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하하하하하하하 안녕하세여?
팬싸를 떨어졌넼ㅋㅋㅋㅋㅋㅋㅋ우헝렇ㅇ헝ㅎㅇ하앟ㅇㅎ??
당첨율을 높이려고 용산에 두 차례 간 나눈 무엇인가! 대체 니가 원한 것은 뭔가!!!
암쏘큐리어스 예!!!!! 사진 숵 니가!!!!!
내 전재산을 탈탈 털었는데 우헉허ㅜㄱ훠겋겋거ㅏㅎ갛ㄱ!!
ㅋㅋㅋㅋㅋㅋㅋㅋㅋ내돈 내돈!!!!!내돈!!!!!!!!!!!
신난당!!!!!!! 우리 모두 멘붕의 열차에 오르자!! 멘붕의 열차에 탑승한 것을 환영하오 제군들이여 우왕!!!!!!!!!!
팬싸 떨어진 슬픔을 창작의 고통으로 표현합니다..
텍파 정리도 해야하는데 난 정말 흑흑흐긓그흐그 흑 뭐하구 있는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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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한 시간 째였다. 그 오랜 시간동안 흙을 매만지고 있었는데도 뭐가 그렇게 모자란지 호원의 손이 재빠르게 흙 속을 파고 들었다. 이마에 송골송골 땀이 맺혔지만 소매로 땀을 훔치는 그 짧은 시간 마저도 호원에겐 사치였다. 스물 둘. 스물 셋. 스물 넷... 쑥쑥 뽑혀나가는 무를 보며 알 수 없는 숫자를 중얼거리던 호원이 제 옆에 놓여있는 수십개의 무를 바라보았다. 문득 머릿 속을 가득 채운 하나의 얼굴에 그만 참지 못하고 눈물을 흘려냈다. 무의식적으로 눈매를 손으로 훔쳐냈지만 호원에게 돌아온 것은 눈알에 잔뜩 묻은 흙더미 뿐이었다. 아, 시발. 눈 아파. 시발 오 마이 아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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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티켓을 얻어 가게 된 자선 콘서트였다. 별 감흥도 없고 생각도 없었다. 무미건조한 눈으로 무대를 응시하고 있었을 때 아직은 앳되어 보이는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솜털이 보송보송한 외모에 어울리지 않는 짙은 메이크업의 소년은 오늘 이 곳에서 데뷔 무대를 가진다고 했다. 긴장이 된듯 메마른 입술을 계속 혀로 축이는 모양새가 아직 사회 생활에 때 묻지 않은 순수함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 것 처럼 보였다. 마이크를 들고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지미집 카메라를 쳐다보던 아이는 빠른 비트에 맞춰 랩을 시작했다. H 유진. 줭말 잘생겼고 그리고 랩도 잘하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완벼캐. 그게 바로 풜펙트 인생의 진리지! 짧지만 강렬한 인트로였다. 신선한 컬쳐쇼크에 정신이 아득해진 호원은 닫혀지지 않는 입을 그대로 벌린 채 그 다음에 이어지는 댄스 브레이크를 그대로 눈에 담았다. 파워 댄스의 지존이라고 해도 전혀 과찬이 아닐 듯한 그 손짓발짓에 호원은 무의식적으로 중얼거렸다. 파댄지동.... 그래, 그 소년의 이름은 동우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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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큰 성인 남성이 남자 아이돌 가수의 팬싸인회에 응모라니 솔직히 쪽팔리기 그지 없는 일이었지만 호원은 당당했다. 나는 원래부터 당첨운은 좋았으니까 한 장을 사도 될꺼야. 혹자가 들으면 근거 없는 자신감이라고 할 수 있는 발언이었지만, 호원은 당첨자 명단에서 자신의 이름 석자를 찾을 수 있을거라고 장담할 수 있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지나가다 응모한 하이마트 행사에서 식기세척기도 받은 적이 있었고, 심심해서 추첨한 행사에서 레이싱걸 누나들과 끌어안고 사진을 찍어 그 빵빵한 바스트를 얼굴 가득 체감할 수 있었다. 그리고 기쁘진 않았지만 심지어 2007년 새해 처음으로 신체 검사를 받아서 도지사와 사진을 찍은 적도 있었다. 시발, 군대 가서 선임들한테 군생활 내내 놀림 받았었지, 참. 갑자기 솟구쳐오는 짜증에 분노를 바깥으로 표출할 뻔 했지만 호원은 자제할 줄 아는 어른이었다.
제 차례가 거의 다가오고 있었다. 지금은 앞에 있던 한 일본 여자의 차례였다. 방금 공항에서 내려서 왔는지 캐리어를 들고 상기된 얼굴로 여기저기를 기웃거리던 여자였다. 똥짱 노 애르범 100장이요. 호원은 제 오른쪽 귀 고막을 사정없이 파고드는 그 어눌한 한국말을 믿을 수가 없었다. 헐, 100장이라고? 짐이 가득 들어있을 것 같았던 캐리어 안은 텅텅 비어있었다. 아마 저 앨범들을 다 담으려고 만반의 준비를 해온 것 같았다.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히는 기분을 제대로 체험한 호원의 두 눈이 동그랗게 뜨여있었다. 무려 100장. 무려 100장이라는 앨범을 모두 챙긴 채 응모권을 작성하러 유유히 떠나는 그 뒷모습을 바라보며 호원은 아까와는 확연히 다른 기분을 느꼈다. 한 장 당첨은 무리일..지도.... 에라, 모르겠다. 기분이다! 50장 주세요. 잔뜩 굳은 안면근육을 겨우 달래며 호원은 자신의 신용카드를 내밀었다. 내 돈 세굿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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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셋. 서른 넷. 서른 다섯. 무를 뽑는 손놀림이 점차 빨라지고 있었다. 옆에 있는 무의 개수는 계속 올라가고 있었지만 호원은 전혀 지치지 않았다. 오히려 눈빛만은 형형한 색을 띄우고 있었다. 무가 쌓이면 쌓일수록 복잡했던 호원의 마음도 점차 비워지고 있었다. 자신이 썼던 오십개의 응모권이 하나하나 호원의 머릿 속에서 지워지고 있었다. 무 하나. 응모권 하나. 무 하나. 응모권 하나. 아, 시발. 왜 눈에서 땀이 흐르지? 워짜이쩌리!!!! 흙 먼지가 잔뜩 내리 앉은 얼굴을 들고 하늘을 향해 포효하던 호원이 오십!을 외치며 집어들고 있던 무를 우걱우걱 씹어먹었다. 생무 특유의 쓴맛이 입안 가득 느껴졌다. 오독오독 그 맛을 한참동안 음미하던 호원이 눈물이 젖어 반짝거리는 얼굴에 보기만 해도 슬퍼지는 미소를 띄웠다. 카드를 지켜라. 결제를 못하게. 장똥이 계신 곳. 끝까지 가련다. 거리를 좁혀라. 일산에 못가게. 내 님을 찾아서 내 카들 걸련다. 알 수 없는 멜로디를 흥얼거리며 호원은 양 손에 무 두 개를 든 채 절망의 살풀이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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