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ina
Written by.비얀코
똥오빠님께서 새롭게 주신 표지에요.ㅠㅠ보기만 해도 달달돋아요 표지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소고기님께서 주신 표지에요. 소고기님은 참 다재다능하시다니까?♥ 어휴.ㅠㅠ
이건 제가 자급자족으로 만든거.^ㅡ^
*
방아쇠는 당겨지지 않은 채로 계속 정적이 흘렀다. 급하게 들이닥친 찬열을 보고 세진그룹 사람들 역시 급하게 몸을 움직였다. 총을 꺼내드는 직원들의 손길에 준면은 그들에게 할 일이나 하라고 하며 신경 쓰지 말라고 말했다. 걱정하거나 위협을 느낄 필요는 전혀 없었다. 그래, 아까 폐허 같은 공장에 있을 때 백현에게 미리 말해 두었다. 사상자가 없게 하려면 너의 힘이 필요하다고, 박사장을 말려 달라고. 물론 백현은 자신의 편이 아님을 알았다. 그러나 말을 하면서 확신했다. 이 아인 현명했다. 그리고 사람을 가려서 볼 줄 알았다. 분명 제 눈에 자기가 곱게 보이지 않을 듯 했지만 진심을 다해 털어놓으니 마음이 동했다. 그래서 지금 백현은 찬열을 꼭 부둥켜안고 있었다. 준면을 믿기 때문에, 또 찬열이 총을 내려놓게 하기 위해서.
“백현아…….”
“이런, 나는 저 꼬맹이는 헤칠 마음이 전혀 없는데. 어쩐다. 저렇게 꼭 붙어있으면….”
“…아무도 안 다쳤으면 좋겠어요.”
“그래, 백현아? 아무도 안 다쳤으면 좋겠어? 저 형이 형의 아버지를 죽였는데도…?”
“…네.”
백현의 고개가 아래로 떨구어졌다. 솔직히 자신이 없었다. 무모한 짓 이였다. 피 보기 싫어요. 하고 작게 몸을 떠는 백현을 보고 찬열이 빈손으로 백현의 등을 토닥여주었다. 준면이 웃는다. 여태껏 보아 온 가식적인 미소가 아니었다. 그냥 편안한 웃음 이였다. 그래, 저 아이도 있는데. 이쯤 해두지. 나 역시 박 회장을 죽인 건 죄책감이 들지 않았지만, 너까지 죽인다면 평생 죄책감에 제 명에 못살 것 같거든. 준면이 먼저 총을 내려놓았다. 찬열은 당황한 듯 했지만 이내 백현이 속삭이는 작은 속삭임에 준면과 똑같이 총을 내려놓았다. 형, 하지 마요. 내가 여기 있어요. 안정감을 주는 그 말은 금세 잔인한 살기를 잠재웠다. 그런 존재였다 백현은.
어느새 마음속 깊이 들어와서 자신의 마음을 쥐었다 폈다 하는 삶의 열락 그 자체가 되어버린 아이.
“…음, 그래. 여기까지 와서 수고했어. 나는 내 목표를 이뤘으니, 이제 너를 볼일이 없어. 박찬열.”
“…허무하네, 결국 이렇게 돼 버리다니.”
“근데 그 거 알아? 세훈이 아직 너랑 같은 호적인 거?”
“…무슨 소리야. 이혼한지 오래되었다고 들었는데?”
“아, 겉으론 따로 살았으니까. 음…, 그래 호적상으론 아직 처리 안했어.”
뜬금없는 준면의 말에 찬열이 백현을 품에 안아든 자세를 다시금 고쳐 안고서는 물어왔다. 그걸 너가 어떻게 알아? 들려오는 대답은 세훈이가 알려줬어. 였다. 그래, 오세훈은 내게 예전에 형, 동생 사이였으니까 하고 말을 했었다. 그게 다 무슨 소용인가, 부질없이 휴지조각이 되어버린 옛 호적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 그 호적이 휴지조각이 아니고, 현존하는 실제 호적 이였다면. 얘기는 좀 틀려졌다. 일단 권력분배를 위해 아버지가 친자를 놓지 않았던 것과 더불어 양자도 없었는데, 오세훈은 피 한방울 섞이지 않았지만 가족이 된셈이였다. 그럼 어떻게 되냐고? 일이 조금 복잡해지겠지. 예를 들어 재산문제라거나. 음, 총살 된 박회장에게 유서라는 게 남아있다는 전제하에 재산분배가 확연하게 갈릴 것 이였다. 찬열은 잠시 머리를 부여잡았다. 언젠가 아버지가 죽게 된 다면 물려받을 재산. 그게 지금 이렇게 아버지의 죽음을 갑작스럽게 맞게 되면서 벌어진 생각지도 못한 문제였다.
“그거, 확실은 한 거지?”
“응, 아 이제 가봐도 좋아. 너무 오래보고 있지 말자고, 정들어.”
“정들일 절때 없어, 그래. 이제 다 끝난 거지?”
“어, 세훈 이하고도 얘기 좀 해봐. 안 그럼 불리해질 테니까.”
준면이 먼저 품안 깊숙이 총을 넣었다. 그리고 양손을 흔들며 배웅해주었다. 씁쓸함이 남는 끝이였지만, 어쩐지 백현의 선택이 틀리지만은 않은 것 같아서 그러려니 했다. 어쩌고 보면 다들 불쌍한 사람들이 아니었던가. 김준면도 호화로운 듯 살아갔다고 해도, 제 아버지 밑에 있었는데 힘들지 않을 리가 없었을 것이다. 그렇게 오랜 시간을 봐왔지만 그의 결단이 그렇다면야, 아니 백현이의 선택이 그렇다면 그를 죽일 이유는 없었다. 내 손에 더러운 피만 묻히는 꼴이였다. 아버지는 이미 죽었으니까. 뒤돌아서는 발걸음이 무거웠다. 문을 열고 차로 가자 루한이 차 밖에 나와 서서 찬열과 백현을 기다리고 있었다. 죽였어요? 하고 묻는 그말에 고개를 도리도리 흔들었다. 루한은 왠지 모르게 굉장히 슬퍼보였다. 꼭 김준면을 죽였어야했다는 표정 이였다고 해도 나쁘지않을 표현 이였다.
그래, 그의 얼굴엔 티가 나도록 김준면을 향한 분노가 서려있었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루한 팀장님, 회사로 태워다드릴게요.”
“아, 네. 감사합니다.”
정적 이였다.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체로 차를 몰았다. 루한이 세훈을 죽이지 못했을 때 처럼 찬열에게 한 번 더 물어왔다. 왜 못 죽이셨어요? 그 말에 찬열이 억지로 입꼬리를 올려 웃으며 대답했다. 백현이가 하지 말라고 했으니까. 그 말에 루한이 허망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찬열의 아버지가 죽었잖아요. 그런 놈은 죽어도 되는데…. 하지만 찬열은 입술을 꾹 닫고 단단히 마음먹은 듯 굳은 표정을 지어보였다. 백현이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던 할 수 있다고, 백현이가 싫어하는 것이라면 절때 안 하겠다고.
“찬열은 백현 많이 좋아하나봐요. 어떻게 그래요…?”
“진짜 사랑을 하면 가능해요. …불가능할 것 같았는데.”
“대단하네요….”
“이성을 잃을 뻔 했어요. 순간 총을 정말 쏠 뻔 했는데, 옆에서 백현이가 하지 말라고 속삭였어요. 그리고 제 등을 김준면에게 보인 체로 저를 안았어요.”
“부럽네요, …그렇게 굳게 믿을 수 있는 사랑이 있어서.”
다시 정적이 흘렀다. 루한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체 창밖을 보았다. 흐리다. 곧 비가 올 것 마냥 회색빛을 띈 하늘 이였다. 왠지 날씨도 안 좋고 기분도 먹먹한 게 눈물이 날 것 같았다. 믿을 수 있는 사랑이라…? 연인에게 총을 겨누었을 때 자신의 등 뒤를 보여줄 수 있을 정도로 그를 사랑할 수 있음은….
…음, 세훈에게 나 루한은 어떤 존재 였을까. 단순히 스쳐 지나가는 한 사람 이였을까? …아니면 정말 사랑하긴 했을까.
*
삼성무역센터 부근에서 루한을 내려주고 찬열은 무의식적으로 옆에 있는 백현을 바라보았다. 오늘 많이 놀랐을 텐데도, 애답지 않게, 또 의젓하게 자신의 옆을 꼭 지켜주었던 제 소중한 연인. 찬열이 차를 멈춰두고 계속 백현을 보고 있자, 백현이 찬열과 눈을 마주치고 입을 열었다.
형, 오늘 정말 멋있었어요. 항상 멋있었는데, 오늘이 제일 멋있었어요.
“…왜?”
“형은 아무도 죽이지 않았잖아요. …총도 들고 있었는데”
“그거야 너가 하지 말라고 했으니까.”
“준면형은 살인자에요. 하지만 형은 나쁜 짓 안하고 정의롭게 싸움을 끝낸 거예요.”
그런가?, …잘 모르겠는데. 하고 말을 덧붙이는 찬열에게 백현은 빈 폐허같은 공장에서 있었던 일들을 말해주었다. 저랑 준면형이 단둘이 있을 때 그랬어요. 만약 형과 준면형이 총을 겨누고 서로를 맞추려고 한다면, 말려달라고…. 자기는 더 이상 감당할 수 가 없대요. 손에 피를 묻히고, 또 묻힌 다는게 너무도 끔찍하데요. 그래서 말려달라고 자신을 믿고 한 번만 도와 달랬어요. 물론 형을 껴안는 건 제가 떠올린 방법 이였지만, 그 비슷하게 막아달라는 얘기를 했었어요. 그리고 계속 무표정으로 말을 해서 무서운 사람인 줄 알았는데. 제게 마지막으로 할 수 있지? 넌 현명한 애라고 믿어. 라고 말하면서 처음으로 웃어줬어요.
“그게 가능한 얘기야…? 김준면이? 정말 너 어디 다친 데는 없어?”
“진짜에요. 난 그 형이 다시 보였어요…. 불쌍했어요.”
“…불쌍해?”
“그 형이 그랬어요. 9년을 갇혀서 지내왔다고. 자유를 찾기 위해 도피를 한 거라고….”
어디까지 이야기 했는지는 알 수 없었다. 그래도 확실한 건 김준면이 백현에게 꽤나 편안하게 자신의 얘기를 했고, 또 믿어주고 편안하게 대해주었다는 것 이였다. 찬열은 다시 한 번 옆자리에 멀쩡하게 앉아있는 백현이에게 고마움을 느꼈다. 백현의 볼에 잠시 입을 맞춘 후, 다시 현실로 돌아왔다
. 그래, 백현이가 옆에 있지만, 아버지는 오늘 돌아가셨다. 핸드폰액정을 키고 이 대리에게 전화를 걸었다.
아까 회장님의 시신을 발견했다고, 어찌된 영문인지 모르겠다고 문자를 보내왔었다. 전화도 몇 번이나 왔었는데 상황이 상황인지라 받지 못했었다.
「사장님 왜 이렇게 전화를 안 받으십니까?」
“…나 역시 아버님의 시신을 봤어, 그래서 범인을 뒤 쫒으러 갔었지.”
「지금 어느 정도 정리는 끝나가구요. 시신은 사장님 허락이 있으셔야 할 거 같아서.」
“매번, 회사에서 장례식을 하던 병원에서 장을 치르기로 하지.”
「사장님, 목소리가 제법 덤덤하십니다. 저는 사장님께 이런 전화 드리는 것도 죄송해서 조금 떨면서 전화를 했는데.」
“아냐, 사람이 죽을 때는 다 때가 있는 법이지.”
그래, 솔직히 지금도 눈물이 왈칵 터질 것만 같았다. 자신의 아버지의 장례식 얘기를 하는데 어느 누가 덤덤할 수 있단 말인가. 찬열은 옆에 있는 백현일 위해서도, 더 이상 슬퍼보이지 않으려고 무던히 애를 썼다. 차를 돌려서 다시 우호그룹의 본사가 있는 종로일대로 향했다. 왠지 모르게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순간 머릿속에 많은 생각이 교차하며 지나갔다. 김준면을 죽였어야 해?, 아니, 안 죽였어도 괜찮아, 백현이가 잘했다고 멋있었다고 해주었잖아. 이게 원래의 생각이였고 좀 더 파고 들어가면 김준면을 죽였어야 해. 김준면이 아버지를 죽였으니까. 이 마음 두 가지가 동시에 공존하고 있었다.
“형, 저는요…. 형이 하나도 안 다쳐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나도, …너가 안다쳐서 다행이라고 생각해.”
“일이 어떻게 되었건, 그 안에서 저희만큼은 살아남았잖아요.”
“…응.”
“…저는 그거면 됐어요.”
백현이가 그거면 된다고 말했다. 그래, 그거면 되는거야. 우리가 이렇게 같이 앉아서 이야길 나눌 수 있다는 그 자체로만으로도 행복한걸거야. 얼마나 많은 일이 있었을까? 처음 만났을 때, 조금 위험한 곳에서 백현이를 보았고, 또 억지로 일으키려 하다가 발을 다치고. 집에 같이 살면서 점점 사랑이 싹틔워지고, 처음으로 입을 맞추고, 백현이를 안았었고, 거래건에 차질이 생겨 이유를 알아보니 김준면 짓이였고, 또 그거 때문에 새벽에 바닷가 옆에서 잠복을 하다가, 역으로 그들의 복병에 당해 종인이 손을 다치고, 백현은 그때에도 자신의 뒤에서 자신을 꼭 안으며 안정감을 주곤 했었다. 많은 일들이 있었다. 생각해보니 그 선착장에서의 일도 평범한 일은 아니였다. 상당히 위험했던 일이다.
그 때에도 백현이 말대로 찬열과 백현은 다친 곳 하나 없었다. 그리고 지금 역시도.
*
차를 몰아 회사전용 공용주차장에 세워놓고, 빌딩안으로 들어섰다. 이미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엘리베이터를 탔다. 찬열의 옆에서 같이 따라오는 백현은 처음와보는 본사에, 복잡한 분위기에 숙연해져서 아무 말없이 찬열의 옷깃을 붙잡았다. 엘리베이터문과 열림과 동시에 찬열은 불안에 떠는 백현의 손을 잡았다.
불안해 하지 않아도 되, 이제 모든 건 다 끝났어.
“박사장님, 오셨습니까?”
“네, 회사가 소란스럽군요. 조용히 진행해주셨으면 했는데.”
“언론에는 뭐라고 말할까요? 벌써 몇몇 방송사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자연사로 정정해서 말씀해주세요. 아버님의 죽음이 욕되지 않도록.”
“아, 네.”
“김실장님, 본사의 후계자 인수인계는 제가 알아서 잘 처리 할 터이니, 걱정하지 마세요. 일단 저희 아지트쪽 직원들도 몇 분 본사로 끌고 와야 하구요. 복잡하게 됬네요.”
그랬다. 생각보다는 너무 신경 쓸 일이 많았다. 뒷거래 일만 잡고 있었던 실질적으론 아지트에서만 사장 노릇을 했던 찬열은 엄연하게 회장이 했던 일을 떠맡아야할 책임이 있었다. 이제는 뒷일뿐만 아니라 현실적으로 회사의 경영을 책임져야하고, 마케팅도 구상해야하고, 여러 가지 복잡한 문제가 많았다. 백현의 손을 꼭 쥔 채로, 찬열은 뒤 돌아섰다. 시신처리는 사람불러서 빨리 해주시구요. 직원들한테 교육시켜주세요. 기밀사항이라고, 총살이 아니라 자연사라고.
“네, 사장님. 더 안 계시고 가십니까?”
“그냥 내일, 내일 모레의 일들을 생각해보니 머리가 좀 아파서요.”
“…네. 사장님. 들어가서 쉬십쇼.”
“빨리 정리해서 장례절차 밟도록 해요. 저는 잠시 머리 좀 식히고 올게요.”
고개를 다시 돌려 뒤를 돌아본 체로 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렀다. 밑으로 내려갔다. 그리고 빌딩밖으로 나왔다. 흐린 날씨 탓에 서늘한 바람이 불어왔다. 답답한 마음과 슬픈 마음과 또 모든 것이 끝났다는 편안함과 미래의 두려움, 여러 가지가 교차했다. 곧 정리가 끝나면 상주의 입장에서 부고를 보내야하고, 재산 문제에 대해서도 고려해 보아야한다. 이제 회사의 돈이 아버지 돈이 아니라, 내 것이 된다. 사업상의 문제도 직접적인 내 문제가 되는 것이다. 아직은 받아들이기 힘든 현실 이였다.
“백현아, 미안해. 오늘 복잡한 일이 너무 많네?”
“아, 괜찮아요.”
“피곤하겠다. 집 가서 좀 자자.”
“형, 전 진짜 괜찮아요. 형이 더….”
아무 말 하지 않아도 되. 지금은 너와 내가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모든 것이 밝아질 테니까. 찬열이 고개를 숙여 입을 맞췄다. 차분히 한 숨 자고 나서 다시 생각하자. 정리가 다 되고나면, 오늘은 시간이 많이 늦었으니, 내일 오전부터 장례식을 열고, 화장을 하고, 또 자리를 지키고, 아 참, 병원에 있는 종인이랑 경수도 불러야겠다. 여러 가지 생각이 교차했다. 아직까지도 입술을 맞대고 있은 체였다. 입술을 떼었다. 백현이 조금은 놀란 눈으로 저를 올려다 본다.
“형, 걱정하지 말란 소리야.”
“…네, 알겠어요.”
“형은 백현이가 행복할 때, 제일 행복하고, 백현이가 아플 때, 더 아파.”
그러니까, 내 세상은 오로지 네가 손에 쥐고 있는 거야, 백현아.
*
지친 몸을 이끌고, 집으로 들어왔다. 백현이 급하게 드레스룸 안으로 들어가더니, 편안한 반팔티 한 장과 속옷을 꺼내어 팔 위에 얹혀들고 나왔다. 씻고 나와서 갈아입어요. 형 옷에 피가 많이 묻었어요. 그 말에 피곤함도 이긴 채로 피에 굳어서 딱딱해져 버린 와이셔츠를 펴듯이 쥐어 잡고 단추를 풀렀다. 와이셔츠가 얇아서 그런지 맨 살에도 짙게 굳어있는 갈색피가 눈에 띄었다. 백현은 피 냄새 나겠다. 하고 말하며, 급하게 쇼파 앞의 탁자에서 물티슈를 꺼내어들고는 찬열의 어깨와 쇄골 부근께를 닦아주었다. 괜찮다고 하는 찬열의 말에도 물티슈를 한 장 더 뽑아든 백현의 손목을 잡았다. 어차피 씻을 건데. 구지 닦을 이유가 없을 거라고 생각해서 였다.
“괜찮아, 어차피 들어가서 씻을 건데.”
“피가 물에 섞이면 옅어진 피가 계속 몸을 적시잖아요.”
“…응?”
“그냥요…. 단지, 그냥. …형이 피 묻는 게 싫어서.”
단순한 이유였다. 그 귀여운 걱정에 찬열이 미소 지었다. 씻고 올게, 너도 나 때문에 묻었다, 백현아. 너도 씻고와. 씻고 이제 자도 좋아. 형은 아버지 일 때문에 금방 잠 못 자겠지만 금세 네 옆에서 자고 있을 거야. 찬열이 뒤돌아서서 욕실로 들어갔다. 백현은 찬열이 벗어놓은 와이셔츠를 집어 들었다. 피가 굳어 뻑뻑하고 촉감이 제법 좋지 않았다. 빨래통에 넣어놓으려다가, 피가 묻어있다는 걸 깨닫고 바로 옆에다가 와이셔츠를 걸어두었다. 빨아서 다시 입을 수나 있을까…? 걱정스런 마음이 앞섰다. 하지만 백현도, 찬열과 계속 붙어있었기 때문에 옷에 피가 묻어있었다. 일단, 씻고 나서 차차 생각해보아야겠다.
드레스룸에 다시 들어가 백현, 제 자신이 입을 옷을 꺼냈다. 금세 잠이 들 것 같아서 속옷과 간소하게 흰 반팔티, 곤색 반바지 하나를 꺼내들었다. 본 화장실에는 찬열이 있어서, 백현은 찬열의 방에 딸린 화장실로 들어갔다. 보통은 백현이 항상 본 화장실을 사용했기에, 조금 어색했지만, 그런 것에 개의치 않고 옷을 벗었다. 샤워 호스에 물을 틀어서 몸을 적시는데, 어딘가에 옅게 피부에 묻어있었던 피가 있었던 모양인지 흘러가는 물줄기가 조금 붉은 빛을 띄고 있었다. 타올에 바디샤워젤을 짜내어 문지르며 거품을 내는데, 본 화장실에 있던 종류와는 확실하게 다른 종류였다. 처음 보는 거였다. 그리고 몸에 타올을 문지르면서 그 궁금증은 해결 되었다. 찬열의 향이 났다. 아마도 백현을 배려해서, 조금 달달한 향이 있던 걸 쓰게 해주었나보다. 지금 이 향 역시 좋았지만, 그래도 뭔가 어른스런 향이 났다. 통을 들어 확인하니 카모마일이라고 쓰여 있었다. 타올을 문질러서 몸을 닦아내었다. 밸브를 돌려 뜨거운 물을 틀었다. 너무 많이 돌려서 갑작스레 뜨거운 물이 나와 뒤로 물러선 백현이 다시 밸브를 조심스럽게 돌려 적당한 온도의 따뜻한 물에 몸을 맡겼다. 씻겨져 내려가는 거품, 그리고 거품이 씻겨지고 난 뒤에도 은은하게 찬열의 향이 몸에 배었다.
새 옷을 갈아입고, 바로 나와서 눈에 보이는 침대로 털썩 누웠다. 아직 찬열은 화장실에서 나오지 않은 듯 했다. 집 안 내부가 조용했다.
백현은 찬열을 기다려보려고 했지만, 이곳, 저곳 계속 왔다 갔다 한 탓에 피곤했던 모양 인지, 결국 몰려오는 졸음을 이겨내지 못하고 눈을 감고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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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깊숙이 들어가자, 아이의 손목을 억세게 그러잡는 김준면의 뒷모습이 보였다.
“그래, 할 수 있지? 응. 너는 현명한 애라고 믿어.”
뒤돌아선 준면이, 세훈을 보고 활짝 웃다가 뒤에 서있는 루한을 보고 표정이 굳어졌지만, 이내 다시 웃어보이며, 세훈아, 왔어?
그럼 얘 좀 잘 돌보고 있어봐. 하고 웃으며 말했다.
19편에 이부분 왜 아무도 주목한 사람이없어요. .이것도 나름 복선이라고 깔아둔건데.ㅋ
반전은 무슨. 작가님 겁쟁이에여? 왜 총을 못쏴여. 오세훈 어깨맞출때부터 알아봤다..ㅉㅉ
자닌한건 제게 어울리지 않았어여..ㅇㅇ..원래부터 죽일 생각 없이 쓰긴 한건데.. 허무하죠? 20편이 완결아닌데. 존트 이것만 읽으면 끝났네 하시구..
독자님들 뒤돌아서실까바. 흡흑.ㅠ 제가.. 글쏨이 모자라서.. 아니 겁이 많아서..이러케 무미건조하게 이십편을 만든점 죄송해요.
아련하고 달달하게..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반전이 조기 잇긴 한데여..ㅋ 저 반전은 21편에서나 나올까햇는데. 흡...ㅠ
아이고 내가 레이나 때문에. 지식이 방대해지네..ㅋ 이제 장례식절차도 봤고.ㅋ.. 장례식도 치러야하네여.. 흡.ㅠㅠㅠㅠ
작가가 무리수 돋게 스케일을 설정해놓는 바람에.ㅠㅠ.. 비현실적이거나 건너뛰는 묘사 싫어하는뎁.ㅠ. 덕분에 저만 죽어나게생겨뜸.ㅋ..ㅠㅠ
루한이시점 감성젖어서 썻음.ㅠ흡.ㅠ 오늘 하늘 흐리네여..ㅇㅇ
-암호닉 정리 -
됴리퐁 수면양말 병아리 크림 템즈 토마토 고나리자 이요르 이프로 백설기 릴리 세균맨 아미노산 똥오빠 ㅇㄹㅈ
익인9 민들레 소고기 카디찬백덕후 레모나 밥줘 이불 백백 초콜릿 수박 짜파게티 잉여 우리집티비 라떼 쁘띠첼 둡우전 페네
바쁘셔서 제때 댓글 못 다시지만 매일 꼬박꼬박 읽어주시는 30초뒤에알려드릴게요 콕써 님도 추가!
혹시 내가.. 빠뜨리신 분이 있다면 ..나와여.. 암호닉은 계속 받아여 23편까지만.ㅋㅋ
암호닉특전은 텍파받을때 늦게 나타나도줌+카디上中下(과거/병실/완결난후)떡세트외전을 볼수있구요. 공개 번외는 찬백 떡이있숨다..ㅋ
레이나가 원채 진지하게 나간 탓에.ㅋㅋㅋㅋ20편을 오면서 떡이 4번밖에 없었어요. 맨날 단편으론 떡 잘만쓰면서 여긴 스토리 진행하느라 너므 바뻐서.ㅠㅠ
스토리진행상.. 23편쯤이면 제대로된완결일거같구..24편이 찬백공개번외고.. 아 이러다보면 스케일 커지는데.. 25편이.. 사이드 번외(루한세훈준면(삼각)일듯.
......구럼끝일걸여. .아마.ㅋㅋㅋㅋ24편이 완결이랫는데 정리 해보니까 또 길어진거 같기도 한데. 정확히는 24,25 둘중하나가 끝일듯.ㅋㅋ
전 세훈총수 2편쓰러가여..ㅇㅇ 오늘 올리고 내일쉬고시픔. 아..글고..또하나더..학원물.. 레이나 완결내는 즉시에 프롤뜹니다.ㅇㅇ.. 기대해여.
나 드디어 머리 안아프게 쓸수잇을거같아여 레이나는 내가 겨우 빠른94 고졸인 주제에 스케일이 커서..너므 나댄거같아여..ㅠㅠ 흡흡.. 조사해보고 열심히 쓴다고 쓴건데.
학원물 쓰면 존트 편안하게 쓸수잇겟져..흡... 넹. 읽어주셔서 감사함다
ㅋㅋㅋㅋ아 이거보고 저.. 슬퍼서. .왜 저는 떡밖에 없어여? 댓글달았더니 글쓴이님이 레이나 잘보고 있어요. 라고 하심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고마워요. 내가 다정돋아요? 울어줘서 감사해여.. 윗분이 먼저 게시글올리셨었는뎈ㅋㅋㅋㅋㅋ이걸 보고 마음의 위안을 얻음.
쓸데없지만.. 그냥 그러타그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