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합니다:)<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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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
타임워프! 시간이 11년이나 흘렀어. 민호는 30살 아저씨가 됐고, 기범이는 18살 꽃다운 나이가 됐지.
오메가=애완동물이기 때문에 오메가는 알파나 베타처럼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일반적인 학교가 없어. 다만 학문적인 지식이 아니라 생활 지식+기본 교양지식을 가르치기 위해서 학교 비스무리하게 세워진 것들이 있을 뿐이야. 학교보다는 학원에 가까운 시설이라고 볼 수 있지. 이 시설에 다니는 건 의무도 아니고 알파들이 자기 오메가 보내고 싶으면 보내는 식이라 여기 다니는 오메가들 나이대도 완전 천차만별이야. 7살 애기도 있고, 40살 아줌마, 아저씨도 있고.
기범이는 이 시설에 열세살 때부터 다니기 시작했어. 5년동안 거기서 가서 요리도 배우고, 피아노도 배우고, 그림도 배우고 뭐 그런식인데, 기범이가 또 여타 오메가들보다 똑똑하고 말귀도 잘 알아들어서 스펀지처럼 거기서 지식을 쑥쑥 빨아당겼어. 5년만에 요리는 무슨 셰프 저리가라고, 피아노도 꽤 치고, 그림도 또 감각이 있는지 자기만의 느낌이 있게 잘 그리고.
민호랑 기범이는 민호 부모님이랑 같이 살다가 민호가 대학을 졸업하고 취직하면서, 민호 스물일곱, 기범이 열다섯 때부터 둘이 따로 나가 살게 됐어. 집이랑 회사가 너무 멀었거든. 그리고 그 때부터 기범이가 형이랑 아저씨랑 막 섞어불렀어. 회사가니까 수트입는게 꼭 아저씨같다면서. 어쨌든 독립하기 전까지는 기범이가 가끔씩 민호 간식이나 해주는 정도였는데(민호는 기범이가 집안일 하는 걸 별로 안 좋아했어.) 따로 나가서 살게 되니까 민호는 당연히 새로 일하는 아줌마를 구하려고 했지. 그런데 기범이가 너무 싫어하는거야. 자기가 다 하겠다고, 일하는 아줌마 필요없다고, 막. 민호가 왜 필요없냐고 물어봐도 민호한테는 절대 이유를 안 말해주고. 기범이 생각에 민호가 엄청 반대했지만 기범이 눈물이면 간이고 쓸개고 다 빼주는 최민호, 결국 기범이가 눈물 뚝뚝 하니까 두 손, 두 발 다 들었지, 뭐.
어쨌든 기범이는 그래서 집안 살림하면서 시설에 배우러 다니고, 민호는 나가서 돈벌어오고, 아주 신혼 살림 차린 것 처럼 생활했어. 물론 아직도 최민호에게 김기범은 예뻐죽겠는 동생, 사랑스러운 동생, 우쭈쭈 내 새끼였지만, 글쎄, 기범이한테도 과연 그럴까?
어쨌든 김기범이 해주는 밥만 먹기 시작한지 어언 3년, 민호는 기범이 손맛에 길들여져서 외식도 잘 안하고, 칼퇴해서 집에 오자마자 기범이가 해주는 밥먹는 형아가 되었습니다.
08.
금요일 아침이었어. 때르르르르르릉 하면서 알람시계가 엄청 시끄럽게 그리고 오래 울려서 민호가 깼어. 원래 알람이 울리기 시작하자마자 기범이가 깨서 알람 끄고, 아침 준비하러 가는데 오늘은 기범이가 알람소리에도 못 깨고 계속 자고 있었던거야. 민호가 알람만 끄고 멍 때리면서 둔한 머리로 '왜 알람이 계속 울리지?' 하다가 옆자리 딱 돌아보는데 기범이가 평소보다 숨을 거칠게 쉬면서 자고 있는거야. 그거 깨닫자마자 정신이 확 들어가지고 이마에 손대보니까 열이 살짝 있어. 평소보다 단내도 더 풍기고. 심한건 아니어도 어제까지 멀쩡하던 애가 열이 나니까 놀라가지고 벌떡 일어나서 기범이 살살 흔들어 깨우니까 애가 칭얼거리면서 민호한테 매달려.
"형아……."
"많이 아파? 괜찮아?"
"……응? ……그냥 골이 찡하고 울려… 열도 나는 것 같구…… 지금 몇 시야…?"
"여섯시 반. 오늘 나 회사 가지 말까?"
"무슨 소리야…, 아저씨 나가서 돈이나 벌어 오세요. 나 괜찮아…."
"진짜 괜찮아?"
기범이가 고개를 끄덕끄덕하니까, 민호가 기범이 이마에 손바닥을 댔어. 막 뜨겁고 한건 아닌데, 뜨끈하니까 걱정돼서 민호가 기범이보고 '좀 더 자.' 하고 일어났어.
민호가 후딱 씻고, 옷 갈아입자마자 달려간 곳은 편의점. 그 시간에 문 연 죽 전문점이 없고, 본인도 죽을 할 줄 모르니까 급한대로 인스턴트 죽이라도 사러 온거였어. 자기 아침 먹을 생각도 안하고, 죽 데워서 그릇에 잘 담아가지고 집에 있는 약이랑 해서 쟁반에다 들고 기범이한테 가져갔어. 기범이 또 깨워서 한숟갈 한숟갈 떠먹여주니까 애가 어미한테 먹이 받아먹는 새끼처럼 오물오물 받아먹다가 죽그릇을 다 비워갈 즈음에 갑자기 민호를 확 올려다보면서 묻는거야.
"형, 지금 몇 시야?"
"어? 일곱시 사십오분 쫌 넘었어."
"뭐어? 아저씨! 지각해 이러다, 얼른 회사 가야지!"
민호가 황당해서, 지금 너 아픈데 회사가 중요하니? 하는 눈으로 쳐다보니까 기범이가 민호 팔뚝 찰싹찰싹 치면서, 거의 내쫓다시피 하는거야. 침대에 기대앉아서 손만 찰싹찰싹 휘두르는 기범이한테 덩치는 산만한게 방에서 내쫓기면서도 꼭 약먹고 전화하라는 약속을 받아낸 민호가 결국 회사로 출근했어. 기범이는 한숨을 푹푹 쉬다가 약을 먹고 다시 누웠어.
근데 뭔가 이상하다? 열이 안 떨어져. 몸도 축 늘어져서 못 가누겠고. 그리고 이불에 밴 제 체취를 저도 맡을 수 있을 정도로 온몸에서 페로몬 내가 진동을 해. 아파서 그런가보다, 아파서 그런건가보다, 하면서 점점 열이 점점 오르는 몸을 애써 재우려고 하는데, 잠도 잘 안 와. 큰일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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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일은 무슨......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오랜만이에용*_* 보고 싶었어요 여러분!!!!
암호닉_저격저격 님, 끙끙이 님, 케미요정 님, 유후 님, 민소매 님, 라인님
감사합니다<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