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없어? "
" 없어요…, 이쪽으로 간건 맞을까요? "
" 방향을 어느쪽으로 다시 꺾지 않은이상 이쪽 길이 맞아… "
" 일단 오늘은 돌아가자, 날도 어두워지고 여기에도 없으면. "
걸음을 다시 차로 옮겼다. 상혁과 원식을 찾으러 떠난다고 이야기 한 다음날 거짓말 같게도 바로 떠났다. 나는 약간의 준비를 마치면 출발 할 줄 알았는데. 사실상 출발했지만 목적지는 없었다. 일단 상혁과 원식이 차를 타고 간 방향을 안다는 재환의 말에 그 곳으로 갔다. 끝없는 고속도로가 나오다 사람들이 사는 것 같은 마을이 나왔다. 고속도로를 지나는 내내 근처에 그들이 살만한 곳이 있을까 하고 잠도 자지 못한 채 둘러보았다.
마을이 처음 나왔을때 아, 찾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고속도로를 타다보면 도착하는 곳이 이 곳 밖에 없는데 나름 살 수 있는 생필품도 있을 것이니 이 곳에 있을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모든 집 문을 열어 제끼고 차문을 열어봐도 상혁과 원식의 머리털 하나 조차도 보이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곳을 떠날 수 없는 이유는 단 하나였다. 이 곳을 떠나면 목적지가 될 곳까지 떠도는게 무서웠다. 그 곳이 언제 도착하게 될 지도 모른다는 것이, 붙잡을 수 없게 하염없이 흘러가는 시간이 나는 제일 무서웠다.
캠핑카로 돌아가는 발걸음이 무거웠다. 터덜터덜 걷는 내가 힘겨워보였던지 재환은 말 없이 어깨를 토닥였고 나는 괜찮다는 의미로 씩 웃어보였다. 재환을 만나고 나서 그가 그런 적이 있다. 하루하루를 기운없이 보내는 내게 더이상 걱정 할 일 없이 자신이 지켜주겠다며 기운을 되찾으라는 말을 한 적이. 그 말을 듣고 미안한 마음이 몰려왔다. 나는 예전도 지금도 그가 걱정하게 만드는 어린 아이였구나, 하고. 더이상 그에게 짐이 되고 싶지 않음을 말하자 그는 머리를 슥슥 쓰다듬으며 알겠다 이야기했다. 그 이후로 그가 나를 걱정하는 모습을 보이면 무작정 괜찮다며 손을 젓고 웃음을 짓곤 했다. 그게 더 재환을 안쓰럽게 만들었음을 모르고.
" 밥? "
" 노노, 밥 생각 없어요. "
" 밥 먹을 사람 없어? "
전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학연은 그래, 하고 먹을것이 담긴 가방을 내려놓았고 전부 피곤한지 하나같이 걸음을 침대로 향했다. 조용한 정적이 흐르고 날은 점점 저물어 세상을 까맣게 만들고 있었다. 점점 나른해져 잠에 들 무렵이었다. 얘들아, 하고 부르는 택운의 목소리가 들려왔고 비몽사몽한 상태로 예? 하고 대답했다. 내일 돌면 이 마을은 다 찾아본거지? 그 물음에 재환이 맞다며 대답했고 택운은 한번 몸을 뒤척거리다 자리에서 일어나 한숨을 폭 내쉬었다.
" 혹시라도 내일까지도 애들을 못 찾으면. "
" …… "
" 떠나자, 더이상 찾을 곳이 없어. "
정처없이 떠도는 생활이 다시 반복됨이 들려왔다. 학연이 이제 어디로 갈건데, 하고 물었다. 더이상 생각해놓은 그들이 있을만한 곳이 없었다. 길 따라 온 이 곳을 제외한다면. 택운은 그 말에 대답 않고 있다 다시 자리에 누우며 툭 던졌다. 백화점.
백화점.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은 곳이었다. 여러 사람을 만나고 여러사람과 헤어진 그 곳은 모두에게 좋지못한 기억을 남겼다. 더군다나 그 곳은 입구가 완벽하게 열려 안전하지 못한 곳임이 뻔했다. 분명 그걸 아는 상혁과 원식이었으면 다시는 그 곳으로 향하지 않았으리라. 학연도 그 점에 대해 이해를 하지 못했던지 입구가 열려있는데 어떻게 그런 곳에 들어갈거라 생각하냐며 물어왔고 택운은 그 곳밖에 그들이 생각나는 곳이 없다며 이야기했다.
" 저희가 걔네를 찾는것처럼 걔네도 저희를 찾지 않을까요? 그럼 상혁이랑 원식이도 자연스럽게 거기로 올 것 같기도 한데… "
" 아무리 생각해도 거긴 너무 위험해, 처리한다 해도 우리가 들어가서 애들을 기다리기엔 문을 막을만한게 없잖아. "
" 저희 셔터 내려놓고 왔잖아요, 그거면 괜찮지 않을까요? "
" 속는 셈 치고 한번 만 가봐요, 어차피 다음 갈 곳도 없는데. "
세명이서 그렇게 이야기하자 학연은 못이기곤 알겠다며 고개를 대답을 했다. 그들이 그 곳에 있는 지 없는 지 확실 치 않았지만 정처없는 걸음이 아니라는 게 나는 그나마 안심이 됐다. 대충 마음을 추스리고 나니 잠이 솔솔 왔다. 빈아, 잘자. 나른한 재환의 목소리를 끝으로 깊은 잠에 빠졌다. 오랜만에 개운하게 일어났다 싶어 자리에서 일어나니 나를 제외한 사람들은 전부 일어나 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허둥거리며 내려와 빠르게 준비하고선 그들을 따라 나섰다.
남은 집들을 전부 돌아봤지만 아니나다를까 상혁과 원식은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다행이라고 생각 한 건 누군가 있었던 것 같은 흔적이 있었다. 이리저리 흩어져있는 깡통들과 다 쓴 성냥갑. 그 두개뿐에 그것을 상혁과 원식이 썼다는 보장은 없었지만 그래도 우리는 그들일거라고 확신했다.
***
확실히 방학이 끝나니까 글을 쓸 수 있는 시간이 모자라네요ㅠㅠ
저번주에는 방학이 시작되서 금요일부터 주말까지 쭉 누워서 자기만 했어서
오늘은 좀 안 피곤 한 것 같아서 써봐요!
이렇게 글을 조금조금 쓰다보면 점점 완결이 뒤로 밀릴 것 같아요ㅋㅋㅋ
원래 분량은 백화점 도착까지였는데 점점 뒤로..☆
언제나 봐주시는 분들 신알신 해주신 분들과 댓글 달아주시는 분들!
우이 암호닉 갑대님 망고님 포근님 정모카님 모카콩님 바람님 별빛향기님 하튜님 민트님 운아님 나비님!
전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