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이진성-그 사람이 나라면
[EXO/카디] 그 사람이 나라면 上 (부제 : 너의 결혼식)
w.오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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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지가 얇게 쌓인 라디오를 꺼내 틀었다.
TV를 켤 자신도, 핸드폰을 만지작 댈 자신도 없었다.
온갖 방송과 인터넷 기사들은 여전히 김종인의 결혼소식으로 판을 칠 것임에.
조용한 집안이 오늘따라 축축하고 무거워서 견디기 힘들었다.
그래서 생각난거다, 라디오가.
세상 사는 얘기, 아는 사람 얘기, 익명으로 조심스럽게 전해보는 내 얘기 해주는 그런 라디오.
역시나 부드럽고 깔끔한 목소리의 DJ가 청취자와 가벼운 대화를 나누듯 라디오를 진행하고 있었다.
그리고 곧 그 DJ는 사연을 하나 소개했다.
[사연이 하나 왔습니다. 서울 사는, 30대를 바라보는 남자입니다. 사랑하는 여자가 결혼합니다. 고등학교 3학년 수능 끝난 즈음부터 군대도 다녀오고 졸업도
하고, 직장에 출근하는 스물아홉 사회인이 된 지금까지 변함없이 사랑하는 여자입니다. 그 여자에게 전 그저 누구보다도 가깝고 친한 친구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습니다. 그게 너무 눈에 보여서, 그 흔한 좋아한다는 말도 한 번 해보지 못했습니다. 괜한 말을 했다가 이런 관계도 못하게 될까봐.]
"…"
[그 사이 여자는 저에게, 사실 2년정도 사귀어 온 남자친구가 생겼다며 소개시켜주겠다고 했습니다. 곧 자신과 결혼 할 남자라면서.]
"…"
'경수야, 나 결혼한다.'
[그렇게 저는 남자를 만났고, 그 옆에 웃으며 행복하다고, 잘 어울리냐고 묻는 여자가 있었습니다. 전 결국 잘 어울린다, 축하한다 며 청첩장 나오면 제일 먼저
주는 거 잊지 말라는 말만 남기고 회사 일을 핑계로 빨리 자리를 떴습니다. 저에겐 그 여자의 행복이 저의 행복입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렇지를 못한 것 같
습니다. 그 여자는 행복한데, 저는 왜 이렇게 가슴이 아프고 미련이 남는지. 사랑한다는 말 한 번만 해볼걸 그랬습니다.]
잊어보려 켠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사연은 나를 더 힘들게 했다.
[이렇게라도 해보고 싶어 사연 보내니, 한 마디 남깁니다. 은희야 정말 사랑한다, 빈 말이 아니라 목숨을 내어 놓으라면 내 놓을만큼, 그만큼 사랑하고 또 사랑
해. 나는 너 잊고 다른 여자랑 행복하게 살아 볼 생각 못 할 것 같다. 그리고 혹시나 들을까 하는 말이지만 절대 네 잘못 그런거 아니야. 내 멋대로 좋아하고 사
랑한거니까 그냥, 얘가 날 사랑했구나, 해. 마지막으로 내 몫까지 행복해라, 꼭.]
정말 김종인의 결혼을 받아들이고, 내 몫까지 더 행복하라고 빌어줘야 하는걸까.
[라고 사연 보내주셨습니다. 제가 다 가슴이 아프네요…. 노래 한 곡 듣고 오겠습니다. 이번 사연에 어울리는 그런 노래네요. 이진성, 그 사람이 나라면.]
DJ가 소개한 곡이 흘러 나왔다.
「아플때는 제일 먼저 생각나고 기쁠때는 제일 먼저 고마움 전하고
또 이세상 그 누구 앞에서도 자랑스레 소개하고픈 제일 좋은 한 사람
제발 너의 그 사람이 나라면 그 누구도 아닌 바로 나라면
눈물나게 난 참 행복할텐데 내 마음을 모두 줄텐데
하지만 난 알아 다 알아 난 가질수 없는 걸 그럴 수도 없는걸
나에게는 전부인 너지만 너에겐 아무것도 아닌 나란게 서글프지만
나에게는 그 사람이 너라서 하나뿐인 사랑 바로 너라서
오늘도 난 너만 바라 보는데 이렇게 널 기다리는데
제발 너의 그 사람이 나라면 그 누구도 아닌 바로 나라면
눈물나게 난 참 행복할텐데 내 마음을 모두 줄텐데
날 힘들게 한다 해도 너라면 내 사랑을 모두 줄 텐데」
하필이면 노래까지 이런게 나오는지, 이미 불이 날대로 난 마음에 휘발유를 들이 붓는 격이었다.
김종인은 나와 태생부터 다른 아이였다.
카리스마 있고 현명한 성공한 사업가 아버지와 유하고 자애로운 어머니의 아래서 자라온 그런 아이.
그에 반해 나는 엄마를 향한 아버지의 상습적인 폭행을 보고 두려움에 떨며 그렇게 컸다. 우리 엄마가 너무 안쓰러워 나라도 성공, 아니 안정된 직장이라도 다
녀보겠다고 악을 쓰며 공부했다. 고등학교 2학년까지는.
엄마는 견디다 못해 아버지에게서 도망쳐 나를 데리고 무작정 서울로 올라왔고, 그렇게 전학을 간 학교에서 김종인을 만났다.
그동안의 나는 폭력을 휘두르는 아버지 아래 자라온 새끼라며 그 씨에서 나온게 뭐 다르겠냐는 말을 수없이 들었다.
그러나 김종인은 다른 아이들과 달랐다.
진심으로 다가와줬고 아버지의 능력으로 으스대고 자신이 최고인 마냥 멋대로 굴지 않았다.
그래서 처음으로 행복했다. 나를 좋아해주고 편을 들어주고, 힘들 때는 보듬어주는 사람이 있다는게. 그게 너무 행복해서, 점점 욕심이 났던 것 같다.
김종인에게 고백해보려 했다. 야자가 끝나고 함께 길을 걷다가, 해보려고 했는데. 그 때 휴대전화가 울렸다.
발신자는 집에서는 조금 먼 병원이었고, 그 사람은 그랬다.
엄마가 돌아가셨다고.
엄마의 상을 치룰 때에도 김종인은 끝까지 내 옆을 지켰다. 하지만 그 때의 난 나 스스로가 너무 죄스러웠다.
내가 괜히 욕심내서 그래, 내가 김종인 가지고 싶어하니까, 그조차 나한테는 죄악이라서.
그래서 그 때 부터 스물일곱 지금까지 사랑한다의 'ㅅ' 자도 김종인 앞에 내어 본 적이 없다. 그래도 후회 한 적은 없는데, 이제와서 생각한다.
나는 왜 종인이를 멋대로 좋아하고 사랑했을까.
나는 왜 종인이를 만났을까, 왜 남자를 좋아하고, … 대체 왜 살고 있는걸까.
자책이 꼬리를 물고 물어 살아있는 그 자체가 후회스럽고, 괜히
"흐…아아…."
눈물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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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드리입니당
뭔 찬백 카톡도 한참을 안오다가 이런 똥글을 써서 오냐 하신다면 저는 할말이 없네요.............ㅎ
카톡도 조만간 오지 않을까...요...?
일단 글이 갱장히 짧죠.? ㅇ ㅏ 글도 아니지 저건.... 여튼 노래를 듣다가 갱!장!히! 꽂혀서 써봤어요
이 글은 상, 하 편으로 나뉘지 않을까...싶어요..아마도요.
그래서 종인이와 경수는 어떻게 된데요? (궁금)
ㅋㅋㅋ
암호닉 분들이 계시긴 한데 이 글로 신청하신 분들이 아니라 혹시라도 기분 나쁘실 수 있으니 추가하지는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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