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ri A 05
아리아 05
백현은 쇼핑백에서 상자를 꺼내어 뚜껑을 열고 방금 사온 아기용 신발을 자신의 손바닥 위에 올려놓았다. 손가락을 껴보기도 하며 요리조리 살펴보던 백현이 찬열이 차를 세우자 창 밖을 보고 상자에 신발을 예쁘게 정리해 넣어 다시 쇼핑백에 집어넣었다. 찬열이 안전벨트를 푸르는 백현을 붙잡았다.
"저기, 백현씨."
"네?"
"지갑 안에…, 제 핸드폰 번호 넣어놨어요."
"……."
"그러니까 저는 그냥 팬으로서만 백현씨를 좋아하는게 아니라……."
"……."
"…사적으로도 연락하고 잘 지내는 사이가 되고싶어요."
백현은 아무말도 하지않고 자신의 팔을 붙잡은 찬열의 손만을 바라봤다. 아까부터 말이 많던 백현이 한참을 그렇게 말 없이 있자 찬열이 서서히 백현의 팔을 놓았다. 찬열의 손이 완전히 떨어지자 백현이 서둘러 문고리를 잡았다.
"데려다 주셔서 감사해요. 안녕히 가세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서둘러 나가는 백현을 멍하니 바라보던 찬열이 깊게 한숨을 쉬었다.
절대 가벼운 마음으로 그러는 것이 아닌데, 내가 너무 성급하게 굴었나.
뒤늦게 후회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백현을 좋아하는 마음이 자신도 모르게 너무나도 커져 감당할 수가 없었다. 이렇게 누군가를 좋아하는 것은 처음이라 어떻게 다가가야 하는지도 몰랐고,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지도 몰랐다. 백현에게 거절 비스무레 한 것을 당해놓고도 아직 백현의 체온이 느껴지는 것만 같은 착각에도 심장이 뛰었다. 이렇게 꾸물꾸물하고 울렁거리는 느낌은 처음이라 뭐가 뭔지 아무것도 모르는 찬열이었지만, 백현을 처음 보고 온 날 처럼 한 가지 만은 확실하게 알 수 있었다. 이미 백현을 너무나도 사랑하게 되었다. 이유는 모르지만 이것은 확실했다.
백현은 찬열의 차에서 내려 걸음을 빨리해 서둘러 집으로 들어왔다. 겨우 세번째 였다. 처음은 팬싸인회, 두번째는 CF 촬영 전 잠시 나눈 인사 뿐이었고, 방금이 겨우 세번째 였다. 하지만 방금 자신을 붙잡은 찬열에 심장이 뛴 것은 너무나도 놀랄 일이었다. 머릿속이 복잡한 백현은 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 열었다. 지갑 안쪽에 붙어있는 포스트잇에는 찬열의 외향만큼이나 단정한 글씨로 11자리 숫자가 쓰여있었다. 집 안으로 들어가지도 않고 신발장에 서서 한손에는 지갑을, 한손에는 핸드폰을 들은 백현이 한동안 고민하는가 싶더니 지갑과 핸드폰을 번갈아보며 다이얼을 눌렀다. 그리고는 그제서야 신발을 벗고 집 안으로 들어와 지갑을 콘솔 위에 올려놓고 양 손으로 핸드폰을 잡은 백현이 결심한 듯 하더니 다시 또 멈춰졌다. 본부장님 이라고 해야하나? 아니면 찬열씨? 호칭부터 고민을 하기 시작한 백현이 손가락을 움직였다.
[방금은 너무 당황해서 아무 말도 못했어요. 죄송해요. 앞으로 연락 자주 하고 지내요!]
전송 버튼 위에서 엄지손가락을 움찔움찔 하던 백현이 눈을 꽉 감고 전송 버튼을 눌렀다. 얼마 지나지 않아 메세지가 성공적으로 전송되었다는 글이 나왔고, 백현은 답장이 뭐라고 올지 긴장되어 핸드폰을 침대 위 이불에 올려놓고 재빨리 속옷과 갈아입을 옷을 챙겨 욕실로 들어갔다. 씻고 나오면 답장이 와있겠지. 백현은 왠지 이 느낌이 이제 막 연애를 시작하는 사람같다고 느껴졌지만, 애써 무시하고 욕실 문을 닫았다. 하지만 문을 닫고도 아무런 소리가 없던 욕실 문이 갑자기 덜컥 열리더니 백현이 입고있던 옷 그대로 다시 침실로 들어갔다. 어두운 방에 침대 위 핸드폰만이 빛을 내고 있었다. 백현은 서둘러 침대로 달려가 핸드폰을 집어들었고 씻으려고 했던 백현은 방금 전 집에 들어왔던 때처럼 한참을 핸드폰만 잡고 있었다.
[얼른 씻고 푹 쉬어요. 내일 봐요, 우리.]
마치 아까처럼 찬열의 손이 자신의 팔 위에 있는 것 마냥 심장이 또 다시 뛰기 시작했다.
*
"본부장님, 저기, 그……, 시말서…, 보셨어요……?"
"……아."
찬열은 어제 저녁 백현을 보러 가느라 세훈의 시말서를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찬열이 표정없이 아, 하자 심장이 덜컹 떨어지는 듯한 느낌에 세훈이 울상을 지었다. 하지만 찬열의 입에서 나온 이야기는 의외였다.
"봤습니다. 없던 일로 하죠."
세훈은 예상외인 찬열의 반응에 눈을 크게 뜨며 찬열을 바라봤다. 하지만 세훈이 놀라던 말던 신경쓰지 않고 본부장실로 들어간 찬열은 곧 자신의 기분이 좋다는 이유만으로 세훈을 용서한 것을 후회하게 되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본부장님 정말 죄송합니다 죄송해요 죄송합니다 이거 죄송합니다 이 말 여러번 쓴거, 복사하고 붙여넣기로 한게 아니라 직접 제가 한 글자 한 글자 다 친거에요…. 본부장님 정말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한번만 봐주신다면 정말 다시는 죄송하다고 말씀드릴 일 없도록 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해요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 ∞]
당장이라도 세훈에게 벌점을 주고싶었지만, 어젯밤 백현과 주고받았던 문자를 생각하며 기분좋게 자리에 앉은 찬열이다.
*
"깊은 어둠 속으로 빠져 들거야."
찬열은 자신이 제일 좋아하는 토드의 '마지막 춤' 이라는 노래를 들으며 온 집중을 백현에게 쏟아 무대를 감상 중이었다. 원래는 백현이 여주인공인 엘리자벳에게 다가가 손으로 얼굴을 쓸며 집착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부분이었지만, 엘리자벳의 앞으로 다가간 백현이 찬열이 앉아있는 관중석 쪽으로 순식간에 고개를 돌리고 노래하기 시작했다.
"조용히 은밀하게, 서서히, 내게로……."
찬열은 자신을 보는지, 아니면 그저 자신의 쪽에 있는 관중들을 보는 것인지는 몰랐지만 확실히 자신쪽을 보며 노래하는 백현의 모습에 숨이 멎을 뻔했다. 매일같이 와서 보는 공연이었지만, 이렇게 자신을 향해 얼굴을 보여주며 노래한 것은 처음이었다. 그 때부터 찬열은 공연에 집중할 수가 없어 그저 멍하니 자리에 앉아있을 뿐 이었다.
공연이 끝난 후, 백현과 찬열은 만나서 같이 회사로 가기로 하여 찬열은 지금 백현을 기다리는 중이었다. 차에 탄지 몇 분이 지났을 때, 사이드 미러로 백현과 한 남자가 걸어나오는 모습이 보였다. 옆에 있던 남자는 종인이었다. 전에 파스타집에서 종인을 본적이 있는 찬열이 둘의 모습을 경계심 가득한 눈빛으로 봤다. 시간나면 가서 염색하겠다고 했던 말처럼 종인은 정말로 가서 까맣게 염색을 한 것인지 두피쪽에 있던 갈색 머리가 다 까맣게 변해있었다. 백현이 좋아하는 검은 머리가 자신보다 종인에게 더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 미간이 찌푸려지는 찬열이었다. 사이드 미러로 보이는 백현이 찬열의 차를 발견한 것인지 종인과 함께 찬열의 차가 있는 쪽으로 다가왔다. 운전석 창문으로 다가온 백현이 창문을 두드려 찬열이 급하게 창문을 내렸다.
"본부장님, 제 아는 동생이 공연 보려구 와서 좀 같이 있으려구요. 촬영 시간까지 좀 남았으니까 그 전까지는 꼭 갈게요!"
"…네, 그러세요."
"안녕히 가세요!"
찬열에게 인사를 마친 백현이 허리를 들어 종인에게 갔다. 투닥이며 장난치는 모습을 보고있던 찬열이 시동을 걸어 빠르게 주차장을 빠져나갔다. 아직 이렇게까지 질투를 할 사이가 아닌것을 알면서도 찬열은 마음속에서 피어오르는 질투심을 이겨낼 수 없었다. 저 고삐리에게서 얼른 떼어놔야 할텐데…….
"누구에요?"
"아, H사 광고 기획팀 본부장님."
"근데 왜 여기 와있어요?"
"공연보러 자주 오시거든. 그래서 같이 회사 들어가려구 했지."
"아아……. 아, 맞다."
"뭐가?"
"저 모델일 해보기로 했어요."
"정말?!"
"네, 그래서 오늘도 학교에 그 핑계 대고 나온거에요."
"…이걸 칭찬 해야하나, 혼내야하나."
백현이 밉지않게 노려보며 말하자, 종인이 그런 백현의 어깨에 팔을 둘렀다.
"아, 배고프다. 뭐라도 먹으러 가요."
"야, 팔 안내려? 이게 어디서 건방지게?!"
"형 키 좀 커야겠다. 이러고 있으니까 너무 편한데요?"
"이게 진짜?!"
인도로 걷는 종인과 백현 뒤로, 어젯밤 백현이 탔었던 멋스러운 외제차 한대가 따라오고 있었다.
국어 수행평가가 소설쓰는거에요..
그래서 수행평가 하는척 방으로 들어와서 수행평가용 소설은 한줄 쓰고 인티와서 이러구 잇다능ㅎㅎㅎㅎㅎ
헿헿 이렇게라두 와서 조타..힣 ♡ 여전히 저는 길게는 못쓰네요..
길게 써야 할탠대.. 하지만 이제 어서 수행평가 하로가야지ㅠㅠㅠㅠㅠㅠ
진짜 토드역 준수가 불렀던 마지막 춤 연습영상에서 뽑아낸거 에요! 영상으로 봐야 훨씬 좋지만 혹시라도 듣고시픈 분들을 위해..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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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거 올려두 되져..? 핳핳;;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