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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XX/택엔켄] 식어버린 찻잔, 그리고 | 인스티즈







학연은 여전했다. 자주가던 카페 구석자리에 앉아 커피를 홀짝이며 옅게 웃었다. 기다림은 제겐 즐거움이었다. 그를 기다리는 동안 눈 앞에 새하얀 얼굴을 그려보기도 하고, 말을 걸어보기도 하는 전혀 아깝지 않은 시간. 30분째 열리지 않는 문을 바라보는 지금도 여전히 좋았다. 손목을 차지하던 차가운 감촉이 느껴지지 않아, 허전한 손을 두어번 내려다 보는 학연. 부러 시계를 집에 두고 나온 것이었다. 오늘도 그는 늦을 것이기에. 학연은 빨대를 입에 물었다. 까슬한 것이 입 천장을 쓸어버린다. 괜히 문을 한번 쳐다봤다가, 테이블 밑으로 발장난을 쳐보는 학연. 고진감래. 학연이 가장 좋아하는 말이었다. 익숙한 기다림은 설레임이기도 했고, 사랑 그 자체이기도 했다. 도통 제 시간에 오는 법이 없는 택운은, 늦어질지언정 그를 기다리는 학연을 위해 이마에 땀을 송골송골 매단 채로 나타나곤 했다. 왜 지금까지 기다리고 있었어. 진짜 너 이러면 나 화나 정말로. 그러면서 미안한지 학연의 머릿칼을 쓸어주며 고개를 푹 숙이는 택운. 사랑스러웠다. 언제든 그를 기다리는 건 그랬다. 오늘도 그랬어야 했다.



[천천히 와. 기다릴게]



평소보다 조금 늦어지는 그가 혹시 미안해 할까봐 문자를 보내는 학연이었다. 연락하는 걸 좋아하는 편은 아닌지라, 30분 정도는 훌쩍 지나서야 택운의 답장이 도착할 터였다. 오늘따라 가방안에 고이 모셔두었을 폰을 괜히 만지작거려보는 학연. 사실, 요즘 답장이 드물긴 했다. 아니, 일주일 동안 연락이 닿질 않았다고 해야겠지. 바빴던 걸거야. 그래. 그랬어야 해.



"언제 오려나‥우리 택운인…."




두 시간은 훌쩍 지난 것 같은데 택운에게선 연락이 없다. 조금 속상해지는 학연. 손가락으로 컵 잔을 따라 물기를 쓸어올리자 삐익 거리는 소리가 난다. 카페 문 앞에 시선을 떼지 않고, 턱을 괸 채로 바라보는 학연의 앞으로 누군가가 걸어온다. 성급한 것이 조금 화난것 처럼 보이기도 하는 걸음으로. 택운인걸까. 입가에 살짝 걸쳐진 미소가 사라지기도 전에, 학연의 어깨는 추욱 늘어졌다. 그가 아니다. 뚜렷한 이목구비의 남자가 미간을 찌푸리고 학연을 바라본다. 금방이라도 화 낼 듯한 얼굴로.




"형. 일어나요"
"재환아‥"
"미련한 것도 정도껏해요. 왜 아직 여기서 이러고 있는건데요?"
"니가 상관할 문제 아냐‥. 가‥. 운이가 너 보면 화내"
"당장 내가 형 끌고 사라져도, 그 자식 신경도 안 쓸걸요? 아직도 몰라요? 형. 차인거라구요"
"운이 곧 올거야. 그러니까‥…."




자신에게 다짐하듯 내뱉는 학연. 구부린 손등이 미세하게 떨린다. 어이없다는 듯 재환은 웃었다. 형. 제발 정신차려요.





"이미 끝났다구요. 질질 끌어봤자 아무것도 안 남아요"
"서로 조금 지친것 뿐이야. 운인 곧 돌아올거야. 늘 그랬어. 응. 그럴거야. 이번에도."
"형, 지금 그 자식 어디서 뭐하고 있는 줄이나 알아요? "
"운이를 봤어‥? 언제? 어디서?"




짙은 감색 동공이 흔들린다. 까딱이던 손은 찻잔에 머물러 있고, 금새 식어버린 커피는 가라 앉았다. 학연의 불길한 예감처럼.




"좀전에 요 앞 영화관 길목에서 기생오라비 같은 놈 허리 끌어안고 비비적 대고 있던거. 내 눈으로 똑똑히 봤어요. 나 말고도‥…."





머리가 멍해진다. 학연은 생각하는 걸 멈출 수 없었다. 유난히 닿는 걸 싫어하던 택운이었다. 자신이 제 팔을 잡아오기라도 하면, 정색을 하곤 학연을 두고 저만치 멀어지곤 했던 그였다. 몸이 달아 학연을 짓눌러 올때도 매번 추삽질 이외엔 닿지 않으려 했던 걸 잘 알고 있다. 병적이리만치 강박에 가까운 습관이었다. 학연은 재환의 눈을 똑바로 마주한다. 그가 내게 거짓말을 하는 이윤 잘 알고 있다. 부담스러울 정도로.




"재환아‥….네 눈엔 우리 운이가 차지 않는다는 거 잘 알고, 형이라고 부르지 않는 이유도 알아. 근데 이건 아냐. 아무리 너라도 거짓말은 안 돼."




단호한 눈으로 그를 향해 다그치는 학연. 형, 형- 거리면서 자신을 잘 따르는 재환의 감정이 자신과 다르다는 것은 진즉에 알고 있었다. 그저 귀여운 동생이었던 재환이 제게 이러는 건 어긋나는 일이었다. 동그란 두 눈 꼬리가 조금 쳐진다. 





"형. 있잖아요. 난 그 자식이랑 달라요. 내가 왜 그런 짓까지 해야하는데요. 내가 형한테? 보는 것만으로도 아까워서 죽을 것 같은 형한테 그럴리가 없잖아"





애처롭게 자신을 재촉하는 재환의 눈. 학연은 살포시 눈꺼풀을 닫았다. 모든 것이 싫었다. 자신을 향해 진심을 내보이는 재환도, 여전히 울리지 않는 전화와 굳게 닫힌 문 마저도. 제 입에서 무슨 말이 나올까 전전긍긍하는 재환의 눈동자가 끈질기게 닫힌 눈을 쫓는다. 학연은 깨닫는다. 여전히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기다리는 일 뿐이라는 걸.




"가 주라. 재환아‥….부탁이야."




녹아버린 얼음이 테이블 위로 맺힌다. 애원하듯 처연한 학연의 말에 재환은 그를 뒤로 할 수 밖에 없었다. 갈게요. 형. 테이블 위로 엎드린 채 허공을 드는 학연. 그런 그의 머리위로 손을 들었다가, 도로 팔을 떨어뜨려버리는 재환. 짤랑. 비어있는 시선이 차지한 곳에 두 개의 인영이 들어선다. 습관적으로 문을 쫓는 학연. 몸을 일으켜 그를 확인한다. 운이다. 그가 와 줬어. 역시. 반가운 마음에 그를 부르려던 학연을 제치고, 꽉 쥔 주먹을 포개고 다가가는 재환. 퍽. 낮은 타격음이 카페 안에 울린다. 이내 택운의 얼굴엔 붉은 생채기가 새겨진다.




"운아!!"
"너, 지금 이게 뭐하는 짓이야."




곧장 택운의 멱살을 잡아올리는 재환. 그런 재환의 손을 가볍게 탁 쳐내는 택운. 그리곤 자신과 이재환을 번갈아 보는 그의 날카로운 시선이 닿는다. 한 쪽 입꼬리를 올려 비웃음을 흘리는 택운. 그는 길게 뻗은 팔을 들어, 누군가의 어깨를 안아 올린다. 누군가가 들어 차있다. 자신의 자리여야 할 공간에. 학연은 입술을 짓물렀다. 무언가 택운에게 건네야 할 말이 생각나지 않는다. 그저 그의 얼굴에 난 자욱과 헛된 웃음만이 눈에 들어올 뿐.





"결국 둘이 붙어먹었네. 웃기는 새끼들"
"미친 새끼야! 너 때문에 차학연이 얼마나!"
"됐고. 야. 차학연. 우리 이걸로 쌤쌤인거지? 그런 걸로 알고, 간다-"




눈 앞에서 그가 사라질 것만 같다. 학연은 무작정 손을 뻗어 택운의 옷가지를 잡았다. 운아. 아니지? 아니라고 해줘. 일렁이는 눈에 담긴 택운은 쓰디 썼다. 마치 식어버린 커피처럼.





"운아. 오해야그러니까‥…."
"저 새끼가 너한테 눈독 들인거 한 두해도 아니고, 뭘 새삼. 잘 어울리네. 둘이"





잡힌 옷가지를 탁탁 털어내며 학연의 손을 뿌리치는 택운. 테이블 아래로 떨어진 학연의 손이 떨려온다. 가지마. 가지마. 운아..




"고칠게. 내가 더 잘할게. 응? 운아"
"지겨웠어. 마냥 기다리는 것 밖에 모르는 네가. 일부러 늦는 날 다그치지도 않는 바보같은 네 모습이"





기다림은 항상 제겐 설레임이었다. 그가 내게 속삭일 달큰한 말들이 그러했고, 말갛게 지어줄 웃음이 그랬다. 학연의 눈가가 시큰해진다. 그와 나의 기다림은 이렇게나 달랐다. 멍하니 눈물만 흘려대는 학연을 뒤로 하고 그가 사라져간다. 여전히 두개의 인영. 비어버린 자신의 자리. 그를 향한 기다림은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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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즉흥적인 글을 참 좋아해요(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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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아.....정택운 진짜 ㅂㄷㅂㄷ 차학연 확 이재환한테 가버려라....
10년 전
독자2
택운이 나빴다 ㅠㅠㅠㅠㅠㅠ 재환이한테 가버려 학연아 ㅠㅠ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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