀뚱멀뚱 쳐다보던 성규는 재밌다는 듯이 히죽거렸다. 흐흥, 너는 존나 개새끼야. 이 짐승 같은 새끼.. 그나저나 왜 이렇게 입술이 바짝 말랐지? 두 눈을 곱게 접은 채로 웃다가 매끈한 혀를 빼내어 자신의 입술을 살짝 핥는 자신의 소꿉친구를 바라보는 우현의 머릿 속은 토네이도가 휩쓸고 간 것 마냥 어지러웠다. see, see bird! 사실 성규가 방금 자신한테 욕지거리를 한 것 같은데 그 입술이 움직이는 모양새를 멍하니 바라보다가 뭐라고 했는지도 듣지 못했다! 아, 쟤가 저렇게 외설적인 새끼였나? 우현의 뇌는 아주 친절하게도 성규의 혀가 입 속에 들어갔다 나왔다 하는 모습을 계속 리플레이 시켜주었다. 사실 그저께 300p 내고 받아서 본 야동에 나온 금발의 간호사 누나보다 성규가 더 야해 보였다. 아득해지는 정신줄은 겨우 붙잡고 있던 우현의 두 눈이 이채를 띈 순간이었다. 아, 이대로는 안되겠다. 내 유리 멘탈이 파괴되겠어. 빠른 조치를 취하는게 내 신상에 좋겠어.
"야, 나 간다. 애들아 오늘 즐거웠어. 다음에 또 보자."
굉장히 틀에 박힌 듯한 끝인사를 누구보다 빠르게 비트 위의 나그네처럼 마친 우현이 대충 손을 흔들고는 짐을 챙겨 일어났다. 어? 야 벌써 가? 가지 말라는 듯 아쉬운 목소리가 귓가에 윙윙 거렸지만 별 상관은 없었다. 지금의 나는 이 공간에서 벗어나기 위해 존재할 뿐이다! 당황한 지애가 어울리지 않게 말을 더듬으며 자,잠깐만! 하며 자신의 핸드폰을 내밀자 우현은 대충 번호를 찍어주었다. 연락할테니까 꼭 답장해! 응응. 담에 보자. 건성으로 대답하고 나갈 채비를 다 마친 우현이 소파 위에 힘없이 널부러져 있는 성규를 한참동안 바라보다 한숨을 내쉬었다. 저 새끼를 그냥 두고 갈 수도 없고.. 나 밖에 쟤네 집 모르는데.. 그리고 우리 집에서 쟤네 존나 가까우니까.. 아차 싶었다. 성규를 피하려고 하다가 그대로 맞닥뜨리고 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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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김성규. 너 일부러 몸에 힘 다 뺀거지? 존나 무거워 진짜." "누군.. 이러고 싶어서 이러냐?"
말이라도 안하면 중간이라도 가지. 정신을 붙잡고는 있는건지 초점 없는 두 눈을 말똥거리던 성규가 뜨거운 숨을 색색 내보냈다. 버스를 타고 내린 뒤에 성규의 한쪽 어깨를 잡고 부축하고 있던 우현이 잠시 멈춰서서 저희들의 집과의 거리를 눈 대중으로 가늠해보았다. 아, 왜 이렇게 멀게 느껴져. 태평양이라도 건너는 느낌이다 싶어 성규를 벤치에 앉히고 그 옆에 앉아 우현이 잠시 숨을 돌렸다. 좀 살 것 같아. 육체적으로나 심적으로나 좀 고통스러운 작업이로구나. 핸드폰을 꺼내 카톡을 확인하고 있는데 갑자기 빠른 손길이 자신의 핸드폰을 낚아채갔다. 언제 몸을 가눴는지 똑바로 앉아서 자신을 죽일듯이 노려보고 있는 성규와 마주친 우현이 흠칫 놀라 자신의 폰을 다시 쟁취해올 생각도 하지 못했다.
"너,너 술 깼냐?" "몰라. 말 걸지마봐. 머리 울려."
이런 미친? 유지애년에게 카톡이 와있었다. 우혀낭, 나 이제 집에 간당! 밤길이 너모 무서웡! 이라며 지도 여자라고 발칙하게 혀 짧은 소리를 내는 그지발싸개 같은 유지애의 만행에 그나마 남아있던 술기운이 확 가셨다. 빛의 속도로 답장을 보낸 성규가 핸드폰을 다시 넘겼고 아무 생각 없이 화면을 켜본 우현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얘 미친거 아냐?! 핸드폰 화면에는 자신이 보내지 않았지만 자신이 보낸걸로 되어있는 카톡 메세지가 자랑스럽게 떠있었다.
[밤길에 돌아다니는 괴한들이 너 때문에 더 위험해지는건 모르냐? 한지민이랑 닮은거라곤 눈 두 개, 코 한 개, 입 한 개 있다는 것만 닮은게 건방지게]
"야, 김성규. 너 미쳤냐? 남의 카톡을 맘대로 본 거도 모잘라서 이 딴식으로 쳐보내냐?" "그냥 닥치고... 시발놈아, 유지애랑 연락하지마!!"
김성규 얘가 미쳤나? 처음에는 조용한 목소리로 말하다가 갑자기 바락바락 소리를 지르는 성규의 모습에 우현은 알 수 없는 두려움을 느꼈지만, 이건 정말 적반하장이었다. 지가 잘못해놓고 큰 소리야 지금? 혹시 너 이 새끼.. 역시 유지애가 마음에 들었던거야. 그러니까 이딴 짓을 하는거지. 내 이럴 줄 알았어. 시발. 자신이 완전히 핀트가 엇나간 생각을 하고 있다는건 전혀 모르는 우현이 그 동안 참았던 분노를 표출하기 시작했다. 기분 존나 더럽네!
"내가! 유지애랑 연락을 하던 말던! 니가 무슨 상관이야! 사람 개빡치게 만들래?" "...상관이 없다고?" "그리고 유지애가 첨부터 좋았으면 말을 하던가. 사내새끼가 시발 찌질하게 이렇게 뒤에서... 어?"
어라? 우현이 생각나는대로 말을 던져놓고 성규를 바라보니 표독스럽게 찢어져 있던 눈이 상처받은 눈으로 변해있었다. 니가 왜 갑자기 상처 받은 표정을 짓는건데? 코 끝이 발갛게 된 채 씩씩 거리는 성규를 자세히 보니 눈에 눈물이 조금 맺혀있는 것도 같았다. 지가 먼저 시작해놓고 이게 뭐야. 내가 나쁜 놈 된거 같이.
".....그래서 너는 지금 내가 유지애랑 너 방해하는게 그렇게 분하고 원통해? 걔가 그렇게 좋아?" "어? 뭐라고?"
갑자기 그런 류의 질문을 할 줄 몰랐던 우현은 당황해서 되물을 수 밖에 없었다. 걔가 그렇게 좋냐니? 오늘 처음 본 앤데.. 어, 너 우냐? 성규의 눈에서 눈물이 한 줄기 떨어짐과 동시에 우현은 아까 자신이 화났던 것을 완전히 잊은 채로 더욱 공황상태가 되어 성규에게 다가갔다. 아니 미친? 근데 왜 이 상황에서 아까 그 야동이 생각나고 지랄이야? 나 설마 욕구불만? 이로 꽉 깨물어서 시뻘개진 성규의 입술을 바라보던 우현이 심한 내적갈등을 하고 있던 그 순간이었다. 별안간 성규가 눈에 힘을 빡 주더니 소리를 빽 지르고 달아나버리는게 아닌가?
"아주 시발 결혼까지 해서 천년만년 서로 틀니까지 관리 해주면서 잘살아라!"
비틀비틀 넘어질 것 같은 모양새에 우현이 뒤따라 벤치에서 벌떡 일어났지만 보지도 않은 상태에서 어떻게 귀신 같이 알았는지 성규가 따라오면 쌩이야 시발놈아! 라고 외치는 것도 그 정신에 잊지 않으며 더욱 빠르게 달렸다. 내가 너무 심했나? 그런건 아닌 것 같은데. 성규의 민감한 반응에 얼떨떨해진 우현이 힘없이 벤치에 다시 미끄러져 앉았다. 김성규 얘가 감정 기복이 요즘 너무 심하단 말이야. 여자들은 한 달에 한 번 마법에 걸릴 때 마다 그렇다는데 혹시... 김성규도 나 몰래... 라는 말도 안되는 생리 타령에 다시 매달린 우현은 자신이 얼마나 개풀 뜯어먹는 생각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고 혼자 남겨진 채로 극심한 내적갈등에 빠져있었다. 자신의 똑똑한 핸드폰이 지애에게 온 카톡으로 쉴 새 없이 울려댔는데도 모를 정도로 집중해있던 우현은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로 영원히 풀리지 않을 것 같은 난제를 풀기 위해 왁스칠한 머리카락을 헤집었다. 자신의 금쪽 같은 불알 친구에게 찰나의 순간이었지만 요상야릇한 상상을 한 자신을 자책하는 것 또한 잊지 않았다.
그리고 그 날 밤, 우현은 성규와 정신없이 딥키스를 하는 꿈을 꿨고 쪽팔리게도 키스 한 번으로 이불에 자신의 흔적을 남겼다. 새벽 4시. 덜덜거리는 세탁기 안에 들어있는 이불을 멍하니 바라보던 우현이 고개를 숙였다. 아, 그렇구나. 내가 정말 천하의 개썅놈 중의 으뜸이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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