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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O GAME; 06 

 

 

 

졸린듯 나른한 남자의 눈빛 속에는 낯선 대상에 대한 강한 경계심이 서려있었다. 천천히 바닥으로 내려온 남자가 뒤를 돌아 늑대들에게 손짓했다. 그 손짓에 늑대들이 주춤주춤 뒤로 물러섰다. 저 남자가 누구길래 늑대들이 저 남자의 말을 듣는거지? 

 

“분위기상 우리편은 아닌것같네요.” 

 

손으로 작은 바람을 만들어내는 세훈의 눈이 바쁘게 남자를 훑었다. 마른 침을 꼴깍 삼켜낸 백현이 손끝에 힘을모아 작은 불빛을 만들어냈다. 갑자기 밝아진 시야에 인상을 찡그리는 사이에, 앞에있던 남자가 사라졌다. 

 

“뭐야. 어디갔지?” 

 

“나를 찾는건가?” 

 

“으악!” 

 

바로 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놀란 백현이 새된 비명을 내질렀다. 시끄러운듯 귀를 막던 남자가 손에서 귀를 떼고 백현의 어깨를 움켜잡았다. 어깨에서 느껴지는 강한 악력에 옅은 신음이 흘러나왔다.  

 

“너희는 어디에서 왔지?” 

 

백현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묻는 남자의 목소리가 소름끼치도록 차가웠다. 가까스로 손을 떨쳐낸 백현이 어깨를 주무르며 대답했다. 

 

“저 산 밑에 마을에서 왔어요.” 

 

“저기보이는 작은 마을말인가. 저곳과 여기는 꽤 멀텐데 어쩐일로 여기까지 왔지?” 

 

”마을사람들이 산짐승을 잡아달라길래 부득이하게 밤에 산을 오르게됬네요.” 

 

“산짐승이라...” 

 

남자의 눈빛이 알수없게 변했다. 뭔가 골똘히 생각하는듯 살짝 찡그린 미간이 남자다웠다. 한참을 가만히 서있던 남자가 뒤돌아서 늑대쪽으로 걸어갔다.  

 

“마을사람들에게는 미안하게됬다. 하지만, 우리도 이러고싶어서 이러는건 아니야.” 

 

“그렇다면, 뭐때문에 그러는거죠?” 

 

“그건 너희들이 상관할 바 아니다. 위험하니 신경끄고 동이 트거든 하산해. 괜히 야밤에 싸돌아다니다가 저놈 꼴나지말고.” 

 

턱짓으로 세훈을 한번 가리킨 남자가 천천히 늑대로 변했다. 다른 늑대들과는 다른 검정색 털. 그 남자가 늑대로 변하자 다른 늑대들이 일제히 울부짖었다. 남자가 가뿐히 나무에 뛰어올라 크게 울부짖고는 자리를 떠났다. 그 뒤를 따라 늑대들도 하나둘씩 자리를 떴다. 세훈이 분한듯 씩씩거렸으나 이미 그들은 떠난 후였다. 

 

*** 

 

“아까 그 남자가 말했잖아. 위험하니까 날이 밝을때까지 기다리자.” 

 

”여기 그대로 있다가 어떤 꼴을 당하려고요. 조금 걷다보면 산장같은게 있을지도 몰라요.” 

 

“올라오면서 그런거 못봤잖아. 이 깊은 산속에 그런게 있겠어?” 

 

“없을것도 없죠. 그니까 아까 올라온 반대쪽으로 내려가면 되잖아요. 빨리가요.” 

 

바닥에 풀잎을 깔고 누울 준비하는 백현의 모습에 세훈이 기겁을하며 팔을 잡아 끌었다. 빨리 내려가요. 손등으로 얼굴에 묻은 피를 대충 문지른 세훈이 걸음을 재촉했다. 세훈의 뒤를 따르던 백현이 주변이 환해지는것을 느끼며 걸음을 멈췄다. 

 

“어? 이게뭐지?” 

 

「경험치가 700 오르셨습니다. Lv.2로 레벨업이 되셨습니다.」 

 

아무것도 없던 허공에 이상한 글귀들이 나타났다. 세훈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듯 글자를 통과해서 지나간 세훈이 백현을 재촉했다.  

 

맞다, 여긴 게임 속이였지? 아까 그 늑대들을 잡은것 때문에 레벨업이 됐나보다. 뿌듯한 마음에 절로 콧노래가 나왔다. 기분좋게 한걸음 옮기려고 했는데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그러더니 별안간 두꺼운 책 하나가 백현의 앞으로 떨어졌다.  

 

“스킬북(skill book)?” 

 

낡은 겉표지에 필기체로 스킬북이라고 쓰인 두꺼운 책이였다. 백현은 그것을 집어들어 펼쳤다. 색바랜 누런 종이들에는 아무것도 적혀있지 않았다. 촤르륵 종이를 넘기던 백현의 손이 맨 앞장에서 멈췄다. 

 

「스킬 Lv1 라이트스피어(Light Spear) ; 빛으로 만든 여러개의 작은 창을 소환하여 적을 관통하는 능력. 최대 12개까지 소환 가능하다.」 

 

아, 그럼 아까 내가 소환해낸게 이건가? 적혀진 설명을 손으로 짚으며 따라읽던 백현이 책을 탁 소리나게 덮었다. 백현이 책을 덮자마자 책은 순식간에 사라져버렸다. 

 

“형! 빨리안오고 뭐해요? 확 그냥 버리고간다?” 

 

한참 내려간 세훈이 빨리 내려오라며 성화를 부렸다. 

 

“갈게! 기다려! 너, 먼저가기만해봐?” 

 

다급하게 뜀박질을 하는 백현의 얼굴에 미소가 만면했다. 드디어 능력을 다룰수 있게됬어. 세훈에게 다가간 백현이 미안하다며 두손을 싹싹 비볐다. 뚱한 표정의 세훈이 다시 걸음을 옮겼다. 

 

“형. 저기 불빛이 보이는것 같아요.” 

 

“어? 그러네? 진짜 산장이 있나봐.” 

 

“다행이네요. 노숙은 질색이였는데.” 

 

행여 불이 꺼질까봐 발걸음을 빨리한 둘이 산장의 문 앞에 마주섰다. 나무로 지은 오래된 산장이였다. 이런데에도 사람이 사나? 궁금증은 잠시 접어두고 손을 들어 문을 세번 두드렸다. 

 

똑똑똑- 

 

“계세요?” 

 

백현의 목소리가 들리자 내부에서 부산스러운 소리가 들리더니 이내 불이 꺼졌다. 황당해진 세훈이 문을 다시 두드리며 하루밤만 재워달라고 소리쳤다. 

 

“저희 나쁜사람 아니에요.” 

 

억울한듯 소리치는 세훈의 목소리에 다시 불이 켜지더니 문이 열렸다. 문 앞에는 창백한 얼굴의 아주머니 한분이 서계셨다. 척 보기에도 많이 고생한듯 야윈 몸과 부르튼 입술이 안쓰러워보였다. 살짝 옆으로 몸을 비켜낸 아주머니가 작게 속삭였다.  

 

“들어오세요.”  

 

“감사합니다.” 

 

덩달아 목소리를 죽인 백현과 세훈이 산장 안으로 몸을 들였다. 겉보기완 달리 아늑한 내부에 둘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폭신한 양털 러그가 깔린 내부에 목재 식탁과 의자두개가 놓여져있었고, 한켠에 큰 침대 하나와 작은 침대 하나가 놓여져있었다. 식탁 앞으로 둘을 인도한 아주머니가 화로에서 끓고있는 큰 솥으로 다가갔다. 국자로 그것을 몇번 휘휘 저은 아주머니가 접시 두개를 꺼내어 끓인 수프를 담았다. 

 

“늦은 밤이라 줄게 이거밖에 없네. 미안해요, 그래도 손님인데.” 

 

“아니에요. 늦었는데 저희 재워주시는것만으로도 감사하죠.” 

 

숟가락으로 뜬 수프를 후후불며 백현이 미소지었다. 그런데 먹을거에 사족을 못쓰는 세훈이 수프에는 손도 대지 않은 채 별안간 주변을 두리번거리기 시작했다. 

 

“왜그래? 무슨 문제라도 있어?” 

 

“이상해. 이 깊은 산속에 늙은 여자분 혼자 사신다니. 그리고 가구들을보면 다 두개씩이야. 침대도 의자도 하다못해 수저까지도.” 

 

부엌에서 물을 내오던 아주머니께서 그 말을 듣곤 빙그레 웃음을 지어보였다. 두개의 물컵을 식탁위로 내려놓은 아주머니가 품속에서 낡은 사진을 한장 꺼내보였다. 

 

“원래는 아이랑 같이 둘이 살았어요. 저희 아이가 몸이 약해서 요양차 이 산속에 들어와서 살게 됬죠.” 

 

사진속에는 볼살이 통통하게 오른 아이가 귀엽게 미소를 짓고 있었다. 작은 침대에 걸터앉은 아주머니께서 이불을 쓰다듬으며 말을 이었다. 

 

“보시다시피 이 산에는 늑대들이 많아요. 하지만, 예전의 늑대들은 사람을 해치지 않았어요. 오히려 산짐승들을 사냥해서 마을사람들에겐 이로운 존재였죠.” 

 

“아...근데 지금은 왜 이렇게 된거죠?” 

 

아까 늑대들이 공격했던 모습을 떠올리며 세훈이 몸을 부르르 떨었다. 아주머니께서 살짝 웃으시며 말을 이었다. 

 

“어느날부터였더라. 아이가 숲에서 이상한 돌멩이를 주워온 다음날부터였을거에요. 멀쩡하던 애가 갑자기 시름시름 앓기 시작했어요. 열이 펄펄끓고 온몸에 식은땀이 범벅이였죠.” 

 

“이상한 돌멩이요?” 

 

“네. 손바닥만한 크기에 빨간색으로 이상한 무늬가 새겨진 돌멩이였어요. 아무튼 아이가 갑자기 몸이 안좋아지면서 헛소리를 하기 시작했죠.” 

 

“헛소리라니 어떤 소리죠?” 

 

가만히 웃던 아주머니가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자식이 아프다는데 어떤 부모가 마음이 편할까? 괜히 실례가되는게 아닌가싶어 눈치를 살피니 괜찮다는듯 다시 웃어보인 아주머니가 조심스레 사진을 쓰다듬었다. 

 

 

「그분이 오실거야. 이제 이 세상은 그분의 것이 될거야! 미개한 인간들은 위대하신 그분에게 충성해야해.」 

 

식은땀을 뻘뻘 흘리며 아이가 목이터져라 소리쳤다. 통통했던 볼살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눈밑에 검게 그늘이졌다. 계속 허공으로 손을 내저으며 그 말을 반복하는 아이의 모습에 아주머니가 눈물을 흘렸다. 허공을 배회하는 마른 손을 꼭 잡아쥔 아주머니가 조용히 기도했다. 

 

‘제발 이 착한 아이를 살려주세요.’ 

 

 

 

“그러다가 눈을 떠보니 아이는 사라져있었고, 바닥에 붉은색으로 큰 문양이 남겨져 있었어요.” 

 

조심스레 일어난 아주머니가 러그를 치우자, 바닥에 피와 같은 액체로 이상한 문양이 새겨져있었다. 

 

“늑대들이 이상해진건 아이가 사라진 이후부터였어요. 온순하던 늑대들이 갑자기 난폭해지더니 사람들을 공격하기 시작했죠.” 

 

문득 아까 봤던 남자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우리도 이러고싶어서 이러는건 아니야.」 

 

명백히 타의가 섞였다는듯한 말투. 그렇다면 이 아이와 관련이 있다는건가? 아이가 사라진 후부터 난폭해진 늑대들. 붉은 문양의 돌. 이게 무슨 상관이 있는거지? 

 

“붉은 마녀의 저주를 받은거에요.” 

 

“붉은 마녀?” 

 

“아이는 그 이상한 돌멩이때문에 변해버렸어요. 마녀가 되버린거죠. 그 아이가 저주했기 때문에 늑대들이 그렇게 변한거에요. 아마 아이는 인간들을 전부 해치려 할거에요.” 

 

“그럴수가!” 

 

너무 많은 이야기를 들은것같다. 세훈이 고개를 들어 백현을 바라보자 백현도 나름 복잡한 표정으로 고민에 잠겨있었다. 입술을 꼭 깨물던 아주머니가 세훈과 백현의 손을 꼭 잡았다. 

 

“제발 그 아이를 말려주세요. 그 아이를 누구보다 사랑하지만...이렇게 된다면...어쩔수 없잖아요.” 

 

힘겹게 말을 하는 아주머니의 눈가에 눈물이 가득 고였다. 사랑하는 자식을 해할수밖에 없는 부모의 심정이 오죽하랴. 가슴이 미어지고 짓물러 터질것같은 느낌에 아주머니가 가슴을 움켜잡았다. 그 애절한 광경에 백현과 세훈의 눈가에도 눈물이 고였다. 

 

“걱정마세요. 저희가 꼭 무사히 아이를 데려올게요.”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흐윽..” 

 

자신보다 훨씬 어려보이는 남자들에게 허리굽혀 감사인사를 건네는 아주머니의 모습에 어쩔줄 몰라하던 둘이 같이 허리숙여 인사를 했다. 

 

그 아이..꼭 구해줄게요.  

남몰래 주먹을 꽉 쥔 백현이 다짐했다. 

 

 

 

 

안녕하세요!!!요새 의도치않게 분량이 자꾸자꾸 늘어나네요!!!좋은거겠죠??ㅋㅋㅋ 

 

 

 

암호닉 

 

랑데 님 

빠오슈 님 

여세훈 님 

쵸코칩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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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기 님 

뉴치 님 

오이지 님 

렌즈중독 님 

 

 

드디어 암호닉 10명돌파!!!!자축!!와아어ㅓㅓㅏ이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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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여세훈이에요!!!!아스킬북이랑렙업이라니너무기여워욬ㅋㅋㅋㅋㅋㅋㄱ완전다음편기대기대
11년 전
엑소프론티어
여세훈님 안녕하세요!!!! ㄴ. .나름 지...진지하다고요 킁ㅠㅠㅠ 댓글 감쟈합니당♥항상감사해욥
11년 전
독자2
언른오세요그대!!!!!재밋어요ㅜㅠ♥
11년 전
엑소프론티어
댓글 감쟈합니당♥하루에한편, 늦에도 2~3일에 한번씩은 올라오니까 걱정마세요!!전 이런걸로 밀당 안하는 쿨한뇨자ㅋㅋ
11년 전
독자3
오리에요! 아작가님 진짜 흥미진진하고 너무 재밌어지네여ㅜㅠㅠㅠㅠ시험공부하던 징어에겐 야식과같은 글ㅠㅠㅠㅠㅠㅠㅜㅜㅜㅠㅜㅠㅠㅠ잘보고 가요!
11년 전
엑소프론티어
오리님 안녕하세요!!!시험공부중 야식같다니...너무 과분한 극찬이네요ㅜㅠ그기분제가알죠ㅠㅠ댓글 감사합니당♥
11년 전
독자4
오 백현이 렙업!!!종인이는 무슨 이유때문에 그런걸까요ㅠㅠㅠ암호닉 게임폐인으로 신청할게요!
11년 전
엑소프론티어
게임폐인님 안녕하세요!!!아잌ㅋㅋㅋ종인이가 뭐때문에그럴까요?저 아이와 연관이 있을지~~??
11년 전
독자5
백현이 렙업 축하해!!! 그 아이가 종인이인건가요? 다음편 보러가야죠
11년 전
엑소프론티어
게임속이라는거 까먹을까봐...급히추가했어요ㅋㅋㅋ
11년 전
독자6
그 아이는 2종인이겠죠?? 다음편보러가야겟어요
11년 전
엑소프론티어
아니에요...흡...그남자가 종인이랍니다....
11년 전
독자7
비글이에요!! 폰뺏겻다가 지금봣네여ㅠㅠ
11년 전
엑소프론티어
비글님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뵙는것같은 느낌이ㅠ.ㅠ
11년 전
독자8
오이지에요!!시험기간이라 이제야 봤네요ㅠㅠㅠ스킬북이라니ㅋㅋㅋ백현이도 열심히 렙업해서 만렙을 찍어야하는건가요ㅋㅋㅋㅋ
11년 전
엑소프론티어
오이지님 안녕하세요!!!백현이가 만렙을 찍을때까지 달려야죠ㅋㅋㅋㅋ
11년 전
독자9
종인이는과연 아이와무슨관련이있는걸까요ㅋㅋㅋ
11년 전
엑소프론티어
글쎄요~직접적인 연관은 없는듯하네요ㅋㅋ
11년 전
독자10
잠시 게임속이란걸 망각했는데 렙업이랑 스킬북에서 게임이었지!!했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1년 전
엑소프론티어
오오오!!!제가원한걸 단번에 캐치해주셨어요!!!독자님 완전대단하신듯ㅠㅠ내사랑하세요ㅜ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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