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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우석 이동욱 샤이니
정비례 전체글ll조회 1956l 8

 BGM : 키네틱플로우 - 봄날,벚꽃 그리고 너

백세1

 

 

 

야상 주머니에 손을 깊게 찔러넣었다. 목 끝까지 지퍼를 채웠음에도 불구하고 바람이 계속해서 새어들어왔다. 주머니에 만져지는 검은색 마스크를 할까, 말까 꽤나 오랫동안 고민했다. 오세훈이 나를 씻지도 않는 찌질이로 오해하면 어쩌지? 어차피 오늘 머리도 마음에 안드는데, 내가 아니란걸 티내는게 낫지 않을까? 아니야. 얼굴을 계속봐야 오세훈이 나를 알아보지. 그래도 못생긴 얼굴 보여주면 오세훈이 나를 ' 못생긴 애' 로 기억할텐데, 그것보단…

 

 

" 변백현! "

 

 

뒤를 돌아보자 박찬열이 이빨이 다 드러나게 웃으며 걸어오고 있었다. 저 도비같은 새끼는 질리지도 않나. 끝까지 들러붙어서는. 혀를 끌끌 차며 다시 발걸음을 떼었다. 우리 세훈이는 오늘 무슨옷을 입었을까. 새로 염색한 그레이 색상이 퍽이나 잘 어울리던데. 아, 머리 세운건 좀 안어울리더라. 오세훈은 생머리가 예뻐. 제일 잘어울려. 청조하고 섹시하잖아? 세훈이는 담배를 건네주는 손도 예뻐. 뼈마디가 툭 튀어나오지도 않았고, 손톱사이에 거멓게 때가 끼지도 않았어. 오세훈 손은 길고 곧지. 그런데 세훈이는 너무 말랐어. 불쌍할 정도로. 혹시 밥을 못챙겨먹나? 그렇다면 내가 사줄수도 있는데. 또, 오세훈은 입술이 참 빠알개. 틴트를 바른것 처럼 말이야. 계집애처럼 무슨 틴트냐, 싶겠지만, 정말 오세훈 입술은 빠알개. 빨간게 아니라 빠알갛다고. 아아, 그냥 설명해준거야. 그냥… 박찬열이 뒷통수를 기분나쁘게 툭 쳤다. 뒷통수를 감싸며 박찬열을 노려보자 그 많은 이빨들을 모조리 공개하며 웃어보인다. 아, 저 병신같은…!

 

 

" 야, 변백현. 잠깐 편의점좀 가자. "

" 왜. "

" 담배사러. "

 

 

박찬열이 턱짓으로 편의점을 가리켰다. 그러니까, 저기 들어가면 오세훈이 있는데… 담배를 사러 저기에 가자고? 지금 당장?

 
 


백세2

 

 

오세훈 병신. 책상위에 지렁이가 기어가는 듯한 글씨로 크게 써져있었다. 가방속에서 필통을 꺼내며 옆에서 누워자고있는 변백현을 한껏 째려보았다. 어색하기만한 자는척은 화를 더 돋구게 할 뿐이었다. 지우개로 책상을 벅벅 문질렀다. 지우개 똥이 나오면서 책상이 깨끗해졌다. 책상위의 지우개 똥을 털어내고, 지우개를 다시 필통안에 집어넣었다. 변백현이 슬쩍 고개를 들더니 저와 눈이 마주치자 윙크를 해보였다. 하여튼 저 병신. 가방속에서 두꺼운 문제집 한권을 꺼냈다. 문제집 표지에도 물론 낙서가 굉장하게 자리잡고 있었다. 필통에도, 사물함에도, 교과서에도. 변백현은 꼭 내 물건에다가 낙서를 해놓았다. 자기것은 잘 챙기지도 못하는게.

 

 

 

변백현은 딱히 나보다 낫다고 느껴지는게 없었다. 아아, 있다. 가창력. 노래하나는 끝내주게 잘하지만 키도 내가 더 크고 공부도 내가 더 잘한다. 아니 훨씬 더. 또, 변백현이 잘생기긴 잘생겼다. 그렇다고 내가 못생긴건 아니잖아? 나도 꽤 인기 많은데. 변백현이 갑자기 내게 쪽지를 건넸다. 무식하게 구겨진 종이를 펴 보니 글쎄 알아보지도 못하는 상형문자들이 수두룩했다. 변백현은 글을 쓰는건지 그림을 그리는건지 알아보기가 힘들다. 어떻게 쓰면 이런 글씨를 쓸 수 있는지 참 궁금하다. 변백현을 쳐다보니 얼굴을 잔뜩 붉히고는 부끄러운듯 몸을 베베 꼬고 있었다. 대체 무슨 내용인지 궁금했다. 뭐라고 썼길래 저런 리액션이 나오는 건지.

 

[세훈아 사랑해 오늘밤 기대할게♥]

 

 

오늘은 변백현네 집에 절대로 가지 않을거다.

 


찬세1

 

예쁜 세후나…우리 애기… 키도 큰데다 덩치까지 커 제어하기 힘든 박찬열은 이미 사람이 아닌 개가 되고 난 후였다. 왠만해선 알아서 집에 잘 기어들어가더니, 왠일로 박찬열 친구분께서 친히 전화를 주셨다. 무슨일인지는 모르겠다만 뭐이렇게 많이 퍼마신건지 참. 또 마실꺼면 곱게 마시던가, 오늘따라 꼬장부리는것도 세다. 아까 친구분께서 도와주신다는걸 마다했더니, 지금 이렇게 후회중이다. 동네시끄럽게 크게 노래를 부르기도 하고, 길가다가 갑자기 넘어지기도 하고. 예전에는 이만큼 안힘들었는데. 내일 아침 일어나면 잔소리부터 늘어놓을 계획이다. 박찬열, 딱 눈만 떠봐 아주.

 


찬세2

 

찬열형은요?

저기.

 

온통 검은 색 밖에 찾아볼 수 없는 옷에다 평소 찬열과는 꽤나 거리가 멀어보였다. 바닥만 내려다보며 곧죽을것만 같은 얼굴이 안쓰럽다. 많이 헬슥해진듯한 얼굴에다 감정없는 눈동자까지. 종인이 정장을 바르게 정리하고는 그에게로 다가갔다.

 

 

" 형. "

" 박찬열. 야, 병신아. "

" 대답좀 해. "

" 그런다고 뭐가 달라져. "

 

 

가만히 올려다보기만 할 뿐 종인에게 별다른 조치는 없었다. 평소라면 뭐? 이깜둥이가! 하면서 달려 들었어야 할 찬열은 입꼬리를 올려 살짝 웃어보일 뿐이었다. 구석에서 육개장을 먹고있던 백현이 종인을 보고는 손을 높이 들었다. 검은 줄이 양옆으로 나있는 사진앞에 한송이의 국화꽃이 더 올려졌다. 인사를 마친 종인이 백현이 있던곳으로 가 자릴 잡고 앉았다. 근데 박찬열 형 진짜 심각하네? 돌아오는건 백현에게서 들려오는 욕 뿐이었다. 너같으면 애인이 죽었는데 안슬프겠냐?

 

그야 당연히 …슬프지.

 

 

백현이 고개를 두어번 가로젓더니 다시 밥상에 얼굴을 박고는 육개장을 퍼먹었다. 경수가 종인의 앞에 육개장을 가져다놓았다.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육개장속에 잔뜩 꺾여버린 콩나물이 보기 흉했다.

 

종인이 몸을 일으켜 찬열에게로 다가갔다.

 

형.

 

" 종인아… "

" 내가 잘못한건가? "

 

찬열과 세훈은 한달 전까지만 해도 7년이 조금 넘은 장수커플이었다. 일반 사람들과 다를 것 없는 그런 하루에다, 그런 시간이였다. 찬열이 세훈에게 한껏 화를 내고 집을 나섰다. 바로 훅 끼쳐오는 미안함에 집으로 다시 들어갈까 생각도 해봤지만 이미 큰소리치고 나와버린데다 겉잡을수 없이 삐쳐버린 세훈이 떠올라 한숨을 내쉬고는 놀이터 그네에 엉덩이를 대고 앉았다. 분명 지금쯤 닭똥같은 눈물을 흘리며 울고있을 세훈이였다. 한참 고민을 하다 발걸음을 빨리했다. 이제 오세훈과 지긋지긋한 싸움보단 사랑을 나누고만 싶다고.

 


카세

 

…걸음 멈추세요.

싫어요.

도련님,

 

싫다구요! 다싫어! 아빠도 싫고, 엄마도 싫어요. 아저씨도 싫고, 정말 다싫어요. 나 정말 죽고싶단말야… 난간을 향해가던 걸음이 멈추고 세훈이 자리에 주저앉아 엉엉 울었다. 종인이 짧게 한숨을 내쉬고 세훈의 앞으로 다가가 한쪽 무릎을 꿇고 눈을 맞췄다. 도련님, 정말 제가 싫으신겁니까? 으응, 싫어요. 언제는 나좋다그랬으면서. 아저씨 미워! 세훈이 주먹으로 종인의 어깨를 아프지않게 쳤다. 종인이 웃으며 세훈을 품에 끌어안았다. 저는 도련님이 너무 좋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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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아... 정비례님 사랑해요... 저랑 취향 같아요..bb.. 매우..ㅠㅠㅠ 잘읽고갑니당! ㅠㅠㅠ
11년 전
독자2
와 세총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잘 읽고 갑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1년 전
독자3
글 하나하나가 다 좋아요ㅠㅠㅜㅜ 특히 두 번째 백세에서 백현이가 세훈이는 자기꺼라고 세훈이 물건에 표시해놓는 거 같아서 젤 좋네용..♥ 재밌게읽구가여짱짱!!
11년 전
독자5
정비례님 조으다...ㅠㅠㅠㅠㅠㅠ
11년 전
독자6
으으그..ㅠㅜㅠㅜㅠㅜㅠ윽..ㅜㅠㅠㅜㅠㅜㅠㅜㅠㅜㅠㅜㅠㅜ정말 하나하나다 좋아요ㅠㅜㅠㅜㅠㅜ잘읽고갑니다ㅠㅜㅠㅜ진짜 체고ㅠ!!!취향직격이에여ㅜ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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