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ue Rain
01.
명수가 병원장의 아들이라는 사람을 보았다.
병원 제일 꼭대기층의 고급스런 호텔같은 이 vip room을 쓸 수 있는 몇안되는 vip중의 vip.
새아햔 베개위에는 염색한 듯한 밝은 갈색깔의 머리카락이 흝어져 있었다.
흐트러진 머리카락 사이로 보이는 귀에는 피어싱과 귀걸이가 박혀있었다.
그것은 명수의 눈쌀을 찌푸리게 만들었고, 한숨을 쉬게 만들었다.
평온하던 그의 얼굴이 찌푸려지기 시작하고 반항하듯 고개를 좌우로 괴롭게 저었다.
그리곤 숨도 못쉴것 처럼 끙끙 앓았고, 이래뵈도 의사인 명수인지라 갑자기 변화한 그 모습에
깜짝 놀라서 그에게 다가갔다.
악몽을 꾸고 있는거다.
꿈속으로도 도망치지 못했던 자신의 친구가 매번 그랬던 것처럼..
명수는 입술을 꽉 깨물곤 그를 흔들어 깨웠다.
자신이 해줄 수 있는건.. 악몽을 꾸던 친구를 깨워서 악몽에서 벗어나게 해줄 수 밖에 없었던 것처럼.
" 헉!! "
동그랗게 뜬 눈은 아직도 악몽속인듯 초점이 맞지 않았고, 물 속에서 빠져나온 사람처럼 거친 숨을 쉬었다.
명수는 악몽에서 벗어나서 다행이라는 듯 그를 내려다 보았다.
조금 곱상하다고 생각은 했는데 눈을 뜬 그를 보니 곱상하다로 끝날 생김은 아닌듯 했다.
그러고보니 병원장도 이런 얼굴이였나 다시 꼼꼼하게 병원장 얼굴을 떠올리는 명수였다.
그런생각도 오래하지 못하게 그의 두 손이 명수를 밀쳐냈다.
불의의 기습을 당한 명수가 침대에서 떨어졌고, 그와 동시에 그가 팔에서 익숙하게 링겔바늘을 뽑았다.
그리곤 도망치려는 듯 침대에서 내려왔지만 그의 두다리는 그를 지탱해주지 못한듯 했다.
그가 쓰러지는 소리에 명수가 욕을 씹어 삼키며 그가 쓰러진 반대편쪽으로 달려갔다.
피가 흐르는 하얀팔로 일어나려고 애쓰는 그의 몸이 바들바들 떨고있었다.
무엇으로부터 이렇게 필사적으로 도망치려는 지 모르겠지만 여기서 그가 도망가면 피해 볼것은 명수임이 불 보듯 뻔했다.
" 이성열."
명수의 낮은 부름에 부들부들 떨고있던 성열의 움직임이 멈추고는 숙였던 고개를 천천히 들어올렸다.
고동색의 성열의 눈에는 자신의 아버지처럼 하얀 가운을 입은 명수가 보였다.
크고 여려보이던 성열의 눈은 꽤나 날카롭게 명수를 쏘아보고있었다.
" 누구야. "
" 일찍도 물어보내."
" 누구냐고!!! "
소릴지를 힘도 남아있지 않을 것 같은 몸에서 짜낸 소리가 애처로운 비명같아서 명수의 미간이 저절로 찌푸려졌다.
" 김명수 "
" 누가 이름 물어봤어?"
" 아... 그래. 너와의 관계를 말하자면. 너랑 결혼할 사람. "
" 뭐? 미쳤어? "
" 미치지도 않았고, 거짓도 아니고, 사실이지. "
명수가 손을 뻗어 피가 흐르는 성열의 팔을 잡아당겼다.
그리곤 테이블위에 상비되어있는 알콜솜을 꺼내서 피가 나오는 곳을 꾹 눌렀다.
성열의 손이 그런 명수의 손을 떼내려 했지만 손에 힘을 더 주어 꾹 눌러오는 명수의 손길에 악 소리를 낸건 성열이였다.
" 그래.. 괜히 반항하고 그러지마. 약혼자가 과다출혈로 죽는건 싫으니까"
" 대체 무슨소린건데.. 우리아버지가 날 버렸다고 네 부모님도 널 버린거야?"
" 길게 말하자면 엄청 긴 사연인데 쉽게 말하자면 너희아버지가 너를 담보로 이 병원을 내게 주신다고 약조했어.
나를 양아들로 들이기로 하신거지. 내가 너를 맡는 조건으로 말이야.근데 내가 너를 버리지 못하게 니 밑으로 들어가는거지.
다 큰 남자간에 입양이라니 그 말인 즉슨 너랑 나랑 결혼한다고 보는게 옳은거지. "
날카롭게 노려보던 성열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버렸다'라고 말하는 성열의 목소리부터가 떨리고 있었으니 지금 울음을 참고 있다고 보는게 맞았다.
천천히 고개를 숙이는 그 모습이 자신의 친구의 모습과 겹쳐보였다.
고개를 흔들어 떠쳐낸 명수의 눈 앞엔 곧 무너질듯한 성열이 있을 뿐이였다.
" 이제 알겠어? 니가 반항하면 안되는 이유."
" 하... "
" 그리고 난 양아치 엄청 싫어해. 그것도 피어싱.... "
그 말과 동시에 성열이 피어싱 하나 잡아당겼고 귓볼이 찢어져 피가 떨어졌다.
이렇게 까지 할 줄을 몰랐던 명수의 눈이 동그랗게 떠졌고, 성열은 그런 명수를 똑바로 보았다.
그리고 피가 묻은 피어싱을 명수에게 떤졌다. 명수의 하얀가운에 붉은 점이 찍혔다.
아..이 유혈사태가 병원장 귀에 들어가면 난리가 나겠지. 아..씨발..
대체 누가 어느 아비가 널 버렸다는 건지 이해가 안간다!!
성열이 반대쪽 귀도 잡아떼려는 걸 명수가 발견하고는 성열의 손목을 잡아챘다.
그 손을 뿌리친 성열이 명수를 노려보았다. 명수는 복잡한 머리속때문에 -사회생활을 왜이렇게 힘든가- 그런 성열을 차갑게 바라보았다.
" 내 허락없이 몸에 상처낼 생각하지마. "
성열이 명수를 노려보다 이내 잡힌 손목을 거칠게 빼내며 명수의 손을 떨쳐내었다.
명수를 마주하던 사나운 고동색의 눈이 천천히 아래로 향했다. 뚝뚝 흐르는 귓볼의 피를 알콜솜으로 꾹 눌러 지혈하던 명수가 그런 성열을 보았다.
축쳐진 성열의 모습은 마치 모든것을 포기한 듯 해보였다.
02.
성열은 아무저항없이 주사바늘을 받아들였고, 찢어진 귓볼도 치료받았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다는 듯한 성열은 아픔조차 호소하지 않았다.
그런 성열을 먼발치에서 지켜보던 명수는 저절로 지어진 미간을 손가락으로 문질러 펴보았다.
잘생긴 얼굴 주름지겠네.. 아씨..
성열의 history야 이미 병원장을 통해서 들은 바도 있고, 엄청나게 깊숙한 지하에 쳐박혀있던 성열의 chart도 이미 보았다.
사람마다 같은 사건에도 대응하는 방식이 다르고 견디는 정도가 다르지만 그 사건으로 인한 상처는 같음을 알고 있다.
자신의 친구는 어떻게 대응하고 견뎠더라.. 그리고 그 옆에서 자신은 어떻게 해줬더라..
이미 자신이 맡은 환자 이자 대리보호자인 명수는 그때와 짊어진 짊과 책임감이 다름을 느꼈다.
명수는 성열의 귀를 드레싱해주고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 나가는 후배에게 고개를 까닥여주었다.
넓은 vip병실엔 또다시 명수와 성열만이 남았다.
성열에게 다가가지도 않은 채 먼발치 그대로 서서 명수는 말을 걸었다.
"아프겠다."
성열은 흐릿한 눈동자의 초점을 맞춰 명술 보고는 피식 웃었다.
" 손목의 상처까지 말이야. "
성열은 고개를 숙여 자신의 양 손목을 바라보았다.
인정할 수 없고, 믿을 수 없는 현실에서 도망치기 위해서 무수하게 칼로 그어놓았다.
아팠던가... 차갑고 날카로운 칼이 내 손목을 난도질할때 아팠던가...
아팠다면 이렇게 그어 놓을 수 없지. 그것보다 더 아팠던게 있었으니까...
다시 눈동자가 흐릿해지는 성열을 본 명수였다.
두꺼운 차트 가득한 그의 병원기록_
차라리 킬러를 고용하지 그랬냐. 돈도 많은 녀석이.
손목을 그은 시도, 수면제로 인한 시도,그리고 항상 실패.
그밖에도 음독자살과 할복자살등등 주변인들에게 걸려서 실패.
" 안아파. "
" 독하기는.."
" 비가 와? "
뜨끔없는 성열의 물음에 명수는 창가로 걸어갔다. 그리고는 블라인드의 창살중 하나를 내려 밖을 보았다.
청명한 보라색의 밤 풍경어디에도 비는 보이지 않았다.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도 없었고
" 아니."
" 빗소리가 들려.. 축축하고 눅눅한 비냄새가 나. 차갑고 딱딱한 얼음같은 비가 내 몸에 쏟아져. 비가 오고 있어....."
"...."
" 이렇게 더러운 날 가져서 어쩌려고... "
명수가 탁 소리가 나게 잡고 있던 블라인드의 창살을 놓았다.
" 같이 더러워 줄께."
성열이 고개를 돌려 명수를 보았고 명수 역시 성열의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성열이 피식 웃으며 고개를 돌려 시선을 피했다.
" 불쌍해.. 너도.. 나도... "
03.
성열이 처음부터 이렇게 삐딱선을 탄 건 아니였다.
16살때였다. 그 날도 비가 오는 날이였다.
성열이 하늘색 우산을 쓰고 집을 향해 가고 있었다.
잿빛 하늘에 성열이 조그마하게 투덜거렸다.
누군가가 성열을 불렀고 성열이 고개를 돌리자 마자 커다랗고 검은 손에 잡혔다.
손에서 하늘색우산이 땅에 떨어져 거리를 뒹굴었고 비가 세차게 내렸다.
어딘가로 끌려갔다. 소리치고 싶었지만 커다란 손에 막혀버렸다.
비가 따갑게 성열의 몸을 때렸다.
그 커다란 손아귀에서 벗어나기 위해 저항했지만 저항하면 할수록 목이 죄어왔다.
투두둑 하고 옷이 찢어지는 소리가 귀가에 들리지 않을 만큼 빗소리가 성열의 고막을 때렸다.
옷이 다 벗겨졌고 거세게 떨어지는 비에 벗은 성열의 몸이 그대로 부딪혀 왔다.
온 몸이 아파왔다. 아픈데 소리를 지를수 없었고 그저 눈물만 흘릴뿐이였다. 차가운 빗물에 눈물도 차게 흘렀다.
그렇게 커다란 사람에게 온 몸을 유린당했다.
남은건 차갑게 식어가는 성열의 눈과 더렵혀진 성열의 온몸을 때리는 차가운 비 뿐이였다.
성열은 병원에 입원했고 그 일은 비밀이 되어버렸다.
성열은 세상을 저주하며 자신을 지켜주지 못한 부모를 미워했다.
자신을 더렵혔던 그는 곧 잡혔지만 큰 선고를 받지않았다.
강간당했어도 자신은 남자아이였다. 법은 그에게 몇 년, 단 몇 년만의 징역을 선고했다.
죽여버리고 싶은데..죽이지 못하더라도 죽을 때 까지 감옥에 있어주길 바랬는데..
게다가 다들 쉬쉬 하는 분위기였다.
죽여버리고 싶었다.. 그러나 죽일수 없었다.
그저 상처만 가득 성열의 온 몸을 때린 빗방울 만큼 남겨졌다.
" 더러워... "
" 그럴리가 없는데.. "
옆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성열의 눈이 동그랗게 떠졌고, 성열이 누워있던 침대에 걸터앉아있던 명수가 폰을 보던 시선을 돌려 성열을 보았다.
" 니가 여기 왜 있어? "
" 주치의가 환자옆에 있는거야 당연하고, 넌 무려 VVVVVIP 거든. "
명수가 고개를 돌려 블라인드가 쳐진 창밖을 가르켰다.
" 식은땀을 흘리길레 밖에 비도 오겠다. 찝찝할까봐 내가 손수 온 몸을 닦아줬거든."
경악하는 성열의 모습에 명수가 키득키득 웃었다.
" 뻥이야. 얼굴만 좀 닦아줬어. 찝찝하면 저기 샤워실 있으니까 씻어. "
" 의사주제에 졸라 한가하네."
" 안한가해. 지금 폰 진동하는거 안보여? ER(응급실)이고 ICU(중환자실)OR(수술실),병동이고 날 안찾는 곳이 없어. "
" 그런데 왜 여기 있어. "
" 밖에 비가 와서. "
성열이 미간을 찌푸리며 폰을 주머니에 넣는 명수를 보았다. 명수는 창가로 다가가 블라인드 창살사이로 밖을 보았다.
" 꺼져. "
" 꺼질꺼야. 계속 무시하려니까 1년차가 울어서 안되겠다. "
명수가 씨익 웃으며 성열을 보았다. 비가 온다는 소리에 더 짜증이 난 성열은 명수를 노려보았다.
" 너..내가 불쌍하다고 했지? 나를 위해서라도 널 좀 행복하게 만들어줘야겠다. 니가 행복하면 나도 행복해질것 같에."
" 개소리 작작하고 나가. 진동소리 시끄러워."
명수가 주머니에서 작은 무언가를 꺼내 성열에게 던졌고, 반사적으로 받아든 성열이 손안에 든 것을 보았다.
손안에 든것은 연두색커버의 작은 MP3였다.
" 1년차 닥달해서 최신곡으로 넣었다. 소리크게 키우면 빗소리는 안들릴꺼야. 너무 크게 들으면 고막터지니까 적당히."
명수는 성열에게 손을 흔들고는 성열의 병실을 뛰쳐나갔다. 급하긴 급했나보다.
성열은 멍하니 명수가 나간 곳을 보다가 손안에 든 엠피쓰리를 보았다.
이어폰이 하얀색이라서 짜증나긴 했지만 밖에서 들리는 빗소리보다는 낫겠다 싶어 귀에 얼른 꽃은 성열이였다.
신나는 음악이 빗소리 대신 성열의 귀에 들렸다.
성열이 눈을 감았다.
04.
운전석에 앉은 성열은 아무말 없이 비가 개인 차창밖을 보고있었다. 명수 역시 조용히 운전에 집중하며 안전운전을 하고 있을 뿐이였다.
성열이 창문에 머리를 기대고는 머리가 아픈듯 눈을 감고는 아까전 일을 회상했다.
" 퇴원수속 밟고 올테니까 여기서 기다리고 있어. "
명수의 말에 빨리 꺼지라고 손짓하던 성열이였다. 명수가 나간 병실문을 보며 멍하니 침대에 걸터 앉아 있던 성열의 귀에는
명수가 준 엠피쓰리와 연결된 이어폰이 있었다.
얼마 안있어 병실문이 열리자 명수이려니 하고 고개를 든 성열의 몸은 그대로 굳어버렸다.
병원에 입원해 있던 동안 한번도 보지 못한 자신의 아버지였다.
명수와 같은 하얀색 가운 입은 아버지는 천천히 성열에게 다가왔지만 먼거리라고 느껴지는 곳에서 멈추었다.
침묵이 도는 병실에 성열의 아버지는 무표정하게 자신의 아들을 바라보았다.
" .....잘가거라. "
성열이 천천히 눈을 떴다. 명수가 성열을 보았다.
" 아까 원장님이 뭐랬어? "
" 잘가래. "
" 아... "
명수가 고개를 갸웃하며 신호에 멈춘 차를 다시 몰았다.
퇴원수속을 밟으려고 병실문을 열자마자 다시 쾅 소리나게 문을 닫을 뻔한 실례를 저지를 뻔한 명수였다.
그도 그럴게 문을 열자마자 마주한건 엄청 진지한 표정인 이 병원의 원장이자 성열의 아버지였으니까 말이다.
조용히 문을 닫고 명수가 웃으며 들어가세요. 라고 말을 하자 원장은 아직 마음의 준비가 안되었다고 말했었다.
그러고는 한참을 성열의 병실문 앞을 서성거렸다.
그런데 한말이 '잘가라'뿐이라니....
성열은 병실문 밖을 일절 나서지 않았으니 몰랐겠지만 성열의 병실과 병원에서 살던 명수는 병실문앞에 서성이는 원장님을 자주 만났다.
휴가중이였던 명수의 휴가를 취소하면서 까지 다급하게 자신의 찾는 원장의 전화에 사회생활이 뭐라고 친구까지 버리고 돌아온 명수였다. 그 다급하고 중요한 일이 바로 성열을 부탁하는 일이였지만 말이다.
그때도 느낀 거지만 원장님은 딸가진 아버지 같았다.
... 명수가 저를 바라보자 성열이 미간을 찡그렸다.
" 근데 왜? "
딸인가.........
" 아니야. "
05.
명수의 집은 마치 높은 탑 같았다.
높은 층에 위치하고 있었고, 현관문에 들어선 성열은 그대로 멈추었다.
현관문에 들어서자마자 하얀 거실에 발을 딛지 못했다. 먼저 들어갔던 명수가 자신의 뒤를 따라오지 않는 성열의 모습에 현관에 다가왔다.
" 뭐해? 안들어오고? "
" 아.. "
차마.... 바닥이 더러워질까봐 들어가지 못한다고 말할 수 없었고, 말할 생각도 없는 성열이였다.
도망.. 치고 싶다.
명수는 그런 성열의 생각을 읽은건지 어땠는지 알 수는 없지만 손을 뻗어 성열의 손목을 잡았다.
" 도망치지마. "
성열이 고개를 들어 명수를 보았다.
" 그렇다고 널 여기에 가둘 생각도 없어. 자유롭게 밖에 나가도 되. 돌아오기만 한다면 말이야.
여기는 이제 부터 니 집이야. 편하게 생각해. 맘껏 돌아다녀도 되고, 어질러도 되. 그러니까 들어와. "
명수가 성열을 끌어당겼고, 힘에 끌려 올라온 성열이였다.
명수에게 끌려가면서 본 집안은 대체적으로 심플하고 깔끔했다.
브라운계열의 거실에 핫핑크색과 붉은색의 쇼파가 눈에 뛰었다. 명수의 손에 끌려 간 곳은 초콜렛색의 방문앞이였다.
" 여기가 니 방이야. "
명수가 웃으며 방문을 열자 벽지가 하늘문양이다. 흰구름이 둥둥 떠다니는 방안풍경에 성열이 어이 없어져 명수를 보았다.
" 여기 꾸민다고 힘들었어. "
" 니 취향이야? "
" 방 맘에 안들면 나랑 같은 방 쓸래? "
" 이 방 쓸래. "
" 색채치료라고 들어봤어? "
남청색의 커다란 침대를 보던 성열이 고개를 저었다.
" 파란색 계열은 사람의 마음을 편하게 만들어 준데."
성열이 '흐응.. 그래?' 하고 심드렁한 표정을 지었다.
"원장님하고 사모님께서 니 짐 다 옮겨주셨어. 혹시 더 필요한거 있으면 말해. 같이 챙기러 가자."
" 없어. "
단호한 성열의 말에 명수가 어깨를 으쓱였다.
" 맞은 편방이 내 방이야. 무슨일 생기면 불러. 소리지르면 들릴껄? "
명수가 웃으면 방 맞은편 방의 자신의 방문과 같은 초콜렛색 방문을 가르켰다.
" 그럴일 없어. "
" 그건 모르지. "
명수는 성열에게서 등을 돌려 자신의 방문을 열었다.
성열이 명수를 따라 시선을 옮기자 이내 새하얀 빛이 보였다.
아마도 명수의 방은 모든게 하얀색인 듯 했다. 자신의 방에 있는 길고 커다란 창문을 가리고 있는 커텐도 하얀색,
침대도 하얀색, 심지어 카페트도 하얀색.
" 아! 그래 내 방도 들어와도 상관없어. "
자신의 방과 다른 모든게 하얀색 투성이의 방은 접근하지 말라는 것과 같은데 그런 아이러니에 성열은 미간을 찌푸렸다.
06.
집안의 심플한 분위기도 몇분만에 적응 되어버렸고 처음엔 어이없었던 하얀뭉게구름이 가득한 방도, 푹신한 침대도 마음에 들었다.
집에는 있어야 할건 다 있었고 불편한것도 없었다.
심지어 거실에 있는 책장에는 만화책과 게임공략집등이 가득했고, 커다란 TV옆에는 게임기도 있었다.
성열은 핫핑크의 3인용쇼파에 무릎을 끌어안고 앉아 리모콘을 눌러 채널돌리기를 반복했다.
-문제는 심심하다는 것이였다.
명수는 아까 방에 들어가서 나오지를 않았다. 아무래도 잠이 든것 같았다.
그래도...... 폰은 들고 들어가지.
성열은 테이블위에서 진동과 함께 울고 있는 명수의 폰을 노려보았다.
무시하려고 애를 써도 명수와 통화를 원하는 이는 끊질기게 전화를 했다.
잊고 있었지만 명수는 사람의 목숨을 다루는 의사였다.
' 안한가해. 지금 폰 진동하는거 안보여? ER(응급실)이고 ICU(중환자실)OR(수술실),병동이고 날 안찾는 곳이 없어. '
병실에 있었을 때도 잠깐만 들렸다가 폰의 진동과 함께 나가곤 했던 명수가 기억이 난 성열이 얼굴을 찌푸렸다.
왜 저런 녀석이 사람 목숨을 다루는 그런 직업을 갖고 있냐고.....
결국 자리에서 일어나 명수의 방으로 향하는 성열의 손에는 끊임없이 진동하며 소리를 내는 명수의 폰이 들려있었다.
초콜렛색의 문앞에 선 성열은 짜증을 손에 힘껏 실어 두드렸다. 하지만 안에서는 반응도 없고 시끄러운 소음에 슬슬 짜증을 넘어 분노가 일어나기 시작한 성열이 홧김에 문을 확 열었다. 그리고는 멈칫했다.
새하얀 빛이 쏟아졌다.
자신이 생각한것이 옳다는 것을 증명하듯 방안전체가 하얀색인것같았다.
눈앞에 보이는 하얀침대때문인것도 있고 창문에 달린 커텐덕분일수도 있다.
방안을 둘러싸고 있는 책장은 책이 가득했고 바닥에도 책상위에도 책이 가득했다.
심지어 명수가 잠들어 있는 침대위에도 책들이 여기저기 흩어져있었다.
책을 읽다가 잠들었는지 명수의가슴위엔 하얀색 표지의 책이 올려져있었다.
성열은 방안에 들어가지 못한채 방문앞에 서서 소리를 질렀다.
" 야!!!!!!!!!! 김명수!!!!!!!!!!!!! 일어나!!! 김명수!!!! "
성열의 소리는 명수의 귀에 도착하지도 않았다는 듯이 미동도 없었다.
이제는 슬슬 분노를 넘어 울분에 도달한 성열이였다. 손에든 폰을 집어 던지려고 들었던 손이 힘없이 내려갔다.
분에 못이겨 던졌는데 만약 엉뚱한데 부딪혀서 폰이 고장이 나면 명수가 일어난다 해도 이 전화가 어디서 온것인지
알수도 없을 것이고, 그럼 연락도 취하지 못할 것이 분명했다.
그럼 명수가 봐야할 위태로운 환자도.....
도대체 이 하얀방에 어떻게 들어가라는 건지 울상이 지어지는 성열이였다.
성열이 결심을 한듯 눈을 질끔 감았다가 떴다. 그리고는 한발 한발 방안으로 들어갔다.
자신의 발모양을 따라 검은색 자국이 생길 것 같다. 질척질척.. 발끝으로 진흙이 따라다니는 것 같은 기분에 성열이
더 울상을 지었다.
책들을 피해 침대에 누워 고른 숨을 내쉬며 잠들어 있는 명수의 평온한 얼굴을 보자니 저절로 주먹이 꽉 쥐어졌다.
한대만 맞아라. 이 나쁜놈의 자식아. 이런 기분 까지 들게 만든 네가 너무 미워..
" 아씨!!! 좀 일어나 이 나쁜놈아!!!! 소리지르면 들리긴 뭐가 들려?!! 이 뻥쟁이야!!!!!!!"
그 순간 성열의 머리를 스쳐서 천장에서 무언가가 떨어졌고, 놀란 성열의 눈이 동그랗게 떠졌다.
톡_.
톡_.
성열이 고개를 들어 천장을 보았고, 언제부터 인걸까 자신의 머리위에 자신을 따라온 듯 천장에 비가 고여있었다.
그리고 중력을 이기지 못해 한방울씩 떨어졌다.
비가...........비..비가 내려...
성열이 고개를 돌려 뒤를 보자 자신이 걸어들어온 곳에는 물웅덩이가 져있었다.
톡-.
한방울씩 내리던 빗방울의 양이 많아졌다. 명수의 책들이 비에 적기 시작했다.
성열을 중심으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명수의 깨끗한 방이 자신으로 인해 더러워 지기 시작했다.
성열이 하얀 침대위에 잠들어 있는 명수를 보았다.
계속.. 이 곳에 있다간 ...너까지 더러워 질꺼야. 너까지 비에 젖어 버릴꺼야..
여기서.. 빨리.. 너에게서 ... 빨리 ... 도망가야해..
성열이 비에 젖어 떨리는 몸을 끌고 힘이 빠진 다리를 절룩 거리며 명수에게서 벗어나려고 했지만
성열의 노력은 어느새 일어나 성열의 손목을 잡아 당긴 명수의 힘에 의해 물거품이 되어 버렸다.
성열은 힘없이 침대위에 쓰러졌고 밝은 갈색의 고운 머리카락이 하얀침대위에 흩어졌다.
자신의 등에서부터 흘러나온 검은 빗물이 하얀침대위로 퍼져가고 있음을 느낀 성열이였다.
일어나려는 성열의 위로 올라탄 명수가 강하게 손목을 잡아 못움직이게 했다.
천장에서 끊임없이 떨어지는 빗방울은 결국 자신의 위에 올라탄 명수까지 적셔들어갔다.
" 싫어.. 안돼.. "
성열의 눈에 기어이 눈물이 고였다.
같이 더러워 줘준다고 해도.......그래도......
나때문에 불쌍해졌는데........나때문에.....
" 비가... 비..비가... "
성열이 고개를 절래절래 세차게 저었다.
" 이성열 "
명수가 낮은 목소리로 성열을 불러도 성열의 귓가에는 오직 빗소리만이 들렸다.
검은색의 손이 자신을 유린하던 그때로 ...그리고 어느새 자신의 시야에 명수가 사라지고 저를 더럽혔던 사람의 형상을 한 검은 먹구름이 저를 덥치고 있었다.
그 사람이다. 그 사람이야.
" 비켜!!! 저리가!!!! 비켜!!! 악!!!! "
성열이 명수의 손에서 도망치려고 버둥되면 버둥될수록 명수의 힘이 점점 가해져 꼼짝도 할 수 없었다.
어느새 성열의 눈에 흘러 내린 눈물이 관자놀이를 타고 흘러 내렸다.
" 성열아.. 정신차려. "
" 살려주세요... 아저씨.. 제발... 사..살려주세요.. 자..잘못했어요.. 흐..."
" 이성열 "
" 더러워.. 더러워.. 더러워.. "
어느새 초점을 잃은 성열의 눈을 보던 명수가 아랫입술을 꽉 깨물었다.
그리고는 성열의 손목을 잡고 있던 손은 어느새 성열의 뺨으로 향했다.
방안에 살과 살이 부딪치는 마찰음이 났다. 그제서야 초점이 돌아온 성열의 고동색의 눈엔 명수가 비춰있었다.
" 정신차려. 이성열 "
" 비가....내려.."
" 상식적으로 , 현실적으로 생각해봐 . 방안에 비가 어떻게 내릴수가 있어."
성열이 눈을 깜박이며 천장을 보았다. 비가 고여있던 방의 천장은 습기조차 없었다.
고개를 돌려 옆을 보자 빗물에 불어있지 않았고, 자신이 누워있는 하얀 침대 조차 바스락 소리가 날 만큼 뽀송뽀송했다.
빗물에 젖어 더러워 졌을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던 명수는 여전히 새하얗게 깨끗한 모습 그대로 자신을 내려다 보고 있을 뿐이였다.
그리고 그 사람은 없었다.
명수에게 맞은 성열의 하얀 뺨이 붉게 달아 올랐다. 성열이 눈을 깜박일 때마다 고인 눈물방울이 떨어졌다.
이 방에서 내리는 물이라곤 성열의 눈물 뿐이였다.
명수는 성열이 자신의 방을 석연찮게 생각한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현관앞에서 멈춰선 이유도 하얀바닥 때문이란것도 알고 있다. 병적으로 하얀색을 싫어하는 것도 알고 있다. 그리고 하얀 공간안에 들어서면 병이 도진다는 것도 알고 있다.
충격요법으로 좀 어떻게 해볼려고 했는데 ...... 앞으로 충격요법은 안될것 같다.
때려버린 손에, 울려버린 눈물에, 자신이 원망스런 명수였다.
" 돌아왔어? "
" ....... 흑.."
" 비 속으로 가지마. 여기저기 마음대로 돌아다녀도 된다고 했지만 니가 갖혀 있던 빗속으로 들어가라고 한적은 없어.
대체 뭐가 이토록 너를 빗속으로 끌고 가는 건데.. 그런 아픔을 지닌 사람이 너 밖에 없는 줄 알아?
그래 상처가 어쩔수가 없다는 거 알아. 너도 어떻게 할 수 없다는 걸. 니 힘으로 할 수가 없다는 걸 우리도 알아.
알기 때문에 도와주려는 거잖아. 그런데 너는 어떻게 했어? 도와주려는 걸 다 외면했잖아. "
명수가 성열의 가슴에 손을 올렸다.
" 이 상처가, 흉터가 져 사라지진 않을꺼야. 없던 일이 될 수도 없고, 과거로 돌아 갈수도 없어.
하지만 이 상처가 곪고 곪아서 썩게 만들지 않을 수 있어. 새 살은 돋아 날꺼야. 그런데 넌 스스로 그 상처를 후벼파고 또 후벼파서 널 죽여. 왜..니 생각에 매달려서 주변을 보지 않아. 그러니까 지쳐가잖아.
너도, 너의 가족들도 지쳐가잖아. 너만 아픈게 아니야. 넌 널 사랑해주는 사람도 아프게 만들었어.
넌 모르겠지만 원장님은 최선을 다했어. 병원을 담보로 널 내게 넘겼다고 했지만 그 사람의 마지막 선택이였어.
이 집에 너의 짐을 옮기러 왔던 사모님은 네 방에서 한참 동안이나 울었어. "
명수의 말에 성열의 머리속으로 잊혀졌던.. 빗속에 가려졌던 기억이 살아났다.
자신을 안고 미친듯이 울부짖으며 아파했던 어머니와 어떻게든 상처가 나아갈수 있도록 도와주려던 아버지.
어쩌면 자신보다 더 가슴이 아파하고 죽고싶었을지도 모를 부모님.
자신을 진정으로 위로해주며 죽어가는 자신을 보며 아파했던 친구.
그것도 모르고 자신의 손목위로 차가운 칼날을 갖다대었다.
자신만.. 아프고.. 미쳐가던게 아니었다. 자신이 그들에게 흑색으로 칠해버렸다.
그 마음마저도 더럽혀버렸다.
미안하고, 고맙고, 스스로가 미웠다.
자신의 눈 앞에 있는 이 사람은 대체 뭐길레......
외면하고 있던 것들을 직시하게 해주는 걸까...
울고있는 성열을 말릴 생각은 없는 명수였다.
울고 있는 성열을 안아주고 싶었으나 지켜보는 것 만이 지금의 명수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였다.
가슴속에 있는 네 말을 들어 주는 것.
" 난 더러우니까... 그러니까.."
" 누가 너보고 더럽데? "
" 그럼 안더러워?.. 빗물에 젖고.. 흙탕물에 뒹굴고.. 아저씨한테 강...간당한..내가.. 더럽지 않아?..."
성열이 두 손을 들어 얼굴을 가렸다.
성열은 한번도 자신의 입으로 강간당했다고 이야기하지 않았다. 그 사건이 있었던 그 날도 성열은 말하지 않았다.
경찰의 물음에도, 부모님의 물음에도, 대답하지 않았다.
입밖으로 내버리면 그 거짓같은 일이 사실이 될 것 같아서, 현실을 직시해야할 것만 같아서, 말 할 수 없었다.
그 사실을 알고 있는 명수가 작게 한숨을 쉬었다.
말을 해줘서 고마웠고, 이런 말을 하게 만든게 미안했다.
뭐라고 말을 해줘야 네가 덜 상처 입을까.. 니가 말해주는 진실만큼 나도 너에게 진실로 다가가야 하는데...
" 널 더럽다고 생각한 적 한번도 없어. "
"....비가.. 그치지 않아.. 흑.. 계속.. 계속.. 내 몸위로 쏟아져.. 흡.. 그럼 난 계속 더러워져만 가..매일.. 매일.. 잊지않고 ...니가 날 데리고 있으면.. 너도 더러워질꺼야.. 나는 또 내 주위의 사람들을.. 더럽게 만들꺼야."
" 그럴일 없어. 내가 한말 기억나? 같이 더러워져 주겠다는 말. 그 말... 난 널 더럽다고 생각한 적 없으니까, 나도 더러워 질일 없으니까.. 그러니까 한 말이였어. 그래도 계속 신경쓰이면 난 너랑 같이 더러워질 생각이야."
" 흐윽..."
" 넌 내꺼니까.. 내가 책임지기로 했으니까.. 내 허락없이 빗속에 들어가지마. "
" 그게..... 내 마음대로.. 흑.. 되는게 아니잖아... "
" 가려면 나도 데리고 가. 혼자는 안돼. 약속해."
명수가 새끼손가락을 내밀었고, 얼굴에서 손을 내린 성열이 그런 명수와 명수의 새끼 손가락을 번갈아 보았다.
눈물이 가득한 고동색의 눈동자가 또록또록 움직였다. 그리고는 이내 피식 웃었다.
" 어린애도 아니고..."
" 인디언들은 새끼손가락에 그 사람의 영혼이 담겨있다고 믿었데. 그래서 약속할때 새끼손가락을 거는거래.
그러니까 어린애 장난 같은 거 아니야. "
" 나 구속안할꺼라며.. "
" 구속안했어. 약속하자는 거지. "
성열의 눈물 맺힌 눈이 살풋이 웃어 휘어지자 맺혀있던 눈물방울이 또르륵 흘러 관자놀이를 타고 흘렀다.
그리고는 명수의 새끼 손가락에 자신의 새끼손가락을 걸었다.
명수가 그런 성열의 관자놀이에 흐른 눈물을 훔쳤다. 성열이 건 새끼손가락에 힘을 주었다.
니가 나를 놓치 못하게, 내가 너를 놓지 못하게.
명수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 고마워....."
진심으로.....
+)
" 이걸론 좀 약한가? "
" ? "
아직도 새끼손가락을 놓아주지 않는 명수의 말에 성열이 고개를 갸웃했다.
" 도장찍고, 복사하고 코팅도 해야지. "
" 유치하기는.. 비켜.. "
" 약해 약해. 자 도장 꾹. 복사, 코팅! "
성열의 엄지손가락에 자신의 엄지손가락을 꾹 누르고, 손바닥을 펴서 쓸고는 쫙 소리나게 손바닥을 부딪혔다.
성열이 벙져서 멍하니 방실방실 웃고있는 명수를 보았다.
" 만족해? "
" 그럼그럼. "
" 전화왔어."
" 어? "
그제서 성열에게서 떨어진 명수가 후다닥 침대 아래에 성열이 떨어뜨린 핸드폰을 들어 보았다.
위에서 누르던 명수가 사라지자 성열이 천천히 상체를 일으켰다.
" 누구야? 병원에서 온거야?"
명수는 사색이 되어 고개를 끄덕였다. 성열이 언제 울었냐는듯이 미간을 찌푸렸다.
" 어떻게 너같은 인간이 의사가 된거야? "
명수는.. 차마 너희 아버지께서... 병원장님에게서 온 전화라고 말하지 못했다.
아.. 집에 잘 들어왔다고 보고 해야하는데, 망했어.
내가 너 님의 뺨을 때린걸 알면... 널 울린걸 알면
내 목이 따이겠지?......하.... 망할 사회적약자...
성열이 침대아래에 폰을 손에 들고 쭈구리가 된 명수를 보았다. 괜히 안스러워 보이는 뒷통수에 성열이 손을 뻗었다.
그리고는 명수의 머리를 지지대로 삼은 것 처럼 톡톡 명수의 머리를 쓰다듬고는 일어났다.
" 빨리 전화해. "
명수가 눈을 동그랗게 떠 자신의 방을 나가는 성열을 보았다. 그리고는 왠지 모르게 붉게 달아오른것 같은, 간질간질한
자신의 뒷통수를 긁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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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동과 현성만 올렸다고 제가 수열을 싫어하는게 아니에요. 그런데 성종이가 등장할 수 없다는게 조금 슬프네요. ㅠㅠ
붉은 달에 나오는 동우를 지켜주던 명수는 파란 비에서 ㅋㅋ 성열이를 지키고 있습니다. 네. 그러하죠.
파란 비는 붉은 달과 이어지고요, 그리고 하얀 방이라고 이어지는 현성 소설이 하나 더 있어요. 네. 색깔시리즈네요. 시리즈 참 좋아해요 제가..
그런데 하얀방은 아직 쓰지도 않았다는 사실이 함정이네요. 구상만 해놓고 조각조차 쓰지 않았어요. 제가 그렇죠 뭐.. ㅠㅠ
3일 연휴의 마지막 날이네요. 제 발악도 끝이네요. 이제 돌아가야죠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