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마방에 올렸는데 썰 원하는 분들이 많아서 그냥 아예 여기에 쓰기로 했어!
댓글 쓰고 포인트도 받고 신알신도 하고...히ㅣ힣(수줍)
쌤이랑 나는 10살차이야 ㅎㅎ
일단 첫만남부터 풀게!
작년 겨울 2월달쯤에 우리 아파트에서 아침엔 프리마켓을 하고 오후엔 바베큐파티를 했었거든
(다른 아파트 주민들도 오셔서 다같이 놀고 먹고 파티하는 것처럼 재밌게 하는 그런 건데 일년에 한 번씩 해!)
그래서 그날 친구를 데리고 프리마켓할 때쯤 갔지. 여기저기 친구랑 둘러보는데 저 앞에 엄청 예쁘신 분이 있는 거야
회색 코트 입고 목도리를 목에 칭칭 두르고 혼자서 팔 물건들을 정리하고 있더라
한 눈에 반하진않았어!!ㅋㅋㅋㅋㅋ(강조) 그냥 보자마자 '와 진짜 예쁘시다..' 정도?
그리고 프리마켓 시작되고 그 여자분이 너무 예뻐서 그런 지 아파트에 남자 학생들 엄청 몰리고 장난 아니었어 살 것도 아니면서....흥
쨌든 그래서 나도 친구를 데리고 은글슬쩍 가서 물건 둘러보다가 하나 샀지 ㅎㅎㅎㅎ
그러다 오후 돼서 바베큐파티하는데 그 여자분이 난로쪽에서 혼자 서 계시는 거야 그래서 친구보고 고기 받으러 가라하고 나는 그 여자분 옆으로 가서
핸드폰하는 척 ㅋㅋㅋㅋ 그러니까 그 분이 "어? 아까 그 학생이죠?" 이러면서 먼저 말을 거시는 거야
나는 말 걸거라곤 생각도 못 했는데 말을 걸길래 당황해가지고 "네? 아까요?" 했더니 "어..아까 프리마켓에서 물건.." 이러면서 말끝을 흐려 ㅋㅋㅋㅋㅋ
그래서 맞다고 하고 좀 얘기하다보니까 며칠 전에 새로 이사왔고 주민 분들이랑 인사하려고 일부러 프리마켓도 참가하고 바베큐 파티도 오고 그런 거라는 거야
그렇게 얘기하는 사이에 친구가 고기 받아왔길래 그 분이랑 인사하고 고기 먹으러..ㅎㅎㅎㅋㅋㅋㅋ
다음날 저녁에 슈퍼에 갔는데 그 여자분이 물을 사고 있길래 가서 아는 척하고 싶었는데 좀 뭔가 그래서 난 라면 고르고
계산대에 줄 섰는데 내 뒤에 그 여자분이 오신 거야 그래서 일부러 못본 척하고 뒤도 안 보고 계산하고 나와서 집 가는데
누가 뒤에서 툭 치길래 뒤돌아봤는데 그 여자분이 "이어폰 끼고 있어서 못 들었구나? 밤에 이어폰 끼면 위험한데.." 이러는 거야 혼자 ㅋㅋㅋ
그래서 내가 (처음본척)(나는매우반가운척) 몇동사시냐고 물었는데 나랑 같은 동인거야 그래서 같이 들어가서 엘레베이터 앞에 서서
몇층이냐 물어보고 내가 그 여자분보다 4층 위였어!
그렇게 집 같이 가고 엘레베이터 기다리고 올라가고 할 때동안 얘기하면서 좀 친해졌어 ㅋㅋ
그 분이 나한테 "몇 살이에요? 고등학생?" 이러길래 "네 언니는요?" 하면서 그 분이 언니가 되었지.
내가 방학동안에 거의 집에서만 있어서 한동안 못보다가 가끔 나가면 엘레베이터나 집 앞에서 마주치고 이런 게 끝이었어 ㅋㅋ
만날 때마다 언니언니 이러고 언니는 나 막 귀여워해주고 ㅜㅜ
그러고 개학하는 날이 되었지
왜 첫날에 강당에 다 모여서 교직원 소개하잖아 난 원래 항상 쌤들을 좋아해서 예쁜 쌤이 없나 보고 있는데 새로 오신 선생님 소개에 그 언니가 있는 거야 ㅋㅋㅋㅋㅋㅋ
나 진심으로 놀라서 눈 백만번 비비고 다시 봤어 ㅋㅋㅋ 심지어 나랑 제일 친한 친구 담임쌤이더라
그래서 학교 끝나고 친구 데리러 갈 겸 친구 반으로 가서 언니 앞에 딱 섰어
그러니까 언니도 나 보고 놀라는 거야 ㅋㅋ 이 학교 다니냐면서.
내가 왜 말 안 했냐고 그러니까 씩 웃고 "난 너가 이 학교인 지 몰랐지~" 이러고.. 그 이후로 밖에서 마주쳐도 그냥 쌤이라고 부르게 됐어!
이제 사귀게 된 썰을 풀게!
내가 쌤 일념넘게 짝사랑했어 일년반? 학기 시작할 때부터 지금까지라고 생각하면 돼 ㅋㅋ
작년엔 쌤이 우리반 수업하셔서 학교에서 자주 보고 또 내가 많이 찾아가기도 하고 그랬는데 이번엔 아예 건물도 다르고 학년도 달라서
학교에서 진짜 거의 못 봤어 ㅠ 내가 일부러 찾아가지않고는.. 얼굴도 못 보고 얘기도 못 하고 하니까 너무 보고 싶은 거야
특히 작년엔 쌤이랑 나랑 엄청 꽁냥꽁냥했거든 ㅠㅠ 친구들이 쌤이랑 내 사이 질투할정도로 ㅋㅋ
그리고 쌤이 나한테 엄청 희망고문하듯 헷갈리게도 했고 ㅠㅠ
그러던 와중에 저번 주말 쌤이 밥 먹자고 먼저 연락이 왔어 우리 못 본 지 오래되지 않았냐면서.
완전 방방 뛰고 난리났지 ㅋㅋ 저녁먹고 집 들어가는 길에 홧김에 고백했어
사실 속으론 백번도 넘게 한 고백인데 작년엔 우리반 수업 들어왔으니까 고백하고 서로 얼굴 보기 곤란할까봐 참았는데
지금은 그럴 일이 없으니까 나도 모르게 한 거 같아 밤이라 그런 지 용기도 생기고 ㅋㅋ
"아 맞다 쌤 나 할 얘기있어요"
"응? 뭔데? 말해 봐"
".......아 아니에요~ 그냥 오늘 잘 먹었다고 말하려했어요" 이러고 땅만 보고 웃으니까
"아닌 거 같은데? 뭔데~ 고민있어?" 다정한 목소리로 이렇게 말하고선 내 어깨에 손 올리는 거야 ㅠㅜㅠㅜㅠ
내가 평소에도 눈물이 엄청 많아서 그런가 막 눈물이 나오는 거야 ㅜㅜㅠㅠ
내가 눈물 참으려고 입술 깨물고 고개 푹 숙였더니 쌤이 놀라서 "왜 그래 왜 울어 쓰니야" 하고 나 안아주고 토닥여줬어
머리 쓰다듬어주고 토닥토닥하다가 쌤 얼굴도 안 보이겠다 그냥 홧김에 "쌤 좋아해요" 하니까 쌤이 나 안은 거 떼고 내 얼굴만 보는 거야
"저 작년부터 쌤 쭉 좋아했고 지금도 진짜 많이 좋아해요 끝까지 고백 안 하려고 했는데 죄송해요..저 먼저 갈게요"
하고 집 가는데 왠지 모르게 서럽기도 하고 시원하기도 하고 후회되기도 하고 하는 마음에 완전 펑펑 울면서 혼자 집 갔어
혹시 쌤한테 연락 올까봐 핸드폰 쥐고 있다가 반응이 무서워서 폰 꺼두고 다음날 오후 돼서야 폰을 켰는데 쌤이 카톡으로
"쓰니야 전화 했는데 계속 폰이 꺼져있네 일어나면 연락해" 딱 이렇게 와 있었어 원래 쌤 말투답지않게 ㅠㅠ
겁나서 연락 안 하고 있다가 생각 좀 정리하고 전화했더니 바로 받더라
"너 누가 핸드폰 꺼 두래 걱정했잖아!"
"죄송해요.."
"지금 잠깐 볼 수 있어? 선생님 아직 대답 안 했는데"
하고 씻고 준비하고 집 앞 공원으로 갔더니 쌤이 벤치에 앉아있길래 옆에 가서 앉았어
"왔어? 지금 쌀쌀한테 왜이리 얇게 입었어"
내가 아무 반응 안 하니까 쌤도 아무 말도 없이 있다가
"음 쓰니야 내가 어제 쓰니 말 듣고 집 가서 엄청 고민해 봤어 나 잠도 못자고. 보여? 여기 다크서클 내려 온 거" 하면서 쌤이 눈을 가리키는 거야
그래서 내가 쳐다보니까 "이제야 내 얼굴 보네. 일단 우리는 선생과 제자잖아 그치? 그래서 쌤이 널 좋아해도 선뜻 말하기가 힘들었어"
이러는데 내가 뭔소린가 싶어 눈썹을 찡그리니까 "뭔소린가싶지? 쌤도 너 좋아한다고~ 쌤도 하기 힘들었던 걸 먼저 해 줘서 고마워"
내가 놀라기도 놀라고 상황파악하느라 눈 동그래져서 아무 말 못하니까 내 손 덥썩 잡고 "그럼 우리 오늘부터 1일이야? 좋다~ 집 가자! 너 감기걸려"
하고 일어나는 거야 그래서 내가 "진짜예요? 그럼 나 어제 왜 혼자 집 가게 나뒀어요 나빴어 진짜" 하니까
"나 너 뒤에서 졸졸 따라갔었거든~ 우느라 정신 없어서 몰랐겠지 바보야. 울긴 왜 울어 내 대답도 안 듣고"
나 진짜 또 울 뻔 ㅜㅜㅜㅜㅠㅜㅠ 그래서 신나서 손 꼭 잡고 공원 좀 돌면서 애기하다 집 들어갔어!
우롸 길다 ㅋㅋㅋㅋㅋㅋ 내가 1년 넘게 쌤 좋아하는 동안 맘고생도 엄청 하고 쌤이랑 사귄다던 익인들 썰 보면서 부러워하고 ㅜㅜ
그래서 그 입장을 너무 잘 알아서! 기억나는 대로 최대한 구체적으로 써 봤어! ㅎㅎ
나 너무 행복핟 ㅜㅜㅡㅜㅠㅜㅠㅜㅠㅜㅠㅜㅠ
혹시 또 듣고 싶은 썰 있음 말해줘!ㅎㅎ