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짜 괜찮을까? "
" 형, 너무 걱정 말아요. 우리가 있는데 뭘 걱정해요─ "
" 너네가 있어서 걱정일거라는 생각은 안 해? "
한숨을 폭폭 내쉬며 학연은 말했다. 오늘따라 영 찜찜해서였다. 걱정 말라며 베실베실 웃는 재환의 모습에 결국 똑같이 웃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백화점으로 출발 할 무렵에는 분위기가 나름대로 괜찮았던 것 같았으나 근처에 다다르니 다시금 분위기는 쳐져갔다. 백화점의 익숙한 모습이 보이고 홍빈은 알 수 없는 긴장감에 재환의 손을 꼭 붙잡았다. 맞잡은 손 위로 재환의 반댓손이 홍빈의 손등을 톡톡 두드리며 토닥였다.
캠핑카가 멈췄다. 내려야 했으나 아무도 쉽게 내리지 못했다. 조용한 정적이 흘렀고 택운이 내리자, 하고 입을 열자 그제서야 내릴 준비를 했다. 택운이 먼저 내려 근처 상황을 살폈고 이어 학연이 내려 택운이 보고있지않은 반대쪽을 살폈다. 이상하리만큼 조용했다. 누군가 이 주위에 있던 좀비들을 전부 잡기라도 한 듯이. 학연은 이제 나오라며 재환과 홍빈을 불렀고 차근차근 걸어 백화점 앞에 다다랐다. 괜히 코 끝이 시큰시큰 거렸다. 무슨 이유인지는 잘 모르겠다만 괜히 눈물이 왈칵 쏟아질 것 같고 그랬다. 문 앞에 도착하자 셔터도 내려져있었고 부숴진 유리문에는 담요가 붙여져 있었다.
" 우리가 저걸 붙이고 나왔던가요? "
" 아니… 다른 사람이 붙인거야. "
그 말에 어쩌면 그들이 진짜 이 곳에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열어, 말어. 학연이 물었고 안에 있는게 누군지 확실치 않은데 여는건 위험하지 않겠냐는 말에 아무도 셔터에 손을 대지 않았다. 그러다 대뜸 재환이 터벅터벅 걸어가 있는 힘껏셔터를 쾅 찼다. 미쳤냐며 등짝을 마구 때리는 학연이었지만 재환은 대수롭지않다는 듯 한번 더 걷어차고선 뒤를 돌아 소리를 듣고 올 좀비들을 막을 준비를 했다. 그러나 좀비들이 몰려오기는 커녕 고요한 정적만이 우리에게 다가왔다.
" 안 오는데…? "
" 뭐야, 근처에 있는게 다 죽었나? "
" 거의 다 죽였나보다. "
능력도 좋네, 하고 감탄하는 찰라 셔터가 올라가는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렸고 경계태세를 하고선 바라봤다. 아래서 부터 쭉 훑어 올라갔다. 보이는건 다리 네개, 키로 봤을 땐 남자가 확실했다. 차차 올라갔고 전부 올라가자 보이는 얼굴에 놀라움을 금치못하고 우뚝 제자리에 서 버렸다. 그것은 상대도 마찬가지인 듯 눈을 동그랗게 뜨고 멍하게 바라보기만 했다.
" 김원식… 한상혁… "
" 이, 미친… "
욕지기를 뱉고 성큼성큼 다가가 그 둘을 왈칵 끌어안았고 이어 홍빈도 다가가 그들을 끌어안았다. 무언가에 북받친 듯 주저앉아 엉엉 우는 학연이었고 택운은 그런 학연을 데리고 가 그들 앞에 섰다. 그들을 바라보자 서로 없이 지냈던 그간의 기억들이 한순간에 스쳐지나가서 울음을 참을새도 없이 꺽꺽거리며 울고말았다. 그렇게 서로를 부둥켜안고 한참을 울다 울음이 그칠 무렵 곳곳에서 웃음이 터져나왔다. 다 큰 남자들끼리 이게 뭐에요─ 눈물도 채 닦지 못한 상혁이 말했고 원식도 그러네, 하며 허허 웃었다. 학연은 뭐 어때! 하며 그 둘을 다시 끌어안았다.
" 우리 다시 시작하자, 여기서. "
다시, 라는 말에 방긋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직 끝이난게 아니다. 언제 죽을지 모르고 언제 끝날지 모르는 삶이라는것은 마찬가지였으나 그래도 괜찮다. 처음보다 적은 인원들과의 시작이지만 더없이 든든했고 더없이 포근하다. 이 이상의 해피엔딩은 없어도 나는 좋다.
***
이 편으로 워킹데드는 끝입니다!!(빠밤) 엄청 허무하죠..☆ 겁나 오랜만인데 끝이라니 저는 굉장히 아쉽습니다ㅠㅠㅠㅠㅠㅠ
아무래도 저번달이 시험기간이었어서 인티 자체를 접속을 안 했어요ㅠㅠ 그러다보니 글 연재는 8:45 하늘나라로..
음, 아무래도 마지막 편이니까 할 얘기가 많겠지 싶었는데 막상 생각나는게 없네요..
좀비물이 있으면 좋겠다! 라는 막연한 생각 하나로 시작했는데 평균 조회수가 700가까이 될 정도로
많은 분들이 봐주시고 좋아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려요. 매번 댓글 달아주시던 분들과 암호닉까지 신청해주신 분들까지!
연재도 느리고 갈수록 내용이 산으로 가는 글을 이렇게 끝까지 읽어주신 여러분들께 수고의 박수 드립니다(짝짝짝)
감사하단 얘기밖에 안 떠올라서 무슨 이야기를 해야할지 잘 모르겠어요ㅠㅠㅠㅠㅠ
이렇게 글을 끝내본것도 처음이고 이렇게 많은 사랑 받은 글도 처음이라 유난히 이 글이랑 여러분들한테 더 정이 간다 그래야하나요?
막 그런게 있는 것 같아요 더 친해지고싶고 더 많이 쓰고 더 많이 올리고싶고 그런거..
막상 그렇게 되지 않아서 죄송하기만 할 따름이네요ㅠㅠ 이런 모자란 제 글 읽어주신거 진짜 감사드리고
혹시라도 궁금한거 있으시거나 그러시면 댓글로 마구마구 물어봐주세염 없으시면 뭐..(소금소금)
워킹데드는 끝이 났으니 이제 저보다 엄청엄청 더 좋은 글을 읽어주세요! 이런 제 글 읽게 만든게 너무 죄송하니까 힐링힐링 하세용..
그래도 좋은 글 만나도 저 잊지 말아주시고..! 저는 더 나아진 글 솜씨로 나중에 만나요!
이제 진짜 끝!! 감사합니다~!
Thanks to:)♥
갑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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