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맘 훔친 너- 한소아
그러다가 결정적으로 걔랑 마주치는 사건이 발생했었어.
그 버스 때 이후로 일주일 반? 정도 후였지.ㅋㅋ
내가 반에서 실장이었단 말이야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아무도 안나가고 주춤거리는 바람에 선생님께서 추천을 받겠다고 말씀하셨었는데
애들이 아무 말 안하고 있을 때 박찬열이 엄청나게 큰 소리로 내 이름을 외치는 바람에..
근데 실장들은 선생님께서 잔심부름같은거 많이 시키시잖아
근데 우리 담임선생님께서 학년부장이셔서 되게 일이 많으셨는데, 그날 딱 심부름을 하게 된거지
각 반마다 유인물을 나눠주는 심부름을..
그때 1학년이 12학급까지 있었단 말야? 그래서 계단을 이리저리 왔다가면서 심부름을 하게 된거야
막 투덜투덜 대면서 각 반마다 돌면서 유인물들을 나눠주다가 9반에도 가게 되었는데, 내심 기대했었는데 그 애는 없었어 ㅋㅋㅋㅋㅋ
그러다가 10반부터는 윗 층으로 올라가야해서 유인물 더미들을 들고 윗층으로 올라가고 있었는데 남자애들이 소리지르면서 엄청난 속도로 뛰어가다가 들고있던 유인물들을 딱 치고 뛰어가는 바람에 계단에 종이들이 막 흩뿌려졌었어
그게 각 반마다 정해진 학생수가 있으니까 포스트잇으로 몇반꺼, 몇반꺼 이렇게 구분되어있었는데 저렇게 다 떨어져버려서 진짜 멘붕이었어
하나하나 내가 다 다시 개수 새서 다시 정리해야한단 말이잖아..
순간적으로 정말 화나가지고 막 울컥했었어 마침 그날이 그날이었거든ㅋㅋㅋㅋㅋㅋㅋㅋ다들 알지..?하...그것도 둘째날....
배도 슬슬 아파오고 있었는데 쭈그려서 저걸 다 줍고 있을 생각을 하니까 갑자기 막 눈물이 나려고 하고...쿠크멘탈..
그러고 한 8초간 많은 감정들이 머릿 속을 통과하다가 이성을 챙기고선 쭈그려서 종이들을 하나하나 줍고 있었는데 뒤가 막 싸한거야
순간 소름돋아서 홱 돌아봤는데 세상에 마상에 그 버스 남자애인거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눈이 딱 마추쳤는데 또 그때처럼 계속 무섭게 쳐다보는거야
근데 나는 그때 빨리 끝내고 반에 가서 담요 덮고 자고싶다는 생각이 무척이나 강했기 때문에 그냥 엄청 빠르게 다시 고개를 돌리고 엄청난 속도로 종이들을 주웠어
근데 갑자기 걔가 계단을 올라가면서 밑에 떨어졌던 종이 몇장을 줍더니 나한테 주는거야 그래서 엉겁결에 바로 받았어
근데 딱 건네줄 때 눈도 안마주치고 그냥 앞을 바라보면서 손만 딱 내밀었거든? 그래서 뭔가 기분이 좋으면서도 나빴어..그렇게 나랑 눈 마주치는게 싫을까 하면서 ㅋㅋㅋㅋ
쨌든 빠른속도로 다 줍고 계단을 올라가면서 대충 반학생수 가늠해서 정리하고 반마다 다 주고 우리 층으로 다시 내려왔어
그때는 너무 정신이 없어서 그냥 반으로 와서 담요 덮고 잤던 것 같아 (이때가 점심시간이었어)
사실 내가 그날 밥을 안먹었던단 말야 그래서 같이 먹는 애들한테도 안먹는다고 하고 교실에서 계속 엎드려있었는데 그때 쌤이 들어오셔서 심부름시키신거야
그래서 점심시간 초반이어서 반에 애들이 얼마 없었어 다 밥 먹으러 가느라
그러는 바람에 더 편하게 잘 수 있었짘ㅋㅋㅋㅋㅋ
그래서 한 15분 정도 깊게 자고 있는데 누가 내 이름을 계속 부르면서 깨우는거야 근데 목소리를 들어보니 박찬열이었어
"야 일어나봐"
"야!!!!!!일어나라고~~~~"
"일어나 일어나 일어나"
"아 좀 잠 좀 자자 왜 또 왜!!!!!!!!!!!!"
"깼닼ㅋㅋㅋㅋㅋㅋㅋ"
"왜 뭐 용건만 말해"
"그냥 깊게 자길래 뭔가 깨우고 싶었어"
"입으로 똥싸지마 시발놈아 죽여버릴거야"
"근데 너 밥 안먹었냐?"
"어 잤어"
"오늘 푸딩나왔는데"
"어쩌라고"
"그래서 가져왔다고"
"..."
사실 푸딩 나온다는건 김급식을 통해 알고있어서 먹고싶긴 했었는데 너무 자고싶어서 포기했었거든 근데 쟤가 저 말 하니까 동공이 급격하게 흔들렸었엌ㅋㅋㅋㅋㅋㅋㅋ
걔가 내 책상에 푸딩이랑 작은 스푼 있잖아 그거를 딱 올려두는거야
"고맙지? 존나 고맙지?"
"..."
그냥 말 없이 위에 포장지를 벗기고 스푼으로 계속 퍼먹었엌ㅋㅋㅋㅋㅋ 초코맛이었는데 존맛 ㅠㅠㅠㅠㅠㅠㅠ
"존나 잘 쳐먹네"
"닥쳐"
"야 근데 왜 안먹음?"
"걍 자고싶었다니까"
"하긴 너같은 잠만보라면 가능한 얘기지.."
"야 근데 있냐 나 아까 니가 아는 애라던 그 저번에 버스 걔 봄"
"어디서?"
"윗층 가는 정보실 쪽 계단에서"
"잠잤다매 왜 갔냐?"
"아 몰라 쌤이 심부름 시키셔서"
"ㅇㅇ 계속 말해봐"
"그니까 12반 다 돌았거든? 유인물 각 반에 나눠주라고 하셔서"
"엉"
"근데 10반이랑 11반 12반 가려고 계단 올라가고있는데 어떤 개새끼들이 뛰어가다가 어깨빵하고 가서 다 떨어진거야 시발 진짜"
"존나 불쌍하다.."
"그래서 그거 줍고 있는데 걔가 내 뒤에 있는거야 그래서 걔가 종이 몇개 주워주고 올라감"
"? 김종인이?"
"걔 이름이 김종인이었지.. 쨌든 응 걔가"
"헐"
"왜"
"걔 원래 그런거 봐도 걍 지나가는데 존나 개썅 마이웨이임.."
"..?"
"나 중학교때 걔랑 같이 반 가다가 어떤 애가 책 존나 떨어뜨려서 걔 발 밑에 떨어졌었는데 그거 밟고 지나감"
"헐 존나 못됐다.."
"그거 결국 내가 털어서 주워줬다 나 존나 착하지"
"닥쳐"
"ㅇㅇ 쨌든 존나 신기하다 고등학교 올라오면서 철들었나?"
"난 뭐 걜 모르니까 함부로 말을 못하겠다"
"와 생각할수록 존나 이상하네 진짜 지밖에 모르는 새끼인데"
박찬열한테 저 말 듣고나니깐 솔직히 묘하게 기분 좋아졌어ㅋㅋㅋ왜 좋아졌는지는 모르겠는데 그냥 좋아졌었어
근데 그것도 잠시 갑자기 배가 아파오는 바람에 다시 엎드려서 또 잤어
그 뒤론 그냥 평소처럼 수업받고 야자하고 그랬던 것 같아
근데 신기하게도 그 다음날 또 마주쳤다? 그건 다음에 쓸게 ㅋㅋ
더보기 |
과거편은 이번편 쓰고 현재시점 쓴 다음에 또 이 글 이어서 쓸게요! 암호닉 타오부인님 감사합니다 댓글들 다 잘 읽어보고 있어요 감사합니다 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