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디/찬디/찬백] 장미에 가시가 있는 이유
written by. 돼지저금통
12. 장미, 꽃이 피다
오늘은 벌써, 세번이나 생각 났어.
아침 댓바람부터 눈을 뜨자마자 종인의 얼굴이 떠올랐고, 등굣길에 찬열과 함께 오면서 공원 앞을 지날 때 또 생각이 났다. 그래서 찬열이 말하는 거엔 대답도 건성건성으로 하고 찬열이 저보다 한 층 높은 교실로 올라갈 때 인사도 안했다. 그리고 그 다음은 1교시 수학시간이었다. 저번에 풀지도 못하는 수학 문제를 경수의 숙제라는 이유만으로 답지를 봐가며 열심히 빼껴 줬던 게 생각나서. 익힘책에 빼곡히 채워진 종인의 글씨가 너무 초딩 같아서 경수는 저도 모르게 웃음이 픽 났고, 그건 금방 수그러들었다.
아직 겨우 1교시가 끝난 아침인데 세번이나 생각이 났으면 오늘 하루는 얼마나 생각이 날까?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온통 김종인의 생각으로 채워져 있을 하루란…… 으으.
경수는 역시 자는 것이 최고라는 생각을 했다. 잘때면 아무것도 생각이 안났다. 제 마음을 돌리기 위해서 애를 쓰는 것이 눈에 보이는 박찬열도, 배신도 그런 배신이 없이 뒤통수를 후려 갈기다 못해 아예 터뜨려 놓은 김종인의 생각도 안났다. 가끔 꿈에 나온 적도 있지만 그 꿈에서의 김종인은 경수를 위로해줬던 그 해맑은 웃음을 짓고 있어서 마음이 편해졌다. 그래서 잠이 좋아. 경수는 잠을 자기 위해 가방에서 체육복을 꺼내 베개처럼 야무지게 돌돌 말았다. 제법 푹신하고 동그란 모양새가 갖춰지자 그것을 책상 위에 올리고 그 위에 턱 엎어졌다. 씨발. 이거 언제 빨았지. 냄새가 예사롭지 않은데. 자는 것도 맘대로 되지 않자 짜증이 난 경수가 체육복을 다짜고짜 바닥에 집어 던진다. 그리고는 종대의 체육복을 찾기 위해 느릿하게 몸을 일으켰다.
“야! 야! 도경수!”
웬 호들갑을 저렇게나 떠는지. 종대가 눈썹을 휘날리며 뛰어와서는 경수를 붙잡고 이름을 부르고 아주 난리가 났다. 세상 만사 마음에 드는 것도 없고 살 이유도 없는 경수는 어깨에 놓인 종대의 손을 탁-뿌리치면서 무슨 일인데. 심드렁하게 그런다.
“좆 돼. 너 진짜 씨발. 김종인 그 개새끼.”
헐떡이는 종대의 호흡 사이로 익숙한 이름이 들려온다. 경수가 눈을 동그랗게 치켜떴다. 뭐? 김종인이 뭐!
“여자 만난대. 그 씨발놈.”
“뭐…?”
“너 좋다고 그렇게 졸졸 따라다님서 너 힘들게 할 땐 언제고, 또 그새 여자랑 붙어 먹어.”
확실하대? 라는 질문이 턱까지 차올랐지만 꾸역 꾸역 삼켜냈다. 물어서 알아낼수록 감정만 더 깊어질거란 걸 안다. 경수는 힘없이 어깨를 늘어뜨리고는 다시 얌전히 자리에 앉았다. 머리가 복잡했다. 분명 저도 헤어지자마자 찬열과 다시 사귀고 있긴 하다. 그건 종인에 의한 오해때문이었으니 당연한거라고 생각했다. 근데 막상 종인이 새로운 여자가 생겼다고 하니까 마음 한구석이 욱씬거리면서, 갑자기 엄청 미워지고 또 서운하고 또…… 아무튼 이상한 감정이 전부 경수의 머릿속에서 뒤엉켜서 소용돌이를 쳐댄다. 경수는 얌전히 바닥에 내팽겨친 체육복을 다시 주워 들어 책상에 깔았다.
“너…… 괜찮아?”
“안괜찮을건 또 뭐야….”
그렇게 말하면서도 영 힘이 없다. 시들시들해진 경수가 체육복에 얼굴을 파묻자 종대의 입에서도 한숨이 터져나온다. 어휴, 저 미련한 새끼. 저 말을 듣고도 화 낼 정신도 없나보다. 불쌍한 도경수. 종대는 안타까운 표정으로 혀를 쯧쯧 차다가는 제 체육복을 꺼내 경수의 작고 가녀린 등 위로 덮어주었다.
-
징. 징징. 지이잉. 지이이이잉.
“아이 씨팔!!!!!!!”
얌전히 책상 위에 고꾸라져 잠을 청하던 종인이 결국은 욕설과 함께 미친놈처럼 몸을 비틀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책상 위에 올려 놓은 핸드폰은 아까부터 줄기차게 울려댔다. 그 연락의 주인공은 오세훈도 아니요, 김종인이 목빠지게 기다리고 있는 도경수도 아니요. 하물며 엄마 아빠 하다못해 박찬열도 아니고 바로바로 「오수경」 이었다. 영화관에서 애를 내팽겨치고 온 게 벌써 며칠이 지났는데 그렇게 매정하게 내치고 왔음에도 불구하고 수경은 전보다 더 끈질기게 달라 붙어 댔다. 계집애가 자존심도 없는가. 자기한테 눈길도 안주는 그 모습이 매력있대나 뭐래나 하여간 종인으로써는 이해 할 수도 없는 말을 씨부렁대면서 사람 질겁하도록 학교 앞에서 기다리기도 하고, 어떻게 찾아 냈는지 집 근처에서 어슬렁거리다 걸린 적도 있었다.
“야 씨발. 이 년 왜 이렇게 끈질겨?”
안그래도 요새 자꾸만 숨어 다니다가도 경수랑 눈이 마주치곤 해서 아무렇지 않은 척 하려고 맘이 심란해 죽겠는데. 헤픈 계집애가 경수 생각이 날 겨를도 없게끔 자꾸 들이대니까 종인도 슬슬 짜증이 나려던 참이었다. 오수경을 종인과 엮은 장본인인 세훈의 의자를 발로 까면서 얘 왜이러냐고! 하고 윽박을 지르자 자다 봉변을 당한 세훈이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고개를 든다.
“아 뭐! 뭐 뭐!”
“얘 맘에 안든단 말야. 너무 헤퍼. 걸레 같애.”
“씨이-발. 언제는 도경수 닮아서 맘에 든다매!”
“닥쳐. 도경수랑은 달라.”
어디다 걸레 같은 년을 도경수한테 갖다 붙여? 생각만 해도 울컥 화가 치민다.
“아 몇 번 만나줘. 어차피 너 할 짓도 없잖아?”
“귀찮아. 여자에 관심 없어.”
“누가 사겨주래냐?! 너 어쨌든 걔 덕분에 요새 도경수 생각 잘 안하잖아.”
말이야 맞는 말이다. 안하는게 아니라 못하는거지. 생각 할 틈도 없이 문자, 카톡, 전화, 징징징. 멀티 플레이에는 영 소질이 없는 김종인이 경수 생각을 할 수 있을 리 없었다. 사실은 너무 힘들고 생각할때마다 가슴이 콕콕 쑤셔서 억지로 안하려고 하는 건 맞지만….
급식실에서 경수와 눈을 마주쳤을 때 얼마나 놀랐는지 모른다. 오랜만에 심장이 살아나서 피가 도는 것 같았다. 마음 같아서는 당장 뛰어가서 뽀뽀도 하고 꽉 끌어 안고 학교를 도망치고 싶었다. 그렇지만 괜히 경수의 눈에 미움이 담겨 있는 것 같아서, 자신을 보는 경수의 눈이 그 때 경멸이 담긴 눈과 오버랩이 되는 것 같아서 먼저 시선을 피해버렸다. 떨리는 마음에 아무렇지 않은 척 하면서 태연하게 돈까스를 베어 물고 난 다음 다시 경수를 봤을 때 경수는 더이상 종인을 보고 있지 않았다. 가슴이 덜컥 내려 앉았다.
“…….”
“걔가 아직 철이 없어서 그래. 몇번 만나 주고 잔소리 좀 하면 금방 나가 떨어질걸.”
“…아 씨발. 귀찮게.”
“내가 보기엔 가슴도 빵빵하고, 어? 애교도 많고. 도경수보다 훨…!”
“닥쳐라, 진짜.”
도경수 얘기만 나오면 눈빛이 바뀐다. 짐승처럼 날카롭고 매섭게 변한 종인의 눈빛에 결국 세훈이 먼저 깨갱해서는, 어어 그래… 하고 멍청한 소릴 내며 물러난다. 너 내 친구지만, 도경수 얘기 할 때 마다 무서워. 대체 10년 우정이란게 뭔지. 급 회의감이 든 세훈이 울상을 지으며 다시 책상에 엎드렸다. 어휴, 자식 키워서 남준다더니 그 말이 무슨 말인지 조금 이해가 될 것 같았다.
옆에서 울리는 핸드폰을 지긋지긋하고도 복잡한 표정으로 쳐다보던 종인이 마음이 바뀌었는지 핸드폰을 손에 쥐었다. 도경수 잊으려면 뭔들 못하리오. 아니, 솔직히 좀 봐달라는 발악의 의미이기도 하고. 생각만 해도 유치하지만 원래 유치하면 김종인, 김종인하면 유치 아니겠는가. 결국은 영혼 없는 손놀림으로 울리는 카톡에 답장을 해줬다. 어어, 그래 수경아. 오빠야.
***
답답하다. 갇혀 있는 것 같다. 숨이 턱 막힌다. 어렵고, 어색하다. 찬열과 학교에서 만난 적은 많았지만 이렇게 아무 말 없이 가만히 앉아 있는 적은 처음이다. 찬열의 부름에 학교 운동장 벤치로 나온 경수는 손가락만 꼬물거리며 운동장의 아이들을 텅 빈 눈으로 따라 다니고 있고, 무슨 말을 하려는 건지 기분이 좋아 보이는 찬열만 길쭉한 다리를 이리 저리 휘저으며 운동장 모래를 섞고 있다. 왜 부른거지. 아까부터 먼저 불러 놓고 한마디도 없이 그냥 앉아만 있다. 아, 딱 한마디 하긴 했다. 경수야! 라고, 운동장에 나온 경수가 찬열을 못찾았을때.
찬열이 싫은 건 아니었다. 찬열이 좋았고, 아니 좋았다기 보단 미안했다. 마음을 의심했던 것이, 찬열을 믿지 못했던 것이 미안했다. 울면서 한번만 믿어 달라 하던 그 앞에서 매정하게 돌아 선 것이 미안했다. 그리고 종인에게 그렇게 쉽게 마음을 준 것도 미안했다. 자신 때문에, 자신을 좋아한다는 종인 때문에 힘들어야 했을 가장 큰 피해자인 찬열에게 경수는 깊은 죄책감을 느꼈다. 그러나 마냥 행복 할 줄로만 알고 아니 당연히 그래야 할 것 같아서 찬열에게 돌아 갔지만 달라진 건 아무것도 없었다. 경수는 여전히 종인이 신경쓰였다. 찬열의 마음은 여전히 모르겠다. 자신의 마음을 돌리려고 애를 쓰지만, 가끔 보이는 모호한 표정은 경수의 마음을 복잡하게 만들었다. 찬열의 마음은 뭘까? 내가 한 선택이 정말 맞는걸까. 종인을 버리고, 다시 찬열에게 돌아 온 것이 맞는 선택이었나.
경수는 운동장과 찬열의 발 끝을 번갈아 보면서 하얀 얼굴을 하나 떠올렸다. 니가 오해 하고 있는 게 있어서. 하고 말하던 발칙한 빨간 입술. 난 찬열이 형이 더 중요하니까, 하고 말하면서 살짝 떨리던 어깨. 찬열이 형 미워하지마…… 축 쳐진 눈. 개새끼. 박찬열이랑 키스하던, 그 개새끼.
“경수야.”
이런 저런 생각으로 복잡해 있던 중에 들려 온 찬열의 목소리에 경수가 화들짝 놀랐다. 자신을 다정스레 쳐다보는 찬열의 눈동자에는 애정이 듬뿍 담겨있다.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 하는 낮고 부드러운 목소리에 경수는 저도 모르게 베시시 미소를 지었다.
“오늘 데이트 하자.”
“…응?”
“조퇴 해. 아프다고 해. 무조건 해.”
“…어? 나, 오, 늘….”
“오늘은 거절하지마. 오늘은 안돼. 어? 한번만 부탁 들어 줘.”
그렇게 말하는 찬열의 눈이 너무나도 간절해 보였다. 경수는 어떡할까 잠시 망설였다. 정규 수업은 어렵겠지만, 보충 정도는 빼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찬열과 데이트를 한다는 사실이 조금도 흥미롭게 느껴지지 않았다. 경수는 두려워졌다. 이대로 찬열에 대한 마음이 완전히 식어버릴까봐. 그렇다면 경수는 버티기가 더 힘들어 질 것 같았다. 이대로는 안된다. 지켜야 한다. 종인을 밀어내면서 다시 찾아온 사랑을, 이제 겨우 원래대로 돌아왔는데.
“…알겠어.”
“고마워. 7교시 마치고 보자. 이제 올라가자.”
오랜만에 너랑 데이트 하니까 완전 신난다! 아까까지의 침묵은 어디로 가고 금새 신이 난 찬열이 원래의 해피 바이러스를 마구 퍼트리기 시작했다. 평소보다도 더 들뜬 모습이었다. 그 모습을 보던 경수가 결국은 억지로 입꼬리를 올려 웃었다. 자신의 기분을 풀어주기 위해 자연인 연기랍시고 네발로 교실을 기어 다닌 경수의 모습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에휴, 결국은 또. 이제는 찬열에게만 집중해야겠다고 다짐하며 경수는 입술을 꼭 깨물었다.
-
“오늘 데이트 코스에 암 말 안하기. 약속해.”
“…응?”
“오늘은 다 내맘대로 할꺼야. 내 말 들어 줄거지?”
7교시를 마치고 경수의 반 앞으로 내려온 찬열은 다짜고짜 그렇게 말했다. 경수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서는, 어차피 그럴 생각이 없었기에 그저 어색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찬열은 가방도 안 맨 채로 신나서 경수의 손목을 끌어 당겨 학교 밖으로 뛰기 시작했다. 어쩐지 종인과 첫 데이트를 하던 날이 생각나서 경수가 울컥했다.
찬열은 바쁘게 발걸음을 옮겼다. 가는 내내 종알거렸다. 오늘 학교에서 이런 저런 일이 있었는데, 어쩌구 저쩌구. 이번 모의고사 성적이 어떻다고 까지 얘기를 했을 때 경수는 탄식했다. 나 정말 박찬열에게 관심이 없었구나. 모의고사를 쳤었다는 사실도 몰랐다. 잘 치라는 말조차 해주지 못했는데 그럼에도 찬열은 기분 나쁜 기색 없이, 한마디 말도 안했다. 마음 한 구석이 찜찜했다. 찬열은 경수의 굳은 표정에도 아랑곳 않고 숨가쁘게 발걸음을 옮기다가 어느 한 곳에서 멈추어 섰다.
“아… 여기.”
“응. 우리 자주 먹던 스파게티 집.”
“아, 응….”
경수에게는 분명 좋은 기억이 있는 집은 아니다. 찬열과 백현을 처음 목격한 곳이 이곳이니까. 그리고 그 때, 김종인과 함께 왔었지. 오빠가 한턱 쏜다고 신나 있던 모습. 그 때 백현과 작당을 했을 생각을 하니 속에서 울컥 화가 치밀었다.
“너 늘 먹던거 먹을거지?”
자신이 늘 먹던 메뉴를 먹고 있던 찬열과 백현의 모습이 떠올랐다. 먹여 주던 모습이 머리에 선하다. 그렇지만 그 모습보다 더 경수의 마음을 콕콕 쑤시는 것은, 어떻게 할까. 깽판 칠까? 다 엎어 줘? 하고 물어 보던 그때의 종인이었다.
…다 알고서 그랬겠지. 일부러 그랬다는 거 알면서도 저런 말을 뱉었겠지. 경수는 그것도 모르고 그때 심장이 떨렸었다. 찬열과 백현 때문이기도 하지만, 김종인 때문에 더.
“내가 정말 잘못했었어. 스파게티, 그 때가 시작이었겠지.”
“…….”
“경수 니가 내 마음을 의심하기 시작한 거, 그 때부터겠지.”
“…….”
“그 때 네 마음 제대로 알아 채고 내가 네 오해를 풀어 줬어야 하는건데. 내 잘못 맞아.”
“…아니, 그거 아니…”
“그래도 난 네가 좋아하던 이 스파게티 다시 좋아해줬음 좋겠다.”
나 때문에 네가 좋아하던 음식을 더이상 먹지 않게 되는 건, 너무 슬플 것 같아. 뒷 말이 전해 지는 것 같았다. 입 안이 썼다. 와인잔에 담긴 물을 들이켰다. 스파게티는 맛있지만, 맛이 없다.
다음 코스는 카페였다. 찬열과 경수가 자주 가던, 그리고 종인과 백현을 자주 마주쳤던 그 카페. 경수는 이 카페에서 사계절 내내 파는 요거트 빙수를 가장 좋아했었다. 어린 아이 같은 입맛이라고 찬열이 귀여워 해 줬었다. 그 곳으로 아무렇지 않게 들어온 찬열은 백현, 종인과 합석했던 바로 그 자리에 앉았다. 묘한 기분이 들었다. 경수는 앉을까 말까 망설이다가 결국 그 자리에 앉았다. 제 기분을 풀어주려고 발장난을 걸던 종인이 맞은 편에 앉아 있는 것 같았다. 금방이라도 제 다리를 툭툭 치면서 씨익 웃어 줄 것 같았다.
“빙수 왔다!”
바보 같은 생각이지. 고개를 저어 종인의 얼굴을 지워 낸 경수가 함박 웃음을 지으며 빙수를 맞아 들였다. 자꾸 종인의 생각을 안하려고 해봐도 대체 쉽지가 않다. 찬열에게도 못할 짓을 하는 것 같았다. 스파게티 집에서 내내 뚱해져 있었는데 찬열의 기분이 어땠을까. 순전히 제 생각만 했다는 결론에 이르자 경수는 정말로 찬열에게 미안해졌다. 이제부터라도 집중해야지. 속으로 수백번 했던 다짐 위에 또 하나의 다짐을 얹었다.
“나 진짜 멍청했어.”
“응?”
“이 때 너 화난거. 너 어색한데다가 억지로 같이 앉아서 그런 거라고 생각했잖아.”
“아….”
“네 기분은 하나도 생각 못했어. 나 진짜 눈치 없는 병신이다. 그치.”
킥킥. 꽤 우울한 얘기를 하는데도 찬열은 눈을 반짝이면서 별 다른 슬픈 기색이 없다.
“심지어 김종인한테 너 잘 달래 주라는 말까지 했어. 고양이한테 생선을 맡긴 수준이 아니라 걍 입에 넣어 줬지.”
“…….”
“후회해. 지금도 그 순간을 제일 후회해.”
찬열의 목소리가 살짝 떨리는 것도 같았다. 얼굴을 볼 자신이 없다. 경수가 고개를 푹 숙였다.
“왜 그랬을까. 내가 네 마음 이해하고 보듬어 줄걸. 널 달래주는 건 나였어야 했는데. 내가 왜 눈치도 못채고, 널 그렇게 방치하고. 다른 놈 한테 맡기고. 내가 왜….”
“…….”
“그래도 여기에서 우리 데이트 자주 했었으니까. 여기에서 있었던 좋은 기억만 니 머릿 속에 있었으면 좋겠어.”
찬열의 말이 어딘가 이상했다. 마치, 마지막인 것만 같이…. 경수는 찬열에게 뭔가를 물어 보려 입을 벙긋댔지만 한마디도 할 수 없었다. 찬열은 숫가락으로 빙수를 떠서 경수의 입 앞에 가져다 주었다. 그 빙수를 받아 들여 사각사각 씹히는 얼음을 느끼면서 경수는 애써 외면했다. 찬열의 물기가 배인 눈과 살짝 떨리는 손을, 애써 외면했다.
빙수는 잔뜩 남겼다. 배가 불러서 도저히 못먹겠다는 핑계를 댔다. 찬열은 아쉬운 듯한 눈으로 빙수를 쳐다보다가 이내 밝게 표정을 바꾸며 경수를 다시 이끌었다. 마지막 데이트 장소로 갑시다! 또 어디가 남은건지, 벌써 어둑해진 주위에 경수가 피곤함을 느꼈지만 말 없이 찬열을 따라가주었다. 오늘은 그래야만 할 것 같았다. 탁탁탁. 찬열의 발걸음은 경쾌했고, 타박 타박 타박. 경수의 발걸음은 덤덤했다.
찬열이 마지막 데이트 코스라고 했던 곳은 공원이었다. 모든것이 엇나가버린 그 공원.
“우리 첫키스 장소야.”
“형….”
“그리고 너랑 나랑 완전히 어긋나버린 곳이기도 하고.”
백현과 진한 입맞춤을 나누던 찬열의 뒷모습. 자신을 끌어 안던 종인의 단단한 팔뚝과 자신의 눈 앞을 부드럽게 막아 서던 종인의 손. 종인에게서 나던 향수 냄새……. 기억하기 싫은 것 투성이인 오늘의 데이트 코스. 경수는 찬열이 이상하다고 확신했다.
“하하… 하고 싶은 말이 있어 경수야.”
그렇게 말하는 찬열의 목소리는 울고 있었다. 처음 헤어지자 말했던 그 때 처럼. 눈에는 경수를 가득 담고서.
“니 마음이 떠난 거 알아.”
“형, 나는-”
“네 마음 가는대로 해.”
믿을 수가 없는 말이었다. 경수는 눈을 느리게 꿈뻑였다.
“난 그랬으면 좋겠다.”
찬열은 진심으로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눈빛에서는 여전히 다정함과 사랑스러움이 묻어나는 주제에, 입은 마음 가는 데로 하라고 말하고 있었다. 경수는 지금 찬열이 하는 말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갑자기 왜, 오늘 데이트를 잘 했으면서, 왜.
아니 애초부터 데이트는 뭔가 이상했었다. 유난히 경수와 어긋났던 장소를 찾아 돌아 다녔다. 그리고 그 때 마다 의미심장한 말을 했었다. 마치 끝이 날 것 같은 끝에 가서야 할 것 같은 이상한 말. 경수는 어쩌면 찬열이 이별을 준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 챘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외면을 했을 지도 모른다.
찬열은, 예쁜 추억 만을 남기고 싶었다. 경수가 저때문에 예쁜 추억들을 더럽히지 않길 바랬다. 오늘의 데이트 코스는 경수의 기억하기 싫은 장소를, 다시 예쁜 추억으로 만들기 위한 것이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경수와의 연애를 되돌아보기 위함이었다. 성공했는지의 여부는 알 수 없었으나 찬열은 진심으로 바랬다. 경수가 나쁜 기억을 모두 잊고, 좋은 기억만 가지고 찬열을 떠올릴 수 있기를. 아주 나중이 되더라도 그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건 전부 내가 잘못해서 일어난 일이야. 내가 거기에 넘어가지만 않았어도 안이랬을거야.”
모두 진심이었다. 지금도 찬열은 경수를 많이 사랑하지만 백현의 위로에 넘어 간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경수때문에 힘들었던 마음을 어리석고 이기적이게도 백현에게서 위로 받고 싶어 했다. 그래서 백현의 행동이 도가 넘은 것을 알면서도, 경수가 오해를 할 것을 알면서도 백현에게 기댔었다. 자꾸 오는 연락을 거절하지 않고, 만나자는 말을 거절하지 않고. 때로는 저가 먼저 만나자는 말도 하면서 경수에게는 사랑을 주는 데서 오는 기쁨을 느끼고, 백현에게서는 사랑을 받는데서 오는 충족감을 느꼈다. 어느 한 쪽도 놓고 싶어 하지 않던 이기심에서 나온 실수였다. 그건 분명히 찬열의 실수였다.
“그러니까 죄책감 가지지 않아도 괜찮아.”
죄책감. 경수를 내내 괴롭혀오던 그 한마디에 경수의 눈물이 터졌다. 이제는 담담해졌을 줄 알았는데, 괜찮아 진 줄 알았는데 여전했다. 한번 터진 눈물샘은 멈출 생각을 하지 않았다. 으어, 으어 하는 이상한 소리도 났다. 오열 수준이었다. 경수의 동그란 눈에서 눈물이 쏟아져 나오는 것을 묵묵히 지켜보던 찬열도 결국 눈물이 맺히기 시작했다. 보내기 싫어, 보내기 싫다. 경수야 아직도 좋아해. 많이 좋아해. 이 말은 속으로만 삼키면서 찬열은 경수를 조용히 안았다. 마지막이 될 포옹이었다.
“미안해. 미안해 경수야. 내 잘못이야. 너는 잘못이 없어…”
너의 마음을 알아주지 못하고, 너의 마음을 보듬어주지 못하고, 네가 주는 사랑에 만족하지 못한 나의 잘못.
“얼른 가. 정말로 괜찮아.”
찬열은 그때서야 비로소 백현의 마음을 알 수 있었다. 좋아서, 너무 좋아서 우는 걸 보기가 싫으니까 보낸다는 것. 사랑하니까 보내는거야 라는 어느 한 구절이 딱 저의 마음이었다. 너도 이런 마음이었니 백현아. 이렇게 많이 아팠을까. 이렇게 보내기가 싫었을까.
“빨리!”
이어지는 찬열의 재촉에 결국 경수가 찬열의 품에서 벗어났다. 그리고는 찬열의 얼굴을 끌어 당겨 볼에 입을 맞췄다. 눈물에 젖은 입술 때문에 볼이 축축해졌다. 하, 하는 찬열의 울음 섞인 웃음 소리가 들리고, 경수는 종인의 집쪽으로 달음박질 쳤다. 뛰면서도 계속 계속 찬열이 남아 있는 뒤를 쳐다봤다. 찬열은 그 자리에서 눈물을 흘리면서도 웃었다. 자기도 힘든 주제에, 경수가 사라져서 보이지 않을 때 까지 손을 흔들었다. 눈물 때문에 앞이 잘 보이지 않았다. 그렇지만 가슴은 벅찬 감정으로 가득해서 주체를 할 수가 없었다. 달려야만 풀릴 것 같았다. 아니면 폭발 해버릴 것 같았다.
김종인. 경수는 지금 종인을 만나러 가야 겠다고 생각했다.
***
개새끼. 씨발새끼. 소새끼. 말새끼. 미친새끼.
경수의 입에서 쏟아져 나오는 온갖 가축들로 이루어진 욕설은 모두 종인에게로 향한 것이었다. 벌써 종인의 집 앞에서 기다린 것도 한시간째. 집에는 아무도 없었고 종인은 아직 집에 안들어 온 듯 했다. 시간을 보니 벌써 11시 반으로 달려가고 있다. 이 시간까지 밖에서 뭘 하는 건지, 종대가 말했던 여자 생겼다는 말이 정말 사실이었던 건지. 경수의 마음에 불안감이 엄습했다. 아까까지만 해도 감정적이여서 앞 뒤 재지 않았는데 막상 기다리며 마음이 진정되고 나니 살짝 후회가 밀려 드는 것 같기도 했다. 분명 이제 날 안좋아 할거야. 그렇지만 할 말은 해야 했다. 경수는 종인에게 꼭 전해줄 말이 있었다.
밤은 점점 깊어져 가고 주위는 더 어둑해졌다. 이제는 쥐새끼 한마리도 안보인다. 지나가는 사람조차 없다. 아니 어떻게 이 아파트는 드나드는 사람도 없는거야?! 사람이 살긴 하는건지. 경수의 입이 삐쭉거린다. 그리고 사실 그런 불만보다도 더, 종인이 절박했다. 보고 싶었다. 사랑이 듬뿍 담긴 눈이, 그런 눈이 아니더라도 좋으니까 일단은 종인이 보고싶었다.
아스팔트 바닥을 운동화 앞코로 툭툭 치면서 기다리고 있던 경수의 귀에 웬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간드러지고, 교태가 가득 담긴 목소리. 경수는 절대로 낼 수 없는 목소리다.
“오빠. 오늘 재밌었지?”
“…아 어어.”
귀찮은 듯한 기색이 역력한 목소리. 김종인이다.
“낼두 데이트 하자, 종인아.”
“씨발. 오빠야 종인이야 둘중에 하나만 해.”
좆같으니까. 하고 혼자 중얼거리는 목소리도 김종인이다.
“어머- 오빠 거칠다!”
그리고 저 간드러지는 목소리를 한 계집애는, 도경수가 아니다.
어둠을 뚫고 두 사람의 인영이 경수가 있는 쪽으로 다가왔다. 가까워 질 수록 얼굴이 또렷하게 보였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저가 좋아 죽겠다고 쫓아 다니던 얼굴. 조금 험한 소리 했다고 꽁-하니 삐져서는 더이상 찾아오지도 않는 미운 얼굴. 엄청 엄청 보고 싶었던 종인의 얼굴이 달빛에 드러나자 결국 경수는 눈물이 또 터지고 말았다. 아 씨, 울면서 말하려던 거 아닌데.
“흐어어엉!!”
그 두 사람도 어지간히 놀란 듯 했다. 갑자기 자지러지는 울음 소리가 들리니까 그럴 만도 했다. 특히 종인은 화들짝 놀라서는 주위를 휘휘 둘러봤다. 뭐지, 이 익숙한 울음소리는? 마치 우리 장미 울음소리 같은데……. 첨엔 그렇게 생각했고 그 뒤에는 설마, 설마 하는 생각이 들었다.
“도경수!”
정말 경수였다. 현관 앞에 쪼그려 앉아서는 어린 애 같은 얼굴로 앙앙 울고 있는 그 귀여운 생명체는 정말로 꿈에 그리던 경수였다. 뭐가 그렇게 슬프고 서러운지 눈물을 주룩주룩 흘리는 게, 그 때 찬열이 바람난 걸 목격했을 때 보다 더했다. 종인은 저도 모르게 화가 치밀었다. 박찬열 이새끼가 또 울린건가 하는 오해가 생겼다. 우는 경수의 얼굴을 보자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았다. 그저 훽 몸을 틀어서는 제 팔을 감싸는 수경의 팔을 떼어내고, 여태까지는 한번도 들려 준 적이 없던 거친 목소리로 너. 가. 하고 딱 두마디 뱉었을 뿐이다. 한번도 본 적 없는 종인의 날이 선 모습에 겁에 질린 수경이 빠르게 뛰어 사라졌다. 이제는 종인과 경수, 둘 만이 남았다.
종인은 안절부절 하는 것을 굳이 감추지도 않고 경수에게로 주춤주춤 다가섰다. 경수는 눈물을 그치지 않고 있었다. 그러다가 종인의 얼굴을 보고는 더욱 서럽게 우는 것이다.
“왜그래, 왜 울어. 울지 마 경수야….”
언젠가 그랬던 것 처럼 경수의 앞에 쪼그리고 앉아 어깨를 감싸 쥐고는 눈물을 닦아 주었다. 손가락 끝에 닿는 경수의 피부가 너무 맨들맨들하고 부드러워서 뽀뽀 할 뻔 한 걸 억지로 참았다. 일단은 우리 경수 달래야지. 우리 장미 눈에 눈물나게 한 새끼, 다 없애야지.
“흡, 흐윽, 흐어엉… 흐아아아엉!!!”
“울지마, 울지마. 어떤 새끼야. 박찬열이야? 어?”
“개새끼야아아아!!! 으어어어엉… 김종인 이 개새끼야!!!”
어? 뭐라고?
찬열이라고 거의 확신을 하고 있던 중에 들려 오는 자신의 이름 석자에 종인이 놀라 눈을 큼지막하게 뜬다.
“나쁜, 흐윽, 새끼… 너는, 흐윽, 천하의, 흡, 나쁜새끼야….”
“미안해. 어. 미안해. 왜그래, 내가 다 미안해.”
“너는, 흑, 개새끼야…… 나 좋다구, 흑, 응?, 전에는, 어?, 밀어, 내도, 끅, 다가, 왔으면서, 흑, 흡…”
얼마나 울었다고 그새 말도 제대로 못 잇는 경수가 너무 귀여우면서도 종인은 제 귀에 들려오는 이 말을 믿을 수가 없었다. 얘가 지금 무슨 소리래. 지가 싫다고 쓰레기 새끼, 다시 보지 말자 할땐 언제고.
“내가, 너 잘못해서 그런 말 좀, 했다구, 흑, 응? 흑…”
“알았어, 울지마. 내가 잘못했어.”
달래는 듯한 그 다정한 말에 경수의 울음이 더 터져버렸다. 으어어어어엉!!! 겨우 좀 진정되나 했더니 다시 들려오는 오열소리에 종인이 놀라 경수를 품 안으로 끌어당겼다. 종인의 품 안에서는 익숙한 향수 냄새가 났다. 이 새끼, 여자 만난다고 향수까지 뿌렸어.
“돌아, 흑, 보지두 않구…흑, 흐으어어엉… 눈도, 안마주치구…흐아아앙!!!”
“미안해. 미안해.”
“여자, 까지, 만나, 이 개새끼야!!!! 흐어아아아앙!!!!!”
품에 안겨서는 되지도 않는 작은 주먹으로 종인의 옆구리를 툭툭 쳐대는데. 아, 이게 진짜 미안하긴 한데 너무 귀여워서 흐흐흐 웃음이 나왔다. 지금 투정 부리는 거 맞지. 질투 하는 거 맞지. 도경수, 돌아 온 거 맞지.
“미안해서 그랬어. 미안해서 너한테, 응, 눈도 못 마주치고 그랬어. 미안해.”
“그럼, 여자는 뭔데!!!”
“아니 쟤는…… 너 닮아서 그냥 잠깐 만난거야. 귀찮아 죽을 뻔 했어. 봤지? 방금 바로 보낸 거?”
“흐익…흑…… 끕, 흐윽….”
“그러니까 그만 울어. 이쁜 눈 다 부었잖아 경수야.”
다정하게 말하면서 눈물을 그렇게 스윽 닦아 주는데, 어느 누가 안설레겠냐고. 이러니까 내가 넘어갔지. 아마 백현과 작당을 안했어도 충분히 종인에게 넘어 갔을 거라 생각하며, 경수가 속으로만 투덜댔다.
“너 나한테 돌아 온 거 맞지.”
“모, 몰라.”
“어? 얼른 말해 줘. 나 아까 걔 다시 불러 온다.”
그 말에 그냥 가만히 안겨 있던 게, 급했는지 종인의 허리를 꼭 끌어 안는다. 하는 짓은 완전 애기다 애기. 귀여워서 몸이 베베 꼬이려는 것을 남자가 가오가 있지. 종인은 억지로 참아 냈다.
“야아… 김종인….”
부끄러운지 품 속에서 꼬물대던 경수가 조용히 종인을 부른다. 경수의 작은 소리 하나도 놓칠 리 없는 종인이 용케 대답한다. 으응? 다정하고 사랑이 듬뿍 묻어나는 목소리.
“…사랑해.”
미안해. 보고 싶었어. 앞으로는 그러지 마. 나 아직 좋아 하지? 나도 너 좋아해. 이 모든 하고 싶었던 말을 함축한 한마디였다. 다른 말은 더 할수도, 더 하고싶지도 않았다. 경수의 벅찬 마음을 설명 해 줄 한마디는 저것 밖엔 없었다. 갑작스레 들려온 경수의 고백에 종인의 몸이 딱딱하게 굳었다. 상상도 못했던 말인데 이런 시간에 이런 곳에서 듣다니. 심장이 덜컥 내려 앉았다. 엄마야, 엄마. 나 오늘 우리 장미한테 고백 받았어요. 날인가봐. 이게 행복인가봐.
“내가 더. 사랑해 경수야.”
처음 본 순간부터. 이제 나의 정원에 완전히 뿌리 내린 나만의 장미. 뭐가 그렇게 부끄러운지 고개를 들 기미가 안보이던 경수의 얼굴을 종인이 부드럽게 감싸 쥐고 들어 올렸다. 퉁퉁 불은 눈과 코, 입이 보인다. 눈물 자욱이 그대론데도 그 모습도 사랑스럽다. 참을 수가 없다. 종인은 끈적한 눈길로 경수를 내려다 보다가, 결국은 참지 못하고 키스를 하고 말았다. 세상에서 가장 달콤한 경수의 입술이었다. 언제까지고, 시간이 멈춰버렸으면 하는 순간이었다.
뒤로 갈수록 점점 떨어지는 필력...ㅎ.ㅎ..죄송합니다...하...
다음편이 마지막이에요! 이건 계획했던건데 글은 계획대로 나오지 않은 것 같네요☞☜ 너무 급한거 같기도 하규..흑흑
음 완결을 내면 텍파를 만들고 싶어요! 아무도..원하지...않으시겠지만...그래도 저 혼자만의 작은...하하핫
마지막까지 예쁘게 봐주셨음 좋겠어요! 늘 댓글 달아주시는 분들 정말 너무너무 감사합니당 항상 댓글 달릴 때 마다
감사하고 벅찬 기분으로 보고 있어요. 정말 댓글 써주신 분들 덕에 여태까지 썼던 것 같네요 감사합니다♡
읽어 주시는 분들도 너무 감사드려요^~^ 오늘은 주저리가 길었네여
카디찬백한하루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