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D
w. 민트
" 너 진짜 미쳤어? "
종인이 백현의 양 어깨를 세게 움켜쥐었다. 제 품에서 하늘하늘하게 흔들리는 백현의 얄쌍한 몸을 수 초간 내려다보던 종인이 시선을 돌렸다. 여긴, 한국이야. 백현아. 알고 있어. 우물거리는 백현의 목소리가 들려나왔다. 지금, 이 상황에서 네가 인간에게 노출되어서 너한테 득 될거 하나도 없어. 종인이 백현을 타이르는 듯한 목소리로 조곤조곤하게 속삭였다. 알아. 안다구. 백현이 투정부리듯 잔뜩 볼멘소리로 내뱉었다.
" 변백현, 너 아직 150년밖에 안 살았어. "
" ...카이. "
" 그 이름으로 부르지마. "
백현이 무심코 종인을 이계의 이름으로 칭하려 하자 종인은 그를 저지하며 입술을 뜯었다. 지금 널 노출시켜선 안돼. 물론, 지금이. 달이 떠서 네 자제력이 약해질 때라고 해도 백현, 저들은 인간이야. 종인이 마지막에 내뱉은 말에 백현의 어깨가 눈에 띄게 움찔거렸다. 인간은 나약한 존재야 백현. 언제 죽을지 모르지. 그들은 영생이 없어. 우리같은 존재와 사랑을 할 수 없다고. 만일 했다간 저들은 더 큰 고통에 괴로워하겠지. 네가 사랑하는 상대가 너처럼 사는 걸 바래, 백현?
" 아니... "
" .. 쉬어. "
종인이 백현에게서 들을 돌리고 멀어져갔다. 백현은 느리게 눈에 차오르는 눈물을 닦아내었다. 이상하다. 이런 애들 장난쯤은 금방 떼었다고 생각했는데. 크림슨의 눈동자가 처연한 빛을 띄었다. 찬열이, 보고 싶다. 하얗게 부서져가는 입김이 애처로웠다. 제가 다시 찬열에게로 간다면 종인은 걷잡을 수 없어질 것만 같았다. 백현은 생각했다. 딱, 한 번만. 백현이 공중으로 날아올랐다. 흰 슬리브셔츠 깃이 바람에 펄럭였다. 달빛에 반사된 백현의 모습을 목격한 사람들은, 더러 자신들이 헛것을 본 것이겠거니 치부하곤 했다. 그들이 그럴수밖에 없는 이유는 따로 있었다.
백현과 종인은 이미 없어졌어야 마땅할 존재들이었다.
적어도 대한민국 이 땅에서는 그랬다. 그들은 국적도, 이름도, 그 무엇도 없었으며, 그저 다니는 나라에 맞게 이름을 바꾸었다. 어쨌거나, 그들은 자신의 역할을 썩 잘 해 내어 일반 시민으로 묻혀서 살아갈 수 있었다. 하지만 요사이 그들의 존재가 외부에 노출되었는지, 그들을 노리려는 움직임이 속속 보이기 시작했다. 종인은 약 삼백년을 넘게 살았다. 십 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던데, 종인은 나라의 흥망성쇠를 모두 지켜본 그야말로 역사의 산 증인이었다. 그런 종인에 비해 백년 반 남짓을 산 백현은 성급했다. 지나치게 인간을 사랑했고,ㅡ 적어도 종인의 관점에서는 그랬다ㅡ 지나치게 자신의 존재를 외부에 노출시키고 싶어했다.
그들은 뱀파이어였다.
통칭 흡혈귀. 피를 빨아먹는 존재들이었다. 하지만 낭설과는 다르게 햇볓을 그렇게 무서워하지도 않고, 마늘 따위를 겁내지도 않았다. 적어도 백현은 그랬다. 그들은 몇 세기에 지나면서 그 혈통이라는 것이 무색할 정도로 옅어져, 거의 일반사람들과 같게 되었다. 물론 오리지널-뱀파이어인 종인의 경우는 좀 다르긴 했어도 말이다. 백현은 말하자면 혼혈이었다. 인간과 뱀파이어 그 사이 어딘가에 존재하는 혼혈. 이 세계에 남아 있는 뱀파이어 중 태반이 혼혈이었지만, 백현은 늘 이런 곳에서 열등감을 느끼곤 했었다.
*
우린 죽지도 않고, 살지도 않아. 살아도 사는게 아니고, 죽어도 완전히 죽은 것이 아니지.
*
흔한_병맛_뱀파이어물.txt
리퀘받은 것도 있고 한데 저는 왜 이딴거만 쓰고 잇져?
엑소픽중에 뱀프물이 없어서 손을 대고 싶었...
근데 망한듯ㅋ... 불마크 없으면 여러분들은 관심도 안주실듯해요... 엉어엉어....
이게 대작이라 구성만 쓸데없이 대서사신데 필력은 딸리고 꾸준히는 더 못쓰네요.
쓸지말지 고민중입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