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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shmello(마시멜로), Anne-Marie(앤 마리)-FRIENDS
괴물들과의 기막힌 동거 Ⅲ 05
돌이켜보니 모든 것이 후회로 남았다.
그때 그 아이를 못 본 체 했더라면.
그때 그를 찾아가지 않았더라면,
그때 삶을 포기했었더라면,
지금의 내가 없었을 텐데..
#21 어디로 튈지 모르겠네...
불과 4일 전 정한이가 최승철 집에서 우리 아가를 보았다고 했다. 건강해 보인다고 했고 잠깐 봐서 자세한 것은 모르겠다고 했다.
"그러니까, 우리 아가가 너희 집에, 아니. 정한이 집에 있다고?"
지훈이가 고개를 작게 끄덕였다. 그런 아가가 갑작스럽게 정한이 집에서 발견되었다. 아참. 지금 내 앞에서 물을 마시고 있는 이 아이가 그 즉사의 물약의 주인인 저승사자다. 지금은 정한이 집에서 같이 살고 있는데 아주 오래전부터 툭하면 와선 죽을 수 있게 해달라고 조르던 아이라 내가 각별히 주의하고 있었다. 그래도 요즘엔 좀 살만한지 즉사의 물약은 찾지도 않고 있어서 불행 중 다행이었다. 아무튼 그때의 인연으로 악마인 순영이와 계약을 해 가끔 이렇게 우리 집에 일을 하러 왔다. 오늘도 순영이와 저승에 다녀올 일이 있어 우리 집에 방문한 거였다. 그런 지훈이가 한숨을 쉬며 지금 이 상황이 어이가 없다고 덧붙였다. 뭐가 어이가 없나 했더니..
"그 늑대새끼 때문에 내가 그 아이를 못 본 지가 며칠 째인지..."
민규가 같이 온 바람에 아기 늑대가 강제로 방에 갇혀 지내는 중이라 지훈이도 아기 늑대를 못 보고 있다고 한다. 사람이 천년을 살게 되면 하도 많은 사람들을 만나서 그런 건지 몰라도 눈치가 빨라진다. 내 눈치론 아기 늑대가 좋아하는 건 지훈인데 지훈이도 아기 늑대를 좋아한다. 물론 민규도 아기늑대를 좋아하고. 여기서 문제는 지훈이는 아기 늑대가 민규를 좋아한다고 믿고 있어서 얽히고설켜 있다는 거다. 그냥, 민규만 아프면 행복해지는 관계이긴 한데, 나 때문에 안 좋은 일에 휘말린 민규이기에 또 아픔을 줄 수 없었다. 그래서 지훈이에게 아무런 말도 해줄 수가 없는 답답한 상황이었다.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순영이가 슬슬 웃으며 장난끼가 다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냥 들어가. 그게 그렇게 어렵나? 문 여는 게 얼마나 쉬운 건데."
"쉽겠냐? 너 같으면 쉽겠어?"
"난 고양이 방에 자주 들어가는데?"
"응, 맞아. 순영이는 들어오지 말래도 들어온단다."
"안 싫으십니까?"
"싫을 게 뭐가 있니. 들어와서 앙큼한 짓 하는 것도 아니고.."
별다른 대답이 없는 지훈이에 나도 달리 해줄 말이 없어 만들던 물약이나 마저 만들었다. 아.. 용의 비늘이 필요한데, 마침 팔았네. 젠장. 그거 그냥 오천으로 팔 걸. 어쩔 수 없이 다른 걸 만들어야겠네.. 다시 사려고 해도 붕붕이 사느라 돈을 많이 써서.. 이래서 준휘가 따라와서 잔소리를 한 거구나.. 나에겐 역시 준휘가 꼭 필요해. 이왕 이렇게 된 거 뭘 만들까 생각중인데 순영이의 큰 웃음소리가 들렸다. 아, 깜짝이야. 순영이를 바라보니 지훈이에게 삿대질을 해대며 웃고 있는 거였다. 뭐가 그렇게 우스워...? 슬쩍 지훈이를 보니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별다르게 웃기진 않아 더 자세히 보니 살짝 보이는 귀가 터질 듯 붉어져 있었다. 뭐야..? 설마 앙큼한 짓 듣고 이상한 생각 한 거야..? 참으려고 했는데 나도 웃음이 터져버렸다. 나의 웃음에 순영이가 놓치지 않고 지훈이를 놀렸다.
"음흉하긴. 그쪽 인어는 모르게 해. 최대한 숨기라고."
"닥쳐. 그리고 그 형 내 생각 못 읽어. 저승에 대한 기억도 있어서인지 나 같은 저승사자나 너 같은 악마는 못 읽는데."
오, 이건 처음 안 정보였다. 고개를 끄덕이며 웃느라 찔끔 나온 눈물을 닦아냈다. 그때 지훈이가 말을 돌렸다.
"궁금한 거 있는데 여쭤 봐도 됩니까?"
"말 돌리는 게 너무 너무 티 나지만 우리 지훈이가 부끄러운 거 같으니까 특별히 넘어가줄게! 뭐가 궁금하실까나~?"
"크흠, 그, 그 아이가 먹는 약이 뭔지 궁금합니다."
"음, 본능을 좀 억누르는 약이라고 해야 하나? 망각이 없으니까 아주 미세하겠지만 잊을 수 있게 도와주고 늑대들은 보름달마다 힘들어한다니까 그것도 억제하고."
"잊을 수 있게라면...?"
"나도 안 먹어 봐서 몰라. 근데 듣기론 그냥 가장 안 좋았던 기억들을 최대한 기억 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 같던데."
"아...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별 걸 다."
어깨를 으쓱였다. 흠, 어쨌든 지금 그 집에 우리 아가가 있다는 거지. 정한이한테 연락 좀 넣어놔야겠다. 잘 부탁한다고. 아닌가? 너무 그러면 좀 극성인가..? 정한이라면 어련히 알아서 잘 해주겠지.
#22 불안증세
순영이는 불안하면 손톱을 깨물었고 명호는 불안하면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았다. 찬이는 아직 모르겠고 준휘는 불안해하는 걸 본 적이 없었다. 어련하시겠어.. 아무튼 그런 아이들 틈에서 나는 머리카락을 괴롭혔다. 긴 머리를 축 늘어뜨려 시야를 차단하곤 이런 저런 생각들을 했다.
"뭐가 또 불안한 건데?"
준휘가 물어왔다. 우리 아가 잘 부탁한다는 문자를 보내고 싶은데 극성 같아 보일까봐 차마 보내지는 못해서 불안하다고 하면 결과는 불 보듯 뻔했다. 한심해 하겠지. 그냥 간단하게 보낼까? 아님 정한이가 좋아하는 물고기를 사들고 방문을 할까. 아, 방문은 진짜 아니다. 고민이 깊어질수록 수렁에 빠지는 느낌이 드는 와중에 찬이가 내 앞에 달콤한 컵케이크를 내려놓았다.
"어디서 난 거야?"
"아까 만든다고 말씀드렸는데..."
"아, 미안. 내가 막 생각이 많으면 말을 잘 못 들어."
"맞아. 엄청 못 들어."
"굳이 강조하지 말아줄래? 이거 나 먹어도 되지?"
"드시라고 만든 거예요. 전 어차피 안 먹어도 되니까."
찬이가 해사한 웃음을 날리며 한 말에 내 양심이 찔렸다. 유령은 음식을 딱히 안 먹어도 살아갈 수 있었다. 유령은... 그렇지... 아, 몰라. 그냥 컵케이크나 먹어야지. 포크로 컵케이크를 떠 입에 넣었다. 역시, 찬이가 디저트는 진짜 잘 만들어. ...나중에 돈 없어지면 찬이로 베이커리나 열어볼까? 대박 나는 거 아냐?
"하.. 마녀. 저승사자 간대. 인사 안 해줄 거냐?"
"어? 아, 어. 우리 지훈이 잘 가~ 다음에 또 보자."
"네. 안녕히 계십시오."
고개를 꾸벅 숙인 지훈이가 나가려 신발을 신었다. 잠깐. 지훈이.. 민규 집에 보내고 싶다고 했지? 그래! 민규를 집에 보내야 하지 않겠냐며 문자를 보내는 거야. 괜히 스트레스 받으면 아기 늑대도 힘들 거라고. 그렇게 몇 번 주고받다가 자연스럽게 우리 아가의 근황을 묻는 거지! 그렇게 지훈이한테 점수도 좀 따고 아가 근황도 묻고. 와 난 정말 천재가 아닐 수 없다.
"지훈아. 너 민규가 갔으면 좋겠지?"
"네? 당연합니다."
"그래. 내가 정한이한테 잘 말해줄게. 물론! 네가 나한테 부탁했다고 말하진 않을 거야."
"여기서 누가 부탁한 사람?"
"문준휘 닥쳐."
"어허, 권순영 이쁜 말 쓰라고 했어. 아무튼 지훈아 잘 가."
지훈이가 찝찝해 하면서도 고개 숙여 인사하고 나가니 순영이가 내 옆으로 와 앉았다. 자연스럽게 어깨를 감싸는 순영이에게 기대 핸드폰을 꺼냈다. 자 명분도 생겼으니 문자를 보내 볼까나.
[정한아, 지훈이에게 대충 이야기는 들었어.
근데 아기 늑대가 계속 민규랑 한 집에 있으면 힘들지 않을까?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래잖아.]
전송을 누르고 초조하게 핸드폰을 들여다보고 있었을까 금방 답장이 왔다.
[바로 보내야겠다. 고마워.]
끝...? 답장이 그게 끝이야? 이렇게 마무리를 짓는다고? 와 윤정한 진짜 그렇게 안 봤는데 못된 인어였네. 내가 너 첫사랑한테 죽을 뻔 했을 때 구해줬는데 그렇게 쌓아온 우리의 우정이 이 정도 밖에 안 되는 거였어? 어?! 하.. 우정이 다 뭐야..
"속상해..."
"무슨 일인데?"
"순영아 이 세상에 영원한 우정이란 없는 거야."
"...누구 말하는 건데?"
"윤정한 말이야."
"야옹아, 진짜 솔직하게 말해 봐. 너 윤정한 좋아해?"
"엥? 왜 그렇게 생각했는데?"
"늑대인간 죽고 인어가 힘들어하니까 바로 이지훈 연결해주고, 고작 인어를 위해 동해까지 가서는 광어를 사오고, 영원한 우정 없다 그러고, 맨날 인어, 인어.. 내가 오해를 안 하는 게 이상한데?"
"오, 모으고 나니까 진짜 좋아하는 거 같다. 그래서 다른 종족들이 오해해서 나보고 최승철한테 차였냐고 물은 건가봐."
"대답 먼저."
"하나 남은 친구잖아. 너에게 지훈이가 좋은 친구이듯 나에겐 정한이가 좋은 친구인 거야."
미심쩍다는 듯 눈을 가늘게 뜨는 순영이를 따라 나도 눈을 가늘게 떴다. 이놈이 의심을 하고 그러네. 하긴, 불안할 만도 하지. 이해가 안 되는 것도 아니었다. 계속 그런 눈으로 볼 거면 차라리 보지 말라고 하며 등을 돌리는데 문자가 왔다. 어떤 고객님이려나.. 응? 정한이네. 정한이는 사진 한 장과 함께 두 문장을 보내왔다. 사진은 왼손 주먹을 말아 쥔 채 벽을 겨냥하고 있는 아가였다.
[나 얘 감당이 안 돼. 싸움꾼이라고..]
아... 귀여워...
#23 다쳤다고?!
정한이는 그 후로도 아가의 사진을 보내왔다. 밥을 먹는 아가, 양치를 하는 아가, 소파에 대자로 누워있는 아가, 해맑게 웃고 있는 아가. 요즘은 매일 정한이의 문자를 기다리느라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물론 우리 집 아이들에게 자랑도 하며.
"이거 봐. 저번 환생 때도 백숙 좋아하더니 닭을 엄청 좋아하는 모양이야. 치킨 두 개 들고 뜯는 게 너무 귀엽지 않니?"
"마녀는 여태까지 인어가 보낸 사진이 전혀 이상하지 않은 모양이야?"
"응? 왜? 뭐가 이상하지?"
"오른손만 안 보이잖아. 이 사진도, 이 사진도. 어제 양치하던 사진도."
"와, 뭐야? 진짜네. 뭐지?"
준휘의 말에 확인을 하기 위해 사진첩에 들어가 저장해 놨던 사진들을 훑어보았다. 다 교묘하게 안 보이는 거였다. 이게 뭐지? 우연치곤 좀 그런데...?
"둘 중 하나지. 우연이거나, 다쳐서 감추는 거나."
준휘의 말이 다 끝나기도 전에 정한이 번호를 찾아 전화를 걸었다. 고개를 숙이고 발끝만 바라보았다. 나 지금 눈으로 욕할 지도 몰라. 괜히 우리 애들이 피해 입을라. 연결음은 금방 끊겼다.
'왜?'
"다쳤니?"
'...뭐?'
"아가 다쳤냐고. 오른손."
'어.. 그냥 살짝 긁혔나봐.'
"아.. 그래. 이상했어. 아무런 연고도 없는 너희 집에 갑자기 아가가 갔다고 했을 때 알아 봤어야 했는데. 최승철이니? 그 새끼 지금 너희 집에 있니, 지네 집에 있니?"
'야야. 침착해봐. 일단 걔 아니니까..'
침착? 침착할 수가 있어? 또 그 새끼가... 나 지금 아가 사진 보면서 하하호호 할 때가 아니었네. 이러다가 우리 아가 또 최승철 손에 죽으면 어떡해..? 그간 아가를 너무 자주 봐서 마냥 행복하기만 했어. 내가 미쳤지. 우선 전화를 끊었다. 계속 전화가 울리기에 전원도 꺼버렸다. 대안... 회의부터 해야겠다.
"준휘야, 내가 대안 만들었거든? 듣고 평가 좀 해줘봐."
일단 깃털을 훔쳐서 약부터 만들어야 돼. 차분하게, 차근차근 하자.
갑자기 들린 찬이의 목소리에 목소리가 들린 쪽을 바라보니 걱정이 가득 담긴 표정으로 나를 보고 있는 찬이가 보였다. 아... 또 흥분했다. 욱하는 거 참아야 하는데, 또 실수할라. 찬이의 말대로 심호흡을 몇 번 했다. 침착하자. 아직 아가 무사하니까.. 일단 침착하자. 좋아. 한결 차분해졌어.
"아가한테 하찮은 저주를 걸 거야. 그럼 지수가 그거 정화하러 아가한테 깃털을 뽑아주겠지? 그걸 훔칠 거야."
"그래, 뭐.. 가능하겠네. 근데 안 뽑아주면? 그냥 한 번만 그런 줄 알면?"
"또 보자고 말하면 되지 않을까요..?"
"그래. 그럼 되겠다. 우리 명호 아주 똑똑하네."
명호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좋아. 이번엔 진짜 실패하면 안 되니까 무조건 여러 번 생각하고 행동하자.
#24 무서워
아가가 다시 최승철 집으로 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제, 실행하면 되긴 하는데... 나 왜 이렇게 불안하지...?
"너무 닮아서 그런 거 아닐까요?"
명호의 말에 공감했다. 그렇지... 닮은 정도가 아니라 그냥 내 아가잖아... 저번처럼 실패하면... 400년 만에 만난 아가인데 또 400년을, 어쩌면 더 긴 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거잖아. 다른 아가들도 내 아가가 맞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별을 둘 거 같았다. 난 인간이라 특출난 감각도 없으니 이번 환생처럼 얼굴이 같지 않으면 어딘지 모르게 이질감이 느껴진단 말이지.. 오로지 아가 하나만 보고 살아왔는데, 다른 얼굴도, 다른 성격도 다 상관없다고 생각해왔는데, 막상 이렇게 아가와 같은 얼굴, 비슷한 성격을 가진 아이가 나타나니 욕심이 너무 커진다. 그 욕심이 화를 부를까 걱정도 많이 되고, 솔직히 말해서 무섭다.
"나... 그냥, 하지 말까...?"
"무엇을요?"
"나 그냥 아가한테 허튼 짓 하지 말까봐.."
"너 또 불안하게 왜 그런 말을 해."
"무서워졌어.. 실패하면,"
"성공하면 되잖아."
"응?"
"못할 게 뭐가 있어. 성공하면 되지. 이번엔 깃털도 가져올 수 있잖아. 그렇게 나약하게 말하지 마. 마녀답지 않잖아."
준휘가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했다. 아.. 그렇지.. 그래! 성공하면 되지! 성공하면 돼!
#25 죽음이 두렵진 않아
곧 아가를 만나러 간다. 그렇다는 건 아가를 우리 집에 데려올 날이 머지않았다는 이야기가 된다. 그래서 난 아가가 좋아할 법한 요리들을 연습하고 있다. 문제는 최승철 집에서 같이 살게 된 거면 분명 나에 대해 안 좋은 말들을 들었다는 건데..
"야옹아, 이거 썰어줄까?"
"어? 아냐. 내가 할게."
"칼 위험해. 조심히 잡고."
순영이 말에 고개를 대충 주억거리며 마저 버섯을 썰었다. 나에 대해 안 좋은 말들을 들은 거면, 이번 생에도 난 그 아이와 가깝게 지내긴 틀린 건가.. 그럼.. 아가가 영생을 살게 되어도 의미가 없는 거 아닐까? 자꾸 암담해진다. 아.. 욕심 부릴 걸. 그냥 최승철한테 못 찾았다 할 걸. 나 진짜 왜 그랬지? 차라리 97년 전에... 친했을 때 성공했었어야 했는데, 바보같이 아기 늑대가 휘말린 거 때문에.. 그거 신경 쓰다가..
"마녀! 피하라고!!!"
준휘가 급하게 날 끌었다. 피하라고? 뭘? 그제야 정신 차리고 앞을 보니 올려놨던 팬에 불이 붙어 있었다. 아.. 큰일 날 뻔 했네. 안심하는 순간 팔뚝이 뜨겁게 아려왔다. 급하게 불을 끄는 준휘와 순영이를 보다 아니길 바라며 팔뚝을 내려다보았다. 팔뚝에서부터 피가 뚝뚝 흐르고 있는 거였다. 놀랄 때 놓쳤던 칼이 팔뚝을 그으면서 떨어졌나보다. 칼에 베이는 게 이렇게 아픈 거였구나. 그간 칼에 베여본 적이 없어서.. 하긴 있었으면 이미 죽었겠지. 계속 뜨겁게 울렁이듯 아파왔다. 와 이거 진짜 아파. 어떡해..?
"마녀님 팔뚝!!! 피나요!!!"
찬이가 급하게 구급상자를 가지고 달려왔다. 그제야 불을 끄던 아이들도 나를 돌아보는 거였다. 이렇게 많이 흐르는 거 처음인데, 과다출혈로 죽는 거 아니야..? 차라리, 이렇게 죽는 게 나은가... 순간 아이들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다. 아, 죽긴 틀렸네. 구급상자에서 붕대를 꺼낸 찬이가 아파도 참으라며 세게 감아줬다. 아픈 건 고사하고 놀란 듯 보이는 아이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오는 거였다. 후..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 말했다.
"와! 하마터면 우리 불에 타 죽을 뻔했네!"
"지금 장난이 나오세요? 큰일 날 뻔 하셨잖아요."
"그렇지만 명호야, 우리 다 타죽는 거 보다 나 살짝 베인 게 낫지 않을까?"
"그, 천사.. 천사네 집에 가자. 업혀."
아니 뭐 발 다친 것도 아니고, 걸을 수 있다며 걸어가려는데 순영이가 소리쳤다. 그냥 업히라고. 불안하니까 제발 업히라고. 그걸 어떻게 거절해.. 그냥 업혔지.
***
마녀에게 지훈이는 아픈 손가락 쯤 될 것 같네요!
생각이 많을 때 잘 못 듣는 마녀는 앞으로 계속 나올 겁니다!
당장 다음 편에도 나올 것 같네요!^0^/
마녀는 욕을 잘 안하는 데 무의식 중에 욕이 나올 때가 있어요.
욱했을 때, 빡쳤을 때 그럽니다.
*암호닉입니다*
(가장 최근 편에 신청해주시면 추가해드리겠습니다^0^/)
성장통, 유한성, 유레이드, 호시탐탐, 0917, 후아유, 봄유, 루미너스, 아몬드봉봉, 뿌랑둥이,
쿠조, 도도, 뿜뿜이, 11230, 전주댁, 하늘빛, 나나, 오링, 한콩, 씨씨,
사미, 016326, 쿠마, 츄러스, 냐옹(찬이), 바람개비, 오솔, 이슬, 앨리스, 호접지몽,
로블링, 호굼, 버밀리온, 소보루, 아움, 호빵, 모찌모찌, 웬디, 치킨팝, 미키,
프레이그런스, 순주, 선쿱, 필소, 순찌, 푸르던, 문홀리, 호시시해, 쿠쯔, 체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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