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ri A 02
아리아 02
오전 11시.
팬싸인회에 다녀왔지만 공연을 못 본 탓에 기분이 좋지 않은 찬열이 회의실에 삐딱한 자세로 앉아있다.
"이번 새로 출시되는 핸드폰 광고 모델은 이연희로 확정 되어가고 있습니다. 광고기획팀은 매니저와 연락해서……."
"왜 모델이 이연희입니까?"
"…예? 아, 그건 이번 컨셉과 맞게 밝고 화사한 분위기의 모델을 쓰려는 생각……."
"아니요, 이번 모델은 저희 광고기획팀에서 직접 결정하도록 하겠습니다."
"왜 모델이 이연희입니까?"
"…예? 아, 그건 이번 컨셉과 맞게 밝고 화사한 분위기의 모델을 쓰려는 생각……."
"아니요, 이번 모델은 저희 광고기획팀에서 직접 결정하도록 하겠습니다."
찬열은 그대로 자리에서 일어나 회의실 밖으로 나갔다. 준면이 급하게 따라왔다.
"본부장님, 이렇게 막 회의실을 나오시면……!"
"아버지 오신다면서."
"…그건,"
"됐어. 형이 나한테 그런 거짓말 한 두번 하는것도 아니고."
"죄송합니다."
"됐다니까."
찬열은 뒤쫓아오는 준면을 무시하고 광고기획팀 사무실로 들어갔다. 그리고 자리에 앉아 신입사원들에게 잔심부름을 시키는 세훈에게 말을 걸었다.
"오대리."
"…어? 본부장님 안녕하세요!"
"변백현 매니저한테 연락해서 미팅날짜 잡으세요."
"변백현이요? 아니, 변백현은 왜……."
"이번에 새로 출시되는 핸드폰 CF 모델 변백현으로 결정났습니다."
"예?! 이연희라고 들었는데……."
찬열은 어리둥절해 하는 세훈에게 그대로 등을 돌려 밖으로 나왔다. 문 앞까지 온 찬열이 뒤를 돌아 세훈에게 말했다.
"미팅은 제가 나갑니다."
이번에도 세훈의 대답도 듣지 않고 그냥 등을 돌려 나오는 찬열의 눈에 웃고있는 준면이 보였다. 이번에도 다 안다는 눈빛이었다. 뻘쭘해진 찬열이 준면을 한번 슬쩍 노려보고 발길을 돌렸다. 얼음장같은 눈빛이었지만 준면의 눈에는 그저 귀여워 보일 뿐이었다.
*
"여보세요?"
-형, 형, 형.
"응, 종인아."
-형 오늘 뭐해요?
"오늘……. 난 공연 없는 날이야! 어제 밥 사기루 한거 오늘 사줄게. 학교 언제 끝나?"
-대박. 진짜요? 저희 오늘 1시쯤에 끝나요. 학부모 총회랬나? 아, 근데 이렇게 밥 뜯어먹으려고 연락한건 아니였는데.
거짓말 치지마. 어떻게 알았지? 종인과 실없는 대화를 나누던 백현이 종인을 데리러 종인의 학교 앞에 갔고 학교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종인이 백현의 차에 올라탔다.
"학교 오랜만이다."
"그렇게 말하니까 졸업한지 되게 오래된 것 같네요."
"2년이면 오래됐지, 뭐."
"난 아직도 형 처음 만난 날이 생생해요."
"나도야. 두 살이나 어린놈한테 반말을 듣다니."
둘은 학교에서 처음 만났는데, 종인이 갓 입학한 신입생이고 백현이 3학년일 때 였다. 늦잠을 잔 백현이 계단을 뛰어 올라가다 종인과 부딪혀 그 자리에서 넘어졌다. 그 때, 종인은 백현이 자신의 친구일 거라 생각하고 무턱대고 야, 괜찮아? 왜 그렇게 뛰어다녀. 누가 쫓아오냐? 하고 물은 것이다. 그 때 부터 시작된 인연이 여태까지 온 것이다.
"진짜 나보다 형 일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어요. 솔직히 지금도 좀 의심스러워."
백현은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실제로 둘이 돌아다니면 백현보다는 종인을 형으로 보는 경우가 많았고, 그러한 말들을 모두 어려보인다는 말로 받아들이는 백현 또한 그 말에 부정하지 않았다. 뭐 먹고싶냐는 백현의 질문에 종인이 파스타가 먹고 싶다고 했고, 백현은 자신이 잘 아는 파스타집으로 운전했다. 눈치가 없는 백현은 몰랐겠지만, 1시쯤 끝난다던 종인의 말과는 달리 학교 주변에는 아무도 나와있지 않았다.
*
"여보세요?"
종인과 대화하던 도중 테이블 위에서 백현의 핸드폰이 진동했다. 화면을 보고 매니저라는 것을 확인한 백현이 종인에게 잠깐만, 하고 전화를 받았다.
-지금 뭐해?
"지금? 밥 먹으러 나왔어. 왜?"
-너 CF 들어왔어.
"……CF? 무슨 CF?!"
-H사 핸드폰.
"진짜? 말도 안돼."
-만나서 얘기해보재. 오늘이라도 만나고 싶다는데, 괜찮아?
"괜찮지!"
-알겠어. 다시 연락 줄게.
기분이 좋아보이는 백현이 전화를 끊자마자 종인이 무슨일이냐며 물었다.
"종인아, 나 CF 들어왔대."
"헐, 진짜요? 대박……."
"어떡해, 너무 좋아. H사 핸드폰이래. 진짜 멋지겠다……."
"형, 저도 사실 모델 제의 받았어요."
"모델?!"
"네. 근데 그냥 거절…,"
"잘 해봐, 너랑 진짜 잘 어울리겠다."
"…그래요?"
"응. 되게 잘 어울릴 것 같아. 런웨이 걷고, 막 하는 거."
"……그럼 유명한 모델 되서 공개적으로 말 해야겠어요."
"뭐라고?"
"뮤지컬계의 아이돌 변백현은 내꺼라고."
"미쳤네. 커밍아웃 할 거면 너 혼자 해, 임마!"
그건 안되죠. 형 옴짝달싹 못하게 하는게 내 목표인데.
속으로 여러 생각을 하는 종인과 들뜬 백현, 둘의 즐거운 식사는 계속 되었다.
*
세훈은 사무실에서 백현에 대한 사전조사를 하고 있었다. 백현을 검색해서 이미지 뿐만 아니라 블로그 같은 곳도 방문해 평소 이미지같은 것들도 조사하고 있었다. 그러던 도중, 세훈은 흥미로운 제목을 발견했다.
우리 백구 존잘 남팬도 있음 (호모주의)
블로그에 있는 포스트 제목을 클릭하자 보이는 여러장의 사진에 세훈은 더 깜짝 놀랄 수 밖에 없었다.
"박 본?!"
여러장의 사진에는 무표정한 얼굴로 백현을 내려다보는 찬열과, 그런 찬열에 쩔쩔매는 백현이 있었다. 세훈은 바로 노트북을 들고 찬열에게 갔다. 노크도 없이 무작정 열린 문에 찬열이 자리에 앉아 세훈을 째려봤다.
"무슨 일입……,"
"본부장님, 변백현 팬 싸인회 다녀오셨어요?!"
"……."
"어떤 블로그에 팬 싸인회에서 찍힌 본부장님 사진 올라와있어요!"
세훈이 찬열에게 다가가 노트북을 보여주자, 찬열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정말로 자신과 백현이 있는 사진이 한 장도 아닌, 여러장이 올라와 있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백현이 여자 안만나더니 이런 멋진놈을 숨겨놓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내가 다 설레네 아 미칠것 같아 머릿속에서 막 망상들이 피어나기 시작햇어ㅠㅠㅠㅠㅠㅠㅠㅠㅠ아 진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키큰 남자여 백현이를 양보하겟엌ㅋㅋㅋㅋㅋㅋㅋ
댓글 14
(전략)
오탁구 │ 나 저 남팬 이름도 들었음 박찬열임 목소리도 대박임 완전 상남잨ㅋㅋㅋㅋㅋㅋㅋㅋ변백현 좋아하는거 아니면 내가 꼬셧을텐데ㅡㅡ 하지만 이름부터 호모돋는다 백현이 내려보는 표정봐 마치 먹잇감을 노리는 하이에나 같아..아 둘이 사구려라 내가 지켜줄게ㅠㅠㅠㅠㅠㅠ
(후략)
"허, 이 사귀라는 댓글은 뭐야. 본부장님, 신고할까요?!"
"미쳤어?"
"…네?"
"……뭐, 뭐 이런거 가지고 신고를 해. 그냥 넘어가."
찬열은 세훈 몰래 책상 밑에서 자신의 허벅지를 꼬집으며 터져나오는 웃음을 힘들게 참아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앜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저는 치매인가여? 생각햇던거는 기억 안나고 왜 벽이 아닌 글에 똥칠을 할까여..
ㅠㅠㅠㅠㅠ아 근대 생각해보니 아리아 라는 제목이 뭐라해야할까 되게
오페라 스럽고 귀신나올거같그 그러는거 가튼대 전혀 아니에요!!!!!!!!
아리아 : 작품의 주제를 담고있는 클라이맥스 부분에서 연주되며 이중창이 대부분이다.
그래여 나는 찬백이 함께 하는 사랑의 이중창을 생각하구 정한거에여!@!@!!!!!!!!!!!
그렇다고 사랑의 아리아 하면 이상하자나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큐ㅠㅠ힁
아 글구 나의 오탁구님 !!!! 특별출연 데쓰
박차녈 본부장님이 오탁구님 구해줫데쓰
ㅎㅎㅎㅎ희희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재밋을지 없을지는 모르지만 댓글점..저는 댓글 보는 시간이 하루중에 젤 행복해여 진심으루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