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써주시는 댓글에 힘을 얻고 잇습니다. *암호닉분들을 비롯해 너무 감사합니다. 아침에 날씨가 너무 좋아 오랜만에 봄 옷 꺼내입고 집을 나섰는데 오후 늦게 갑자기 비가 내리면서 기온도 뚝 떨어짐. 같이 놀던 친구들은 하나둘씩 남자친구가 와서 데려가는데 나는 데리러 올 사람이 없음. 다같이 나가는 분위기인데 얇은 옷에 우산도 없어 어떡하지..고민하고 있는데 갑자기 왠 남자가 스윽 나타나서 "얘 제가 먼저 데려가겟습니다." 하고 어깨 감싸안아 밖으로 나감. 뭐지 싶어서 옆에 돌아보는데 오랜지기 친구 준면이가 씩 웃으면서 "야 너 안춥냐? 나 존나 착한 친구다..남자친구 없는 친구 구제도 해주고"함. "나 여기 잇는지 어떻게 알았어?너 나 미행하냐?"고맙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해서 물어봣더니 돌아보면서 짧게 "어"하고는 우산 나 쥐어주더니 "야 나 차 갖고 올께 좀만 기다려" 하고 빗 속으로 뛰어감. 생각해보니까 오늘 들뜬 마음 그대로 페이스북에 사진 올렷던 게 떠오름. '짜식 나 얇게 입은거 알고 왓구만' 혼자 중얼중얼대면서 기다리는데 얘가 안 옴. "멀리 대놧나?아니 무슨 차를 만들어오나"투덜대는데 어느새 차 한대가 미끄러져 내 앞에 섬. 문 열며 타면서 "왜이렇게 늦게 왓어 진짜"하며 훈훈한 기운에 팔을 비비는데 "아 히터 나오기 전에 잠깐 찬바람 나오잖아 미안미안 좀 잇으면 더 따뜻해질거야" 빗물에 옷은 잔뜩 젖어가지고는 찬바람 맞아 입술도 파래진 주제에 미안하다고 웃어보임. 미안해서 괜히 "야 근데 진짜 왜 왓어?" 물어보니까 "아니 아까 여기 앞에 지나갈 일 있엇는데 너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 생각나서 날씨 좋다 뭐 이런거 써잇길래 당연히 우산 안가지고 온 것 같아서 앞에서 좀 기다렷지 야 솔직히 말해봐 너 친구들 잇는데 쪽팔려서 먼저 나오겟다고 못한거지?응? 고맙지 그치"함. "아 내가 친구 하나는 진짜 잘 둿다 준면아...짜식 진짜 미안하게..야 커피 내려줄테니까 마시고 가." 집 앞에서 내리기 전에 미안한 마음을 표현하는데 "아냐 됫어 얼른 들어가 씻고 보일러 올리고" 거절하면서 웃음. 빠이빠이 손 흔들면서 가는데 고마워서 나도 손 흔들어 주고 집에 올라가 커피 한잔 따뜻하게 내려 마시면서 티비 보고 잇는데 친구 백현이한테 전화가 옴. 뭔 일인가 싶어서 받는데 "야야야 오늘 진짜 대박이엇어." 잔뜩 흥분한 목소리로 따다닥 말하길래 "왜왜" 되물으니까 "오늘 김준면 이새끼 미팅 도중에 갑자기 죄송하다고 하고 나간거 잇지 팀장이 이름을 몇번을 불럿는데 진짜 갑자기 와...난 걔가 그렇게 빠른 줄 몰랏다 야...야 듣고잇냐?여튼 얘가 두시간만에 나타낫는데 온통 젖어가지고는 팀장한테 존나 까엿잖아..물어봐도 대답도 안해 이새끼 애인 생긴게 분명해..야 너도 막 캐내봐" 웃으며 "너 나중에 뭐 알아내면 나한테도 꼭 알려줘라 응?알겟지?"함. "으...응"하고 끊는데 뭔가 온몸에 힘이 쭉 빠지면서 미안하고 혼란스러움. 고민고민하다가 "너...뭐야" 하고 문자 보내니까 "미안해 나 너 좋아하나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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